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 Governance Studies Working Paper No. 4

 

저자

이곤수(李坤洙)는 동아시아연구원 거버넌스연구팀 선임연구원과 대구대학교 행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병규(金炳圭)는 대구대학교 연구교수를 거쳐 2012학년도부터 안동대학교 행정학과 전임강사로 임용될 예정이다.

 

 


 

 

I. 서론

 

세계화의 진전과 더불어 도시경쟁력은 국가경쟁력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무한 경쟁의 세계화 흐름 속에서 자국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뉴욕, 워싱턴, 파리, 밀라노, 바로셀로나 등과 같이 도시 인프라와 비즈니스 환경을 갖춘 대도시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강점을 가지는 중소도시들을 발전시키는 다각도의 전략이 펼쳐지고 있다. 국가간 경쟁뿐만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도 도시간 혹은 지역간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제의 본격적인 실시이후 모든 지방정부들이 해당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도시경쟁력이 높으면 외부로부터 기업 입주가 늘어나고 그에 따른 인구유입이 증가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지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도시는 쇠락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도시경쟁력 강화는 도시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최유진•홍준현 2007).

 

그런데 경쟁력 있는 도시란 무엇이며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이와 같은 의문에 답을 찾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특정 도시가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개별 도시가 지니고 있는 여건이 면밀하게 진단되어야만 효과적인 도시발전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1990년대 이후 도시경쟁력 평가를 위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왔다. 이들 선행연구들은 대체로 글로벌 경쟁 환경과 관련된 국제화 도시지표에 비중을 두고 국내외 주요 도시의 국제적 도시경쟁력을 비교 평가(강승호 2007; 강승호•김중엽 2009; 김원배 외 2007; 김현주 외 1997; 임병호 2007)하거나 국내 도시들을 대상으로 공간적 범위를 설정하고 개별 도시나 권역의 경쟁력을 평가(권창기 외 2008; 김병수•여홍구 2010; 이상대 외 2008)해 왔다. 그런데 일정 지역의 단일 도시들의 경쟁력 분석이나 전국 차원의 도시경쟁력 평가에 내재되는 문제는 서로 상이한 규모의 도시들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다. 단순히 도시간 서열을 매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전혀 다른 수준의 도시들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중소도시 경쟁력을 과소평가하거나 혹은 대도시 경쟁력을 과대평가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의 경우 대도시와 수도권 중심으로 불균형성장을 해 왔다는 점에서 규모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도시경쟁력 진단은 평가결과의 왜곡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비교의 준거집단을 어떻게 설정하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각 도시가 가지는 강점이나 비교우위 등 경쟁력 요소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규모의 도시들을 준거 대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문제인식에서 본 연구는 평택시를 사례로 도시경쟁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에 기초하여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평택시는 경기도 최남단에 위치한 면적 455,180,303㎡, 인구 423,441명(2011년 6월 현재)의 도농복합도시이지만, 2008년도 추계 지역내총생산(GRDP)이 14,240,505백만원, 1인당 GRDP 17,688천원으로 급성장하는 산업도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2006년 주한미군기지 평택확장이전 결정과 더불어 대규모 지역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투자유치, 일본기업들의 진출 등으로 신수종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대중국교역의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는 평택당진항을 중심으로 한 황해경제자유구역도 개발 중에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국가경쟁력 제고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평택시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논의가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가 생산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평택시의 경쟁력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인식에 따라 이 글에서는 도시경쟁력 평가에 관한 선행연구 검토를 바탕으로 평가지표를 구성한 뒤, 인구 30만 명 이상 100만 명 미만 국내 중간규모 도시군을 준거집단으로 하여 평택시의 도시경쟁력을 비교•평가하고, 도시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II. 도시경쟁력 평가의 이론적 배경

 

