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김한나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은 20대 청년층 내 젠더 균열이 유권자의 이념 성향과 정당 호감도, 인물 호감도, 정책 태도와 관련 있다고 주장합니다. 20대 청년층 내부에서 성별에 따른 정치적 태도 차이가 페미니즘 지지 대 반대라는 단일 의제에 따라 나뉘지 않는다고 분석하며, 20대 젠더 균열이 한국 정치의 주요 균열 요인이었던 이념 위에 추가된 새로운 균열 요인이라고 총평합니다.

※ 이 글은 연구 진행 중에 발간되는 중간 보고용 자료로 연구의 최종 결과물이 아니므로 인용을 삼가 주시기를 바랍니다.

 

1. 들어가며

 

그동안 한국 정치와 유권자의 투표행태 연구에서 정치적 균열(political cleavage)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개념들은 지역과 이념, 그리고 세대였다. 한국 정치사의 역대 주요 선거들을 돌이켜봤을 때 영남-보수-산업화 베이비붐 세대는 보수 성향의 정당에, 호남-진보-민주화 X세대는 중도진보 성향의 정당에 투표하는 양상이 선거 때마다 매번 동결된 명제와 같이 되풀이되면서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젠더(gender)는 한국 유권자들의 투표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정치 균열로서 지금까지의 선거들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하였다.

 

그런데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발생했다. 바로 청년 세대인 20대 유권자 가운데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정당의 후보자를 지지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2022년 3월 9일 투표 종료와 함께 방송 3사가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 29세 이하 남성의 약 58.7%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고 36.3%는 이재명 후보에 투표했다.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은 58%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고 33.8%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투표하여 20대 남녀가 서로 엇갈린 방향으로 양대 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양상이 포착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세대 내부의 지지 성차는 다른 연령대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20대 유권자의 독특한 특징처럼 보인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와 같은 20대 유권자의 투표 선택에 성차(gender gap)가 나타나지 않았다. [표 2]에서 알 수 있듯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와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모두 20대 남녀의 과반은 진보성향의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60대 이상의 과반은 2012년 대선에서 보수 성향의 박근혜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인해 치러진 2017년 대선에서는 전 연령대에서 문 후보를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지했다. 요컨대 지금까지의 대선과 투표행태에서 두드러지는 정치적 균열은 유권자의 성별이라기보다는 세대나 이념이었으며, 한국 유권자의 행태 연구에서 젠더라는 변수는 중요한 균열로 취급되지는 않았다.

 

[표 1] 후보 예측 득표율 (KBS·MBC·SBS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

국민의힘
윤석열 (%)

기타 (%)

20대 이하

36.3

58.7

5

58.0

33.8

8.2

30대

42.6

52.8

4.6

49.7

43.8

6.5

40대

61.0

35.2

3.8

60.0

35.6

4.4

50대

55.0

41.8

3.2

50.1

45.8

4.1

60대 이상

30.2

67.4

2.4

31.3

66.8

1.9

 

[표 2] 지난 대통령 선거의 연령별·성별 지지율

 

2012년 제18대 대선 (%)*

2017년 제19대 대선 (%)**

박근혜

문재인

기타

문재인

홍준표

기타

20대 이하

32.88

53.15

13.97

62.50

4.55

32.95

25.29

65.51

9.20

69.41

2.35

28.24

30대

33.43

58.05

8.52

61.74

4.35

33.91

26.40

64.61

8.99

63.64

5.05

31.31

40대

41.61

53.73

4.66

61.97

6.34

31.69

48.47

47.60

3.93

64.34

4.65

31.01

50대

58.56

38.14

3.30

42.95

24.83

32.22

67.67

27.16

5.17

40.00

22.14

37.86

60대 이상

76.69

22.09

1.22

35.88

38.93

25.19

79.13

16.50

4.37

35.44

30.38

34.18

* 아산정책연구원, 2012년 대선 패널 조사(2012)

** 동아시아연구원, 2017년 대선 패널 조사(2017)

 

그렇다면 왜 2022년 대통령 선거의 경우에는 투표 선택의 성차가 특히 20대를 중심으로 부상하기 시작한 것인가? 이 글은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정당과 정치인들의 선거 동원 전략과 선거 캠페인의 맥락을 살펴보고, 투표 선택의 국면에서 젠더 균열이 청년 세대 내에서 얼마나 유효한 변수로 작동했는가 살펴보고자 한다.

