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보고서는 <월간중앙> 12월호 필자의“[정밀여론분석] 박근혜의 집토끼 잡기전략, 40대 지지율 까먹는다”기사 원고를 월간중앙의 양해 하에 수정한 보고서이다.

 

1. 부동층이 없는 선거? 변화의 동력 결핍이 문제다

 

3자 균형 구도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 부동층이 없는 선거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역대 선거에 비해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하는 미결정 부동층(undecided voter)은 확실히 줄었다. 그렇다고 부동층이 없을까? 그렇다면 이번 선거는 현 구도대로 끝난다는 얘기일텐데 실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아직 단일화의 향방이 결정되지 않았고, 한 달 정도의 선거운동 기간이 남아 있다. 고려해야 할 대목은 현재 지지후보가 있지만 이후 지지후보를 교체할 수 있는 후보교체 부동층(swing voter)들의 선택이 최대변수로 남아 있다. 현재 지지층의 충성도 및 지지후보에 대한 태도 강도를 고려해야 한다. 보통 지지후보가 정해지면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지지강도가 강해지고, 선거운동은 이러한 지지경향을 강화(reinforcing)하는 것이 우선이고, 여기에 무당파 층이나 상대방 지지자를 자신의 지지층으로 흡수(conversion)하는 전략이 가미된다.

 

현재 후보들에 대한 지지강도와 그 변화추이를 보면 선거의 향방을 가를 후보교체 부동층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EAI․SBS․중앙일보․한국리서치의 제2차 대선패널조사(KEPS) 결과 를 보면 현재 지지하는 후보의 지지강도가 강하다는 응답은 79.6%였지만 나머지 20.3%는 지지강도가 약하다고 답했다. 또한 9월에 비해 지금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40.2%에 불과하다. 충성도 높은 지지층의 규모는 박근혜(83.0%)> 안철수(79.1%) > 문재인(75.0%) 후보 순이고, 최근 한달 사이 지지강도가 강해졌다는 규모는 박근혜(44.7%) > 문재인(40.9%) > 안철수(34.1%) 순이었다. 아직 후보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10% 대의 미결정층과 지지강도가 약한 20%대의 후보교체가능 부동층 등 총 30%의 부동층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선거구도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부동층이 없어서가 아니라 부동층의 표심을 이동시킬 유인을 세 후보가 제공하지 못한 결과다. 즉 지지선호 변화의 유인이 결핍된 결과다.

 

 

2. 결핍의 균형

 

박근혜 후보는 우왕좌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안철수 후보는 가상대결에서 우위는 지키고 있지만, 단일후보 경쟁에서 점차 문재인 후보에 무게중심을 넘겨주었다. 문재인 후보는 후보선출 이후 박근혜 후보 및 안철수 후보의 동반침체를 기회로 치고 올라가 단일후보 경쟁에서는 유리한 고지에 서고 있지만, 막상 본선에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텝 꼬인 박근혜

 

박근혜 후보는 9월 쇼크 이후 지속적인 지지율 하락세는 멈추고 있지만, 1:1 가상대결에서 8월 이전 누구와 붙어도 우세했던 상황은 먼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안철수 후보에게는 뒤지고, 문재인 후보와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4.11 총선을 앞두고 100석도 어렵고 121석이면 승리라고 할 정도로 불리했던 총선을 “자성과 자기개혁”과 “신뢰회복”을 내세워 단독과반의석이라는 의외의 결과를 연출하며 15%포인트 가량 안철수 후보에 뒤졌던 판세를 역전시켰다. 이 과정은 야권에서도 탐을 낸 경제민주화의 상징 김종인 비대위원이 선거 전면에 나서 당내 규약 개정을 주도하고, 20대의 이준석 비대위원과 손수조 후보는 단순한 구색 갖추기가 아닌 새누리당의 쇄신의지를 체감케했다. 이후 당내 경선과정에서의 내분과 잡음으로 선두를 내줬지만, 8월 경선과 연 이은 소위 “광폭횡보”는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나머지 후보에 대한 우위를 확보했다.

