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청와대·검찰 힘에 비해 신뢰도 크게 낮아

  • 2005-05-25
  • 신창운기자 (중앙일보)

중앙일보·동아시아연, 국민 1619명 설문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주요 기관의 신뢰도는 그들이 행사하는 영향력에 미치지 못했다. 23개 파워 조직의 영향력 평균 점수는 5.58점인데 비해 신뢰도 평균은 5.04점으로 나타났다. 또 영향력 평점에서 15개 기관이 중간점수인 5점 이상을 받았지만 신뢰도 분야에선 7개 기관만 중간 이상으로 평가됐다.

영향력과 신뢰도가 함께 높다는 것(1분면)은 해당 기관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여기에 속하는 기관은 모두 7개다. 삼성 등 4개 대기업, 그리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들어 있다. 경찰은 영향력 6.11점과 신뢰도 5.03점으로 정부 권력기관 중 유일하게 1분면에 합류했다.

이와 반대로 영향력과 신뢰도가 함께 낮다는 것(3분면)은 해당 기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8개 기관이 여기에 위치하고 있다. 노동자 단체인 민주노총.한국노총, 교총과 열린우리당.민주노동당 등이다.


          

영향력은 높은 데 비해 신뢰도가 낮다는 것(4분면)은 해당 조직에 대한 불만과 부정적 평가를 의미한다. 여기에 속하는 기관은 모두 8개로 청와대.국정원 등 대부분의 정부 권력기관과 참여연대.경실련 같은 시민단체가 포함됐다.

영향력에 비해 신뢰도가 낮은 것은 대부분의 기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문제는 그 정도에 있다. 영향력과 신뢰도의 차이가 가장 큰 곳은 검찰로 영향력이 6.12점인 데 반해 신뢰도가 4.79점이었다. 차이가 1.33점이다. 그 다음은 청와대와 전경련으로 각각 1.22점 차이를 나타냈고, 국세청과 경찰이 1.09점과 1.08점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속해 있었고 고영구 국정원장 등 정부 요직 인사들을 배출한 민변의 영향력은 의외로 낮게(22위) 평가됐다. 민변의 신뢰도 순위는 그러나 검찰과 같은 중상권(9위)이었다.

◆ 20대는 청와대, 50대는 한나라당=23개 파워 조직에 대한 신뢰도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뚜렷한 특징이 나타난다. 20대는 청와대.열린우리당.국정원에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를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과 SK 등 대기업뿐 아니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신뢰를 보냈다.

30대는 참여연대와 전교조.전경련에 대해, 40대는 경실련에 신뢰를 표시하고 있다. 50대는 한나라당.경찰과 함께 현대차에 대해 높은 신뢰감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북 응답자들이 전체 기관들에 골고루 높은 신뢰를 보내주고 있다. 청와대와 국정원은 물론 시민단체에 이르기까지 높은 신뢰감을 표시하는 것은 지역민의 이해관계와 연관돼 있거나 각 기관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과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 종사자가 특징적이다. 조사 대상 전 직업군이 대기업에 호의적이지만 화이트칼라만 대기업을 덜 신뢰하는 편이다. 이들은 그 대신 국세청이나 검찰.경찰.헌재 등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감을 표하고 있고, 전경련이나 전교조에 대해서는 중간 정도의 신뢰를 보였다.

이현우 경희사이버대 교수


◆ 조사에 참여한 동아시아연구원 시민정치패널 명단=김병국(고려대).이내영(고려대).김태현(중앙대).강원택(숭실대).이재열(서울대).김민전(경희대).이현우(경희사이버대) 교수, 김장수(고려대 BK21 연구단)박사, 정원칠.정한울(동아시아연구원)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