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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미·중 정상회담이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회담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2009년 11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예상과 달리 어려움을 겪어 왔던 미·중 관계가 크게 개선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다. 장기적으로는 세계질서 운영의 중심에 있는 미국과 중국이 2010년대의 향후 10년을 어떻게 끌고 가려는가에 대한 궁금함이다.

중국은 북핵폐기보다 북한 안정 우선 입장

한국 핵무장론이나 무조건 대화론 아닌

독자적 평화체제안으로 북 변화 이끌어야

 

미·중 정상회담이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회담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2009년 11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예상과 달리 어려움을 겪어 왔던 미·중 관계가 크게 개선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다. 장기적으로는 세계질서 운영의 중심에 있는 미국과 중국이 2010년대의 향후 10년을 어떻게 끌고 가려는가에 대한 궁금함이다. 따라서 중국의 1978년 개혁·개방 이후 가장 중요한 양국 정상회담의 성과를 위해서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한 해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위기를 겪어야 했던 한반도 평화문제는 양국과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 문제와 더불어 정상회담의 핵심의제가 되고 있다. 회담의 마지막 조율을 위해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힐러리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집중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 양 외교부장은 외교관계협의회의 오찬연설에서 정상회담이 21세기 미·중 신시대의 청사진을 펼쳐보일 것이라고 밝히고 현재의 미·중 관계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요약한 다음에 특별히 상세하게 중국의 한반도 정책을 '평화·안정·비핵'의 여섯 글자로 개괄하고 있다.

 

이 발언은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책 우선순위를 간결하면서도 확실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 중국의 최우선 과제는 여전히 경제발전이므로, 이를 위해서 한반도 평화가 먼저 필요하며, 다음으로 남·북한 체제의 안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시각에서 보면 중국이 왜 북한의 핵(核)보다도 북한의 안정을 더 중시하며, 남·북한의 긴장이 한반도 평화를 적극적으로 위협하는 경우에는 왜 직접 관여하는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중국은 비핵화를 위한 제재보다도 대화를 더 강조하고 사실상 6자회담이 북한의 비핵화를 현실화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평화에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조기 개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주 미 국무부의 브리핑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전략적 인내에서 관여로 옮겨가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크롤리 대변인은 대단히 신중하게 직접적 답변을 피하고 있다. 대신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이 합의하고 있는 것은 우선 한반도의 안정과 북한의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이며, 다음으로 양자 및 6자회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미국은 지속적이고 생산적인 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지난해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6자회담에 대한 진정성을 미국과 한국에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상회담을 앞둔 미·중과 남·북한의 치열한 외교전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미·중의 정상회담 외교전이 가열화되는 속에서 북한은 예상대로 신년 공동사설을 기폭제로 삼아 연평 위기의 군사전(戰)에서 평화공세의 외교전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로동신문은 '현 사태의 근본열쇠-조미평화협정'이라는 최근 논평에서 연평도 포격이 유관국들이 북한의 평화협정 체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평화공세도 새로운 진정성의 표현이 아니라 북·미 대화 촉진을 위한 기존의 전술적 대응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안정과 비핵화 논의가 이뤄질 미·중 정상회담, 그리고 북한의 평화공세 속에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한 한국의 정책 대안에 대해서는 핵무장론에서부터 무조건 대화론까지 혼란스러운 논의가 등장하고 있다. 핵무장론은 남북 및 국제 정치의 총체적 손익계산에서 보면 이미 비현실적 대안인 것으로 계산이 나와 있다. 동시에 무조건 대화론도 북한이 구태의연한 무조건 대화론을 계속하는 한 성과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라도 북의 북·미 대화 촉진을 위한 군사공세에 직면할 수 있는 운명이다. 진정한 한반도 평화는 복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만 가능하다. 비핵억지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동시에 북한이 진정성 없이 전술적 차원에서 대응할 수 없도록 만드는 한반도 평화체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으로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당사국들과의 공조 속에 북한의 '핵(核) 선군(先軍)' 생존전략이 새로운 비핵 생존번영전략으로 진화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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