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한국, 책임경영 잠재적 압력 높아

  • 2005-02-22
  • 한준 (매일경제)

"사회책임경영" 21개국 여론조사


 

기업이 사회책임경영의 필요성을 깨닫는 것은 기업 스스로보다는 기업을 둘러싼 환경으로부터 압력을 받아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글로브스캔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회적 압력의 정도를 조사한 결과 국가간에 상당한 차이가 발견됐다.

"지난 1년 동안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되는 기업에 대해 그 회사의 제품을 사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그 기업을 비판하는 것 등을 고려해 본 적이 있는가"라고 질문한 결과 선진국에서는 기업에 대한 불매 또는 비판을 실제로 행동으로 옮긴 비율이 응답자 중 40%를 넘었다.

반면 한국은 그 비율이 응답자 중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3%) 인도(6%) 러시아(7%) 나이지리아(14%) 칠레(14%) 등이 한국보 다 낮은 비율을 보인 반면, 중국(18%) 필리핀(18%) 브라질(15%) 등은 한국보다 행동에 옮긴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 국민들이 기업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국에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제재 행동에 대해 "고려해 보았으나 아직 행동으로 표출하지 않은 경우"가 46%로 가장 높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 적극적 행동을 고려해 본 적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36%로 캐나다(35%) 미국(35%)에 이어 낮게 나타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 직접 행동으로 제재해 본 경우와 고려해 보았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한 경우를 합하면 한국은 전체 21개국 중에서 호주 미국 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압력이 높은 국가다.

결국 한국 사회에는 아직 사회책임경영에 대한 드러난 사회적 압력은 높지 않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잠재적인 압력이 광범하게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한국 기업들이 사회책임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힘써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준 연세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