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파월, 대학생들과 30여분 대화

  • 2004-10-27
  • 유강문기자 (한겨레)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6일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주한 미국대사 관저에서 한국 대학생 30여명과 대화의 자리를 가졌다. 30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대화는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미국대사관 관계자는 "파월 장관이 한국의 변화를 이끄는 젊은 세대들에게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파월 장관이 관저 1층 행사장에 들어서자 대학생들은 커다란 박수로 맞았다. 대학생들은 파월 장관을 가운데 두고 둥글게 앉아 질문을 쏟아냈다. 대학생들이 너도나도 손을 들어 질문을 하려 하자 파월 장관은 순간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파월 장관은 인삿말에서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을 이룬 한국인들을 존경한다"며 운을 뗀 뒤 "미국은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국과 50년 동안 함께 했다"며 한­미동맹이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점증하고 있는 반미감정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젊은이들이 미국을 직접 보면 좀 더 미국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문제는 그들을 미국에 데려오는 데 많은 돈이 든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 감축에 대한 질문에 "한국이 원하는 한 우리는 한국에 머물 것"이라며 "반미감정이 증가한 시기에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미군의 주둔을 지지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최근 카이스트를 졸업했다는 최정욱(22)씨는 행사를 마친 뒤 “"아시아 특히 한국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미 국무장관과 직접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며 "정치적 고려가 없지 않겠지만 쇼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고려대 허윤선(23)씨는 "그동안 북한 핵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준 파월 장관의 견해를 직접 들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미국대사관이 관련 기관과 평소 친분이 있는 교수들의 추천을 받아 선정했으며, 미국 대사관에서 일했거나 동아시아연구원 인턴과정에 참여한 이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