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국방대 학교 안보정책학과 교수 겸 안보문제연구소 미중연구센타장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 신 국방전략 주요 내용

 

전략안보 상황 평가

“미국 2012 신 국방전략 가이드라인의 배경 – 변화하는 전략환경과 재정압박 속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모색”

 

지난 10년간 전지구적 차원에서 추진해온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이 일단락 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 이어 아프간에서의 전쟁을 마무리 짓고 새로운 위협에 대비한 국방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전환기에 처해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지속적인 부상으로 인해 아태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이 미국 국익에 심대한 영향요소로 대두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 이후 심화된 미국의 경제침체가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고, 경기부양과 전쟁수행으로 인한 재정 압박이 점점 더 심화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급기야 미 의회에서는 작년 말 예산통제법(Budget Control Act of 2011)을 통과시켜 예산감축을 법률로 규정하였고, 그에 따라 국방예산도 향후 10년간 4,780억불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변화하는 안보환경과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미국의 힘의 우위와 리더십을 어떻게 하면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제시된 것이 바로 새 국방전략 가이드라인, Sustaining U.S. Global Leadership: Priorities for 21st Century Defense이라고 할 수 있다.

 

미 국방전략의 새로운 지향점

“크기는 작지만 민첩하고 효율적이며 유연한 첨단군의 양성”을 목표

 

미국 신 국방전략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1) 크기는 작지만 기민하고 효율적인 군, 2) 신속한 투사 및 배치가 가능한 유연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군, 3) 첨단무기와 장비를 갖춘 다기능적 군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주요 군사적 관심대상, 또는 국방전략의 핵심초점도 조정되었다. 예전에는 유럽이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역이었고 그 다음으로 중동이 뒤를 이었지만 새 국방전략지침에서는 아태지역이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부상하여 전략적 우선순위에 변화가 생겼다.

 

비대칭전력에 대한 대응능력 향상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새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이는 주요 전략대상 지역의 조정에 따라 생긴 당연한 변화라고 할 수도 있는데, 육군 8만명과 해병대 2만명 등 총 10만명의 지상군을 감축할 계획이지만, 해공군력은 그대로 유지 내지 일부 증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과 “합동 작전적 접근 개념”(Joint Operational Access Concept)의 심화를 강조한 데서 확인된다. 즉, 새로운 전략중점 지역에서는 미사일, 잠수함, 전자교란 등 비대칭전력을 이용하여 미군의 전력투사와 작전수행을 저지하는 반접근/지역거부(Anti-Access/Area Denial) 능력을 가진 국가들(현재는 주로 중국과 이란을 지칭)이 큰 위협대상임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 강구를 강조하는 것이다.

 

미국 국방전략 변화의 함의

 

바람직한 측면

“지역 내 미군전력 강화는 대북 억지력 향상으로 이어져”

“한국의 전략적 가치도 상승할 것”

 

유럽에서 아태지역으로 전략적 우선순위가 조정되었다는 것은 일단 긍정적인 함의를 가진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 일본, 호주 등 아태지역에 주둔하는 미군 전력의 강화는 자연히 대북 억지력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향후 대중국 관계를 관리하는데 있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며, 그것은 그만큼 미국에게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커짐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은 한미동맹을 더욱 중시하고 보다 더 강화하려고 할 것이다.

 

유의해야 할 측면

“동맹유지 비용 늘어날 가능성 높아”

“만약 한•미•일•호 동맹네트워크화 추세가 강화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중국을 자극할 수도”

 

문제는 아태지역 미군전력 강화가 미국이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추진된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더 많은 역할수행과 비용분담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질 것임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게도 향후 미국이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이나 보다 확대된 지역적 역할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미동맹의 동맹유지 비용 증대나 한미동맹의 지리적, 기능적 역할확대에 대한 사전대비가 필요하다.

