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기관별 신뢰도

  • 2005-01-28
  • 정원칠 (한국일보)

충청권서 신뢰도 가장 낮아
행정수도 백지화 작용한 듯


기관별 신뢰도에서는 지역에 따른 차이가 크게 두드러졌다. 특히 대전.충청권의 신뢰도는 4.3으로 전체 평균 5.1보다 크게 낮았다. 이는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인 강원도의 5.8보다 1.5나 낮은 수치다. 구체적인 항목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2.9, 정부 2.9, 국회 2.8, 사법부 3.5 등으로 나타남으로써 각 항목 평균보다 30~40% 정도나 낮았다.

이는 신행정수도 이전 결정이 백지화됨에 따른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전.충청 지역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신뢰개선 노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은 대통령을 사회에서 가장 커다란 영향력(전체 평균 6.9, 대통령 7.5)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신뢰도는 5.1에 그쳤다.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놓고 이 같은 응답이 나왔을 수도 있고, 노무현 개인에 대해 대답했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대통령은 가장 큰 영향력을 갖는 만큼 가장 높은 수준의 신뢰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실이다.

노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측면에서 보면, 지난 대선 때의 지지후보와 지지정당에 따라 신뢰도 차이는 1점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진다. 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에 따라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반면, 영향력을 같은 기준으로 분석하면 신뢰도에서와 같은 큰 폭의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영향력에 있어서는 직위를, 신뢰도에 있어서는 개인을 고려한 응답이 많았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일종의 정치적 선호가 신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신뢰는 바람직한 가치다.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가치가 개인 차원의 기준에 커다란 차이를 나타낸다면 우리 사회의 신뢰 구조는 불안정하다고 할 것이다. 개인에 대한 선호에 따라 신뢰는 변화할 수 있으며 신뢰 구조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뢰가치만을 놓고 본다면 개인 노무현 보다는 대통령 직책을 더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종의 시스템화 혹은 안정화가 요구된다는 의미다.

 

정원칠 EAI 여론조사센터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