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원전 놓고 인식차…보수 70% “필요” 진보 52% “축소”

  • 2020-07-06
  • 고정애 기자 (중앙일보)

2020 한국인 정체성 조사 

‘해방 직후 남북한에서 이승만(또는 미국 정부)이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이승만 잘했다” 보수 61% 진보 39%

응답자의 이념과 지지 성향을 알아낼 수 있는 질문이다. ‘2020년 한국인의 정체성’ 조사에서 보수와 진보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지지자가 엇갈린 답변을 내놓았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해방 정국 역할에 대해 긍정 평가한 응답률은 전체적으론 49.1%였다. 보수에선 60.7%였으나 진보에선 39.3%에 불과했다. 미국 정부를 두고도 각각 61.1%, 36%였다. 통합당 지지자들에선 63.2%(이승만), 62.7%(미국)였지만 민주당에선 41.5%(이승만), 42.4%(미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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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별 평가는 민주주의 성숙도를 두고도 달랐다. 보수의 긍정 평가가 5년 전에 비해 10.6%포인트 오른 71.4%인 데 비해 진보의 경우 33.9%포인트 오른 78.9%였다. 
  
미디어 신뢰도도 엇갈렸다. 신문·방송은 물론 유튜브 채널까지 신뢰 여부를 물어 유사한 응답자들에게 신뢰받는 언론사들끼리 묶는 통계모델을 적용해 분석했을 때, 왼쪽부터 노무현재단-지상파-뉴스전문채널 등 방송사, 대다수 신문과 일부 방송사, 대다수 유튜브-가로세로연구소 순으로 나열됐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유권자 성향에 따라 신뢰하는 미디어가 완전히 달랐다”며 “특이한 건 외국과는 달리 대다수 방송사가 한쪽으로 몰려 나온다는 것이다. 이들 방송사를 신뢰하는 유권자들은 진보 성향의 신문을 신뢰하는 평균적인 유권자와 많이 겹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미디어 신뢰 현실이 일종의 진영 사고를 증폭하는 ‘반향판(echo chamber)’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정작 정치사회 인식은 성향 차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복지보다 성장 ▶공기업 확대 ▶기업 규제 완화 ▶개인의 자유보다 사회적 질서 우선 ▶타다 같은 혁신 기업 육성 쪽이 다수설이다. 단, 원자력발전을 두곤 보수에선 필요하다(70%)고 본 반면, 진보에선 축소(52%)해야 한다는 의견이 앞섰다. 
  
고정애 정치에디터 

2020 한국인 그들은
한국리서치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5월 6일부터 27일까지 면접원에 의한 대면면접조사(PI) 방식으로 실시했다.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 오차는 ±3.1%포인트다.
 
2020 정체성 연구진
이숙종(성균관대 행정학·연구책임) 강우창(고려대 정치외교학) 강원택(서울대 정치외교학) 김석호(서울대 사회학) 박성민(성균관대 행정학) 박형준(성균관대 행정학) 이내영(고려대 정치외교학) 정한울(한국리서치 전문위원) 조민효(성균관대 행정학) 한규섭(서울대 언론정보학) 황태희(연세대 정치외교학) ※자세한 내용은 6일 오전 9시30분 국회에서 진행될 ‘우리가 보는 세상 15년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2020년 한국인의 정체성’ 결과 발표에서 다뤄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