 

주지하듯 유권자의 투표행태에 관한 연구에서는 지역과 이념, 세대, 정당·정치인에 대한 일체감이나 호감도, 이슈 태도 등 다양한 변수들이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거론되므로, 제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나타난 청년 세대 내 젠더 균열은 이러한 전통적인 정치 지표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또 이런 주요 변수들의 효과를 통제했을 때도 과연 투표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것인지, 정치적 균열로서 젠더의 고유한 파급력을 검증하기 위해선 경험적 자료와 양적 방법론에 기반한 연구가 수반되어야 한다.

 

2.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젠더 균열의 부상

 

청년 세대 내 젠더 균열은 최근에 이르러 정치적 행동과 투표 선택으로도 연계되고 있고, 정치 엘리트의 선거 동원 전략과 맞물리면서 이 균열의 깊이는 더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젠더 이슈의 정치적 균열로의 진화는 페미니즘에 대한 청년 세대 남성의 불만이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하면서 시작되었다.

 

문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고 민주당은 청년 남성들의 불만의 강도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경향신문 2019). 이에 청년 남성의 불만이 누적되는 가운데 2020년, 페미니스트를 자처했던 민주당 서울시장이 여비서 성범죄 사건으로 고소당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는데, 비슷한 시기 민주당 부산시장이 여성 공무원들을 성추행한 범죄를 인정하고 사퇴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여성 친화적이라는 민주당 인사들이 보인 위선과 모순적 태도에 청년 남성층의 반감은 급증하였고, 이는 결국 2021년 보궐 선거에서 야당 국민의힘 오세훈(72.5%)과 박형준(63%)을 20대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과거에 사회적 합의가 어느 정도 가능했던 페미니즘 의제들에 대해 오늘날 청년 남성의 불만이 고조되고 집단적인 지지 이탈이 일어나자, 이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도 여론을 의식하여 이제 어느 편도 강하게 대변할 수 없게 되었다. 게다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민주당은 재보궐 선거에서 이탈한 청년 남성층의 표심을 되찾아야만 했고, 국민의힘 역시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에서 이탈한 청년 남성들을 지지 세력으로 빠르게 흡수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재보궐 선거 후 여야로부터 청년 남성층은 이른바 ‘이대남’이라 불리면서 정치적 요구사항들에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다.

 

국민의힘은 젠더 균열 축에서 청년 남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당으로서 적극적인 포지션을 취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청년 세대 남성을 상징하는 30대 정치인 이준석을 당 대표로 선출하였고, 윤석열 후보는 청년 남성층이 선호하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선거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이 대표와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소폭 하락하던 윤 후보의 지지세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이후 청년 남성층의 지지를 회복하며 반등하는 효과를 얻었다(한국경제 2022).

 

페미니즘 이슈에서 국민의힘이 선명한 태도를 보였던 것과 달리 대선 초기 경쟁에서 민주당은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대거 이탈한 청년 남성 지지층을 되찾아야 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기 어려웠고, 전통적인 여성 지지층을 잃지 않기 위해 반페미니즘적 입장을 전면에 내세울 수도 없었다. 게다가 안희정·박원순·오거돈 등 최근 잇단 민주당 인사의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페미니즘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임을 당당히 자처할 수도 없는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형수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 등으로 여성 유권자에게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광기의 페미니즘을 멈춰주셔야 한다.”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등 청년 여성의 페미니즘 지향과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따라 청년 여성들은 자신들을 변호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부재한 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대선 직전까지 청년 여성은 정치적으로 소외된, 부유하는 집단으로 남겨지게 되었다(국승민 외 2022; 경향신문 2021).

