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의 핵무기 개발 및 안보 전략 변화에 따른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스페셜리포트를 발간합니다. 연구진은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가 미국의 동맹 전략 변화 및 저위력 핵무기 개발, 중국의 핵전력 확대 및 권위주의 강화 등의 맥락 속에 진행되는 가운데, 양국의 우발적 무력 충돌이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봅니다. 구체적으로 미중 간 수직적 핵확산(horizontal proliferation) 진행, 대만을 둘러싼 전략 경쟁, 북핵 문제와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 핵테러 등의 문제와 연관하여 미중 간 핵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분석합니다.

스페셜리포트
[미중 핵 대타협 스페셜리포트] ⑤ 핵테러 방지를 위한 핵안보 구상: 미중 핵 안보 및 안전 협력 전략

I. 핵 테러 분야 현황 분석   (1) 핵테러 분야 국제협력 약화 배경 2001년 9월 11일 미국에 대한 알카에다(Al Qaeda)의 테러공격은 1991년 소련의 붕괴 이후 지구화의 심화와 민주주의의 확산에 따른 세계 평화 및 번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낙관론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미 부시 행정부가 시작한 “테러와의 전쟁(Global War on Terrorism)”에 이어 오바마 행정부 시기 ‘핵안보정상회의(Nuclear Security Summit)’ 등을 통해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가 테러분자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막는 다양한 국제협력 노력이 ‘핵 안보(nuclear security)’의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2016년 마지막 핵안보정상회의를 끝으로 핵 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 방안에 대한 관심은 점차 약화되었고,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대중 견제정책을 강화하면서 국제사회 공동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 또는 양자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가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가들간의 대립 양상이 권위주의 정부 대 민주주의 진영간 대립으로 인식됨에 따라 핵 테러 및 확산 방지를 위해 국제협력과 연대가 크게 약화되는 형국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에 대한 대북 추가제재안이 2022년 5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하고, 이어 2023년 2월에는 대북 의장성명 채택도 무산되었다. 2022년 8월에 열린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 평가회의도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언급을 문제삼은 러시아로 인해 최종선언문 채택에 실패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문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협력 약화를 가져온 주요 요인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핵 테러 분야의 국제협력 동인이 상실된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지난 20년간 진행된 미국 대테러전이 성공했던 측면도 무시하기 어렵다. 물론 아직 IS(Islamic State)와 알카에다가 잔존해 있고, 이들이 미국에 대하여 대량살상 테러공격을 감행하고자 하는 의지는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념(ideology) 차원에서 미국의 대테러전은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해 테러집단이 심리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지속적인 테러조직원의 충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중동, 북아프리카, 서아시아에서는 여전히 소모전(war of attrition) 양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테러세력을 특정하여 조직의 지도자를 제거하고, 미국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테러조직의 역량을 약화시키려 했던 미국의 대테러전은 상당한 물리적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은 1대 및 2대 알카에다 리더를 사살하여 테러조직들이 대규모 작전을 수행할 능력을 가지지 못하게 만들었다. 현재 테러집단의 조직원들은 수평적으로 넓게 퍼져 SNS를 통해 활동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인해 그 활동이 극도로 위축되었다. 드론을 활용한 공중 사살 작전을 두고 “두더지 잡기(whack-a-mole)”라고 비난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경험있는 테러조직원들이 테러 시도를 하는 것보다 자신의 생존에만 전념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House Hearing 2017).   상정할 수 있는 테러 위협 가운데 가장 끔찍한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핵 테러는 핵폭발을 통해 목표로 한 국가에 최대의 인명피해를 가져옴과 동시에 심리적·정치적으로 엄청난 압박 효과를 기도하는 방식의 공격이다. 2009년 출간된 한 연구는 테러집단이 2천만 달러만 들이면 초보적 수준의 핵 장치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장비·인력·물질을 구할 수 있고, 이에 더해 8천만 달러만 들이면 고농축우라늄, 플루토늄 등 무기화 가능 수준의 핵물질 입수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Finlay and Tamsett 2009). 알려진 사례로는 1990년대 일본 사교집단 오옴진리교와 2000년대 알카에다의 핵무기 입수 시도가 있으며, 2010년대에는 IS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핵 테러의 역사는 아주 간단히 요약된다.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There hasn’t been any)” (Jenkins 2008). 핵무기와 관련한 핵물질·기술·장비·무기의 경우 강력한 국제·국가 차원의 감시 및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어 핵무기 테러는 그 성공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성공적 미국의 대테러전 수행으로 인해 테러 시도 자체가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핵물질을 획득해서 테러를 감행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현재 테러집단은 핵무기 개발 지식, 핵물질, 시설, 자금 등의 필요조건 가운데 어느 하나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핵물질 입수 및 수송 관련 기술 및 인력 확보 핵물질의 안전한 보관 및 재처리·가공 기폭장치 설계 및 개발 무기화 후 은닉 및 수송 전 과정의 철저한 보안 유지 등 성공적인 핵무기 테러를 위해서는 최소한 20단계 이상의 과업이 요구되나 테러집단이 이 모든 과업을 은밀히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Mueller 2012). 그나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핵보유국으로부터 핵개발 지원을 받거나 직접 핵무기를 얻는 것이지만 아무리 불량국가라 하더라도 자국이 직접 통제하지 못하는 테러집단에 핵무기나 기술을 제공할 유인동기가 없다 (Mueller 2009). 제대로 된 보안 대상이 되지 못하는 소위 ‘느슨한 핵(loose nukes)’의 탈취나 암거래 시장에서의 입수 우려 역시 과대평가된 것으로 소련 붕괴 직후의 혼란기 에도 핵무기만큼은 철저히 보안과 통제의 대상이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Mueller 2012).   일례로 핵무기는 아니지만 생화학 무기를 활용한 테러를 감행한 옴진리교는 과학자, 연구시설, 무제한에 가까운 연구자금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쿄 지하철에서 7명의 사망 피해자를 내는 것에 그쳤다. 불을 지르거나 총을 이용한 테러가 훨씬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설령 핵무기 입수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실제 핵공격을 시도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테러집단이 개발 가능한 수준의 핵무기로는 재래식 무기 이상의 살상력을 갖기 힘들며, 핵공격을 시도할 경우 피해국과 국제사회가 해당 테러집단을 철저히 궤멸시키는 수준으로 보복에 나설 것이기에 핵무기는 다른 테러 방법에 비해 결코 매력적인 옵션이 아니다(McIntosh and Storey 2018). 이 때문에 테러조직이 핵무기를 획득하여 테러를 감행하는 것은 실현성이 매우 낮아진 것이 사실이고, 따라서 핵 테러 공포는 ‘신화 속 괴물’과 같다고 보는 입장이 주류 학자들의 시각이다(Jenkins 2008).   미 국토안보부와 메릴랜드 대학교가 함께 구축한 POICN(Profiles of Incidents Involving CBRN and Non-state Actors) 데이터베이스(Binder and Ackerman 2021)는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다. 1990년에서 2017년 사이의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 혹은 저지된 비국가 범죄·테러집단의 대량살상무기(생물·화학·독·방사능·핵무기) 테러 및 관련 범죄(위험 물질 탈취, 밀수 등) 총 517건 중 55건(10.64%)이 방사능 물질, 16건(3.09%)이 핵무기와 연관된 것이었으며, 이들은 모두 미수에 그치거나 적발·저지되었다. 1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경우는 총 94건(18.18%)였는데, 조사기간 발생한 총 부상자 수(5,662명)의 총 75.86%가 단 11건의 테러공격으로 인해 발생하였고, 이는 모두 독극물이나 화학물질을 이용한 테러였다. 가장 큰 피해를 낸 것은 2016년 이라크 북부 소도시 타자(Taza)에 대한 IS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총 1,308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상의 데이터는 국가 행위자에 비해 인력·비용·물자 제약이 현저한 테러집단이 핵무기 테러보다 생화학 테러를 훨씬 더 선호한다는 것과, 이러한 방식의 테러가 핵 테러보다 실질적으로 성공할 확률도 더 높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2) 현재 핵 테러 위협 평가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 핵 테러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문제인가? 미국 정부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테러집단에게 지속적인 압박을 가하고, 핵물질 방호에 대한 국제협력이 지속되는 한 앞으로도 핵 테러의 위협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앨리슨(Graham Allison)을 비롯한 여러 연구들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핵물질 및 핵무기의 확산과 이전으로 인한 핵 테러 가능성은 여전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Allison 2018; Dalton 2021). 그동안 핵무기 테러가 없었던 이유는 핵무기 테러 자체의 가능성이 낮아서가 아니라 국제사회와 각국이 핵무기 테러의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방 지하기 위해 도입한 다양한 조치들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 핵무기 안전을 위한 미 러간 협력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 시기의 전지구적 핵안보 레짐 강화 노력이 중요한 성과를 거두었다(Allison 2018). 또한 9·11테러와 다수의 자살테러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테러집단은 최대한의 정치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 자기 조직에 피해가 예상되더라도 핵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Bell 2019). 핵탄두의 소형화 및 핵 발사 장치의 디지털화로 인해 핵 테러에 사용되기 용이한 기반 기술이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아울러 핵 테러는 단순히 핵무기를 사용한 테러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주요 학자 및 전문가들(Galatas 2020; Gale and Armitage 2018)은 핵무기 테러보다 방사능 테러의 위험성을 더욱 심각하게 인식한다. 먼저 방사능 테러는 핵폭발이 아닌 방사능 오염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와 경제·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방식으로,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재래식 폭발 장치를 활용해 방사능을 유포하는 소위 “더러운 폭탄(dirty bomb)”의 사용이며, 두 번째는 공기·수도·토양에 방사능 물질을 은밀히 직접 유포하여 오염시키는 것이다. 세 번째 유형은 방사능 유포 기구(Radiological Emission Device: RED)를 대중 이용 시설 등에 은밀히 설치해 방사능 오염을 유도하는 방식이며, 네 번째는 원자력 발전소(이하 원전), 원자력 발전 폐기물 저장고, 병원 방사선 시설 등 방사능 물질 취급·저장시설을 공격해 방사능 오염을 꾀하는 방식이다. 방사능 테러는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복잡한 기술과 무기화가 가능한 수준의 고농축 핵물질에 대한 접근을 필요로 하지 않고, 비교적 적은 비용과 리스크만 감수하면 되기 때문에 테러 집단에게 매력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핵무기에 의한(weaponized)’ 테러 위협이 거의 사라졌다고 해서 ‘더티밤’등을 활용한 방사능테러와 같이 ‘급조된 장치(improvised)’에 의한 위협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자력 발전소를 파괴하는 것을 통한 “대량혼란무기(weapons of mass disruption)” 사용 시도 위협도 현존하는 위협인 것이 분명하다. 특히, 미중 핵 경쟁이 지속되고 이러한 ‘수직적 확산(vertical proliferation)’이 ‘수평적 확산(horizontal proliferation)’으로 이어질 경우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에 의한 ‘핵무기 이전’ 위협과, 인도-파키스칸 국경지역에서 소형 전술핵무기를 도난당하는 ‘유출’ 위협은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Allison 2018).   2. 미중 핵 테러 전략 및 향후 도전 요인   (1) 개요   중동의 테러 사태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테러의 본거지는 아프리카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대테러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아프가니스탄의 극단주의 확산에 대해 안보 우려를 가지고 있다. 중국은 탈레반과의 밀착관계를 활용하여 경제 협력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핵심 이익은 신장 자치구 해방 및 이슬람 국가 건설을 통해 서방과의 경쟁을 추구하는 위구르 무장 세력에 관한 안보이익을 포함한다. 이러한 점에서 여전히 미중 간에는 대테러 협력의 필요성이 지속된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1) 방사능 테러, (2) 북한에 의한 핵무기 이전, (3) 인도, 파키스탄 국경지역에서 테러조직으로의 핵무기 유출 위협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중국 및 러시아 등 지정학적 경쟁국과 미국 간 관계의 역학 속에서 핵 테러 분야 협력이 국제사회에서 주변부의 이슈에 머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따라서 핵 테러 문제에 관한 미국과 중국의 현재 입장을 정리하고, 양국의 협력을 저해할 수 있는 위협요소를 파악하여 미중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2) 미국   2009년 4월 프라하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테러조직들이 핵무기를 사거나, 만들거나, 훔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고, 만약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핵무기가 들어간다면 이를 주저 없이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식은 핵 테러 공격이 “만약(if)”에 일어날 경우 어떻게 대비할지를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when)” 일어날지를 연구하는 급박한 분위기를 만들었고, 이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4차례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핵무기 제조 혹은 방사능폭탄(Radiological Dispersal Device: RDD)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핵물질(fissile material)이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갈 수 있는 모든 경로, 즉 핵보유국에서 테러조직으로의 “이전(transfer),” 도난되는 “유출(leakage),” 혹은 테러조직의 핵물질 “자체 생산(indigenous production)”을 차단하는 다양한 협력 방안들이 논의되었다(Litwak 2016).