 

미국의 국력의 상대적 약화에 따라 미국은 기존의 양자동맹만이 아니라 아태지역에 있는 자국의 동맹국들 사이의 네트워크화, 즉 한국, 일본, 호주, 태국 등의 국가들 간 군사적 연대와 협력을 활성화시키려 할 수 있다. 이런 추세는 자칫 중국으로 하여금 자국을 포위 또는 견제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의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대중 군사적 견제 행보에 한국이 너무 깊이 참여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한국 국방정책의 과제

 

(1) 단기적 영향 적으나, 중장기적으로 안보여건 변화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대응책 마련 필요

“한국 삼군의 균형발전에 저해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로 대북 경계태세 약화나 북한의 오판 경계해야”

 

단기적으로 미국의 신 국방전략이 한국 안보상황에 크게 부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볼 때 현명한 전략적 판단과 신중한 대처가 필요한 측면이 있다.

 

현재에도 한미 군사협력은 한국군이 주로 지상군 전력을, 미군이 해공군 전력을 담당하는 형태로 역할분담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신 국방전략지침에 따라 향후 미국이 지상군을 감축하고 해공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경우, 현재 한미 군사협력의 역할분담체계가 고착화 내지 더욱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국군도 합동성 강화와 삼군균형 발전이 매우 중요하고 절실한 과제이다. 따라서 미국의 신 국방전략지침으로 인해 한국군의 중장기적 전력건설 방향이 왜곡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신 국방전략지침에서는 유럽을 비롯한 타 지역 주둔 미군을 감축하는 대신, 주한미군을 비롯한 아태지역 주둔 미군을 증강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세계 다른 지역에서 미군이 필요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는 아태지역 미군을 더 많이 활용할 것임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럴 경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즉 주한미군의 타 지역 배치 가능성도 훨씬 더 커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칫 빈번한 주한미군의 들고 나감으로 인해 대북 경계태세가 약화될 수도 있고, 아니면 주한미군의 대비태세에는 변화가 없어도 북한이 약화된 것으로 오판할 수 있는 우려가 존재한다. 따라서 그런 상황에 대비한 한미간 긴밀한 사전협의를 통한 철저한 대비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2) “한국군 전력 향상을 위한 기회로 활용해야”

 

신 국방전략지침에 따라 미군은 향후 비대칭 전력, 정밀타격 능력, 정보•정찰•감시 능력 강화에 더욱 더 박차를 가할 것이다. 그러한 분야의 전력향상 추진은 한국군의 미래지향적 첨단전력 강화 노력에도 많은 시사점과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미군의 전력향상 추진에 공동개발, 연합훈련 및 연습, 군사교류 등과 같은 다양한 경로와 방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한국군에 필요한 첨단 무기체계 및 전략•전술을 개발하고 습득/구매하는데 유용한 기회로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3) “미중 경쟁구도에 휘말리지 않고 동북아 평화정착을 위한 스마트 외교전략을 구사해야”

 

최소한 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대북 방위와 견제를 위해 한미동맹은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신 국방전략에 대해 중국이 의구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미국의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대중 견제정책에 한국이 가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한국의 국익이나 안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하면서, 동시에 중국은 물론 러시아, 일본 등 다른 주변국들과 양자 및 다자적 군사 교류협력을 보다 더 활성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역내 다자안보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지혜로운 전략적 군사외교를 구사해나가야 할 것이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은 미국 맥아더 재단의 ‘아시아안보이니셔티브’(Asia Security Initiative) 프로그램 핵심 연구기관으로 선정되어 재정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EAI는 국내외 전문가를 대상으로 동영상 인터뷰 형식의 Smart Q&A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현안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심도 있는 분석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본 원고는 인터뷰 내용을 김양규 연구원(EAI 아시아안보연구센터)과 김하정 팀장(EAI 아시아안보연구센터)이 정리한 것으로, 전문가 개인의 의견이며 동아시아연구원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Smart Q&A를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 Publ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