 

그러나 선거 여론조사 기간에 양대 정당 후보가 지지율의 초접전으로 유지된 가운데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역전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자, 민주당은 청년 여성의 페미니즘 운동에 거리를 두었던 전략적 모호성을 버리기 시작했다(경향신문 2022). 예컨대 여성·성소수자의 인권과 페미니즘을 주제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해 청년 여성들과 인터뷰를 하였고, 여성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성차별 이슈에 관해 논의하였으며, 청년 취업준비생들과 대화에서 “페미니즘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또한, 텔레그램을 통해 광범위한 성착취 범죄를 벌인 'N번방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한 20대 여성, '추적단 불꽃' 박지현 씨를 대선 캠프에 영입하였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TV토론에서는 페미니즘이 “여성의 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걸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이라며, 페미니즘이 남녀 교제와 저출생을 야기한다고 했던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을 이 후보가 강하게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다(조선일보 2022).

 

이처럼 페미니즘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이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대선 막바지에 이르러 페미니즘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태도로 전향함으로써, 친(親) 페미니즘의 민주당 이재명 대 반(反) 페미니즘의 국민의힘 윤석열(과 이준석)이라는 정치적 대항 구도가 비로소 형성되었다. 2015년부터 한국 사회 내에서 점진적으로 가열되기 시작한 청년 세대의 젠더 균열이 2022년 전국적인 대통령 선거 국면을 맞이하여 정치 엘리트의 선거 동원 전략과 맞물리면서 선거의 정치적 균열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3.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젠더 균열과 정치적 태도

 

제20대 대선 전까지 한국 사회의 청년 세대 내부에서는 첨예한 젠더 전선이 형성되어 있었고, 제20대 대선 막판에 이르러서는 정치 엘리트의 선거 동원 전략과 맞물리면서 친페미니즘의 민주당 대 반페미니즘의 국민의힘으로 비로소 뚜렷한 정치적 균열이 완성되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청년 세대 내부에서는 투표 선택에 영향을 주는 유효한 요인으로서 젠더 균열이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과연 그러한지 검증하기 위해,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동아시아연구원(EAI)의 의뢰를 받아 대선 전 1월(12일~15일)과 선거 직후 3월 (10일~15일)에 두 차례 실시한 패널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우선 [표 3]은 20대에서 남녀 간 이념성향에 얼마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 분산분석(ANOVA) 후 쌍대 비교(pairwise comparison)한 결과를 보여준다.

 

다른 세대보다 20대 내부에서 이념의 차이가 성별로 더 상이하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매우 진보적인 0점부터 시작하여 매우 보수적인 10점까지로 이념을 측정하는 11점 척도를 이용한 결과, 20대 남성의 평균 이념 점수는 약 5.89로서 20대 여성(4.64)보다 1.25점 높았으며 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했다(p<0.001). 전 세대 중 성별로 이념의 차이가 유의미한 집단은 20대와 30대였으며, 그 차이는 20대 남녀(1.25)가 30대 남녀(0.60)보다 더 컸다. 한편, 20대 남성의 보수성은 연령 및 성별 집단 중 60대 남성(5.99)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응답자 평균 5.29보다도 더 높은 점수였다.

 

[표 3] 세대 내 성별 이념성향 차이

연령

성별

이념성향

평균

차이

20대

5.89

1.25***

4.64

30대

5.50

0.60*

4.89

40대

4.80

0.06

4.74

50대

5.27

0.35

4.93

60대

5.99

0.39

5.61

전체

5.29

***p<0.001, **p<0.01, *p<0.05

 

다음 [표 4]는 세대별 정당호감도의 성차를 보여준다. 호감도는 각 정당에 대해 0(매우 싫음)부터 10(매우 좋음)까지 얼마나 좋아하거나 싫어하는지 11점 척도로 측정했다. [표 4]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다른 세대의 성차에 비해 20대 안에서 남녀 간 정당에 대한 호감도 차이가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p<0.001). 예를 들면 민주당에 대해 20대 남성(2.62)과 20대 여성(5)은 약 2.38의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다른 연령대 집단의 호감도 성차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크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이나 정의당에 대해서도 20대 남녀 간 호감도 차이가 다른 연령대 내 성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컸으며 통계적 유의미성도 분명하게 나타났다.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20대 남성(5.4)과 20대 여성(3.29)은 2.11만큼의 차이가 나타났다. 20대 남성의 경우에는 국민의힘(5.4) > 민주당(2.62) > 정의당(2.16) 순으로, 20대 여성의 경우에는 민주당(5) > 정의당(4.52) > 국민의힘(3.29) 순으로 정당 선호도가 달랐다.