국가경쟁력이 주로 경제적 차원에서 다루어진 것과 달리, 도시경쟁력은 보다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되어 왔다. 기본적으로 도시경쟁력은 여러 도시들 간의 경쟁을 전제로 한 비교 우위를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도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힘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Lever(1993)는 다국적 기업이 국경을 초월하여 새로운 공장과 사무실 입지를 물색하는 가운데 기업투자, 국제금융기관, 국제기구, 이벤트를 유치하기 위한 도시간 경쟁상황에서 "투자와 인구를 끌어들이는 힘"인 도시경쟁력에는 도시의 경제적 특성뿐만 아니라 문화와 오락시설, 환경, 주택, 교육 및 보건 등의 서비스 수준이 포함된다고 보았다. 국내연구들에서도 도시경쟁력은 "도시의 경제여건을 개선하고 주민의 삶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며, 인간개발로 연계시킬 수 있는 능력이 타 도시에 비하여 비교 우위에 있는 정도"(김현주 외 1997)로 보는 시각에서부터 "한 지역이 가지고 있으며 동원 가능한 인적•물적 자원과 이를 바탕으로 지방정부, 기업, 도시 주민이 개별적으로 혹은 삼위일체가 되어 만들어 내는 창출요소로서 도시의 산업경쟁력, 도시사회의 인적 자원과 통합력 등 도시의 총체적 잠재력"(최유진 외 2007) 혹은 "한 도시가 처한 자연적•인위적 환경 속에서 이 도시가 축적한 사회문화적•경제적•물리적 기반과 이러한 기반 위에서 도시 활동의 주체인 시민, 기업, 도시정부가 미래의 가치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역량의 총체"(강승호 2008) 등으로 규정하는 포괄적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개념정의가 제시되고 있지만 도시경쟁력 개념의 요체는 "인구와 자본을 유치하기 위한 비교 우위와 유인력"으로 파악될 수 있으며, 이는 경제, 재정, 문화, 삶의 질 등 다양한 측면에서 비교될 수 있다. 도시의 목표는 단순히 산업경쟁력 강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이나 지속가능한 발전과 같은 궁극적 가치에 있다. 따라서 도시발전은 경제적 성장뿐만 아니라 주민의 삶의 질과 도시의 기능적 특성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김원배 외 1997). 결국 도시가 만들어내는 생산과 삶의 질에 관련된 성과가 도시경쟁력을 결정하게 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시스템이 적절히 구축되어야만 도시의 경쟁력이 확보될 수 있는 것이다(김중표 2009). 하지만 도시경쟁력의 원천을 어떻게 규정하고 지표화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최유진 외(2007)는 도시경쟁력 측정을 위해 "도시의 내부 효율과 외연능력이 타 도시보다 우월한 상태"라는 협의의 개념으로 접근한다. 김정호(2008)는 이를 좀 더 확장하여 시민, 경제 및 산업, 도시기반시설, 환경, 거버넌스의 5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지역경쟁력 평가차원의 실증분석 연구들은 흔히 '지속가능성'이나 '삶의 질'이라는 개념적 틀을 적용하여 도시경쟁력을 이해하고, 일정 규모의 도시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경제•문화 및 각종 도시기반 지표를 사용하여 도시경쟁력을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유재윤•조판기(1996)는 주어진 자연환경조건과 과거로부터 축적된 도시의 기반 및 이를 발전, 활용하는 시민, 기업, 정부 등 도시주체의 역량으로부터 도시경쟁력이 비롯된다고 간주하면서, 도시의 기반을 사회•문화적 기반, 경제기반, 물리적 기반으로 분류하고 여기에 도시주체역량과 자연환경을 추가하여 5개 부문에서 15개 지표를 선정하였다. 한국능률협회(1999)는 국내 중소도시의 경쟁력 평가를 위해 도시경영자원 및 기반, 도시내부 경영활동, 도시경영성과 3개 평가부문의 46개 지표를 활용하였고,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2001)는 삶터, 일터, 놀터, 숨터의 4개 부문에서 45개 지표를 이용하였고, 대전발전연구원(2007)은 인구, 도시경제력, 연구개발역량, 교육, 문화여가, 도시기반, 사회복지, 환경안전, 국제화, 시민의식의 10개 부문에서 27개 측정지표를 활용하였고, 임병호•이재우(2008)는 이 10개 부문의 구체적인 측정지표를 71개로 확대하였다. 이상대 외(2008)는 생산성, 경제성장, 고용, 토지자원, 사장규모, 지식수준의 6개 부문 48개 지표를 사용하였고, 권창기 외(2008)는 물리적 지표, 경제적 지표, 사회문화 지표의 3개 부문 31개 지표를 활용하였으며, 김중표(2009)는 교육복지, 문화 관광, 경제, 물리적 기반, 도시주체역량, 자연환경의 6개 부문 49개 지표를 선정하여 도시경쟁력을 측정하였다. 이에 반해 정성적 분석을 시도한 김원배 외(2007)는 인적 지식 자원, 경제구조, 공간 인프라 자원, 사회문화적 자원의 4개 부문에서 8개 세부지표만을 이용하였다.