 

거기까지였다. 이후 5.16 과거사 문제에 타이밍 늦은 사과, 4.11 경선과정에서의 측근비리, 정종길 공보위원의 어설픈 네가티브라는 삼재(三災)가 집중되면서 지지율은 다시 떨어졌다. 안철수 후보, 문재인 후보 모두에게 뒤지는 결과들이 나왔다.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본부장의 임명, 정몽준 후보와의 관계 개선 등 내분을 수습하며 저점을 찍고 추가하락을 막았지만 이후 행보는 8월 통합행보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소리 소문 없이 이준석, 손수조는 사라지고, 한광옥 전 대표 등 동교동계, 선진통합당의 이인제 대표와 이회창, 심대평 보수 정치인의 이름이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보수연합론으로의 회귀를 의심케 한다. 보조적 전선으로나 어울릴만한 “여성대통령”론이 현재의 박근혜 후보 캠프의 핵심 선거전략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 마디로 최근의 행보들을 관통한는 일관된 컨셉을 읽기 어렵다. 국정능력 및 안보 역량을 과시해야 할 이슈인 “NLL" 문제를 비밀회의록의 유무라는 도덕성 네가티브 공격으로 전락시켰다. 본지 8월호에서 처음으로 제기한 바와 같이 10년 전에 비해 570만표나 증가한 5060세대 및 아직 충분히 결집되지 않은 보수층의 결집을 꾀하는 것은 당연한 전략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일관되게 주장해왔고, 여론의 지지가 입증된 국민통합, 보수의 개혁노선이라는 중심이 흔들릴 경우 자력승리의 길과는 멀어질 전망이다. 한국의 보수층은 과반이 넘지 않는다.

 

불안한 우위 안철수

 

2011년 9월 안철수 돌풍 이후 1년 넘게 본인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도 선두권의 지지율을 유지해온 안철수 후보는 여전히 다자대결에서 무시 못할 지지율과 1:1 대결에서의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들의 새 정치에 대한 갈구와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의 깊이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정작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의 대선 출마 이후 행보는 1년 넘게 안철수 후보를 뒷받침 해준 안풍을 자신의 튼튼한 정치적 기반으로 다지기 보다는 일부 지지층의 이탈을 목도해야 했다. EAI․SBS․중앙일보․한국리서치 KEPS 대선패널 1차(8월)-2차 조사에 모두 참여한 1317명 조사결과를 보면 8월 조사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410명 중 31.2%인 128명이 이탈했다. 31.1%에서 27.6%로 지지율이 내려 앉았다. 문재인 후보는 8월 조사 지지자 186명 중 14.0%인 26명만 이탈했고, 박근혜 후보는 8월 조사에서 지지를 밝힌 533명 중에서 15.9%인 85명이 이탈했다. 안철수 후보 지지 이탈자의 33.9%가 국정능력 때문이라고 답했고, 당선가능성 때문이라는 응답이 17.3%로 뒤를 이었다. 안철수의 생각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지지했지만, 그의 국정능력과 현실적 힘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대선경선 참여선언의 내용 중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던“정치통합”과 “합의의 정치”로 대표되는 정치쇄신 방향이 이후 정치쇄신안과 선거운동과정에서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후 구체화된 정치쇄신안은 중앙당 공천폐지, 청와대 이전, 국회의원 수 축소 등 정당과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제한하는 방향으로 맞추어졌다. 정작 국민들이 신물내고 있는 마이너스의 정치, 진영론과 양극화의 정치에 대한 후속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 출마선언 당시 가장 주목받고 안철수 후보의 국정불안감에 대한 보완재 역할이 기대되었던 이헌재 전 장관은 야권과 진보진영의 비판에 자문위원 급으로 전락했다. 문재인 캠프에서 윤여준 전장관 영입을 뚝심있게 방어한 것과 대비되었다. 뿐 만 아니라 안철수 후보에 대한 불안감이 주로 40대 이상 5060세대인데 선거운동은 2030세대 중심의 강연유세로 한정된 것은 늘어난 5060세대의 파워와 세대의 균형추 40대에서 문후보에게 밀리게 된 결정적 요인인 셈이다.

 

상승세 속 2% 부족한 문재인

 

문재인 후보는 8-9월 사이 두 후보가 동시에 동반 지지율 정체에 막혀 있는 동안 안철수 후보의 턱 밑까지 추격했고, 박근혜 후보와 1:1 대결에서도 무시 못할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안정감 있는 캠프 운용과 일관된 단일화 노선, 150억 국고보조금 포기 등의 결단력으로 현재 선거운동과정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2% 부족하다. 문제는 단일후보 경쟁에서 승리하여 본선에 나갈 경우다. 안철수 후보에 비해 중도 무당파 층과 호남의 비토여론이 확인된다. 박 대 안, 박 대 문의 1:1 대결 조사를 교차해보면 ① 비문재인/비안철수 지지 유형(41.8%) ② 안철수 지지/비문재인 지지유형(10.6%) ③ 문재인 지지/비안철수(6.3%) ④ 안철수 지지/문재인 지지(41.2%) 유형이 나온다. 안철수건 문재인이건 지지하지 않겠다는 유형과 문재인이건, 안철수건 누구라도 지지하겠다는 유형이 비슷한 데 반해 안철수후보가 단일후보면 지지하지만 문재인 후보가 나오면 다른 후보를 찍겠다는 유형이 문재인 후보는 지지해도 안철수 후보라면 지지하지 않겠다는 유형보다 4.3%p 많다. 통진당, 진정당등 진보정당 지지율 1-2%도 승부에 영향미칠 것이라고 예측되는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토층이 4.3% 많다는 것은 큰 핸디캡이다.