 

[표 4] 세대 내 성별 정당 호감도 차이

연령

성별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평균

차이

평균

차이

평균

차이

20대

2.62

-2.38***

5.40

2.11***

2.16

-2.35***

5.00

3.29

4.52

30대

3.35

-0.88*

4.17

0.86

1.95

-1.74***

4.23

3.32

3.69

40대

4.64

0.26

3.20

0.73

2.49

-0.81*

4.38

2.47

3.30

50대

4.88

0.93*

3.60

-0.45

3.35

-0.36

3.95

4.05

3.72

60대

4.08

0.29

4.93

-0.54

3.63

0.02

3.78

5.47

3.61

전체

4.08

4.13

3.29

***p<0.001, **p<0.01, *p<0.05

 

한편, 30대 남녀 간에도 민주당이나 정의당 호감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며, 40대 남녀 간 정의당 호감도나 50대 남녀 간 민주당 호감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다. 그러나 모두 20대 남녀 간에 발견되는 각 정당 호감도의 격차보다는 상대적으로 차이가 크지는 않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호감도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집단은 20대 남녀 간이다.

 

다음으로 각 세대 안에서 대선 후보에 대한 호감도가 성별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호감도는 앞에서 사용한 11점 척도를 그대로 적용하였고, ‘선거 전’과 ‘선거 후’는 각각 대선 전인 1월(12일~15일)과 선거 직후인 3월(10일~15일)에 실시한 여론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이다.

 

우선 [표 5]와 [그림 1]을 보면 선거 전 1월에는 20대 남녀 간에 이재명 후보에 대한 호감도에 차이가 거의 없고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거 직후인 3월 조사 기간에는 20대 남자는 2.93으로 이재명 호감도에 낮은 수치를 보이는 데 비해 20대 여자는 4.88로 20대 남성보다 더 높은 호감도를 보였으며, 이는 선거 전 수치인 3.78에 비해서도 이 후보에 대한 호감이 약 1.1 정도 상승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대선 직전까지 페미니즘에 전략적으로 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가 지난 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친화적 태도로 전향하여 청년 여성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지지세에 반영되었다고 풀이된다. 반면에 윤석열 후보에 대해선 선거 전후로 일관되게 20대 남녀 간 호감도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선거 전 (1.62)에 비해 선거 후 (2.58)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 것으로 드러난다. 윤석열 후보에 대한 다른 세대 내 남녀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지만 20대 내에서는 남녀 간 호감도 차이가 뚜렷하게 발견된다.

 

[표 5] 세대 내 성별 대선 후보 호감도 차이 – 이재명, 윤석열

연령

성별

이재명

윤석열

선거 전

선거 후

선거 전

선거 후

평균

차이

평균

차이

평균

차이

평균

차이

20대

3.04

-0.73

2.93

-1.94***

4.89

1.62***

5.49

2.58***

3.78

4.88

3.27

2.91

30대

4.34

0.91*

4.10

0.03

4.08

0.55

4.30

0.68

3.44

4.08

3.53

3.62

40대

5.59

0.69

5.51

0.28

2.70

0.35

3.09

0.31

4.90

5.23

2.36

2.78

50대

6.01

1.85***

5.53

1.42*

3.45

-0.31

4.05

-0.66

4.17

4.11

3.77

4.71

60대

3.73

-0.22

4.00

0.20

5.45

-0.05

5.60

-0.35

3.95

3.80

5.49

5.95

전체

4.29

4.38

4.08

4.45

***p<0.001, **p<0.01, *p<0.05

 

[그림 1] 20대 남녀 간 대선 주요 후보 호감도 차이

 

한편 20대 남녀 간 태도의 차이는 다른 대선 후보와 정치인에 대한 호감도에서도 나타났다. [표 6]은 대선에 출마했던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에 대한 세대별 호감도를 보여준다. [표 6]에서 심상정 후보와 이준석에 대한 20대와 30대 유권자층의 젠더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 중 유일한 여성 후보인 심상정 후보는 선거 캠페인 기간 내내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발언을 꾸준히 해왔다는 점에서 캠페인 기간 말기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웠던 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더 높은 호감도 점수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30대 청년 남성으로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선거 캠페인 전략을 주도했던 이준석 당 대표에 대해서는 20대 남성은 6.15로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호감도를 보여주었다. 이와 달리, 20대 여성은 2.49로 비교적 낮은 호감도를 나타내 20대 성차가 전 세대에서 가장 큰 폭으로 드러나게 되었다(p<0.001). 이준석 대표에 대하여 30대 내 남녀 간 호감도 격차도 20대와 마찬가지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로 나타나지만 20대에 비해선 그 격차가 덜한 수준이다.

