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정연경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은 22대 총선에서 제3당에 투표한 유권자들의 특성을 분석하여 이들이 기존 거대 양당에 대한 불만족을 기반으로 다른 대안에 투표하는 ‘저항투표’의 경향을 보였음을 밝혔습니다. 정연경 연구원은 이번 선거의 신당 돌풍은 크게는 중상위 계층의 정치 관심도가 높은 고학력자들이 기존 정당에 실망한 결과로 읽혀지며, 아울러, 이들은 여러 대안 정당들 중 호감도가 높고 이념 거리가 가까운 정당을 선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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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의 정연경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선전을 했는데 그 투표자들의 투표 결정 요인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데 있어서 특히 ‘기존 정당에 대한 불만족이 정말로 신당의 투표로 이어졌는가’를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았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아마 가장 주목받은 현상 중의 하나는 새로운 여러 정당들이 등장을 했고 또 그 중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굉장히 선전을 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번에 두 거대 정당이 또 위성 정당을 만들어서 소수당의 표를 흡수하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국혁신당은 제3당으로 또 개혁신당도 봉쇄 조항을 넘기면서 성공적으로 원내에 진입을 했는데요. 따라서 누가 왜 신당에 투표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미 기존 거대 양당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불만족을 가진 유권자들이 표를 이전한 것이 아니냐”고 예측을 하고 계시고 혹은 “그 이외에 무당파층이 움직인 것은 아닐까” 아니면 “기본적인, 고전적인 이념이나 호감도 같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은 아닐까” 등의 궁금증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제 연구는 이런 22대 총선에서 특히 조국당, 개혁신당을 중심으로 투표 결정 요인을 살펴보는데 있었고. 특히 이 중에서 기존 거대 양당에 대한 정치적 불만족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봤습니다. `기존에 지지하던 정당이나 정당의 인물에 실망해서 제3당으로 표를 이전한다`는 것을 정치학에서는 ‘저항 투표’라고 얘기합니다. 이러한 저항 투표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먼저, 기존 지지하던 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서 표출하고 싶어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이를 표출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안 정당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22대 총선을 봤을 때 2번의 전제 조건은 충족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이 여러 정당이 등장을 했고. 선거를 약 한 달여 정도 앞두고 창당된 조국혁신당의 경우에는 굉장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 오면서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이 정당이 성공적으로 원내에 진입하겠구나, 충분히 대안 정당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시그널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대안 정당이 존재하는 입장에서 과연 기존에 지지하던 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제3당, 즉, 신당에 대한 투표 지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고 있는 시점입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보려면 신당 투표자가 누구였는가, 그들의 정치적인 특성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말씀드리기에 앞서서 제가 “신당 투표자”라고 일컫는 분들은 오늘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에 투표한 유권자 분들을 의미하고 아무래도 조국혁신당이 지역구 공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문조사에서 어려운 면도 있어서 연구는 비례대표 선거에 집중을 했고 그 중에서도 이 두 정당에 집중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표는 비례대표에서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투표했던 투표자들이 “지역구에서는 어느 정당이 후보에게 투표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보여줍니다. 보시다시피 조국혁신당 투표자들 중 80% 이상이 더불어민주당에 투표를 해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당” 이른바 ‘지민 비조’가 현실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개혁신당의 경우에는 국민의힘 후보자에게 투표했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역시 개혁신당 후보자에게 투표한 비율이 높았구요. 흥미로운 점은 개혁신당 투표자의 22% 정도는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대답해서 이 조국혁신당 투표자의 4%만 국민의힘에 투표했다는 것을 보면 이 두 그룹이 조금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신당 투표자들은 이번 선거가 아니라 지난 21대 총선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지금 보시는 표는 조국혁신당 투표자들의 21대 총선 투표 선택을 보여줍니다. 보시다시피 대부분이 기존의 민주당 지지자로 보입니다. 지역구와 비례 모두 더불어민주당, 더불어시민당에 투표했다고 응답한 사람이 34%에 이릅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점 중에 하나는 이 투표 그룹이 사실 두 그룹이라는 사실입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이나 미래통합당이 아닌 정의당, 열린민주당 같은 제3의 군소 정당에 투표했었다라고 이야기한 응답자가 48%에 이릅니다.

