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북한의 `新냉전`과 중국의 `新시대`...북·중 `동상이몽`

  • 2023-03-06
  • 박지현 기자 (SPN 서울평양뉴스)

최근 북한이 ‘신냉전론’, ‘지정학적 요충지론’, ‘다극화론’을 내세우며 북·중·러 전략적 연대를 적극 도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복잡한 전략적 셈법 아래 전면적으로 동조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는 동아시아연구원에서 발행한 'Global NK' 「북한의 “신냉전론”에 대한 중국의 인식과 셈법」(2023.2.27)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동률 교수는 북한이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돌파하고 향후에도 추가 제재를 저지하는데 있어 중국과의 협력이 절실하기에 북·중·러의 전략적 연대를 도모하고 미국에 대응하고자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중국은 미국과의 전세계적 네트워크 구축 경쟁이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우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통 우호 국가로 지칭되는 북한과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중국은 북한이 제기하는 다극화에는 동의하지만, 신냉전론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며 오히려 미국의 공세와 압박을 향해 냉전적 사고라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이 교수는 "중국은 ‘신형국제관계’, ‘인류운명공동체’ 등 ‘신시대’에 부합하는 이른바 ‘중국식 방안’들을 제시하면서 ‘냉전적 사고’와의 차별화를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냉전' 부추기는 북한... 거리두는 중국의 '복잡한 셈법' 

이 교수는 중국이 북한의 '신냉전론'에 동조할 수 없는 4가지 이유를 들었다.

△ 첫째, 시진핑 정부는 체제 안정과 경제 회복을 견인하는 것이 우선이고 외교는 이러한 국내 우선 정책에 적합한 외부 환경과 조건을 만드는 데 두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교수는 "중국에게 북한은 전략적으로 이중의 함의를 갖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의 대립과 경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동시에 접경한 북한으로부터의 야기되는 안보 불안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 둘째, 중국과 북한은 미국에 대응하려는 전략적 공감대를 가지고 있지만 양국 모두 사실상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요시 하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 정세의 급격한 변화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중국이 북한과의 군사 안보 협력을 기존처럼 제한적으로만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 셋째,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 북한과는 분명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미국을 비난하고 있지만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 유럽 국가들과의 대립 상황이 더욱 고조되는 것을 회피하고자 한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 넷째, 북한은 제재와 고립으로부터 탈출구를 마련하기 위해 북·중·러의 연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북한은 한·미·일 협력을 북·중·러 연대의 중요한 빌미로 활용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한·미·일 안보 협력이 한반도를 넘어서 대만 문제로 확장될 가능성에 대해서 경계하고 있다고 이 교수는 해석했다.

"중국은 우군의 확장도 절실하지만, 러시아와 북한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의 국가 이미지가 더 나빠지고 고립이 심화되며 미국과의 대립이 악화되는 것도 피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중국과 북한은 미국에 대한 대응이라는 전략적 협력의 동기를 공유하고 있지만 ‘미국 변수’의 구체적 활용법은 여전히 동상이몽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