 

[표 6] 세대 내 성별 대선 후보 호감도 차이 – 심상정, 이준석 (선거 후)

연령

성별

심상정

이준석

평균

차이

평균

차이

20대

2.30

-2.98***

6.15

3.66***

5.28

2.49

30대

2.19

-2.15***

4.47

2.47***

4.34

2.00

40대

2.53

-1.08*

2.48

0.22

3.62

2.26

50대

3.73

-0.44

2.35

-0.83*

4.17

3.18

60대

3.90

-0.15

3.70

-0.24

4.05

3.94

전체

3.60

3.34

***p<0.001, **p<0.01, *p<0.05

 

다음으로 이념성향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정책 태도에 관하여 세대 내 성별 차이가 존재하는지 알아본다. [표 7]은 각각 여성 할당제와 대북정책, 그리고 복지정책에 관한 차이를 조사한 결과이다. 먼저 여성 할당제의 경우 “고용과 승진에 있어 여성 인원의 비율을 일정 수준 보장하는 할당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문항에 대하여 5점 척도로 찬성할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했고, 대북정책은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와 “북한에 대해 강경정책을 유지 강화하는 방향이 더 중요하다” 두 선택지 중 전자에 1점을 후자에 0점을 부여해 측정하였다. 마지막으로 복지정책도 “현재 우리 사회에서 복지와 성장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에서 복지가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경우 1점을, 성장이 더 중요하다고 응답할 경우 0점을 부여하였다.

 

그리고 세 가지 정책적 태도를 한눈에 비교하기 위하여 평균이 0이고 표준편차가 1인 변수로 표준화한 결과가 [표 7]과 [그림 2]이다. 세 정책 사안에서 모두 점수가 높을수록 각각 여성 할당제에 찬성, 남북 간 교류와 협력 강화, 성장보다 복지가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표 7>에 의하면, 이전 다른 정치적 태도와 유사하게, 다른 세대에 비해 20대 내에서 성별에 따른 태도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20대 안에서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여성 할당제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남북 교류 강화에 더 찬성하며 성장보다는 복지가 더 중요하다고 응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러한 세대 내 성차의 패턴은 30대에서도 나타나지만, 그 정도가 20대만큼 뚜렷한 것은 아니었다.

 

[표 7] 세대 내 성별 정책 태도의 차이

연령

성별

여성 할당제 찬성

남북 교류 강화

성장보다 복지

평균

차이

평균

차이

평균

차이

20대

-0.89

-1.33***

-0.65

-0.64***

-0.21

-0.68***

0.44

0.00

0.46

30대

-0.92

-1.31***

-0.23

-0.27*

-0.12

-0.29*

0.39

0.05

0.18

40대

-0.44

-0.63***

0.23

0.09

0.12

-0.12

0.19

0.15

0.23

50대

0.15

-0.06

0.38

0.34*

0.09

0.22*

0.21

0.04

-0.13

60대

0.22

-0.08

0.08

0.18

-0.13

0.08

0.30

-0.10

-0.21

전체

-0.04

-0.01

0.03

***p<0.001, **p<0.01, *p<0.05

 

한편, 앞서 이념성향 조사에서도 20대 남성이 보수적이고 20대 여성이 그에 비해 진보적 성향이 드러났는데, [표 7]은 20대 내부에서 남녀 간 태도의 차이가 여성 할당제 같은 이슈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지만 비단 젠더 이슈에만 이념 격차가 나타나는 것은 아님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서 대북 및 복지정책의 이념 방향에서도 20대 남성이 뚜렷한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데 비하여 20대 여성은 상대적으로 진보적 가치를 더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진보성을 보이는 젠더 격차는 50대와 60대 장노년층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현대적 젠더 격차의 특징이며, 40대에서 20대까지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이 특성이 더 뚜렷하게 발현됨을 알 수 있다.