 

개혁신당에 투표한 유권자의 경우도 굉장히 비슷합니다. 대부분은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미래한국당에 투표한 미래통합당 지지자들로 보이고 더 흥미롭게도 이들의 68%는 비례 투표에서 제3당, 군소 정당에 표를 준 경험이 있는 지지자들입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봤을때 신당 투표자들의 정치적인 특성을 요약해보자면 이들은 기존 양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거나 군소 정당에 투표를 했던 두 가지 그룹의 투표자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저항 투표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읽혀집니다.

 

만약 기존 거대 정당의 지지자였는데 신당에 투표했다고 한다면 당연히 기존 정당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저항 투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지난 21대 총선에서 군소 정당에 투표를 했던 사람들이 이번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에 투표를 했다면 이들은 이미 기존에 지속적으로 기존 거대 양당에 저항을 하고 있었던 지속적 저항 투표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저는 많은 분들께서 예측하시는 것처럼 유권자의 기존 정당에 대한 정치적인 불만족이 신당 투표로 이어졌는지 그렇다면 어떠한 형태의 정치적 불만족이 투표 결정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를 해 봤습니다.

 

제 종합적인 연구 결과는 이제 150쪽에 있는 표 7에 로지스틱 회계 분석 표에 제시가 되어 있고 그 중에서 저는 정치적 불만족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서 연구를 진행했고 흥미로웠던 점 몇 가지를 오늘 짚어보겠습니다.

 

유권자의 기존 정당에 대한 불만족이 제3당, 신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는지를 파악하려면 정치적 불만족을 측정해야 합니다. 저는 먼저 기존 정당에 대한 정치적 불만족을 측정하는 첫 번째 지표로 정당 호오도를 살펴봤는데요. 정당 호오도라 함은 유권자가 각 정당에 느끼는 호감 혹은 비호감을 계량화 한 것이고요. 이번 동아시아연구원이 주관한 설문조사에서 정당 호감도는 0점에서 100점 사이로 유권자가 평가하도록 되어 있는데 0점의 경우에는 “이 정당은 매우 비호감이다” 그리고 100점은 “이 정당 대단히 호감이다”라는 의미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특정 정당에 대해서 부정적인 느낌을 가진다 라고 한다면 이것은 그 정당에 대한 전반적인 불만족의 지표가 될 수 있다라고 보겠습니다.

 

이제 이것은 신당 투표자들의 각 정당에 대한 호감도의 평균을 보여줍니다. 보시다시피 조국혁신당 투표자들은 조국혁신당을 가장 호감이라 생각을 했지만 호감도가 더불어민주당과 거의 비슷합니다.두 정당 모두를 호감으로 보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개혁신당의 경우는 다릅니다. 개혁신당을 가장 호의적이라고 (본 유권자들의 지수는) 보통인 50점을 살짝 넘는 57점 정도에 그쳤고 나머지 정당은 비호감으로 보았습니다. 다시 한 번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의 지지자들의 특성이 조금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당 호감도를 통해 살펴본 정치적 불만족이 이들 신당에 대한 투표로 이어졌을지를 살펴보겠습니다. 통계 분석을 해 본 결과 두 당 투표자 모두 기존 정당에 대한 호감도가 감소할수록 신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밝혀졌습니다. 지금 보시는 그래프는 정당 호오도가 조국혁신당 투표에 미친 영향에 대한 한계 효과를 그래프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두 경우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호감도가 100에서 0으로 감소할수록 조국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호감도가 100에서 0으로 감소할수록 개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제가 살펴본 불만족 지표는 서현진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공천 불만족에 관한 것입니다. 이번 선거 기간 동안 기존 정당의 공천 과정이 불만족스러워서 신당에 투표하겠다고 한 효과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귀하는 각 정당의 총선 후보자 공천 과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항에 대해서 “매우 잘못했다”고 응답한 유권자를 1로, 그 외 유권자를 0으로 코딩해서 한번 살펴봤습니다.