 

이러한 비토층이 무당파의 23.9%, 중도층에서 14.7%, 20대 15.1%, 30대 16.0% 등에서 평균 10.6%를 웃돌고 있으며, 특히 호남지역에서 18.5%로 친노 이미지에 대한 반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실제 필자가 한 언론사의 의뢰로 수도권 40대 유권자 대상으로 표적집단 심층토론을 해본 결과 문재인 후보의 가장 큰 약점은 ‘친노’이미지였다. 노무현 정부 시대에도 풀지 못하고 악화되었던 경제양극화와 민생경제의 악화 문제나 여야간 비생산적인 갈등의 정치를 넘어서는 독자적인 대안과 비전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노무현 정부 시대에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호남을 제외하면 대부분 새누리당 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불신이 큰 중도무당파층과 2030세대에 문재인 후보 비토여론이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이 벽을 넘으려면 총체적인 민주당 쇄신과 신뢰회복을 위한 과감한 개혁이 필수적인데 친노 인사 9명의 선대위 사퇴 대신 이해찬, 박지원 대표 2선 후퇴 문제는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한 후 감감 무소식이다.

 

자료: EAI·한국리서치 정기조사(2012.10.27)

 

 

3. 스윙투표 집단을 통해 본 선거 변수 : 40대 ․ 수도권 표심 전망

 

40대에서 박근혜 열세 8%포인트 이내로 막을 수 있을까?

 

현재 박근혜 후보 진영에서 5060대 중심의 보수결집전략은 세대 기준으로 보면 10년 전에 비해 570만표나 늘어난 5060세대에서의 우세를 기반으로 2030세대 및 40대의 열세를 상쇄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5060세대의 상대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고려하면 과히 틀린 생각은 아닐 수 있고, 최근 각종 언론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시뮬레이션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야권후보가 단일화하고 현재 조사 지지율에서 다소 뒤지더라도 박근혜 후보가 우세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40대이다. 5060세대나 2030세대는 상대적으로 지지율 변화폭이 크지 않다. 5060세대가 박근혜 후보, 2030세대가 안/문 후보를 압도하는 지지구도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시뮬레이션은 필자가 본지 8월호에 처음으로 시도해본 방식으로서, 조사기관마다 나온 세대별 지지율을 이전 선거에서의 세대별 투표율을 적용하여 계산하는 방식으로서 정확한 결과 추정보다는 세대별 지지율과 투표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순 예시용 모델이다. 즉 세대별 투표율은 단순하게 투표율이 낮았던 2007년 대선과 투표율이 높았던 2002년 대선 두 모델로 단순화할 수 있지만, 세대별 지지율은 조사기관마다 차이가 나고 있으며 특히 대표적인 스윙투표 세대인 40대의 경우 조사기관 뿐 아니라 조사시점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자료: EAI·한국리서치 정기조사(2012.10)

 

10월부터 11월 초에 발표된 주요 기관 조사를 비교해보면 대체로 박근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최소 2.6%p차(SBS/TNS 10.17-18조사)에서 최대 9.8%p차(EAI/한국리서치 10.27조사)까지 나타난다. 40대에서의 투표율은 최소 1.2%p차(SBS/TNS 10.17-18조사)에서 최대 15.6%p차(KBS/미디어리서치)까지 격차를 보여준다(표2). 40대 지지율을 기준으로 박근혜 후보와 단일후보(여기서는 두 후보 중 박근혜 후보 상대 지지율이 높고 상대 지지율 흡수력이 높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기준으로 삼음) 지지율 격차가 가장 적은 SBS/TNS 10월 조사 결과, 가장 큰 KBS/미디어리서치 10.28-29 조사결과, 40대 지지율 격차가 중간 수준인 KBS/미디어리서치 10.5-6 조사결과를 기준으로 16대 대선 당시의 세대별 지지율을 적용하여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교해보자. 전체 지지율과 5060세대 및 2030세대에서는 세 조사 간 차이가 크지 않지만, 40대에서의 지지율 격차가 커서 40대 지지율 변화에 따른 박근혜 후보와 단일후보의 득표 결과의 차이를 대략적으로 가늠해보는 데 도움이 된다.

