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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22일 일본 자민당은 유효투표의 67%란 압도적 다수로 아소 다로 간사장을 제23대 총재로 선출했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지난해 9월23일 총재로 당선됐으나 1년도 안 돼 사퇴함에 따라 치러진 선거였다. 아소 신임 총재는 9선의 중의원이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과 아베 신조 내각에서 외무상을 지낸,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인물이다.

22일 일본 자민당은 유효투표의 67%란 압도적 다수로 아소 다로 간사장을 제23대 총재로 선출했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지난해 9월23일 총재로 당선됐으나 1년도 안 돼 사퇴함에 따라 치러진 선거였다. 아소 신임 총재는 9선의 중의원이자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과 아베 신조 내각에서 외무상을 지낸,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인물이다. 386 의원표의 60%를 받았지만 지방대의원표의 대부분인 134표를 받았다니 당내 저변의 높은 지지가 확인된 셈이다.

 

24일 국회에서 총리 지명을 받으면서 출범하는 아소 내각의 첫 과제는 가을에 있을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도전을 어떻게 막아내느냐 하는 것이다. 아소 총재는 10월중 중의원을 해산하고 이르면 10월26일 총선을 치르기로 연립 공명당과 합의해 놓고 있다. 아소의 대중적 인기를 업고 조기 총선을 실시해 무력해진 자공 연립내각의 돌파구를 열려는 것이다. 제1 야당인 민주당도 자민당 총재선거 하루 전날인 21일 오자와 이치로 대표를 3선 대표로 선출하면서 총선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선거 내각으로 출범하는 아소 내각의 정책은 국내 경제 문제에 초점을 두면서 민주당에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아소는 총재 취임 회견에서 현 임시국회에서 보정예산의 조속한 통과와 후기 고령자 의료제도 및 소비세를 개혁하려는 의지를 내보였는데, 경기 활성화를 최우선시하면서 소비 진작을 위한 감세와 경제 재생을 위한 구조 개혁에 비중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있어 미국 언론 일부는 아소 내각이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어 경기 침체를 막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외 정책에 있어서는 최근 자민당 정권들이 밟아 온 미일동맹의 확장과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국위 신장에 주력할 것이다. 아소 신임 총리는 “창씨개명(創氏改名)은 한국인이 원해서 한 것”이라고 말해 한국인의 반감을 샀지만,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하기도 했다. 현실주의 인식이 강해 고이즈미나 아베보다는 한국이나 중국을 자극하는 언동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소 역시 일본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일체감이 강한 애국 보수주의자로 거침없는 언행을 일삼은 정치가이기도 하다. 이러한 정치관에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의 기틀을 마련한 요시다 시게루 총리를 외조부로, 스즈키 젠코 총리를 장인으로 둔 집안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다.

 

현재 480석의 중의원 의석에 자민당은 304석, 민주당은 113석을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이 갑자기 과반의석을 쟁취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러나 오자와 이치로 대표가 내세우는 획기적인 예산 개편을 통한 일본 사회의 양극화 문제 해소 및 사회안전망 확충이라는 정강이 지지층을 넓히고, 이번 기회에 반드시 반세기 넘게 정권을 독점한 자민당으로부터 정권을 빼앗아야 한다는 정치개혁 의지가 호소력을 가지게 되면 민주당이 과반수 의석은 확보하지 못해도 제1당이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아소 내각이 이번 가을 총선에서 승리하고 강력한 경기 회복에 나설 경우 자민당은 고이즈미 5년 장수 내각 이후 이어져 온 단명 내각의 유산을 청산하고 부활할 것이다. 그때는 매주 10권에서 20권의 일본 만화 잡지를 본다는 개성 강한 아소 총리가 고이즈미가 구가했던 대중적 인기를 누릴지가 새로운 관심사가 될 것이다. 반대로 아소 내각이 향후 총선에서 대패하여 과반의석을 민주당에 내주게 되면 역사적인 정권교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초라한 제1당으로 전락해 공명당과 연립정권으로 집권 정당의 명맥만 유지하게 된다면 아소 내각도 또 하나의 단명내각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숙종 성균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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