 

4.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젠더 균열과 투표 선택

 

지금까지 20대 내에서 성별에 따라 이념 성향을 비롯하여 여러 정치적 태도에 차이가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렇다면 인구사회학적·정치적 변수들의 영향력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여전히 성별이 선거에서 청년 세대의 후보자 선택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일 수 있는지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델을 통해 검증하고자 한다. 상술한 내용을 통해 추론해볼 때, ① 20대 안에서 성별에 따라 투표행태에 차이가 발생할 것이며, ② 20대 남성이 20대 여성에 비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할 확률이 더 높으리라는 두 가지 가설을 정립할 수 있다.

 

[그림 2] 세대 내 성별 정책 태도의 차이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서 데이터의 변수 측정은 다음과 같이 했다. 로지스틱 회귀 분석 모델의 종속변수는 투표 선택이며, 선거 후 조사 시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응답한 경우는 1, 그렇지 않은 경우는 0으로 코딩한 이항 변수로 설정하였다. 다음 모델의 설명 변수로서, 세대는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섯 개 집단으로 구분했고 성별은 남성을 1, 여성을 0으로 측정하였으며, 세대와 성별의 상호작용항을 회귀분석 모델에 포함하였다. 그밖에 통제변수로서, 교육 수준, 소득, 거주지, 이념 성향 및 정당일체감,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 평가와 양대 정당 후보에 대한 호감도, 정책에 관한 태도, 소셜 미디어 활용도 등을 분석 모델에서 포함하였다. 구체적인 측정 방식은 [표 8]에 제시했다.

 

분석은 두 단계로 진행되었다. 우선 모델 1은 위 [표 8]의 변수 중 ‘국민의힘 정당일체감’과 ‘윤석열 호감도’를 제외한 것이고, 모델 2는 이 두 변수를 함께 포함하여 분석한 것이다. 정당일체감이나 호감도 변수는 윤석열 후보를 선택한 결과와 매우 밀접한, 즉 인과 관계에서 기타 요인들의 영향력을 흡수할 가능성이 큰 변수로서 ‘인과의 깔때기(funnel of causality)’의 끝에 위치해 유권자의 투표 선택과 상당히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 세대 내 젠더 균열의 효과를 제대로 관찰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Campbell et al., 1960).

 

[표 8] 변수 및 측정 방식

변수

측정

투표 선택*

국민의힘 윤석열(1), 非윤석열(0)

연령

20대(1)~60대 이상(5); 기준범주:60대 이상

성별

남성(1), 여성(0)

연령×성별

상호작용항

교육 수준

중졸 이하(1), 고졸(2), 대학 재학(3), 대졸 이상(4)

소득

200만원 미만(1)~700만원 이상(7); 100만원 단위 구분

서울

서울(1), 非서울(0)

광주·전라

광주·전라(1), 非광주·전라(0)

대구·경북

대구·경북(1), 非대구·경북(0)

부산·울산·경남

부산·울산·경남(1), 非부산·울산·경남(0)

이념

매우 진보(0)~매우 보수(10)

민주당 정당일체감

지지하지 않음(0), 약한 지지(1), 강한 지지(2)

국민의힘 정당일체감

문재인 국정운영평가

아주못했음(0)~중간(50)~아주 잘했음(100)

이재명 호감도

매우 싫음(0)~매우좋음(1)

윤석열 호감도

여성 할당제

매우 찬성(1)~매우반대(5)

대북정책

남북 교류 강화(1), 대북 강경책 강화(0)

복지정책

복지가 더 중요(1), 성장이 더 중요(0)

SNS 이용도

미가입(1), 활용 낮음(2), 주1~2일(3), 주3~4일(4), 거의 매일(5)

*조사 시점: 투표 선택 변수는 3월 선거 후 데이터, 그 외 변수는 1월 선거 전 데이터

 

다음 [표 9]와 [그림 3], 그리고 [그림 4]는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를 보여준다. 분석 결과에 의하면, 20대와 성별 간 상호작용항의 통계적 유의미성이 두 모델에서 모두 확인됨을 알 수 있다.(p<0.05) 즉, 윤석열 후보를 선택할 확률에 있어서 20대 남녀 간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난다. 그리고 이와 같은 투표 선택의 세대 내 성차는 다른 연령대의 집단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20대 청년 세대만의 특성으로 확인된다.