 

 

먼저 40대 지지율 격차가 가장 적었던 적었던 SBS 10월 조사 시점의 세대별 지지율과 투표율이 높았던 지난 16대 대선에서의 세대별 투표율을 적용하여 박근혜 후보와 단일후보의 득표를 계산해보면 전체 지지율에서는 44.7% 대 47.3%로 박근혜 후보가 뒤지지만 전체 득표에서는 오히려 46만 9천표가량 박근혜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 5060세대의 증가와 40대에서의 지지율 격차를 줄인 결과이다. 반면 40대 지지율 격차가 15.6%포인트까지 벌어진 KBS/미디어리서치 10월 말 조사결과를 기준으로 역시 16대 대선에서의 세대별 투표율을 적용해보면 전체 지지율은 43.1% 대 48.3%로 박근혜 후보로 5.2%포인트 뒤지고 득표량에서도 30만 8천표 정도 단일후보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와 단일후보의 승부를 구분하는 변곡점은 어느 정도일까? 40대에서 단일후보가 8.7% 포인트 앞선 KBS/미디어리서치 10월 초 조사결과를 보면 전체지지율에서는 박근혜 후보 44.8%, 단일후보 48.1%로 단일후보가 3.7% 포인트 앞선 결과이지만 역시 16대 대선의 세대별 지지율을 적용해보면 단일후보가 3만 8천표 가량 앞선 것으로 나온다. 40대에서 9% 미만일 때 두 후보간 득표 차이가 거의 대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점의 다른 세대 지지율이 고정된다고 가정하면 박근혜 후보는 40대에서 최소한 8.7%포인트 이내로 격차를 줄여야 한다. [그림4]의 40대에서의 박근혜 후보 지지율을 보면 4.11 총선을 승리로 이끈 5월 조사에서는 안철수 후보와 대등한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이후 새누리당 경선과정에서 당내 내분이 심화된 시기에는 40대 지지율 격차가 벌어졌고, 8월 통합행보 과정에서 2.2%포인트 정도까지 좁혔다. 그러나 이후 박근혜 후보의 통합 및 개혁 행보가 갈짓자로 오가고 보수층 결집에 나서면서는 40대에서의 지지율 격차가 두자리수 까지 벌어졌다. 결국 최근 보수결집 중심의 선거전략은 자칫 통합과 개혁을 바라는 40대에서의 지지율 격차를 벌려 5060세대에서의 압도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단일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변수2. PK 표로 수도권 격차를 막을 수 있을까?

 

두 번째 남은 변수는 최대의 스윙지역인 수도권과 2012년 대선에서 역대 선거와 달리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PK 지역의 표심으로 볼 수 있다. 우선 [표6]의 지역별 선거인단 구성을 보면 수도권은 전체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수도권 유권자(서울 20.9%, 인천경기 28.5%)은 대체로 안철수, 문재인 후보가 앞서고 있는 지역이며 매 선거마다 1위 득표가 바뀐 대표적인 스윙투표 지역이다. 충청, 대구경북, 호남전체가 각각 10% 정도를 구성하고 있다. 강원제주가 4.2% 정도이다. 현재 지지율은 수도권과 호남은 야권 후보가, 충청/영남/강원/제주 지역은 박근혜 후보가 앞서고 있다. 호남의 경우 대구경북지역과 인구비율이 비슷하지만, 압도적인 야권후보에 대한 지지와 16대 대선투표율 기준으로 보면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지역이다. 대구경북지역은 반대로 박근혜 후보 지지가 압도적이지만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야권후보의 득표율도 호남지역에서의 박근혜 후보 득표율을 상회한다. 따라서 호남지역에서의 투표 격차를 대구경북지역과 충청 및 강원/제주지역에서 만회한다고 가정할 경우 결국 수도권지역과 부산/경남지역에서의 표의 집계 결과가 최종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이 두 지역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후보로 될 경우와 반대로 문재인 후보가 단일후보로 될 경우에 따라 지지율 변동의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1000명 조사의 지역별 분석의 경우 선거인단 비중이 10% 수준인 지역은 100남짓한 샘플로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오차범위가 너무 크다. 지역별 여론을 상대적으로 정확하게 보기 위해서는 샘플수가 큰 조사를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11월 2-3일 SBS/TNS의 3000명 조사결과를 기준으로 살펴본다.

