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 오피니언 메모 No.13

 

작성자

박원호, 서울대학교

 


 

선거결과 발표 후, 가장 많이 쏟아진 이야기 중의 하나는 박근혜 당선인에게 사회통합의 과제가 가장 시급하다는 진단이었을 것이다. 대선 직후 진행한 EAIㆍSBSㆍ중앙일보ㆍ한국리서치 공동 2012 대선패널조사 결과는 이러한 사회통합의 내용과 방향이 무엇인지를 보다 분명하게 보여준다.

 

우선 눈에 가장 띄는 대목은 패널 중 72.5%가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일을 매우 잘하거나(19.1%) 대체로 잘 할 것(53.5%)이라고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이는 일견 매우 높은 비율인 것 같아 보이지만 지난 2007년 대선 직후 86% 이상이 보여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 및 평가와 비교하여 유의미하게 낮은 수치이다.

 

정치적 희망을 보여야 하는 이유

 

통상 대통령 당선자들은 선거에서의 승리 직후 매우 높은 기대와 지지를 받게 되며(밴드웨건 효과) 이것은 정권 초기의 허니문 기간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5차 패널조사에 의하면 박근혜 당선인이 처한 정치적 환경이 만만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당선인을 선거에서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아직 박 당선인의 국정운영에 믿음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전 후보 지지자들 중 박 당선인이 일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과반을 넘지 않았는데(47.2%) 이것은 73% 이상의 정동영 후보 지지자들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일을 잘할 것이라고 대답한 지난 17대 대선(EAI 2007 대선패널조사 자료)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비교되는 수준이다. 이것은 정치적 양극화가 지난 5년 동안 얼마나 진행되었는지를 간명하게 보여준다.

 

물론 야당이나 야당 지지자들이 선거패배를 깨끗하게 승복하지 못하고 박근혜 당선인의 실패를 바라거나 야당이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을 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아마도 이러한 태도를 견지하는 한 이들에게 정치적 희망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박근혜 당선인은 ‘언제든지 비판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으며 이들을 포용하고 설득시키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성공적인 국정운영은 매우 힘들 것이라는 사실 또한 인지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서 임기를 시작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반 만에 국정지지율의 폭락을 맞고 이후의 정책 수립과 국정 수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은 것을 고려해 볼 때, 박 당선인이 취임 초기에 이상과 같은 반대의 목소리들을 최대한 듣는 등 정책적 토론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풀어야 할 국정과제

 

박근혜 당선인에 대한 기대를 집값, 사교육비, 경제양극화 완화, 노사갈등, 그리고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으로 나누어 보았을 때, 유권자들은 전반적으로 현재에 비해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경제적 양극화 해소(32%)와 노사갈등 해결(28%)을 잘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두 가지 국정과제는 여·야 지지자 간 인식의 차가 가장 큰 이슈이기도 한데, 이러한 현안들에 있어 박 당선인의 해결 능력을 무엇보다도 취임초기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인다. 특히, 경제적 양극화 해소는 박근혜 당선인이 5년 전 이명박 당선인과 비교하여 상대적 열위에 놓여있는 유일한 이슈이기도 하다.■

 

[표 1] 박 당선인에 대한 국정운영 전망(%)

 

 

[표 2] 국정과제별 긍정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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