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면서 핵 안보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국제협력 노력들에 제동이 걸렸다. 미국 내 사회 분열 심화, 정부 주요 보직 내 전문가들의 부재 및 공석 사태 장기화, 미국 정당의 양극화 심화(Nuclear Threat Initiative 2018, 14)로 인해 핵 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성과는 상당히 후퇴하였다. 이러한 미국 리더십의 약화로 54개 국가에서 핵 물질의 유출 및 핵시설 파괴에 대한 위협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였다. 2021년 뮌헨 안보회의 연설을 통해 핵물질 방호에 대한 국제협력 회복을 강조하고(Roth 2022), 2023년 3월 공개한 “대량살상무기 테러 방지 및 핵·방사능 물질 안보 강화 국가안보 보고서(National Security Memorandum to Counter Weapons of Mass Destruction Terrorism and Advance Nuclear and Radioactive Material Security)” (The White House 2023a)를 통해 핵 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노력과 국제사회 내 미국의 리더십을 복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3) 중국   중국은 테러문제를 국가안보의 ‘근본적 과업’인 정치안전의 문제라고 본다. <신시대중국국방> (State Council Information Office 2019b) 보고에 의하면 중국은 2012년부터 인민무장경찰부대(People’s Armed Police: PAP)를 동원하여 작전수행에 왔고, 2015년 대테러법을 채택하여, 국가가 테러조직에 대한 대응을 할 경우 인터넷 및 통신업체들이 적극 협조하도록 의무화하였다. 국제협력 차원에서는 대테러전을 ‘인류공영’과 ‘윈윈협력’ 차원의 주요과제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공동대응은 상하이 협력 기구(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SCO) 및 아프가니스탄, 중국, 파키스탄, 타지키스탄으로 구성된 4자 협력 및 조정기구(Quadrilateral Cooperation and Coordination Mechanism: QCCM)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고강도 대테러전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4) 향후 도전 요인   향후 미중이 핵 테러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자 할 때 고려해야 하는 가장 큰 위협요인을 정리하면 아래 세가지와 같다.   이슈 1.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핵 비확산 국제 거버넌스 약화와 핵 안보 취약성 증대   앨리슨은 (1) 여러차례 미국의 레드라인에 도전한 북한에 대해 어떠한 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있는 점, (2)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핵개발 노하우의 이전이 더욱 용이해진 점, (3) 미국의 대테러전 수행에 따른 반발감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저항 세력을 만들어 내고 있는 점, (4) 카슈미르 지역을 둘러싼 인도-파키스탄의 영토 분쟁과 국경지대 전술핵무기 배치에 따른 핵물질 방호 취약성 증대 가능성, (5) 미러간의 협력 저하에 따른 반핵테러 노력의 효과성 급감, (6) 미중 핵 경쟁 심화에 따른 핵 유출 가능성 증대, (7) 국제 비확산 체제의 신뢰성 약화 등의 요인을 들어 핵 테러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주장한다(Allison 2018, 11-16).   이중에도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핵 비확산 영역에서 미러간 협력 단절은 국제 대테러 역량 차원에서 중대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엔안보리 및 NPT 레짐의 약화는 핵물질 및 기술의 이전 방지를 위한 핵심 대응조치인 ‘징벌에 의한 억지(deterrence by punishment)’ 능력을 크게 저하시키고, 이는 단기적으로 국가에서 비국가 행위자로의 연쇄적인 불법적 핵확산을 야기할 가능성을 높인다(Litwak 2016). 특히, 이미 상당한 수준의 핵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과 파키스탄에서 테러조직으로 핵기술 혹은 물질이 확산되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일례로, 2007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파괴된 시리아의 알-키바르 지역에 건설 중이었던 원자로의 경우 북한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Allison 2018). 게다가 코로나19 펜데믹 상황 속 국경폐쇄와 장기간 유지되고 있는 국제제재에 따른 심각한 경제난 속에서 북한은 핵, 생화학 및 미사일 기술과 무기를 이란, 이집트, 예멘, 시리아 등에 판매하여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유혹을 강하게 받고 있다(Dalton 2021). 미중간 핵경쟁, 특히 중국의 급격한 핵능력 강화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약화되고 있는 핵비확산 거버넌스에 추가적인 부담을 안긴다. 이같은 핵 비확산 영역에서 미러, 미중 간 협력 저하와 비확산 국제 거버넌스의 약화는 9/11 테러 이후 그동안 비교적 성공적으로 유지되어 온 ‘핵 이전’ 영역에서 징벌에 의한 억지력과 ‘핵 유출’ 영역에서 ‘거부에 의한 억지력(deterrence by denial)’을 동시에 약화시킴으로써 핵테러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슈 2. 아프가니스탄과 아프리카에서 상반된 정책추구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탈레반 정권의 강화 및 탈레반 정권의 테러집단 비호 및 지원을 경계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에 기반을 두고 있는 ISIS-K에 합류한 동튀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astern Turkistan Islamic Movement: ETIM)과 위구르인 및 중앙아시아 전사의 위협을 방지하면서 지역 전체에 영향력을 확대하기를 원하고 있다. 탈레반은 ETIM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위구르인을 중국 국경과 가까운 바다흐샨 지방에서 아프가니스탄 중부 지방으로 이주시킴으로써 중국의 우려에 대응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러한 미중의 정책은 대테러 협력을 저해하는 상반된 정책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은 다양한 테러 위협에 직면해 있고 미국은 아프리카를 대테러 지원을 위한 중요한 무대로 설정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아프리카를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핵심 지역으로 보고 경제적 교류 강화 및 정치적 영향력 확대, 이를 위해 권위주의 정권 지원 등을 중요한 정책으로 삼고 있다. 미국은 케냐와 소말리아와 같은 국가에서 테러 공격에 대응하고 형사 기소에 사용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 법 집행 기관을 훈련시키는 반면, 모로코, 세네갈 및 기타 국가에서는 미국이 공항 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훈련과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테러의 전방 국가들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부채의 덫을 만들고 중국에 의존적인 관계를 강화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프리카의 권위주의 정권, 혹은 취약한 정권들이 효율적으로 테러집단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미중 양국과 협력적인 정책을 취할 가능성은 약화될 수 있다.   이슈 3. 대테러문제와 인권문제 연계   중국 내 대테러전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는 현재 신장지구의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대응만을 의미하는 말이 되고 있다(Tanner and Bellacqua 2016). 이로 인해 테러 문제가 중국 국가안보 이익의 핵심 영역(core interest)의 하나로 여겨지게 되었고, 감시카메라, 생체정보 등 데이터의 활용을 동원한 대대적인 작전과 집단수용소, 강제노역, 세뇌 교육, 고문 등 반인권적 조치를 수행하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Byman and Saber 2019). “테러 및 극단주의와의 전쟁과 신장지구에서 인권보호” 백서는 2014년 이래로 중국이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1,588개 테러조직과 12,995 조직원 검거, 2052개 폭발물 제거 및 30,645명의 테러조직원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졌다고 강조하지만(State Council Information Office 2019a), 유엔은 이를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은 개념”을 동원하여 고문, 구금, 종교와 표현의 자유 억압을 자행하는 침해한 심각한 인권유린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OHCHR 2022). 테러문제를 규정하는 개념에서조차 미중이 동의하지 못할 경우, 핵 테러 문제에서 미중 협력도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3. 미중 협력을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   (1) 전망 및 과제   핵테러 문제는 미중이 협력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안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핵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 시기 집중한 핵 안보 문제 해결 노력에 있어 중국은 상당히 협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에 소재한 비영리기구인 핵위협구상(Nuclear Threat Initiative: NTI) 연구소는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의 개최 이후 격년마다 핵물질 또는 핵시설 보유한 모든 나라들에 대하여 “핵물질 유출 혹은 도난(Theft)” 측면 과 “핵 시설에 대한 파괴를 막는 방어(Sabotage: Protect Facilities)”측면에서 각 나라의 성과를 평가하는 『NTI 핵안보지수(Nuclear Security Index) 보고서』를 발간해 왔다. 이 보고서는 2020년을 끝으로 더 이상 발행되고 있지 않지만, 핵 안보에 대해 각국의 노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공신력 있는 지표를 제시한다.   [표1]과 [표2]에서 보듯 2020년 보고서에서 중국은 핵 물질 방호 측면에서는 65점으로 14위(비교. 프랑스 69점으로 12위, 러시아가 57점으로 16위), 핵 시설 방어 측면에서는 74점으로 22위(비교. 한국 77점 18위, 러시아 64점으로 30위)에 올라 준수한 성적을 보여준다. 특히, 핵 물질의 도난 방지 노력 부분에서 일본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성과를 보인 나라(2012년 52점에서 2019년 71점으로 상승)이기도 하다. 중국은 핵안보정상회의가 개최되는 동안 법규, 관리, 모니터링, 긴급조치 등에서 매우 높은 투명성 보이고 국제규범 기준 충족하였고, “책임있는 행동을 하는 대국이라는 자의식과 자부심을 오랜 기간 보유(long-standing self-perception as the most responsible of the major nuclear powers)”하는 모습을 보였다(Kutchesfahani 2019).   표1 핵 물질 방호 순위(2020)           표 2 핵 시설 방어 순위(2020)                 이로인해 오바마 행정부 시기 핵안보 분야에서 미중협력은 긴밀하게 진행되어왔고 2016년에는 미중이 공동으로 북경에 국가핵안보기술센터(国家核安保技术中心, State Nuclear Security Technology Center)를 수립할 정도로까지 발전하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종료를 통보하기 전인 2009년부터 2020년까지 미중 사이에 유지되었던 1.5트랙 핵 대화(U.S.–China Track 1.5 Nuclear Dialogue)에서도 핵테러 방지, 비확산, 평화로운 원자력 에너지 사용은 언제나 미중 간 대표적인 협력 사안으로 논의되었다(Roberts et al. 2020).   실제로 핵발전소 방호, 대량혼란무기, IS에 대한 견제, 국내 자생적 테러조직에 대한 대응 등 미중의 이익이 겹치는 부분도 적지 않고, 수출통제, 기술습득 방지, 핵분열 물질 통제, 도난방지 등 두 나라가 협력해야만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사안도 많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원전에 대한 파괴 시도가 테러조직이 아닌 국가 군대의 의도적인 공격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현실적인 위협으로 부상하고, 북한이 고도화되는 핵무기 능력에 비해 핵 시설에 대한 충분한 안전 조치들을 마련하지 않음으로 인해 핵 안보와 안전(nuclear safety) 문제에 있어 미중이 협력해야 할 이유가 더욱 많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국면이 지속될 경우 단기간에 미중이 핵테러 방지를 위해 협력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 이유는 첫째, 핵 테러 분야의 협력은 미중 전략경쟁 전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2020년 중단된 이후 1.5트랙 대화는 아직 재개되지 있지 않다. 신기술, 공급망 분야에서 미국의 공세적인 대중 견제정책 기조가 지속될 경우 현존 질서를 수호하는 것에 대한 중국의 기대값은 계속 낮아지게 되고, 이는 미중이 핵 테러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이슈 영역에서 서로 협력하기 어렵게 만든다. 디커플링(Decoupling)”에서 “리스크 감소(De-risking)”로 다소 톤 다운된 미국의 대중정책 기조(The White House 2023b)와 6월 18일 블링컨 국무장관과 친강 외교부장 회담을 계기로 미중 고위급 대화가 재개되어 다소간의 화해 무드가 조성되었지만, 다시 6월 22일 바이든의 “시진핑 같은 독재자(dictator)” 발언으로 인해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된 것에서 보듯, 현재의 경쟁과 갈등 국면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형국이다.   둘째, 유사한 맥락에서 통합억지(integrated deterrence)와 지능화전(智能化戰) 개념을 토대로 통합역량 구축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 미중 안보전략은 서로가 더 많은 동맹국을 보유하기 위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테러전의 문제도 중국은 SCO와 권위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 내 동류국가(like-minded countries)와의 협력을 통해 대응을 하고 있어 미중 경쟁이 진영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전술한 바와 같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대립 양상은 더욱 심화되는 국면에 있다. 따라서 현재의 추세가 지속되는 한 핵 안보 혹은 안전 문제에서의 협력 또한 진영 논리의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 최근에 미중 정부가 밝히고 있는 입장들을 보면 양국이 규정하는 테러에 대한 개념 자체가 달라지고 있고, 특히 중국이 신장지역의 분리주의자들을 테러분자와 동일시하는 것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인권탄압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미중 양국이 앞으로 대테러전의 이름으로 협력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요인이 된다. 