 

이것은 먼저 평균을 보여줍니다. 조국혁신당 투표자들 중 약 78% 정도가 국민의힘 공천에 불만족했다고 답했고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 대해서는 약 70% 정도가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개혁신당 투표자들의 경우에는 “두 정당 모두 불만족스럽다”가 72%, “두 정당 모두 공천 과정이 불만족스러웠다”가 68%를 차지했습니다. 통계 분석 결과 흥미롭게도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불만족한 경우에는 조국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졌고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 불만족한 경우에는 개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 보시면 이것도 한계 효과를 보여주는데요. 1은 공천에 불만족한 경우 0은 만족한 경우인데 불만족한 경우에 조국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국민의힘 공천 과정이었고 그 다음에 민주당 공천 과정에 불만족했을 경우가 안 한 경우에 비해서 개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정치적인 불만족의 지표로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등에 대한 평가가 불만족스러울 때 신당이 투표할 수 있다”라는 가설을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귀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운영을 얼마나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항목을 넣었고 11점 척도로 유권자들의 응답을 받았습니다. 0점은 “매우 못한다” 10점은 “매우 잘한다”라고 평가를 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

 

이 경우에 흥미롭게도 조국혁신당의 경우에는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부정 평가 효과는 없었고 개혁신당의 경우에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평가가 0으로 낮아질수록 개혁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개혁신당 투표자들을 움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제가 보여드린 것들은 정치적인 기존 정당에 대한 정치적인 불만족이 실제로 신당 투표자들의 투표 확률을 높여줬다라는 점을 통계적으로 확인한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불만족이 있을 때 여러 신당들 중에서 어느 당에 투표할 것인가는 어떤 지표를 통해서 평가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었습니다. 당연히 특정 신당에 대한 정당 호감도가 높을수록 즉, 조국혁신당이 호감이면 조국혁신당에 투표를 하고 개혁신당이 호감이면 개혁신당에 투표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유미한 것으로 발견됐습니다.

 

두 번째로 굉장히 고전적인 이념 거리를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신당과 유권자 사이에 이념 거리가 가깝다고 생각할수록 해당 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신당 투표자는 기존 정당 투표자들에 비해서 정치 관심도의 효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신당 투표자 대부분은 정치 관심도가 높았고 관심도가 높을수록 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아직 1차적인 분석이라 제대로 확인은 못했지만 기존 정당의 경우에는 반대로 정치 관심도가 좀 낮거나 아니면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당파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무당파가 신당에 투표할 확률이 높다고 평가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그래서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렸을 때 22대 총선에서 신당이 투표하는 것은 정치의 관심도가 높은 유권자가 기존 정당에 실망하고 불만족한 결과였다고 보여집니다. 시간 관계상 신당 투표자들의 인구 사회학적인 특성을 말씀을 못 드렸지만 신당 투표자 대부분은 학력이 높고 월평균 가계 소득도 높은 중상위 계층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이번 신당 돌풍은 중상위 계층의 정치 관심도가 높은 고학력자들이 기존 정당에 불만족하고 실망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아울러, 이런 불만족은 전반적인 비호감도, 공천 과정에서의 실망, 그리고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실망 등 어떤 특정 이슈에도 반응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여러 대안 정당들 중에서는 호감도가 높고 이념 거리가 가까운 정당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서 제가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조국혁신당 지지자와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다소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민주당에는 호의적이면서 국민의힘에 적대적인 유권자로 이들의 불만족은 대부분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족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기존 양당에 대한 불만족을 표출해서 투표를 한 경향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발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발표자: 정연경_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객원연구원.  

 

■ 담당 및 편집: 김선희_EAI 연구원
문의: 02-2277-1683 (ext. 209) shkim@eai.or.kr

 

6대 프로젝트

민주주의와 정치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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