 

다른 지역의 경우 안철수가 단일후보로 되는 경우와 문재인 후보로 단일후보로 되는 경우 전반적으로 안철수 후보가 다소 앞서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큰 차이가 나타난다. 먼저 서울지역에서는 안철수, 문재인 후보가 공히 박근혜 후보를 앞서지만, 경인지역에서는 안철수 후보의 경우 박근혜 후보를 앞서지만,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 뒤지는 결과이다. 좀 더 직관적으로 그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각 지역별 선거인단 수에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16대 대선 당시의 지역별 투표율을 가중치로 주어 SBS조사에서의 지역별 지지율을 곱해 득표수를 구해보았다. 박근혜 대 안철수 대결의 경우 호남에서 200만표 안철수 후보가 앞서고 대구경북, 충청, 강원제주에서 박근혜 후보의 우위를 상쇄하고도 대략 30만표 가량 안철수 후보가 남는다. 반면 서울과 경기인천을 합하면 170만표 이상 안철수 후보가 우세하지만, 부산경남지역에서 박근혜 후보는 60만표 가량 만회하는 데 그쳐 총 140만표 가량 안철수 후보의 우세로 나타난다.

 

반면 문재인 후보가 나올 경우 호남에서 195만표 우위지만, 박근혜 후보는 대구경북 160만표, 충청에서 28만표, 강원제주에서 20만표로 13만표 가량 박근혜 후보가 근소한 우세를 유지한다. 반면 수도권 중 서울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30만표 가량 우세하지만, 경인지역에서는 오히려 18만표 가량 박근혜 후보가 우세함으로써 수도권에서의 표 격차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 결국 이 경우 부산경남지역에서의 우세만큼 박근혜 후보가 우위를 점하게 되는 구조이다. 결국 야권에서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할 때 지역별 득표전략 상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에서 매우 유리한 상황이며,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 수도권과 부산/경남지역에서의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들을 온전히 흡수하는 것이 주된 과제로 떠오른다. 반대로 박근혜 후보의 경우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수도권 특히 경기인천 지역의 지지격차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10% 이상의 격차를 허용할 경우 아무리 부산/경남지역에서 표차를 벌리더라도 상당히 비관적인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문재인 후보로 될 경우에는 현재의 지역별 지지구도하에서는 PK 지역의 득표로 수도권에서의 열세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4. 맺으며

 

안철수 후보의 대선 출마선언 및 문재인 후보의 부상으로 3자가 치열하게 각축하는 구도가 한 달 째 이어지고 있지만, 부동층이 감소하고 현재의 구도가 공고화되었다는 분석은 타당하지 못하다.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미결정층은 많지 않지만, 지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유권자들이 지지후보를 바꾼 후보교체 부동층 규모가 적지 않았고, 현재 각 후보 지지자 중에서 15-25% 가량은 지지강도가 높지 않은 잠재적 부동층이다. 더구나 단일화 과정에서 패배한 후보의 지지층의 이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적 요인과 반대로 단일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박근혜 후보 지지자 중 충성도 약한 부동층의 이탈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역대 선거 및 올 선거과정에서 다른 집단에 비해 가장 큰 변동을 보여왔던 40대와 수도권의 스윙계층에서는 지지율 변동폭과 단일후보로 누가 선정되는 가에 따라 상반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변동 가능성이 남아 있다. 박근혜 후보는 선거 전략의 일관성을 잃고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야권은 후보단일화라는 빅 이벤트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현상을 배경으로 1년 넘게 우위를 보여온 안철수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 이후 유권자들의 국정 불안감을 씻지 못하고 있으며, 반사이익을 누리며 급부상한 문재인 후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보여주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중도 무당파층에서의 지지확장에 실패하면서 다소 기세가 꺾였다. 어느 누구도 자력으로 승리의 주도권을 발휘하지 못하는 결핍의 균형인 상태다. 무엇보다 임박한 단일화가 그 균형을 깨질 가능성이 큰 1차 시험대가 될 것이다. 그 이후에도 현재의 균형이 유지된다면 결국 2012 대선은 선거일에 임박해서야 비로서 자신의 지지후보를 확정하는 부동층의 최종 선택과 투표참여 여부에 의해 최종 승자가 판가름될 것이다. 이 경우라면 개표가 끝나기 전까지 예측불허의 피말리는 접전을 감상하게 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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