핵 물질의 방호나 핵 시설의 안전이 아닌 반핵테러의 기치 아래 미중이 협력을 논의하게 되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보다 누가 테러조직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맞이할 것이고, 이는 미중이 협력 방안을 찾는 데 있어 장기적으로 상당한 부담요인이 될 것이다.   (2) 미중 양국의 정책방향 제언과 한국의 역할   앞서 논의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테러문제에 대한 일치되지 않은 인식을 가진 미중이 공동대응을 통해 대타협을 이끌어 내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현재 수준의 양국 경색된 양국관계의 수준을 고려할 때 핵 테러 분야에서도 역시 미중 협력을 단기간 내 복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핵 안보와 안전 이슈에서 양국간 강한 공동이익이 존재하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이는 지난 5월 10일 동아시아연구원(East Asia Institute: EAI)이 하버드 벨퍼센터(Belfer Center), 베이징대학교 및 궈관(国观) 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한미중 비공개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도 확인되었다.   따라서 본 보고서는 미중 전략경쟁이 완화되면 비로소 핵 안보 분야에서의 미중 협력도 복원될 수 있다는 관점 보다는, 미중이 경쟁과 긴장을 완화하고 국면 변화를 시도할 그 마중물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의제로서 핵 테러 문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핵 테러 이슈에서 공동이익의 영역은 극대화하고 갈등의 영역을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전략적이고 신중한 의제 설정이 필요하다. 한국은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미중이 협력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흐름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미중 타협의 길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특히, 북한 문제의 당사국으로서 한반도 문제와 핵 안보·안전이 연계되는 논의에서 한국이 수행해야할 역할이 있다.   공동이익 극대화: 새로운 핵 안보 문제와 심화되는 핵 안전 문제 대응   미중이 서로 협력해야 하는 공동이익 영역 가운데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원전에 대한 국가 군대의 공격 위협이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는 중에 러시아는 자포리자 원전 지역에 대해 포격 공격을 감행하고 점령 작전을 수행함으로써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 그런데 기존의 핵안보 협력은 모두 테러조직에 의한 원전 파괴 시도 등을 상정하여 논의를 진행하고, 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 “핵물질물리적방호협약(Convention on the Physical Protection of Nuclear Material)”이 핵 물질에 대한 불법적인 밀수나 원자력 시설의 파괴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해당 규약은 원자력 시설에 대한 국가 행위자의 공격이나 위협은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Rodriguez and Sukin 2022).   2023년 5월 기준으로 전세계에 있는 가동중인 원자력 발전소 410기 가운데 93기가 미국(세계 1위)에, 57기가 중국(2위)에 있다(World Nuclear Industry Status Report, n.d.). 현재 원전 보유 1위국인 미국이나 3위인 프랑스가 1곳의 원전을 신규 건설중인 것에 그치는 것에 비해, 2위국 중국은 23기에 달하는 신규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건설되고 있는 원전 총 58기의 절반에 이르는 수준이다. 따라서 국가들이 전쟁 수행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적국의 원전을 파괴하여 군사적 목적 달성을 추진하게 되면 이는 핵무기 사용에 준하는 엄청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데, 이 위협에 가장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는 국가가 미국과 중국이다. 따라서 국가 군대의 원전 공격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협약을 채택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 노력을 진행하는 일은 미중 양자의 국익에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둘째, 동북아 지역에서 심화되는 핵확산 위협과 이에 따른 핵 안보·안전 문제 심화에 대한 대응이다. 현재 중국이 빠른 속도로 핵탄두 보유수를 확대하여 현재의 400여기에서 2030년까지 1,000기까지 확보하고자 하는 것(Department of Defense 2022, 97)은 미중 양자의 직접적인 문제로 협상이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미중간 수직적 핵확산(vertical proliferation) 문제와 함께 동북아에서 진행중인 수평적 핵확산 문제(horizontal proliferation), 특히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공세적 핵 전략의 도입과 이에 대응하려는 일본, 한국, 대만의 잠재적 핵무기 개발 시도는 미중 모두의 국익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문제이다. 미국 입장에서 고도화 되는 북한의 핵 능력은 전세계 비확산 체제의 정당성 유지 및 핵 안보 레짐 강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도전요인이고, 중국 입장에서 지역 내 핵 확산 문제는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전략적 카드를 고려함에 있어서 큰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단순 핵무기 능력 증강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북한이 핵 안전 차원에서 세심한 주의를 가질 여력이 없다는 측면에서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은 심각한 핵 안전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런 맥락에서 동북아 핵확산, 특히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핵 안전 문제는 미중 모두가 비교적 쉽게 협력할 수 있는 공동이익의 문제이다.   한반도 핵 문제의 당사자로서 한국은 바로 이 문제에서 미중 협력을 유도하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국은 지역 내 다른 어떤 국가보다 북한이 제기하는 핵 위협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고, 이에 대한 대응 정책을 독자 핵무기 개발, 미국 핵우산 강화, 첨단기술 기반 군사력 강화 등의 선택지 사이에서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 것인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주권 국가이기도 하다. 아울러, 미중 간 새로운 핵 안보 문제를 두고 협력 방향을 모색할 때에도, 원전 강국(원자력 시설 보유 5위, 신규건설 공동 4위)이자 북한의 의도적인 원전 시설 공격 위협 당사국으로서 미중간 논의가 국제 다자 레짐의 틀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다.   갈등 영역 최소화: 핵확산 문제의 진영화, 신장지구 인권 문제와 테러문제 연계   핵 안보·안전 이슈에서 미중 간에는 공동이익의 영역이 확실히 존재하지만, 그만큼 선명한 이익 충돌의 영역도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핵 경쟁의 진영 논리이다. 동북아 지역 내 핵 확산은 잠재적으로 심각한 핵 안보·안전 위협을 제기하지만, 애초에 그 확산이 일어나도록 추동하고 있는 것은 미중 전략경쟁 논리이다. 미국의 통합억지력이 강화될수록 중국도 상응하는 군사역량 개발에 나설 수 밖에 없고, 이런 측면에서 바라보면 러시아나 북한의 핵무기는 중국에게 자산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핵 안보·안전이 글로벌 시민의 생존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1) 테러조직에 의한 핵무기 활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고, (2) 자국이 ‘2차 공격능력(second-strike capability)’을 보유하는 것을 핵심적 국가이익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핵 테러에 대한 공동대응을 위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협력에 나설 유인이 사라진다. 따라서 핵 확산 문제가 진영 논리에 갇히지 않도록 미중 양국의 갈등 수준을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이 문제에 있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지는 적지만, 최소한 미중 갈등을 증폭하는 방식의 포지셔닝은 피하는 외교적 선택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둘째, 미중 양국이 핵 테러 문제를 논의할 때 의제 설정에 유의해야 한다. 즉, 중국이 국가안보이익의 핵심으로 꼽고 있는 ‘신장지구’ 문제가 인권 이슈와 연결되어 제기되는 것을 피하고, 기술적으로 ‘대테러전(counter-terrorism)’과 ‘핵안보’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 이로써 미중이 최초에 진행하는 논의는 되도록 원전에 대한 방호 문제와 대량혼란무기 개발에 사용될 핵물질이 테러조직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미중의 협력 방안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   참고문헌 Allison, Graham. 2018. “Nuclear Terrorism: Did We Beat the Odds or Change Them?” PRISM 7, 3: 2-21.   Bell, Mark S. 2019. “Defending the ‘Acquisition-Use Presumption’ in Assessing the Likelihood of Nuclear Terrorism.”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 63, 3: 774-778.   Binder, Markus K., and Gary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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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규 2023-08-22조회 : 7845
스페셜리포트
[미중 핵 대타협 스페셜리포트] ④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 구상과 이를 위한 미중 및 역내 국가 협력 방안

1. 미중 갈등 심화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수평적 핵 확산 문제의 도전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 및 갈등 구도 심화에 따른 양국의 수직적 핵 확산(vertical proliferation)과 함께 결코 좌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차원의 수평적 핵 확산(horizontal proliferation) 문제이다. 1970년 NPT 체제가 발효된 이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지구적 차원의 핵 비확산 레짐(regime) 및 규범에 대한 도전이 지속적으로 나타난 바 있다. 가까운 예로 북한은 2000년대 이후 6차례의 핵실험을 거치며 핵무장에 성공하였고, 북한과 중국은 현재 전 세계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핵무기의 질과 양을 증대시키고 있는 국가들이라 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미중 대립구도 심화가 지역 차원의 전략적 불확실성을 증폭시킴에 따라 핵무기를 아직 보유하지 않은 다수의 역내 국가 내부에서 핵무장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기 시작했다(Zhao 2022).   이와 관련해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에 존재하는 다수의 소위 ‘핵 경계선 국가(nuclear threshold states)’ 들이다. 핵 경계선 국가란 핵무장에 대한 정치적 결단만 내려지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핵무기 개발이 가능한 기술상·자원상 역량을 갖춘 국가들을 일컫는 용어이다 (Rublee 2010).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에서 만도 일본, 한국, 호주, 대만 등 다수의 국가 및 정치체제가 핵 경계선 국가로 분류되는데, 이들은 모두 미국의 공식적 안보 동맹국(일본, 한국, 호주) 내지는 유사 동맹국(대만)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일본을 제외한 한국, 호주, 대만의 경우 과거 냉전 시기 적극적으로 핵무기 개발 및 보유를 시도한 적이 있다는 특징 또한 공유하고 있다.   먼저 한국을 살펴보면, 한국은 이미 과거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던 전적이 있으며 최근 국내 여러 정치세력에 의해 독자적 핵무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 치하이던 1970년대 미국의 대 아시아 방위공약 약화 추세 하에서 한국이 은밀히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다가 미국의 압력으로 포기했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Jang 2016). 냉전 종식 이후 북한의 급속한 핵무장 및 위협 증대와 함께 한국 내부에서는 일부 전문가와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독자적 핵무장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특히 집권 여당인 국민의 힘 소속 의원 다수가 이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 주목할 만 하다. 이러한 국내 여론 변화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초 국방부 회의에서 자체 핵 보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비록 구체적인 내용은 아니었어도 한국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자체적인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라 할 수 있다(Mackenzie 2023). 같은 해 4월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 도출된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을 통해 미국은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 신설 등 한국에 대한 확장억지(extended deterrence) 강화 조치를 취하고 한국은 기존 NPT 체제와 핵무기 비보유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함으로써 한국의 핵무장 논란은 일시적으로 수면 아래로 다시 내려갔다 (The White House 2023). 그러나 북한의 핵 역량 고도화와 미중 대립 및 갈등 구도 심화에 따라 한국 내에서 독자적 핵무기에 대한 여론은 언제든지 다시 힘을 발휘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   호주 역시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의 대표적인 핵경계선 국가라 할 수 있다. 호주는 1973년 NPT 조약을 조인(調印)한 이래 지구적 핵 비확산 레짐을 모범적으로 준수해왔으나, 그 이전인 1950년대와 1960년대만 해도 영국으로부터 핵무기 혹은 관련 기술을 입수하고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인 역사를 가지고 있다 (Walsh 1997; Hymans 2000). 또한 호주는 전 세계 우라늄 매장량 중 약 31%를 보유한 최대의 우라늄 보유국이기도 하다. 비록 독자적 핵무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상당히 강력하고 호주 정부 역시 NPT 체제를 준수하고 핵무기 입수 및 개발에 나서지 않을 것을 공공연히 선언하고 있으나, 호주 영내에서 미군이 미국 핵무기를 배치 및 이동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NCND(neither confirm nor deny)”의 정책 하에 묵인하고 있다. 또한 2021년 출범한 미국, 영국, 호주 간 ‘오커스(AUKUS)’ 안보협력체는 미국과 영국이 사용하는 잠수함용 고농축 우라늄(highly enriched uranium)이 호주에 제공될 것임을 시사하며 기존의 강력한 핵 통제 조치를 벗어나는 중대한 선례를 남겼다(Acton 2021).   