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해외 싱크탱크와 광폭 교류·정파 초월… 외교안보 전략 ‘열린 두뇌’[Leadership]

  • 2023-03-06
  • 김유진 기자 (문화일보)

■ 베스트 리더십 - 국내 대표 싱크탱크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질서가 요동치고 한국의 외교 노선 정리가 중요한 현재 국내 외교·안보 분야 민간 싱크탱크들 가운데 특히 아산정책연구원과 동아시아연구원(EAI), 니어재단 등이 존재감을 보인다. 세종연구소는 30년 이상 연구를 계속해온 국내 대표 싱크탱크 중 하나지만 최근 외교부 감사에 문정인 이사장이 사의를 밝히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이들 민간 싱크탱크가 자유로운 토론과 정책 제안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비결을 추적하다 보면 각 기관의 리더가 발휘하는 리더십에 주목하게 된다. 정파에 휘둘리지 않고, 꾸준히 연구해 사회에 기여한다는 기본 가치는 이들 싱크탱크가 가진 공통된 철학이다. 이들은 더 이상 정부 밖의 연구기관으로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이 제시하는 각종 정책 아이디어가 정부의 외교·안보 전략을 세우는 주요 뼈대가 되고 한국을 명실상부 글로벌 리더 국가로 도약시키고 있다.

■ 하영선 EAI 이사장

‘자본 영향 벗어나 연구해야’

대기업 도움 받지않고 운영

‘한일 국민 인식 조사’ 유명

무보수로 일하며 ‘솔선수범’

◇무보수로 일하는 하영선 EAI 이사장의 ‘솔선수범 리더십’ = 2002년 5월 설립돼 지난해 20주년을 맞은 EAI는 현재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인 하영선 이사장과 손열 원장이 주도한다. EAI는 대기업의 도움을 받지 않고 국내외 중견·중소기업과 정부, 개인 기부 등으로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자본에 영향받지 않는 연구를 하기 위함이다. 하 이사장과 손 원장은 보수를 받지 않고 일해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보인다. 지난 반세기 국제정치학 연구에 몰두해 온 하 이사장은 2012년 제2대 이사장에 취임한 이후 지난 10년간 EAI를 글로벌 싱크탱크로 키워냈다. EAI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가 세계 1만여 개의 싱크탱크를 평가해 결산하는 보고서(Global Go To Think Tank Index Report)에서 2013년 이후 10년째 60위권을 지키고 있다.

2013년부터 매년 발표되는 ‘한일 국민 상호인식 조사’는 EAI의 ‘대표 작품’이다. EAI는 지난해 일본의 비영리기구 겐론(言論)NPO와 공동 조사를 실시해 한·일 모두 ‘한·일 관계 회복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전년도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강한 의지를 보이는 한·일 관계 개선에 의미 있는 동력이 됐다.

EAI는 2021년 8월 통일부와 함께 한반도 문제를 전문으로 하는 영문 웹저널 ‘글로벌 NK 줌 앤드 커넥트’(Global NK Zoom & Connect)를 발간하기도 했다. 통일부가 예산을 지원하고 집필진 구성과 편집·기획 등 웹저널 운영 전반은 EAI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EAI는 지난 23일 26∼27번째 편에서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인터뷰 등을 게재하고 미국이 지난달 말 6년 만에 신임 북한인권특사를 지명한 의미와 최근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해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