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북핵 4∼5년 더 끌면 세계적 위기 올 수도

  • 2005-04-01
  • 강준구기자 (국민일보)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대사 "북핵 4∼5년 더 끌면 세계적 위기 올 수도" 

"북핵문제가 이 상태로 4∼5년간 방치된다면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적인 불안상태가 올 것입니다."


1994년 북핵대사로 활동하며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던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학 국제대학 학장인 로버트 갈루치(59)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31일 동아시아연구원 초청으로 가진 한국프레스센터 강연에서 "현재 북핵문제의 가장 큰 문제는 무관심"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갈루치 교수는 "2002년 10월부터 북핵문제가 불거졌음에도 현재 핵무기가 없고 처리 방법이 골치가 아프다는 이유로 국제세계에서 아직까지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 사이 북한은 연료봉 재처리를 끝내고 플루토늄을 생산했으며 북한이 농축 장비를 갖고 있는 만큼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지금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갈루치 교수는 "실제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된다면 일본이 핵무장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될 것이고 동아시아를 벗어나 전세계적인 혼란상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면서 "2001년 이후 테러위협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그 상황을 가장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현재까지 미국에 가해지는 공격은 러시아나 파키스탄 등지에서 유출된 무기로 보고 있지만 4∼5년 뒤 핵무기로 인한 테러공격이 가해진다면 북한이 핵물질을 수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갈루치 교수는 "2003년 베이징에서 북측 대표가 "생존을 위해서 핵을 팔 수도 있다"고 말했다"면서 "200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던 것처럼 4∼5년 뒤에 같은 방법으로 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갈루치 교수는 부시 정부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많은 것을 들고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네바 합의가 실패했던 것은 검증장치가 약했기 때문"이라며 "이후 검증장치를 보장받으려면 경수로를 다시 지원하는 등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민간인납치, 미사일, 북한 인권, 재래식 무기 등의 문제를 일거에 일으켜 협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갈루치 교수는 북핵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략적 우선순위를 설정할 것, 당근과 채찍을 통합할것, 6자회담 뿐 아니라 북·미양자대화를 할 것 등 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