대만 역시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핵무장이 가능한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미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걸쳐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다 미국 정부의 방해로 그 노력이 좌절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Albright and Gay 1998). 공식적인 상호방위조약인 아닌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라는 국내법에 바탕해 간접적 군사 지원만이 가능한 미국-대만 관계로 인해 현재 대만은 공식적으로 미국의 핵우산 안에 들어가 있지 못하며, 이로 인해 대만 내에서는 미국의 확장억지 혜택을 보지 못하는 대만의 상황 하에서 자체 핵무장이 중국의 군사적 침략을 막을 수 있는 유력한 대안이라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연합뉴스> 2022; Clement 2022).   일본의 경우 1967년 사토 에이사쿠(佐藤栄作) 총리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소위 ‘비핵 3원칙’을 밝힌 이래 이를 핵무기에 대한 기본 정책 기조로 견지해왔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일본은 비핵무장 국가 중 유일하게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핵탄두 약 6천기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 양인 약 40톤 이상의 플루토늄을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Kuperman and Acharya 2018). 이런 점에서 일본은 정치적 결단과 의지만 있으면 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 기술적·자원적으로 가장 빨리 핵무기 개발이 가능한 국가로 분류된다. 비록 일본 정부는 NPT 체제를 모범적으로 준수할 것을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지만, 다수의 일본 정치인들은 일본의 자체 핵무장 옵션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인 바 있으며 일본은 전략적 모호성을 통한 핵 ‘헷징(hedging)’ 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Romei 2022).   2. 최악의 시나리오: 역내 핵 도미노와 글로벌 핵 비확산 레짐 붕괴     이상과 같은 상황 하에서 지금과 같이 역내에서 미국 대 중국 진영의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고 중국과 북한의 핵 능력이 더 고도화되면 이들 잠재적 핵무장 가능 국가들이 향후 본격적인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시나리오는 미중 간 핵 전쟁 시나리오만큼 직접적인 파괴와 대량살상을 불러오지는 않지만, 글로벌 차원의 핵 전쟁 및 핵 관리 위기의 위험을 증대 시킨다는 점에서 역시 중대하게 검토할 가치가 있다.   지금껏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핵 경계선 국가들이 핵무장에 나서지 않았던 것은 NPT 조약을 근본으로 하는 국제 핵 비확산 레짐 유지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 그리고 미국의 확장억지 공약에 대한 이들 국가의 신뢰 때문이었으나, 최근의 국제정세 및 핵 관련 담론 변화는 이 두 가지 요인 모두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비록 현 바이든 행정부는 여전히 확장억지 공약의 강화를 통해 동맹국의 핵개발을 방지하고자 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2021년 ‘오커스’ 안보협력체를 통해 호주에 잠수함용 고농축 우라늄(highly enriched uranium)을 제공할 것임을 밝히며 기존의 강력한 핵 확산 통제 의지와는 모순된 태도를 보였다.   또한 동맹국의 핵무장 금지라는 미국의 기본 원칙이 향후 5년에서 10년, 그리고 그 이후의 장기간에 걸쳐 계속 유지될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현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미국 대통령을 지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후보 시절 동맹을 위한 미국의 방위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지지할 수도 있음을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 집권에 성공할 경우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현저히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Gallo 2022). 이를 트럼프 개인의 일탈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현재 미국 워싱턴 정계 내에서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동맹을 위한 미국의 방위비 지출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는 소위 “절제론자(restrainer)”들이 점차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민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내 동맹국의 핵무장을 막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원함으로써 중국 및 북한에 대한 군사 견제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공연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김지은 이정석 2022).   또한 2022년 초 벌어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다수 국가에서 핵무장론자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데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 구 소련의 해체와 함께 소련의 핵무기를 승계한 우크라이나는 1994년 12월 러시아, 미국, 영국과의 부다페스트 각서(Budapest Memorandum) 서명을 통해 러시아로의 핵 이관을 대가로 러시아, 미국, 영국으로부터 안전 보장(security assurances)을 약속 받았다. 그러나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름 반도 강탈 사건에서 이러한 안전보장 공약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으며,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세계 여러 나라들로 하여금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보유했다면 과연 전쟁이 일어났을까를 다시 묻게 함으로써 전 지구적인 수평적 핵 확산 위험을 다시 한 번 증폭시키고 있다(Einhorn 2022).   한국, 일본, 호주, 대만 등 다수의 역내 핵 경계선 국가 중에서 하나라도 핵무장에 성공할 경우 역내 다른 잠재 핵무장 가능 국가들도 핵보유에 나서는 소위 ‘핵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핵 비확산 레짐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다. 1970년 NPT 조약이 발효된 이래 글로벌 핵 비확산 레짐은 핵무기의 수평적 확산을 상당히 성공적으로 방지함으로써 국제질서의 안전과 평화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였다고 평가받는다. NPT 체제 출범 이후 이스라엘,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도, 파키스탄,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였으나 이스라엘, 남아공, 인도, 파키스탄은 NPT비가입국 이었으며, NPT 가입국이었다가 이를 탈퇴하고 핵무기 보유에 성공한 것은 북한이 유일하다.   상기한 한국, 일본, 호주는 모두 NPT 가입국인데, 이들 국가 중 하나라도 NPT 체제의 전통적 수호자였던 미국의 암묵적 추인 혹은 적극적 지원 하에 핵무장에 성공할 경우, 이를 선례로 하여 다른 국가들 역시 연쇄적으로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중국에게 악몽과도 같은 시나리오인데, 미국이 이끄는 대중 군사 포위망의 핵심 멤버라 할 수 있는 한국, 일본, 호주의 핵무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중국에 대한 위협을 심화하는데다 대만의 핵개발 의지를 자극함으로써 중국이 가장 상상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인 대만의 핵무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핵 도미노 현상은 글로벌 핵 비확산 레짐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외에도 중동, 유럽, 남미에는 독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다수의 핵 경계선 국가들이 존재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핵 도미노는 이들 다른 지역에서의 핵무장 도미노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냉전기 이래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오던 기존의 핵 비확산 체제의 근간을 뒤흔듦으로써 세계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3. 수평적 핵확산 방지 및 핵 군축을 위한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 구상     그렇다면 이상과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과 중국, 그리고 역내 국가들은 어떤 부문에서 무엇을 목표로 협력에 나서야 하는가? 그 목표로서 본 보고서는 미중 양자를 넘어 역내 국가들을 포함시킨 다자간 핵 비확산·군축 협력 레짐으로써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 구상(Asia-Pacific Non-Proliferation Initiative)’를 제안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통제 불가능한 핵 확산이 가져올 불안정과 파국적 결과를 막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물론 역내 국가들이 참여하는 다자간 협력 메커니즘은 보다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해줄 수 있다.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 구상’을 통해 구축될 다자간 비확산·군축 협력 레짐의 구조에 대해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공약(commitment)을 포괄하는 ‘빅 딜(big deal)’ 내지는 ‘패키지 딜(package deal)’을 제안한다. 첫째, 미국과 중국은 장기적 목표로서 핵탄두 및 투발수단을 감축해 나갈 것을 합의 및 선언하고, 역내 국가들은 이 합의의 보증자이자 지지자로써 합의에 함께 서명한다. 둘째, 한국, 일본, 호주 등 역내 핵 경계선 국가는 향후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않을 것임을 재보장(reassurance)한다. 셋째, 중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써 이들 국가에 대해 핵무기를 통한 군사적 강압과 공격에 나서지 않을 것을 재보장한다. 넷째, 미국은 중국에 대한 보상조치로써 이들 국가의 핵무장을 지지하거나 지원하지 않을 것을 재보장한다. 다섯째, 합의에 참여하는 모든 국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협력할 것을 천명한다.   그림 1.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구상(Asia-Pacific Nonproliferation Initiative)     이상의 구조는 1968년 만들어진 NPT 조약의 기본 구조를 모델로 한 것이다. NPT 조약은 당시 기성 핵무기 보유국과 핵무기 비보유국 간의 세 가지 ‘거래(deal)’를 담은 일종의 패키지 딜 내지는 ‘그랜드 바겐(grand bargain)’이라 할 수 있다(NTI 2022). 그 핵심 내용은 (1) 핵무기 비보유국은 핵무장 시도를 포기하며 핵무기 보유국은 핵무기 비보유국에 핵무기 및 관련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다, (2) 핵무기 비보유국은 핵무장을 포기하는 대신 핵기술의 평화적 이용 권리를 보장받는다, (3) 핵무기 보유국은 자신이 보유한 핵무기에 대해 핵 군비 경쟁 중지 및 핵 군축에 나선다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본 보고서가 제안하는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구상은 이상의 내용 중 첫 번째와 세 번째의 거래 항목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적용하는 동시에 중국과 미국의 추가적인 정책 공약, 그리고 북핵 문제에 대한 역내 국가 간 합의를 더함으로써 지역 내 핵확산을 방지하고 역내 국가들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며 미중 양 강대국의 핵 군축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상과 같은 구조를 제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중 간의 군사적 핵능력 격차가 현저히 벌어져 있는 현 시점에서 미중간 양자 군축 협상에 대한 중국의 참여 동기가 현저히 부족한 바,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거래 아이템으로써 역내 잠재적 핵보유 가능 국가의 비 핵무장 공약 제시를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 일본, 호주의 핵무장은 그 자체로도 위협적이지만 이러한 핵 도미노의 발생은 대만의 핵무장 의지까지 자극할 수 있어 반드시 방지해야 하는 사태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들 잠재적 핵능력 보유 국가의 핵무장 포기 재확인 선언은 중국이 군축 협상에 나설 만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협상 아이템이 될 수 있다.   둘째, 상기한 다섯 가지 공약 중에서 미국과 중국의 핵 군축 공약을 제외한 다른 모든 조항은 이미 해당 국가들이 준수해온 원칙을 벗어나지 않거나 재확인 하는 내용에 가까운 것으로써, 그 협상 및 달성을 위한 문턱이 비교적 낮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일본, 호주 등 역내 국가들은 그동안 NPT 체제 준수에 대한 공약을 지속적으로 견지해 왔으며, 미국 역시 이들 국가의 핵개발을 용인하거나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여러 차례 재확인한 바 있다. 또한 중국 역시 자국의 기본 핵 독트린으로써 비핵국가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 사용의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고 있다(Pan 2018). 이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모든 역내 국가들은 북한의 비핵화가 역내 안정 및 평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공식적 입장을 같이해 왔다. 이상의 공약들은 각국 지도자 및 정부의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최근 수년 간 증대되어 왔던 역내 핵확산 관련 불안 및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셋째, 미중 양자에 더해 역내 국가들이 참여하는 군축 합의는 다자간 메커니즘으로써 단순한 미중 양자 군축 합의보다 더 큰 정치적 구속력을 갖게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이 현실적으로 법적 구속력에 준할 만큼의 강제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나, 미국이나 중국 중 어느 한쪽이라도 군축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거나 이를 위반하는 모습을 경우 위반 국가가 역내 국가 다수로부터 지탄을 받는 정치적 부담을 져야만 한다는 점에서, 다자간 합의는 단순 양자 합의보다 더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미중 양국과 역내 국가 모두가 참여하는 핵 비확산 레짐 구축은 지역 차원에서는 점차 커져가는 역내 핵 확산 관련 불확실성을 일소하고 글로벌 차원에서는 점차 약해져가는 NPT체제를 다시 한 번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다.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이 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미중 갈등 심화 및 지역 차원의 긴장 고조와 함께 기존 핵 비확산 체제를 지탱해오던 정치적 요인들이 점차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잠재적 핵능력 보유국가의 핵무장 포기 공약 재확인 및 그 대가로서의 중국의 안전보장 공약, 그리고 잠재적 핵능력 보유국가에 대한 미국의 핵무장 지지·지원 포기 공약은 커져가는 역내 핵 확산 관련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역내 질서의 평화적 변화를 도울 것이며, 지역 및 글로벌 차원 모두에서 핵 확산으로 인한 위험 제거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4.