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우크라이나 전쟁 1년..."북한 핵 효용성 점점 떨어질 것"

  • 2023-03-12
  • 박지현 기자 (SPN 서울평양뉴스)

"러시아의 불법성 드러나야 북한에게 확실한 경고가 될 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지난 2월 24일로 1년이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전쟁이 유엔에서 북한에 대한 단합된 대응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북한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작동한 측면도 있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반면, 결과적으로는 미국 중심의 동맹체제 강화, 북-러 동조화 심화에 따른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 저하, 미국의 통합억제 시스템 구축에 따른 핵무기의 효용성 약화 등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박원곤 동아시아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이화여대 교수)은 동아시아연구원에서 발행한 특집 [보이는 논평]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에게 준 3가지 난제’에서 이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박원곤 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이 북한에게 주는 함의는 긍정적 함의와 부정적 함의가 동시에 작동한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현상적으로 보이는 것은 북한에게 매우 유리한 환경이다”며 “러시아가 국제 질서를 흐트리고 특히 핵 사용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북한의 불법 핵 보유에 대한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대북제재를 결의했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으로 인해 상당히 훼손되는 모습도 북한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에게 준 3가지 난제

그러나 박 소장은 “전체적으로 볼 때 북한에게 반드시 유리하게 모든 국면이 작동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나토 동맹이 다시금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 즉 동료 국가들이 다시 한 번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소장은 “이런 상황은 북한에게도 매우 불리하게 작동을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당장은 러시아에 대한 대응이지만 결국 중국, 북한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있는 미국 주도의 동맹 네트워크가 강화되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 둘째,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이 결국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인데 그간 북한의 행태는 너무 러시아와 동조화가 됐다.

박 소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핵심 동맹국들은 러시아와 북한이 상당히 동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으로 인해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황에서 그들이 원하는 선 제재 해제는 훨씬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또 “러시아가 계속해서 불법적인 전쟁을 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 동료 국가들의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미국은 이를 통해서 통합 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미국이 동맹 네트워크의 재편에 나서면서 국면이 단순히 재래전, 핵전을 넘어서서 사이버와 우주 공간까지 포함한 ‘다면(多面)' 전장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하기 때문에 북한이 부여하고 있는 핵의 효용성은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마지막으로, 과연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마무리되고 어떻게 평화로 갈 것이냐 하는 점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남아있다.

박 소장은 “만약에 정말 러시아가 원하는 수준의 근접한 형태로 전쟁이 종전이 된다면 이것은 상당 부분 결국 북한이 원하는 그림에 근접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그런 점에서 “이 전쟁은 확실하게 러시아의 불법성이 드러나고 우크라이나의 이해가 보장되는 형태로 기존의 국제 질서가 복원되고 유지되는 방향으로 끝나야 북한에 대한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