 

[표 9] 청년 세대 내 젠더 균열이 투표 선택에 미치는 효과

 

모델 1

모델 2

회귀계수

표준오차

회귀계수

표준오차

연령
(기준:60대 이상)

20대

-2.502***

(0.526)

-2.033***

(0.590)

30대

-1.382**

(0.494)

-0.975

(0.563)

40대

-1.758***

(0.508)

-1.167*

(0.590)

50대

-0.471

(0.487)

-0.336

(0.594)

성별

남성

-0.203

(0.429)

-0.601

(0.543)

연령×성별

20대×남성

1.475*

(0.69)

1.621*

(0.806)

30대×남성

0.902

(0.68)

0.888

(0.804)

40대×남성

1.046

(0.678)

0.907

(0.806)

50대×남성

-0.056

(0.686)

0.255

(0.855)

교육 수준

-0.085

(0.134)

0.023

(0.161)

소득

-0.050

(0.059)

-0.020

(0.066)

서울

-0.147

(0.314)

-0.237

(0.358)

광주·전라

-1.170**

(0.43)

-0.851

(0.488)

대구·경북

0.208

(0.383)

0.208

(0.433)

부산·울산·경남

0.372

(0.315)

0.390

(0.354)

이념

0.245***

(0.065)

0.109

(0.078)

민주당 정당일체감

-0.347*

(0.163)

0.145

(0.192)

국민의힘 정당일체감

 

 

0.842***

(0.190)

문재인 국정운영평가

-0.017***

(0.005)

-0.008

(0.006)

이재명 호감도

-0.473***

(0.046)

-0.503***

(0.055)

윤석열 호감도

 

 

0.389***

(0.054)

여성 할당제

0.017

(0.108)

-0.0003

(0.125)

대북정책

-0.931***

(0.253)

-0.650*

(0.290)

복지정책

0.255

(0.239)

0.365

(0.276)

SNS 이용도

0.083

(0.085)

0.088

(0.096)

상수항

3.046

(0.772)

0.568

(0.926)

N

971

969

Log likelihood

774.26

893.83

Prob > chi2

0.000

0.000

Psuedo R2

0.5759

0.6663

***p<0.001, **p<0.01, *p<0.05

 

[그림 3]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투표할 확률 (모델1)

 

[그림 4]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투표할 확률 (모델2)

 

[그림 3]을 통해 연령과 성별로 구분한 각 집단의 예측 확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모델 1의 경우, 다른 모든 통제변수의 값을 평균에 고정했을 때, 윤석열 후보를 선택할 확률이 20대 남성의 경우에는 35%이지만 20대 여성의 경우에는 13%에 불과하여 성차가 약 22%p 발생한다. 이 세대 내 성차는 다른 세대 내 격차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수준이며, 차이에 있어 통계적 유의미성이 유일하게 나타난다(30대 16%p; 40대 19%p; 50대 7%p; 60대 이상 5%p).

 

한편, 투표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민의힘 정당일체감 변수와 윤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모델에 포함했을 때도 이러한 20대 내 젠더 격차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그림 4]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변수들의 영향력을 평균값에 고정할 때, 20대 남성(45%)과 여성(23%) 간의 격차가 22%p로 다른 세대 내 성차 수준과 비교할 때도 유의미한 차이로 확인된다(30대 7%p; 40대 8%p; 50대 9%p; 60대 14%p).

 

요컨대 위 경험적 결과를 통해 이번 제20대 대선에서 20대 남녀 간 젠더 균열이 이념과 지역, 세대 및 정당일체감과 정책적 태도 등 다른 정치적 변수들의 영향력을 통제한 상황에서도 유의미하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분석 결과, 앞서 설정했던 두 가설, 즉 ① 20대 청년 세대 안에서 남녀 성별에 따라 투표행태에 차이가 발생하며, ② 20대 남성이 20대 여성에 비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할 확률이 더 높다는 가설의 타당성이 검증되었다.