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구상 실현을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     그렇다면 이상과 같은 목표 실현을 위해 미국과 중국, 그리고 다른 역내 국가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취해야 하는가? 이와 관련하여 본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언한다.   (1) 미중 및 역내 국가의 정치·군사적 레드라인 재확인 및 상호 도발 행위 자제   우선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 구상의 본격적 협상에 앞서 지역 차원의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및 역내 국가들은 양자 및 다자간 민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정치·군사적 레드라인을 재확인하고 도발적 정책 및 언사를 자제하여야 한다. 먼저 대만 문제는 중국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레드라인으로써, 미국과 역내 국가들은 고위급 인사의 대만 방문이나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정치적 언사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한편 중국은 무력에 의한 양안 관계 현상 변경이 미국이 좌시할 수 없는 데드라인임을 재확인하고 이를 위협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 및 도발적 행태를 자제하여야 한다. 또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미중 양측과 역내 이해 당사자 국가들은 소위 ‘회색지대(gray zone)’ 도발 행태가 언제든지 우발적 군사 충돌과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하고 이 지역에서의 군사 활동 증대를 지양하여야 한다. 또한 중거리 미사일,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등 주요 전략 자산의 지역 내 배치와 관련하여 미중 양국 및 역내 국가들은 군사적 불신과 불안의 통제 불가능한 상승효과(spiral)가 나타나지 않도록 군사태세(military posture) 조성에 있어 특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2) 미중 및 역내 국가 군 지휘부 및 국방부 차원의 위기관리 메커니즘 마련 및 활성화   이와 함께 지역적·다자적 차원의 핵 군축 레짐 구축을 위한 또 다른 신뢰구축조치(confidence building measure, CBM)로써 미국과 중국은 물론 대만, 한반도, 남·동중국해 등 역내 분쟁 발화점에 긴밀히 연관된 역내 국가들은 군 지휘부 및 국방부 차원의 위기관리 소통 메커니즘을 마련하고 이를 활성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긍정적인 발전들이 이미 관찰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2022년 샹그릴라 대화에서 기존의 국방부간 직통 전화, 한국 해·공군과 중국 북부전구 해·공군 간 직통전화 등 기존의 3개 핫라인에 더하여 한국 해군과 중국 동부전구 해군 간, 한국 공군과 중국 동부전구 공군 간 직통전화를 조속히 개설하기로 합의하였으며(박성진 2022), 2022년 12월에는 중국과 필리핀 정상 간에 남중국해에서의 유사시를 대비해 양국 간 핫라인을 개통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Shiga 2022). 보다 최근인 2023년 3월에는 일본과 중국 국방부 장관 간 핫라인 통화가 처음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지난 2018년 양국 간의 합의안이 비로소 결실을 본 결과였다(Yamaguchi 2023).   문제는 미중간 핫라인의 재활성화인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3년 2월 중국의 정찰기구가 미국 영공을 침해하여 파괴되었을 때 미 국방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의 핫라인 소통 요청에 중국 국방부는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Cooper 2023). 이는 심히 우려스러운 현상으로, 미중 양국 정부는 조속히 양국 핵심 부처 간 핫라인을 재활성하여 유사시 우발적 충돌이 대대적 군사 분쟁으로 확전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중국과 역내 국가들 간의 핫라인 역시 핫라인의 존재만으로는 부족하며, 위기시에 실제 사용될 것이라는 서로 간의 신뢰가 쌓여야 유사시 위기관리 소통 메커니즘으로써 핫라인이 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정례적 소통을 통해 그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   (3) 핵 비확산 및 군축 레짐 구축에 필요한 국내적 지지 여론 조성 및 확보   이상의 노력과 함께 미중 양국과 역내 국가들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다자간 핵 비확산 및 군축 협력 레짐 구축을 위해 기존의 NPT 체제 기본 정신 및 원칙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약을 재확인하고, 이에 대한 국내 지지 여론 조성 및 확보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각국의 지도자와 정부 관리들은 핵무기의 수직적·수평적 확산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를 핵 전쟁의 참화로 이끌 수 있으며 역내 비핵국가의 핵무장 담론이 각국의 안전이 아니라 오히려 핵 전쟁의 위기를 가속화 시키는 위험한 도박임을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핵 감축 공약, 역내 잠재 핵능력 국가들의 핵 포기 공약, 이들 국가에 대한 중국의 안전 보장 공약, 이들 국가의 핵무장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의 공약이 기존에 존재하던 NPT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보수적 목적의 현상유지적 합의의 재보장이며, 특정 국가의 중대한 정책 변화나 심각한 전략적 손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님을 대중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실제로 본 보고서가 제안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차원의 핵 비확산 및 군축 협력 레짐의 핵심 공약들은 각국 정부가 견지해온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우선 미국과 역내 잠재 핵역량 보유 국가들 모두 지금까지 NPT 조약을 철저히 준수해왔으며, 중국은 자국의 핵전략과 관련해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비핵무기 국가에 대한 핵무기를 실제 사용하거나 핵무기 사용 위협을 가하지 않을 것을 천명해 왔다.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 구상이 특별한 정치적 양보와 희생을 가져오는 것이라 인식될 경우, 이는 역내 주요 국가에서 강력한 반발효과(backlash)를 가져와 협상과 합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4) 다자간 핵 비확산·군축 협력을 위한 구체적 합의 필요 아이템 발굴 및 협상   이상의 국내적 노력과 더불어, 미중 양국과 역내 국가들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다자간 핵 군축 협력 레짐 구축을 위한 구체적 합의 필요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실무자 수준의 협상을 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선적으로 협의 및 협상이 필요한 내용으로는 (1) 다자간 핵 군축 레짐의 핵심 합의 내용을 추상적 원칙을 합의하는 수준인 선언 수준(declaratory)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냉전기 미소 간 전략무기제한협정(Strategic Arms Limitation Talks, SALT)나 전략무기감축협정(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ies, START) 수준으로 실질적인 상호 사찰 및 감시 조치까지를 포함할 것인지, (2) 실질적 상호 사찰 및 감시조치를 포괄하는 합의를 할 것이라면 그 방식 및 과정을 어떻게 준비하고 진행할 것인지, (3) 핵탄두 뿐 아니라 투발수단까지 협상의 대상으로 할 것인지, 투발수단을 포함한다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통제 혹은 감축할 것인지, (4) 다자간 핵 군축 및 비확산 합의의 기한을 초기 NPT처럼 일정 기한을 둘 것인지 (초기 NPT의 경우 25년 기한) 아니면 현 NPT조약과 같이 무기한으로 할 것인지, (5) 현 NPT 체제와 같이 일정 기간에 한 번씩 평가회의를 통해 그 내용 및 실행 성과를 재검토 및 평가할 것인지 여부(현 NPT 조약은 5년에 한번씩 평가회의 개최) 등의 실질적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각국의 정치적·전략적 상황에 따라 다자간 핵군축 협력 레짐 조성을 위해 세부적인 협의와 협상이 필요한 문제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며, 이는 미중 양국 및 역내 국가 외교안보 부처의 차관보급 이상 핵심 담당자가 참여하는 양자 및 다자 대화 채널을 통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5) 고위급 인사에 의한 합의안 서명 및 선언   끝으로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 구상의 정치적 구속력과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이상적으로는 정상급, 최소한으로는 장관급이 참여하는 다자간 국제회의 개최를 통해 합의를 공식화하고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의 협의와 협상은 실무자 급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겠으나, 최종적으로 합의된 내용을 정말로 성실히 이행할 것인지에 대해 상호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장관급 이상의 고위급 인사가 서명하고 선언하는 형태의 외교적 의전 및 의식(ritual)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각국 정부와 대중들은 해당 합의안에 대해 보다 중대한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이며, 합의 위반에 대한 부담도 더욱 커져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만한 국제합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 아시아 태평양 핵 비확산구상 실현을 위한 정책 로드맵   참고문헌     김지은, 이정석. 2022. “절제 전략의 전도사들 : 정책 주창자 이론을 통해 본 미국 외교정책 ‘절제(restraint)’ 담론의 생산 및 확산 연구.” 세계지역연구 26/3.   박성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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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석 2023-08-22조회 : 7116
스페셜리포트
[미중 핵 대타협 스페셜리포트] ③ 미중 간 핵경쟁과 미중 간 신(新)뉴스타트 조약

I. 미중 핵 전력과 핵 경쟁     1) 불균형의 미중 핵전력 실태   현재 중국의 핵 전력은 미국에 비해 양적, 질적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열세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6,000여개의 핵탄두를 보유중이다. 이에 비해 중국은 약 350여개의 핵탄두를 보유하며 절대적인 핵 무장력에서 15분의 1에 못미치는 열세를 보인다. 미국은 북한이나 이란 같은 NPT 비가입국에 대한 핵 선제공격을 배제하지 않고, 또 자국에 핵공격이 아니라도 동맹이나 자국에 심대한 안보위협이 있을 경우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매우 공세적인 핵전략을 채택하고 있다(US Department of Defense 2022). 실제 미국은 6,000여개의 보유 핵탄두 중 2,200여개의 핵탄두로 무장한 700여기의 전략 미사일을 언제나 발사 가능하게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핵미사일 개발이후 자신들이 핵 공격을 받기전에는 핵을 사용하지 않는 다는 핵선제불사용(No First Use)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핵전략도 최소한의 억제력만을 추구한다는 최소억제(Minimum Deterrence) 전략을 고수해오고 있다 (Liping 2021).   중국은 단지 양에서 뒤쳐질 뿐 아니라 무기체계의 질적인 면에서 더욱 심각한 열세를 보인다. 미국과 러시아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 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핵미사일(Strategic Bomber)의 3축 체제로 구성된 핵전력을 보유하고 지상, 해상, 공중에서 언제든 발사가능한 상태로 팽팽한 핵 억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이 보유한 대부분의 전략 핵 무기는 수십기의 지상발사 기반의 대륙간 탄도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나마도 평시에는 이들 핵무기들을 분리하여 보관하고 있어 실제 비상시 적의 핵 선제공격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tokes 2010).         그림 1. 전 세계 핵탄두 현황                           그림 2. 핵탄두 보유 형태           위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자료에 나와 있듯이 2022년 현재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2000여개에 달하는 핵탄두가 언제든 발사가능한 상태로 배치되어 있는 것과 대조된다. 중국은 350개의 핵탄두가 실전 배치된 것이 아니라 예비 보유 전력으로 표시된 이유이다. 결과적으로 중국 입장에서는 만일의 경우 미국의 위협과 간섭을 억지할 핵 억지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현재 미중 경쟁이 가속화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대만 해협에서의 충돌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유사시 미중 군사충돌이 있을 경우 중국은 미국의 핵위협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2) 미중 핵 경쟁 전망   향후 10여년간 중국은 우선 절대적 핵무기수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더 많은 핵탄두 생산과 미사일 개발에 노력할 것이다. 중국의 전략 핵 탄두수는 2030년까지 1,000여개, 2035년까지 1,500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중국은 2030년에서 2035년까지 최대한 미국과의 핵 격차를 줄이고 미국에 대한 실질적 그리고 최소한의 필요한 핵억지력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동시에 절대적인 양에서의 격차 좁히기와 더불어 질적인 면에서의 억지력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U.S. Office of the Secretary of Defense 2021).   시진핑 주석은 집권 2기를 시작한 2017년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 보고에서 2050년까지 중국이 세계 최강대국이 되는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해 “인민해방군은 2020년까지 기계화와 정보화를 실현하고 2035년까지 국방 및 군대 현대화를 달성하며 2050년까지 세계 일류 군대를 건설해야 한다”는 3단계 시간표를 제시했다. 이후 중국군은 시 주석의 ‘강군몽’(강한 군대를 갖겠다는 꿈) 실현을 위해 군 현대화에 본격 나서게 된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30년 안에 미국과 맞설 수 있는 세계 일류 군대를 건설하라는 시 주석의 명령에 따라 대규모 인사 개편과 장비 현대화에 본격 착수하였다. 시 주석은 전투력 강화의 핵심은 기술력에 있으며, 인민해방군은 정보기술과 현대전 전략을 향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고위급 장교 인사 개편과 민간-국방 분야 통합, 국경지대 수비 능력 강화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일류 군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데는 커져가는 중국의 안보 불안이 깔려 있다.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에 의하면 냉전이 끝나고 수십년 평화가 이어졌지만 이제 중국은 여러 안보 불안에 직면해 있다. 