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와 에이즈 감염, 폭력 등으로 고통받는 세계인을 감안할 때 이제 각국 정부가 적절한 인간안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은 27일 오후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열린 "평화와 인간안보(Peace and Human Security)"주제의 강연에서 인간안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9·11 테러가 국제인권 기준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진 이후 세계 대부분 정부들이 국가안보와 대 테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각국이 국가안보 개념을 넘어 광범위한 인간안보의 개념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지난 6년간 3만명이 테러로 목숨을 잃었지만 같은 기간에 굶주림과 말라리아 등 예방가능 질병으로 매일 3만명이 죽어갔다"며 "(각국이)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해야 하느냐는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인간안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 재임시 아일랜드를 국가경쟁력 5위로 탈바꿈시키고,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을 지내는 등 인권운동가인 로빈슨 전 대통령은 북한 인권과 여성 문제에 대해서도 충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인권 전문가로서 북한의 인권 유린을 규탄한다"며 "북측 지도층이 인권침해에 대한 협상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여성 문제와 관련, "여성 테러를 근절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여성 스스로 변화를 주도하는 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야 성평등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반도는) 민감한 시기지만 6자회담이 시작돼 희망의 시기이기도 하다"며 "(북핵문제 등은)북한뿐만 아니라 한국 ,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정부의 역할이 문제 해결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아시아연구원(EAI·원장 김병국)이 주 관한 이번 "도라산 평화 인권 강연회"는 개막일(8월1일)에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대통령, 17일에 테드 터너 미국 CNN 창설자가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