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 오피니언 메모 No.12

 

 

작성자

이내영, EAI 여론분석센터 소장; 고려대학교

 

 


 

선거후 3일 동안 수행된 마지막 EAIㆍSBSㆍ중앙일보ㆍ한국리서치 공동 2012 대선패널조사는 선거결과와 과정에 대한 유권자들의 생각과 평가를 나타내고 대선 이후 주요 정당의 행보에 대해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우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승리하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패배한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야권후보 단일화가 기대만큼 잘 안 돼서’라는 응답이 50.1%를 차지했다. ‘민주당이 잘못해서’ 18.2%, ‘박근혜 후보가 잘해서’ 15.4%, ‘문재인 후보가 못해서’가 4.7%였다. 흥미로운 점은 문 후보 지지자들은 물론 박 후보 지지자들의 42.6%도 야권 단일화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을 박 후보의 승리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고 있다는 결과이다.

 

대선 승패의 요인

 

이 조사결과는 야권이 의도한 이른바 아름다운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졌다면 선거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번 대선과정의 최대 쟁점이었지만 문재인, 안철수 두 진영의 이해를 조정하지 못해 결국 안 후보의 사퇴로 끝난 야권 단일화 과정을 다수 국민들이 실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야권 단일화 실패 이외에 박근혜 후보가 승리한 이유들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통해서도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민주당이 잘못해서’가 18.2%인데 비해, ‘문재인 후보가 잘못해서’는 4.7%에 불과했다. 이는 상당수 유권자들이 야당패배의 책임을 문재인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에게 돌리고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상당수 국민들이 민주당이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전면적인 지도부 교체와 당내쇄신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반면 박근혜 후보가 승리한 이유에 대해서는 반대의 평가가 나타났다. ‘박근혜 후보가 잘해서’는 15.4%인 반면 ‘새누리당이 잘해서’는 1.2%에 불과했다. 즉 새누리당 보다는 박근혜 개인의 자질과 인물 경쟁력을 선거승리의 이유로 평가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선거승리에 고무되고 안도하기 보다는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쇄신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결과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유권자들의 메시지

 

정당 지지도에 대한 조사결과도 기존 정당들에게 준엄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을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파가 37.7%에 달하고, 특히 20대와 30대의 경우에는 무당파가 각각 59.5%와 44.7%라는 결과는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크다는 점을 새삼 확인시켜 준다.

 

민주당의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전체 정당지지도에서 새누리당 보다 12%이상 낮을 뿐만 아니라,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젊은 세대들에게서도 20%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뼈아프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정당지지도 조사 결과는 민주당은 물론, 새누리당도 과감한 개혁과 쇄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도태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하고 있다.■

 

[표 1] 박근혜 승리 이유(%)

 

 

 

[표 2] 지지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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