 

이처럼 도시경쟁력 개념이 가지는 포괄성 때문에 도시경쟁력의 구성요소와 측정지표는 연구자의 관점이나 강조점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측정방법에 있어서는 정성적 연구를 제외한 정량적 연구들 대부분이 거의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즉 대부분 측정지표들에 대한 표준화 점수를 이용하거나 인자분석을 실시하여 인자점수를 산출 한 후 인자별 점수에 가중치를 부여하여 최종적으로 도시경쟁력 점수를 측정하는 종합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민감한 문제는 가중치의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이다. 사실 동일한 도시경쟁력 지표를 이용한 평가라 하더라도 지표별 가중치를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평가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가중치 설정을 위해 통계적 방법이나 아니면 전문가조사의 2가지를 이용하고 있다. 인자분석을 이용한 통계적 방법은 자료의 속성 자체에 기인한 가중치 설정이며, 전문가 설문조사에 기초한 AHP 분석은 주관적 접근이라는 점 때문에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임병호•이재우 2008).

 

[표 1] 도시경쟁력 평가의 측정 지표 및 측정방법

 

 

결국 도시경쟁력을 적절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가지표의 선정과 가중치 설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일한 도시들을 평가하더라도 어떤 평가지표를 가지고 측정하는가에 따라 도시들의 경쟁력 순위가 달라질 수 있으며, 평가지표의 가중치 부여는 논란의 여지가 크므로 최대한 객관성이 유지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평가모형의 구성에는 대표성, 자료 구득성, 비교객관성, 반복성, 단순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대표성은 부문별 관심영역을 구체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선정하는 것이며, 자료구득성은 기술적으로 측정가능하며 현실적으로 자료입수가 용이해야 한다는 것이며, 비교객관성은 도시간 비교가 가능하고 통일성이 유지할 수 있는 항목을 선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반복성은 시간적 변화나 지역적 편중적용과 무관한 신뢰성 높은 항목을 선정하는 것이며, 단순성은 지표 항목의 의미가 가급적 간명하고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대전발전연구원 2007; 한국능률협회 1999).

 

Ⅲ. 방법론

 

1. 도시경쟁력 평가 모형 및 자료수집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선행연구들에서 검증된 지표를 참조하되 연구목적에 부합하는 지표선정기준에 입각하여 평가모형을 구성하였다. 도시경쟁력 평가를 위한 지표체계는 물리적 기반지표, 경제적 지표, 사회•문화적 지표의 3부문으로 구성하고 세부지표들을 구체화하였다. 여기에는 평가지표의 타당성과 신뢰성의 측면에서 도시경쟁력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고 어떤 상황에도 동일한 측정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둘째, 정확성과 객관성의 차원에서 편견이나 고정관념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셋째, 명확성의 차원에서 분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지표를 중심으로 선정해야 한다는 점, 끝으로 현실적으로 평가에 적용하기 쉽고 도시경쟁력 향상을 위한 환류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준거 기준으로 삼았다.

 

선정된 측정지표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물리적 기반 지표에는 교통, 에너지, 상․하수도처리시설, 공무원 수와 관공서 수 등이 활용되었다. 교통의 경우 편리성을 대표할 수 있는 도로포장율과 주차장면적을 고려하였으며, 에너지와 상하수도처리와 관련해서는 상수도보급률, 하수도보급률, 쓰레기처리량, 에너지사용량, 가스공급량을 고려하였다. 또한 행정서비스의 전달의 주체라 할 수 있는 공무원 수와 행정의 접근성 지표인 관공서 수를 행정서비스기반 측정에 고려하였다.

 

경제적 기반 지표는 도시의 규모와 주요경제지표, 산업구조 및 생산성지표와 관련된 지표들을 검토하였다. 도시규모를 측정하기 위해 인구증가율, 주택보급률, 건축허가면적을 고려하였고, 주요 경제지표에는 소득과 관련된 지표로 1인당 지방세와 1인당 지역총생산, 고용과 관련하여 일자리확보율을 고려하였다. 산업생산성에 관한 지표로는 고용자 1인당 지역총생산을, 산업구조 지표로는 3차 산업 비중, 사업체 증가율, 환경오염배출시설 수를 고려하였다. 그리고 기타 경제지표로 1인당 금융기관수를 포함하였다.

 

사회•문화적 기반 지표에는 교육, 문화, 의료•보건•복지, 치안, 국제화와 관련된 지표들을 검토하였는데, 우선 교육 지표로는 초•중•고 학급당 학생수, 초•중•고등학생 1000명당 교원 수를 공교육 지표로 고려하였고, 여기에 사교육의 지표인 사설학원 강의실수와 보육시설확보율을 고려하였다. 문화 지표와 관련해서는 공연시설확보율, 공공도서관 장서 수를, 의료•보건•복지지표로는 1인당 의료인력, 1인당 위생업소 수, 인구천명당 사회복지시설생활인수, 사회복지시설확보율을 고려하였다. 그리고 치안 관련 지표로는 범죄발생률을, 국제화 지표에는 문화인종적 다양성을 포함하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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