시 주석과 중국 지도부는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군의 전투력은 아직 미국 같은 초강대국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절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21세기 들어 현저히 약화된 자신들의 최소 핵억지력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것은 당장 양적인 면에서 10배넘는 차이를 보이는 핵 탄두 수에서 격차를 좁히려는 노력으로 진행될 것이다. 동시에 이동식 고체기반 대륙간 탄도탄, 전략 핵잠수함과 폭격기 등 3축 체제의 완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22년 미국방부의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300개의 새로운 고체 기반 대륙간탄도탄을 보관 발사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수직형 사일로 기지를 3곳에 나누어 건설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핵탄두 350개를 넘어서 400개가 넘는 핵탄두를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35년까지 중국군의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완성한다는 계획하에 그때까지 1,500개의 핵탄두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Secretary of Defense 2022). 양적인 확대와 더불어 중국은 5개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다탄두 대륙간탄도탄의 개발배치와 더불어 이들을 이동식 차량이나 기차, 그리고 수직형 사일로에서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또한 6대의 Jin 클래스 전략 핵미사일 잠수함 배치에 이어 및 새로운 전략 핵폭격기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Secretary of Defense 2022).   II. 21세기 미중 핵 충돌위기     1) 대만 사태와 미중 핵 충돌위기   미국과의 절대적인 핵 격차를 좁히기 전까지 중국이 적극적으로 핵 군비통제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 미국 정보 당국에 의하면 중국이 “역사상 가장 빠르게 핵 무기 보유량 증가와 플랫폼 다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향후 10년 동안 핵 무기 비축을 적어도 2배로 늘릴” 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ecretary of Defense 2020). 특히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이후 중국 공산당과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미국 당국자들의 발언과 대만관련 미국 지도부의 강경한 태도, 그리고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나토와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단합 등을 보며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Gale 2022).   중국은 현재 최소억제(Minimum Deterrence) 전략을 채택하고 핵 선제 불사용(No First Use)과 비핵국가에 대한 핵무기 불사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Information Office 2006). 미국은 본토와 동맹국에 대한 심대한 위해나 위협이 있을 경우 재래식 공격의 경우에도 필요시 핵 사용을 공언한다. 나아가 핵비확산조약 (NPT)에 가입하지 않은 북한이나 이란과 같은 불량 국가에도 필요시 핵사용을 배제하지 않는 공세적인 핵독트린을 천명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급격한 군사경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보인 냉전 시대 스타일의 핵 경쟁과 대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경우 상호 오판의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것이 심각한 현실이다. 냉전 기 미소간 핵 군비통제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통해서이다. 동맹국 쿠바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배치된 소련의 중거리 핵미사일에 미국이 해상봉쇄를 감행하면서 미소 양국은 핵전쟁 직전까지 이르는 냉전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였다. 미국과 소련은 이후 핫라인과 군비통제를 통해 핵무기에 대한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였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의 역할에 대한 중국의 의도는 철저하게 비밀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핵 무기 통제 협상에 참여하는 대신, 워싱턴이 먼저 핵 무기 재고를 감소시키기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미중 모두 전면전을 원하지 않지만 대만 사태로 인한 양측의 군사충돌이 예상되기도 한다. 문제는 대만 해협과 같은 사태 발생시 미중 간 전면 군사충돌은 물론 이과정에서 오판으로 인한 핵전쟁의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유사시 미중 간 전면 핵전쟁으로 발발하지 않기 위한 상호 핵독트린에 대한 논의와 교전수칙 등 예비조치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대만 해협에 증파될 미국의 전략 자산 중 핵잠수함이나 핵폭격기의 운영에 관한 암묵적, 공식적 레드라인의 설정이나 중국의 대만해협 봉쇄 시 해상에서의 교전수칙이나 가이드라인이 논의 될 수 있다. 물론 중국 역시 대만 사태 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처럼 자신들이 보유한 핵무기의 사용을 배제하는 no first use 독트린의 재정립이 필요할 것이다.   중국은 전략가들은 여전히 미국에 직접적인 국가안보상의 위협이 아닌 한 중국 근해에서의 군사충돌에 미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군사작전은 매우 공격적일 수 있다. 특히 중국의 군사전략에 의하면 핵전쟁이 아닌 재래식 전쟁의 경우 초기 주도권을 잡는 것을 강조한다. 그 결과 전쟁초기에 사이버전쟁이나 미사일을 강력하고 빠르게 혹은 선제적으로 사용할 것을 제시한다 (Laird 2017). 그 결과 예상치 못한 확전이 오히려 미국의 개입을 촉진할 수 있다.   또다른 문제는 현대전에서 재래전과 핵전쟁의 구분이 애매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중국의 전략서들은 현대전에서 우주영역의 지배를 강조하면서, 개전 초기 미국을 포함한 상대국의 위성에 대한 공격시나리오를 제시한다. 그런데 미국의 위성들은 재래식 미사일이나 항공기 뿐 아니라 핵무기에 대한 주요한 지휘통제 및 초기 경보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중국의 위성공격이 재래식 전력 약화를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같은 조치가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핵공격을 하기위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하는 조치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중국의 개전 초기 위성 공격이 미국의 핵전력을 심각히 훼손하는 조치로 오인되며 미국의 핵선제 공격을 유도할 수 있다.   비슷한 핵과 재래식 전력의 연루 위험이 거꾸로 적용될 수도 있다. 중국의 핵전력을 담당하는 인민로켓부대의 경우 여단급으로 구성된 재래식 미사일과 핵미사일 부대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이 사용하는 이동식 플랫폼이 같은 공급과 군수 보급망을 사용함에 따라 전시에 복잡한 이동이 생길 경우 그 구분에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핵잠수함 전력도 재래식 잠수함과 같은 상호 통신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중국군 미사일의 가장 주력인 DF-21이나 DF-26과 같은 중거리 미사일의 경우 재래식과 핵 탄두를 같은 미사일에 탑재하여 사용한다. 즉 실전상황에서 이를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이들 일부 미사일은 실제 훈련에서 재래식과 핵미사일을 번갈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하였다 (LaFoy and Pollack 2020).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재래식 미사일이나 잠수함 전력에 대한 공격이 결과적으로 핵미사일과 동일한 사령부나 지휘통제 시설에 대한 타격으로 이어져 중국의 핵전력을 심각히 손상시키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이 경우 중국 지도부가 자신들의 중거리 핵미사일이나 핵잠수함에 대한 타격 가능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할 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실제 미국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지역 작전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중국의 중거리 핵 전력에 대한 공격의 유혹을 받을 수 있다. 설사 미국이 그러한 작전을 실행에 옮기지 않더라도 중국입장에서 그러한 가능성을 고려하여 더 늦기 전에 먼저 핵전력을 사용하는 압박에 놓일 수도 있다. 이러한 양측의 딜레마는 전시에 나타나는 전쟁의 안개, 불확실한 정보환경, 그리고 신속한 결심의 압박 등에 의해 더욱 악화될 것이다.   2) 신군사기술과 미중 전략 경쟁   21세기 미중 군비 경쟁은 냉전시기 핵무기 경쟁과 더불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신무기와 새로운 영역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들 신기술의 등장은 냉전시기 재래식 무기와 영역의 우위를 상쇄하고 동시에 이들 재래식 분야와 결합하면서 복합적인 군비경쟁의 양상을 나타낸다. 특히 냉전시대 전략 무기를 대표하는 핵무기와 이들 신기술의 결합은 21세기 핵군비 경쟁의 위험성과 군비통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의 재래식 군사력 격차를 상쇄하기 위해 이들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무기체계와 전략개발에 힘쓰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민군융합(Military Civil Fusion: MCF)을 통해 대미(對美) 군사력 열세를 극복하고자 AI·우주·사이버·무인기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U.S. Office of the Secretary of Defense 2022). 시진핑 국가주석은 2017년 19차 당대표자대회에서 “군사 지능화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사이버 정보체계에 기초한 합동작전 및 전역작전능력을 향상할 것을 제시했다. 인공지능이 군사분야에 미칠 중대한 파장을 과학적으로 예견하고 군사이론을 혁신하며 신형 무기장비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Kania 2019). 시진핑 시기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 방향은 한마디로 ‘지능화(知能化)군’ 건설이다. 이를 위해 중국군은 전략지원부대를 창설했다. 전략지원부대는 정보정찰·위성관리·전자대항·네트웍 공격 및 방어·심리전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중국은 전략지원부대를 중심으로 민군융합의 노력을 통해 무인·무형·무성·무경계로 표현되는 미래전을 대비하고 있다.   중국은 군민융합을 통해 미국에 비해 열세에 있는 분야를 극복하는 한편, 미국 군사력의 허점을 공략할 수 있는 최첨단 분야를 개발코자 한다. 중국이 중점을 두는 분야는 AI·우주·사이버·심해능력이다. 그 첫째로 AI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능화를 추진하는 핵심역량이다. 수십억 개의 빅데이터 분석과 자가학습 능력을 갖춘 AI 기술을 접목해 차세대 무인 자동무기 개발 뿐 아니라 미래 지능전 시대에 대비해 군의 구조와 전술까지 혁신하겠다는 전략이다. 시 주석은 2022년 자신의 3연임을 결정한 20차 당대회 연설에서 차세대 AI 기술을 활용한 지능전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였다 (Epstein and Nelson 2022). 중국 국무원은 2030년 AI 최강국을 목표로 한 차세대 AI 발전계획에서 “중국은 모든 유형의 AI기술을 고도화해 신속하게 국방혁신 분야에 편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통해 5G 시대를 미국보다 먼저 선도함으로써 군사분야에서도 첨단 지능군대를 달성하고자 한다.   둘째, 우주분야이다.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 정찰감시·위성통신·위성항법·기상학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유인 우주비행과 무인 로봇의 우주 탐사도 포함된다(Burke 2019). 중국은 우주 비행체·발사대·지휘통제·데이터 다운 링크 등과 관련된 분야의 기반을 성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지와 기반시설들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위성의 수량을 극복하기 위해 위기 또는 갈등 시 적의 우주 위성을 거부하고 억제하기 위한 대(對)우주 타격 능력을 다방면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상기반 대(對)위성요격 능력 향상과 우주기반 위성을 활용한 적 위성요격 능력 등이 이에 해당한다 (Davenport 2019).   셋째, 사이버 분야이다. 중국은 1990년대 초 미국의 걸프전 결과를 분석 평가하면서 군사영역에서의 첨단과학기술과 사이버전 능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월등히 앞서 있는 미국의 정보전자전 능력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은 사이버전 능력 향상을 통해 미국의 정보전자전 체계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2016년에 신설된 중국군 전략지원부대의 네트웍 및 정보전부대는 적국의 정부기관·군부대는 물론이고 해외대사관 및 과학연구기관 등을 목표로 트로이목마 바이러스 등을 주입시키고 중계소 탈취를 통해 적의 정보전자전 체계를 마비 혹은 무력화시키는 작전능력을 확보코자 한다 (Dyer 2019). 즉 정보전자전에서 앞서 있는 미국의 급소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넷째, 무인기를 활용한 작전능력 향상이다. 예를 들면 중국은 미국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해군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해군전력의 작전을 방해할 수 있는 심해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중국은 국가주도로 심해 지형관측 및 광물자원 탐사용 무인잠수정 ‘치안룽’을 개발하였다. ‘치안롱’은 동력 없이 잠수와 부상이 가능하고 4,500미터 해저의 다양한 탐사활동 및 돌발 상황에서 자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중국은 애초 민간 탐사용으로 개발된 무인잠수정을 활용하여 미국과의 해군력에서 가장 취약한 것으로 여겨지는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및 항모전단에 대한 군사 작전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utton 2023; Panneerselvam 2023).   중국은 미국의 대규모 해상작전 능력에 대항하여 3대의 항공모함을 건조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성능이나 운영면에서 냉전시대를 통해 10여대의 막강한 항공모함 전단을 구축한 미국의 축적된 기술과 작전능력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에 놓여있다. 문제는 대만 사태를 포함하여 향후 예측되는 중국의 군사상황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 중국대륙 연안의 해양을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 경우 압도적인 항공모함 전단과 전략 핵잠수함을 앞세운 미국 대양해군과의 전쟁에서 중국은 치명적인 약점을 가질 수 있다. 즉, 당장 양적인 면에서 미국의 해군전력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므로 심해작전능력 향상을 통해 미국 해군전력의 행동과 작전을 방해하거나 거부하려는 의도가 있다 (Radio Free Asia 2022)이 과정에서 중국의 신군사기술을 활용한 거부전략이 미국의 핵자산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신기술을 활용한 군사작전이 재래식 전쟁과 핵전쟁의 구분을 어렵게 하면서 21세기 미중 전략경쟁이 냉전시기에 비해 더욱 위험한 국면으로 전개될 수 있다.   