 

5. 결론

 

이 글은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젠더 균열이 최종 투표 선택에선 얼마나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는지 탐색하고자 하는 글이다. 분석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페미니즘을 둘러싼 청년 세대 내 남녀 간 대립은 제20대 대선 막바지에 이르러 친-페미니즘의 민주당과 반-페미니즘의 국민의힘으로 전선이 구축되면서 정치적 균열로 부상할 수 있었다. 2015년 이래로 지속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20대 남성의 불만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로 향했고 이는 2021년 4.7 재보궐 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지지를 대거 철회하는 모양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렇게 이탈한 20대 남성을 흡수하기 위한 동원 전략으로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선명한 반-페미니즘의 입장을 먼저 취하였다. 반면 여당인 민주당은 처음에 전략적 모호성으로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다가 초접전의 선거 구도에서 막판 지지율의 반등을 위해 결국 친-페미니즘으로 전향하였다. 이로 인해 청년 여성층은 민주당 지지로, 청년 남성층은 국민의힘 지지로 젠더 균열에 따라 갈라지는 정치적 구도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청년 세대 내부의 젠더 균열은 그동안 한국 정치에서 투표 선택의 핵심 변수로 논의되었던 이념, 지역, 세대, 그리고 정당일체감과 인물 호감도 등을 모두 통제한 상태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검증한 결과, 20대 청년 세대의 경우는 성별에 따라 윤석열 후보에 투표할 확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었으며, 이러한 지지 확률의 젠더 격차는 다른 세대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20대만의 특징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청년 세대 내부에 잠복해 있던 젠더 균열이 이번 제20대 대선을 맞이하여 정당과 후보의 선거 동원 전략과 결합하면서 정치적 균열로서 본격적으로 부상하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청년 세대 내부에서 시작된 젠더 균열이 앞으로 한국 정치에서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그 장기적인 전망에 관해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논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노동자 대 자본가, 진보 대 보수, 영남 대 호남 등 사회 안에 잠재된 무수히 많은 균열의 축들이 선거에서 모두 유효한 정치적 균열로 부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회 내 잠복해 있던 갈등은 정당과 정치인의 대중 동원 전략과 맞물릴 때야 비로소 정치적 균열로 기능할 수 있다. 이때, 시민의 위치에서 대표에 의한 갈등과 균열의 정치적 발현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정당과 정치인을 통해 정치적으로 사안을 의제화하여 공론장에서 해결을 모색하는 길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다.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조금은 더딜지라도 사회를 진보로 이끌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 중 하나는 대표를 통한 균열의 발견과 제도적 해결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번 제20대 대선을 계기로 한국 청년 세대의 내부에 도화선으로 잠복해 있었던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가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공론화된 것이나 양 진영의 정치적 대표를 통하여 제도적 해결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 결과에 대해서는 적어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경향신문(2019). “20대 남성은 왜 문재인 정부에 화가 났나.” 2019/01/18 (검색일: 22.03.22.) https://url.kr/mhn93k

경향신문(2021). “안티페미니즘이 휩쓰는 대선, 음소거된 여성들의 목소리.” 2021/11/12 (검색일: 22.03.22.) https://url.kr/6evbr4

경향신문(2022). “2030 여성에 다가가는 이재명…‘젠더 프레임 갇힐라’ 경계도.” 2022/01/10 (검색일: 22.03.22.) https://url.kr/5na9tc

국승민·김은지·김다은(2022). 『20대 여자』 시사IN북.

조선일보(2022). “이재명 “페미니즘이 뭐냐”, 윤석열 “휴머니즘의 하나”.” 2022/03/02 (검색일: 22.03.22.) https://url.kr/jupisr

한국경제(2022).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 남긴 윤석열…이대남 '폭발적 반응'.” 2022/01/08 (검색일: 22.03.22.) https://url.kr/o7f2bp

Campbell, A., Converse, P. E., Miller, W. E., and Stokes, D. E(1980). The American Voter. University of Chicago Press.

 


 

저자: 김한나_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연구원.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에서 정치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와 이화여대 등에서 한국정치, 정당론을 강의하였다. 주 연구 관심분야는 선거제도와 투표행태, 의회정치, 정당정치이다. 최근에는 한국과 국제정치, 한국정당학회보, 의정연구 등 주요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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