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한국의 테러불감증

  • 2005-01-21
  • 최영종 (매일경제)

이번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현재 한국인들의 가장 큰 고민은 경제 문제다. 세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현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한국인들은 경제 문제(41.6%), 환경 문제(28.1%), 전쟁과 평화(12.8%)라고 대답해 경제 문제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나타냈다.

또 가장 큰 걱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의 53.8%가 "불안한 경제 사정과 노후 대책"을 꼽았다. 지금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인들이 경제 문제를 중요한 현안으로 인식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북핵 문제, 한ㆍ미 동맹 등 외교안보 현안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인이 다양하고 균형 잡힌 세계 인식을 하지 못하고 경제 문제에 치우쳐 있는 얕은 국제인식 수준을 보여준다.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현재 한국이 전쟁이나 테러 위협에서 안정권에 있지 않 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대다수는 이를 걱정거리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점 이다.

한국인 가운데 8.8%만이 "테러리즘 또는 전쟁"을 걱정거리로 지적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영국, 인도네시아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우리의 안보에 대한 관심이 북한에만 집중되어 있고, 북한의 위협에 대한 인식 이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영종 카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