III. 21세기 미중 전략 핵경쟁 관리: 신(新)뉴스타트(New START)     앞서 논의된 미중 핵경쟁의 불안정성과 현재의 불안한 지역정세를 감안할 때 미중간에 최소한의 핵균형과 핵안정성을 담보할 대화와 제도 구축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미소간 냉전시기 핵군비통제 경험을 살려 미러간 냉전이후 핵군축과 안정성을 담보한 전략무기감축협정(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START)을 미중 사이에도 새로이 추구해야 한다. 1991년 7월 조시 부시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만나 START 체결하고 ICBM과 SLBM, 전략폭격기 등의 핵투사 수단과 핵탄두의 상한선에 대한 합의는 물론 서로의 핵무기에 대한 정보를 주기적으로 교환하고 협정 이행에 따른 상호검증의 구체적인 방법까지 합의하였다. 양국은 2010년 추가로 핵무기 감축을 합의하는 뉴스타트(New START) 조약을 체결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미소 간 모델을 발전시킨 신 뉴스타트(New START, 신 전략무기감축협정) 조약을 추구하여 21세기 핵균형과 안정성을 제고해야 한다. 양국의 핵군축을 위해서는 핵탄두 숫자의 상호 감축은 물론, 상대방의 핵무기 및 운반체계를 정찰 감시하고, 이를 초정밀도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해야 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군사 강대국들은 정밀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바, 만약 정밀도에 대한 제한이 없다면, 제 1격으로 인한 상대방의 핵무기 제거가 가능하다는 의구심이 증대될 것이다. 감시 정찰 기능은 우주 공간 및 사이버 기술과 연결되기 때문에 향후 미중 간의 핵 군축은 사이버와 우주 영역에서의 군사 기술의 투명성 증가 및 상호 감축의 기준 마련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중간 불안한 핵경쟁을 안정시킬 ‘상호확증 최소억지’를 확보하고 동시에 신기술의 등장으로 불안정한 재래무기와 핵무기의 ‘상호통합억제’를 추구해야 한다.   1) 미중 상호확증최소억지 (Mutually Assured Minimum Deterrence: MAMD) 확보   냉전기 미소 전략 핵경쟁은 서로의 2차 핵보복능력을 기반한 상호확증파괴(Mutually Assured Destruction: MAD)의 기제로 억지의 안정성이 유지되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21세기 미중 핵경쟁은 미중간 핵억지력의 불균형과 핵과 재래식 무기의 복합 불균형이라는 이중의 불안하고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다. 현재 미중 신냉전 혹은 냉전 2.0 (Cold War 2)은 미소의 냉전에 비해 더욱 불완전한 상황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우선 중국과 주변국 들과의 분쟁 가능성이 높아 지면서 이들 주변국과 직 간접으로 군사협력을 추구하는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만해협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런데 냉전 시기 미소 양국은 핵무기로 인해 상호확증파괴라는 공포의 핵균형이 작용하면서 미소 양진영 사이의 군사충돌이 미소간의 직접적인 전면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제어하는 근본 기제가 작동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쿠바에 배치된 소련의 중거리 핵미사일을 놓고 미소 양측이 군사충돌의 일측 촉발의 위기에 직면하여 극적인 외교적 타협을 이끌어 낸 것이다.[1]   현재 미중 간에는 그러한 확증된 상호 핵억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중국이 350여개의 핵탄두를 보유하며 상징적인 최소 억제력을 가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미국 핵 전력과의 압도적인 양과 질의 차이로 인해 미중의 핵균형은 크게 불안정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이러한 점은 중국 스스로가 가장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미국이 구축해온 미사일 방어체제와 최근의 핵 공격 관련 기술발달로 인해 21세기의 핵균형이 오히려 더욱 불안해지며 미국의 핵전략이 유사시 중국은 물론 러시아 등의 기존 핵국가를 압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ieber and Press 2017).   미중 핵전쟁 발발 시 미국은 샌프란시스코와 알래스카의 대륙간탄도 미사일방어 체계와 일본과 괌을 중심으로 운영중인 해상기반 이지스 미사일 방어를 통해 대부분의 중국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미국의 우세한 정찰위성과 스파이 드론 등을 통한 1차 공격만으로도 중국의 거의 모든 미사일을 실질적으로 파괴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신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미국이 구축한 미사일 방어 체계로 인해 중국의 2차보복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냉전시대의 상호확증파괴와 같은 핵균형이 부재한 상태에서 미중 핵경쟁의 불균형과 위험이 증대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대만이나 여타 유사시 상황이 벌어질 경우 미국이 강력한 핵 능력을 바탕으로 과감한 군사개입을 할 것으로 우려한다. 그 경우 중국은 미국의 우세한 재래식 군사력은 물론 핵 위협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핵 격차를 좁히기 위해 총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현재 추세로라면 중국은 2030년에서 35년까지 최소 1,000에서 1,500개의 핵탄두 확보는 물론 전략핵잠수함은 물론 현존하는 대륙간탄도탄의 성능개량, 전략핵폭격기 배치 등을 통해 핵3원체제 완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입장에서 미국에 대한 최소한의 실질적 확증된 핵 억제체제를 갖추기 위한 조치이다.   문제는 향후 10년간 중국이 원하는 상호확증최소억지를 갖추기까지 여러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간 중 미중은 서로의 핵균형안정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소통과 위기관리를 위한 대화와 통제 장치의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향후 10년간 서로가 인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최소확증억지(Mutually Assured Minimum Deterrence)의 조건과 기술적 범위에 대한 양국의 진솔한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다.   미중은 당장 시급한 현재의 핵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해 상호 불균형한 핵전력이 언제 어떠한 조건에서 중국이 실질적 최소 핵 억지력을 갖게 될지,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양측이 어떠한 상호신뢰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뉴 스타트 협정을 논의해야 한다. 또한 이를 통해 대만 사태나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에서의 위기 관리 시스템 구축 군비통제의 논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미국이 우위를 가지고 있는 미사일 방어의 전개를 한반도나 일본과 같은 동맹을 포함한 지역차원에서 중국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첫째, 이를 위해 먼저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 핵선제 불사용(No First Use)을 선언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중국이 이미 핵선제 불사용을 천명해온 것을 중국에 대응확인 함으로써 최소한 미중간에는 핵선제불사용을 상호 확증하고 서로에 대한불신의 고리를 풀 필요가 있다. 이는 중국이 현재 압도적인 미국의 핵전력과 미사일 방어에 의해 미국이 선제핵공격을 할 경우 중국의 핵억제력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을 제거하는 중요한 조치가 될 것이다. 동시에 이를 빌미로 중국이 혹시라도 지역분쟁이나 여타 군사위기 상황에서 중장거리 핵미사일을 사용할 가능성을 사전적으로 제거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둘째,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미중 사이의 상호 불신을 완화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상호 군축도 필요하다. 만약 발달된 미사일 방어 체계로 상대방으로부터의 핵 공격 취약성이 약화될 경우, 상호 확증 파괴의 가설은 무너지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급속도로 발전할 인공지능이 핵지휘통제 체제와 연결될 경우 ‘핵전쟁의 승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동인식을 기반으로 한 신중함과 공포의 균형 전제는 무너지게 될 것이다.   미국은 현재 미사일 방어는 북한이 유사시 미국에 대해 발사할 수 있는 최대수의 미사일을 모두 격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10여발 정도의 북한 미사일 공격을 상정한 미국의 방어체계는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선제 핵공격시 생존한 중국의 2차 핵보복 숫자와 유사하다. 미국의 대북 미사일 방어에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이다. 향후 북한의 핵능력이 강화될수록 미국의 미사일 방어 대응 능력 또한 강화될 것이다. 이것은 다시 중국의 의구심과 불안감을 강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위해서는 먼저 미중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에 대한 공동 평가와 분석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핵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중국은 이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양측 전문가들이 솔직한 의견교환을 통해 북핵 위협의 객관적인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 북핵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를 둘러싼 상호불신과 신뢰를 구축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를 위해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이 미중의 공동평가를 함께 도와 대화의 기회를 마련하고 중간역할을 한다면 중국의 참여 의사를 더욱 촉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의 성격과 범위, 그리고 중국은 이에 대한 어떠한 상응한 조치를 통해 서로의 전략 핵균형을 안정화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 또한 필요하다. 특히 여기에는 미국 본토를 중심으로 한 미사일 방어체계는 물론 일본이나 한국에 배치되거나 이들 국가가 자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제가 미중의 전략 핵균형에 미치는 영향과 조율방안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미중은 물론 한국, 일본 등의 국가들 사이의 양자,혹은 삼자, 그리고 다자간의 다양한 형태의 논의과정도 유효할 것이다.   2) 신기술 기반 재래무기와 핵무기의 상호통합억제   중장기적으로 미중 핵경쟁의 관리와 통제를 위해 21세기 신기술과 핵무기를 결합한 “상호통합억제(Mutually Integrated Deterrence: MID)의 조건과 영역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즉 현재 급속히 나타하고 있는 신기술이 지금까지의 전통적 핵억제의 조건과 상황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한 상호 소통이 동시에 이루어 져야 한다. 즉 21세기 신기술의 적용으로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이들 간의 연루위험(entanglement risk)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냉전시기 핵에 의한 상호억제를 넘어서 핵과 재래식무기 혹은 신기술이 함께 통합된 형태의 상호억제에 대한 접근과 대책이 필요하다.   이미 미중 간 첨예한 상호작동이 전개되는 사이버전에 이어 우주기반 무기나 자율무기 사용에 대한 국제적 규범이나 제도가 전무한 상태에서 미중 간에라도 이들을 통제하고 레드라인을 설정할 수 있는 논의가 요망된다. 특히 이러한 무기체계가 핵무기의 사용과 연관되어 있는 분야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상대방의 재래식 군사작전 방해나 교란을 위한 대위성 공격은 핵무기의 발사나 통제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분이나 교전 수칙이 필요하다.   현재 진행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분석한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잡지에 의하면 현대국가 간의 대규모 전쟁이 다가오고 있으며,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고강도 전쟁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전쟁을 통해 드론, 위성, 인공지능 등의 놀라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정보 수집과 처리가 가능해졌다. 이에 미래 전쟁에서는 정보 수집과 처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것은 유럽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의 미래 전쟁에서도 새로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의 경우 대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싸울 경우, 초기 위성을 통한 정보전의 중요성에 의해 양국은 우주에서 서로 공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조기 경보 및 지휘 및 통제 위성이 비활성화될 경우 핵 에스컬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중을 필두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군사분야의 적용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예를 들면 AI 시스템이 경쟁자의 네트워크와 데이터 센터에 침투하여 알고리즘을 조작하거나 데이터를 파손할 수 있다고 예상된다. 더욱이 이러한 기술은 무인 항공기와 수중 드론을 포함한 치명적인 자율무기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전개되고 있는 자연어 처리 기반의 생성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가짜 텍스트, 이미지 또는 동영상을 통한 더 많은 가짜 콘텐츠 또는 딥 페이크의 등장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신생 기술들은 데이터 무결성, 편향성 및 신뢰성 문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기하며, 이는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Dominguez 2023a). 또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상호 침투나 우주공간에서의 대위성 작전은 재래식 전쟁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핵을 포함한 전체 통합 군사력이나 시스템에 심대한 손상을 끼칠 수 있다.   핵무기 분야 뿐 아니라 여기에 직접, 간접으로 연계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이버, 우주는 물론 인공지능과 무인체계 각각 에서의 확전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 상호억제의 조건과 교전 수칙, 혹은 공동의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 또한 이들이 서로 통합되어 상호연계 되는 영역과 그 효과에 대한 통합억제방안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문제는 핵무기 외의 신기술 분야는 최첨단 분야로 미중 모두 초기개발 단계의 비밀주의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 스스로가 그 효과와 잠재성에 대한 구체적 아이디어나 계획이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그 결과 이러한 신기술이 개별 혹은 융합되어 나타날 미래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없는 단계에서 이에 대한 자체의 매뉴얼이나 통제 규범, 준칙 등의 논의도 미흡하다. 이것이 국제적 차원으로 전개될 경우 논의 자체가 시작되고 있지도 않는 실정이다.   최근 논란이 된 생성 인공지능의 개발에 대한 논란은 그 좋은 예이다. 일부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대규모의 개발자와 연구자들이 모두가 합의할 기본 규범의 재정을 위해 6개월간의 모라토리움을 제시한바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이나 명령을 벗어날 수 있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 대한 개발은 이미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나마 이러한 규제 움직임도 미국과 서구를 중심으로 벌어진 것이다. 