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이끄는 집단에는 분명한 사명과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EAI는 지식과 아이디어의 네트워크를 통해 한반도와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를 바꾸겠다는 사명을 띠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개방사회에 기초하여 자유주의 가치를 담는 국제질서를 건축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오늘날 국제질서는 혼란 상태에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안녕과 번영의 배경이 되었던 개방적 국제질서는 도전받고 있습니다.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이 정치의 전면에 부상하고 이에 따른 외교정책 전환으로 주요 대국들은 기존 국제질서가 더이상 자국의 성장과 복지, 국내 질서 유지를 보장해주지 않을 것이라 의심하며, 국제협력 보다는 민족주의 색채를 띤 양자주의와 특수주의에 경도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두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은 아태 신질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무역, 기술, 에너지, 통화, 군사 무대 등 다방면에서 전략 경쟁을 벌이며 한국을 점차 양자택일의 길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더욱이 분단과 군사적 대치상태의 한반도는 비핵화 협상 속에서 좀처럼 관계 개선의 물고를 트지 못한 채 대한민국의 활로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EAI는 이처럼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있는 대한민국의 미래 설계도를 제시하는 데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당면한 사안에 대한 정책과제와 해법 제시 보다는 긴 호흡으로 21세기 새로운 문명 표준에 걸맞는 정책적 안목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EAI는 미중경쟁과 한국의 전략, 북한 바로 읽기, 한일관계 재건축, 무역·기술·에너지 질서의 미래, 민주주의 협력, 미래혁신과 거버넌스 등 6개 핵심 분야에서 기획 연구를 진행하며 궁극적으로 아·태 신문명 질서 건축의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단기적이고 파편화된, 조직적 이익과 권력에 활용되는 지식을 요구하는 사회 풍조 속에서 독립 싱크탱크로서 EAI가 걸어온 길은 험난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안보 분야 세계 64위 싱크탱크("2018 Global Go To Think Tank Index Report" 참조)로서 위상이 말해주듯 EAI가 보석처럼 빛나는 실천적 지식을 생산해온 데는 하영선 이사장님을 비롯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이 모여 있고, 국경과 국적을 뛰어넘는 스태프들이 헌신하고 있으며, 후원회의 따뜻한 지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청년기의 문턱에 있는 EAI는 대한민국 독립 싱크탱크의 새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고 뜨겁게 성원해 주십시오.

EAI 원장

손 열

20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