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생

#13 EAI 장학생, 그 후!

  • 20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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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위해 총 없이 싸우는 군인, 외교관이 되기를 꿈꾸는 EAI 3기 장학생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한효리입니다.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저는 대한민국에 큰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기도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나라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입니다.‘거인의 어깨에 올라서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이 말은 지금까지의 인류가 성취해 온 것을 통해 조금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은 저 역시도 거인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습니다. 부모님, 학교, 선생님, 친구들과 우리나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제가 졸업한 국립 고등학교인 서울국제고는 적은 학비와 기숙사비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고, 현재 재학 중인 서울시립대학교 역시 매우 적은 등록금과 장학금으로 걱정 없이 제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제가 올해 인연을 맺게 된 EAI 장학재단을 통해서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사회에 책임감이 있습니다. 제가 태어남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사회에 플러스를 줄 수 있는 사람을 꿈꾸고 있고, 제가 존재하기에 대한민국이 더 밝은 곳으로 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위해 총 없이 싸우는 군인인 외교관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된 이후, 제가 관심 있는 분야의 수업을 듣고 토론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교수님들, 친구들과 선배들을 통해 국제관계의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해외봉사활동, 시립대 국제교류회 등을 참여하며 세계에 대한 견해를 넓혀가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습니다. 새로운 경험들을 통해 제가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였는지 깨닫고,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 생각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더 나아가 저는 직접 외국에 살고 공부하며 외국의 문화도 접해보고 외국어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던 저는 한국에서 프랑스어를 배우는 환경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고, 프랑스에 직접 살며 언어를 배우고 프랑스 정치와 문화에 대해 더 알고 싶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프랑스로 온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며 세계에 대해 더 알고 싶기도 했습니다.

넓은 세상을 향한 발걸음, 꿈을 향한 발걸음이 되다

현재 저는 EAI 장학재단을 통해 교환학생으로 프랑스의 릴이라는 곳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EAI 장학프로그램을 통해 생활비의 부담을 덜어 이곳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프랑스는 평범한 대학말고도 “그랑제꼴”이라는 엘리트 대학이 따로 있습니다. 이 대학들은 모든 학문을 다양하게 가르치는 종합대학이 아니라 경영, 정치, 과학 등, 분야 별로 대학이 있습니다. 저는 그 중 “Sciences Po Lille”이라는 정치학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곳은 프랑스의 정치가들과 외교관들을 많이 배출한 곳이고, 학생들의 대부분이 외교 공무원을 꿈꾸는 곳입니다. 모든 수업이 정치학과 관련되어 있고, 한국에 비해 너무나도 다양한 분야의 과목이 있어 배우고 싶은 수업이 많습니다.

저는 동아시아 국제관계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이 현재는 협력에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저는 궁극적으로는 서로 협력해야할 사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 역시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세계에 유례없는 협력체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래서 유럽연합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프랑스는 유럽연합 내에서 영향력이 매우 큰 나라입니다. 독일과 함께 유럽연합의 정치적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 곳에는 유럽연합과 관련된 수업이 다양하고, 학생들도 관심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치학을 배울 때는 북한과의 관계, 중국, 일본, 미국과의 관계에 매우 치우쳐져 있는데, 프랑스에서 정치학을 배우니 유럽 안에서의 정치적 관계와 사건에 대해 더 깊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곳은 여성의 권위가 매우 높은 곳입니다. 낙태가 1975년부터 허용되었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낙태를 위해 싸울 때, 이 곳 여성들은 낙태가 무료가 되는 사회를 위해 싸우는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정치 분야에서의 여성을 매우 중요하게 다룹니다. 정치에서 여성의 역할과 그들의 권리와 역사가 어떻게 변화 되어왔는지 자세히 배울 수 있었습니다. 환경 수업을 들으면 ‘환경 문제에서의 여성’, 프랑스 정치학 수업을 들으면 ‘프랑스 정치에서의 여성’에 대한 수업이 꼭 있습니다. 저는 여성학에도 관심이 많은데 한국과는 달리 정치에서의 여성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습니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다양한 정치학 수업들이 있었던 반면 프랑스어는 저에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한국에서 프랑스어를 배우기는 했지만 매우 초보적인 단계였고, 매일 복습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곳에서는 프랑스어를 못하면 무시하는 사람들도 많고 생활이 힘들어 지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영어를 잘하기에 친구를 사귀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으나, 공공기관이나 상점 등을 갈 때는 꼭 프랑스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덕분에 자연스레 프랑스어를 많이 듣고, 쓰게 되다보니, 프랑스어가 매우 많이 늘었습니다.

어렵고 외로운 도전이 즐거운 이유

사실 한국에서보다 프랑스에서 더 행복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려움과 외로움, 그리움 때문에 하루하루가 두렵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이 도전이 즐겁습니다. 이곳에서 공부하며 학문적으로 성숙해진 것뿐만 아니라, 진정 어른이 되어간다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외로움에 대처하는 방법을 배웠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세계가 너무 좁기에 얼마든지 다른 생각과 모르는 세계가 존재할 수 있고,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모두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엔 무조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좋은 대학에 가는 삶이 성공하는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는 다른 방법으로도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성공한 삶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배우며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은 교환학생 기간 동안, 지금처럼 정치학공부와 프랑스어 공부에 집중하며 꿈을 키울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가서는 본격적으로 국립외교원 시험 준비에 전념하고 싶습니다. EAI 장학금은 앞으로 제 삶의 방향을 확고히 해주었으며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EAI 장학금을 통해 제가 성장한 만큼, 저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꼭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13 EAI 장학생,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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