중국 이야말로 정부 주도하에 인공지능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실제 연구개발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Dominguez 2023b). 문제는 중국이 이에 대한 어떠한 목적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어떠한 개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21세기 기술 패권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간에 중장기적으로 이들 신기술과 핵이 결합된 상호통합억지를 위한 대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먼저 정부는 물론 비정부와 개인간 다양한 수준에서의 이 분야의 담당자와 전문가들간의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 당장 미국과 중국 정책 담당자들 간에 더 큰 관여와 대화가 필요하다. 중국과 미국 관리들 간의 다양한 수준의 공식 및 비공식 대화, 최근 은퇴한 관리들의 대표단 간의 대화는 오해를 해소하고 위험 유발 요인과 상호 레드라인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켜 불필요한 충돌을 막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비공식적인 수준에서 일부 대화가 있었지만, 베이징은 핵 무기에 관한 공식적인 대화를 추구하는 데 주저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 양국 관계에서 상호간 심각한 의구심이 있는 상태를 감안할 때, 정기적인 대화가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   구체적 조치로 미국과 중국은 2020년 최초로 진행되었던 위기 소통 실무 조직 (the Crisis Communications Working Group: CCWG)의 재개와 같은 위기관리 장치의 가동이 필요하다. 2021년 중국의 취소로 다시 개최되지 않은 이 장치를 통해 십여년전 오바마 행정부에서 진행되었던 최고위급의 전략적 소통과 핫라인을 재개하고, 현재 거의 중단된 군사적 의사소통 채널의 부활과 확대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러한 소통채널의 확보는 정치 군사적 의미를 넘어서 당장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제기되는 딥 페이크 같은 기술적 위험요소로부터 미중간의 오판을 방지할 기술적 실무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매우 시급한 조치이다. ■   참고문헌     Burke, Arleigh A. 2019. “China’s New 2019 Defense White Paper.” CSIS, July 24.   Davenport, Christian. 2019. “Another front in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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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2조회 : 8970
스페셜리포트
[미중 핵 대타협 스페셜리포트] ② 미중 군사안보전략 변화와 동아시아 안보질서의 미래

I. 들어가며   본 보고서는 미중 대타협의 길을 모색함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중 군사력 균형과 전략 변화, 그리고 현재와 같은 군사전략을 미중이 추진할 때 동아시아가 직면할 미래 안보질서에 대해 논의한다. 먼저 현재 형성된 미중 군사력 균형을 분석하고, 이어 2022년 2월부터 공개된 미국의 전략문건에서 나타난 미국 안보전략의 핵심개념인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와 2049년 중화민족 대부흥을 목표로 군사현대화와 지능화(智能化)에 매진하는 중국의 군사전략을 살펴본다. 끝으로, 현재와 같은 방식의 미중 “통합억제”와 “지능화전” 역량 구축 노력이 지속될 때 동아시아안보질서는 어떠한 미래를 맞이하게 될 것인지 전망한다.   II. 미중 군사력 비교   미중 군사전략을 비교하기에 앞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은 양국 사이의 군사력 균형이다. 국가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대적 능력 배분은 그들이 국제정치 구조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드러내기 때문에(Waltz 1979) 미중 전략변화의 배경요인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밑그림을 제공한다. 총량 데이터 차원에서 비교해 보면 군사비 측면에서 미국은 2022년 기준 8조 10억달러를, 중국은 2조 9천 3백억 달러를 지출하여 대략 8:3의 비율을 보이고, 핵탄두수로는 미국 5,428개, 중국 350개로 15:1을 배분율을 보여준다 (SIPRI 2022). 그러나 이러한 총량지표는 중국의 군사비 지출 통계의 신뢰성 문제, 총량 통계가 실제 해당 지역 내 투사할 수 있는 실제 역량으로 단순 치환되기 어려운 문제(예. 미국은 세계 전지역에 군사력 투사하나 중국은 동아시아에 집중), 그리고 동맹국 역량이 반영되지 않는 문제로 인해 한계를 가진다.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가 2015년 발표한 미중 군사력 균형 연구(Heginbotham Eric et al. 2015)는 미중의 공군력 균형, 영공침투, 공군기지 공격력, 수상전, 대우주전, 사이버전 등 각 영역별 미중의 전쟁수행 능력을 상대평가하고 있기에 총량 데이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가 된다([그림1]). 본 연구에 의하면, 중국의 반(反)접근·지역거부(A2AD, Anti-Access/Area Denial) 역량 추구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미국 해군력에 대한 중국의 미사일 역량이 제1도련선 내 미군의 전력투사를 거부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비록 5세대 전투기 역량을 포함한 공군력 차원에서 미국이 중국을 압도하더라도, 항공모함의 제1도련선 내 진입이 위험해 지는 상황에서는 대만위기 발발시 미국의 대 동아시아 전력투사가 상당한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군의 잠수함 역량은 제1도련선 내에서도 중국의 대만 상륙작전을 저지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에, 대만 무력 침공 시나리오에서 중국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역량 차원에서도 미중은 모두 서로의 군사 인공위성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림 2 미중 군사력 균형(RAND 2015) 단, 핵능력 차원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압도하고 있어 중국이 섣부른 군사행동에 나서기 어렵게 만드는 억제력을 미국이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의 3대 핵전력(Nuclear Triad)을 모두 갖추고 있으나, 중국 잠수함의 소음이 심해 대잠전에 취약하고 H-6N 전략폭격기 능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중국의 2차 공격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은 이동발사대(TELs)와 지하시설(UGF) 등을 활용한 핵자산 생존능력 강화의 성패에 달려있다(Wu 2022). 이러한 제한적 핵운반능력 문제에 더하여 핵탄두 보유량이 현재 400기를 넘지 못하는 한계까지 있어, 과연 미중이 상호취약성(mutual venerability)을 공유하게 만드는 최소억제(minimum deterrence) 수준의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중국 스스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핵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대만위기 상황에서 미중이 직접적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워게임 결과 미국이 상당히 불리한 것으로 나온다는 보고가 있다. 개전 초기 5일 동안 미국이 우세하지만, 그 이후에는 미국이 상당히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보이고, 결국 군사적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경우도 많았다. 제1도련선 내 미중 군사 충돌시 미국이 군사목표 달성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 대 중국이 지불하는 비용이 10,000:1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Allison 2020). 이런 측면에서 최소한 동아시아 전구에서는 미중 모두 제한전과 전면전 시나리오에서 서로에 대한 우위를 자신하기 어려운 것이 현재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군사력 균형이라 볼 수 있다.   III. 미국의 안보전략: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   제1도련선 내 중국의 지역거부 역량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은 “다영역 작전(multi-domain operations)” 개념을 2010년대 말부터 육군에서 개발하여 논의하였는데, 2021년부터 “통합억제”라는 개념을 강조하기 시작한다. 오스틴(Lloyd J. Austin III) 국방장관 연설(Austin 2021, 2022a, 2022b)에 자주 등장하던 이 개념은 2022년 미국이 발표한 모든 전략 문건, 즉 “인도-태평양 전략(Indo-Pacific Strategy),”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 “국방전략(National Defense Strategy: NDS),”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 NPS)”에서 향후 미국 국방전략의 핵심개념으로 설명된다.   NSS의 설명(Whitehouse 2022)에 따르면 ‘통합억제’는 잠재적 적국으로 하여금 적대 행위의 비용이 그 편익을 압도한다는 사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매끄러운 역량의 조합(the seamless combination of capabilities)”이다. 이는 통합억제가 군사영역(domain, 육해공, 우주, 사이버, 비군사), 지역(예. 유럽과 인태), 분쟁 스팩트럼(무력분쟁~회색영역), 정부 역량(외교, 정보, 경제), 그리고 동맹 역량을 모두 통합하는 형태의 “총력억제(all of us giving our all)” 전략임을 의미한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미국이 통합억제 전략으로 선회해야 하는 이유를 변화하는 안보환경으로 인해 미국이 표적의 “탐지, 이해, 반응(track, understand, and respond)”을 기존과 비교할 수 없는 속도로 빠르게 가져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Austin 2021). 구체적인 과업으로는 (1) 공중 지휘통제 체계(air command-and-control framework), (2) 감시 및 정찰 역량(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 capabilities), (3) 복원력 있는 기지 운영, 유지 및 통신(resilient basing, sustainment, and communications), (4) 장거리 타격 능력, (5) 우주 복원력(space resilience), (6) 사이버 인프라 복원력(resilience in the cyber infrastructure), (7) 핵능력 현대화(modernization of our nuclear capabilities)를 꼽고 있다.   NDS(Department of Defense 2022)는 미국이 통합억제 전략을 내세우는 이유를 미국이 현재 “결정적 10년(decisive decade)”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2030년 경이 되면 “두 개의 핵 강대국과 동시에 분쟁을 겪을 가능성(near-simultaneous conflict with two nuclear-armed states)”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복수의 핵보유국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전술 목표를 분쟁 발생 초기에 빨리 달성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장거리 탐지 및 공격 능력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 수뇌부의 전략적 판단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아래 몇가지 사실들은 미국이 장거리 감시정찰 능력에 기반한 타격 능력 강화로 2030년대 안보 위기에 대응하려고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첫째, NDS는 미국의 억제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거부에 의한 억제(Deterrence by Denial),” “복원력에 의한 억제(Deterrence by Resilience),” “징벌에 의한 억제(Deterrence by Direct and Collective Cost Imposition)”순으로 제시하면서, 장거리타격, 초음속·해저·자동 무기체계(undersea, hypersonic, autonomous), 정보공유 강화를 가장 먼저 달성해야 하는 과업으로 강조한다. 둘째, 통합억제 체계 구축을 위한 동맹국과 미국의 연구개발 협력을 논의할 때 AI와 초음속미사일(Austin 2022b) 역량을 강조한다. 셋째, 앞서 언급한 랜드보고서와 워게임 결과는 동아시아전구에서 중국 A2AD 역량 강화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보여주고, 국제회의에서 미사일 방어(Missile Defense: MD) 체계의 비효율성(100% 확실한 방어 불가능하고 체계 발전에 천문학적인 비용 소요)에 대해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점(EAI-Belfer October Dialogue 2023) 또한 미국의 관심이 방어적 조치 보다는 선제적 행보를 통한 거부(denial)에 있음을 보여준다.   IV. 중국의 안보전략: 지능화전(智能化戰)   미국의 NDS와 대비를 이루는 중국의 문건은 2019년 7월 발표된 <신시대중국국방(新時代的中國國防)>이다(State Council Information Office 2019). 본 문건에서 중국은 세계 세력배분구조의 근본적 변화가 있는 가운데 미국은 세계 패권의 유지를 위해 신기술 활용하여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는 기본인식을 보여주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은 시진핑 사상에 입각한 중국 특색의 군사안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본다. 최우선과제로 “중화민족의 부흥”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첫째, 대만독립 방지, 티베트와 신장의 분리독립 방지와 둘째, 중국의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 지원을 강조한다. 이런 맥락에서 제1도련선 내 제삼자의 무력 개입을 막는 것이 중국이 가장 우선적으로 구비해야 하는 역량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동시에,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지상과제에 집중하기 위해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동맹과 파트너십 확대를 추구할 것과, 세계 평화 및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것을 약속한다. 아울러,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고 중국 공산당에게 중요한 이정표에 따라 향후 30년간 추진할 군사 발전 목표를 세운다. 첫째,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7년까지 “기계화, 정보화, 지능화 역량 구축 가속화”를 추진하고, 둘째, 2035년까지 “군사적 현대화의 대체적 완성” 단계에 이른다. 셋째, 건국 100주년을 맞이하는 2049년까지는 미국과 맞붙어도 이길 수 있는 “세계 최강군대 건설”을 이룩한다.   <신시대중국국방>의 방향성은 2022년 10월 20차 당대회 때 발표한 시진핑 주석의 업무 보고(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22)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2049년까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기 위해 정치·사회·군사적 현대화를 추구하고, 이런 맥락에서 첨단기술 자립과 자강, 과학 기술 인재 양성, 민생 복지 증진, 생태환경의 개선, 공동부유 달성, 경제 쌍순배(双循环) 통해 내수시장 촉진과 대외공급망 의존도 축소, 기술분야 민관융합(军民融合)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다. “안전(安全)”도 91회나 언급되는데 이를, “인민안전”(궁극적 목표), “정치안전”(근본적 과업), “경제안전”(토대), “군사·기술·문화·사회안전”(주요 기둥)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경제안전의 토대 위에 군사안전을 이룩하여 이것이 정치안전 및 인민안전 달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은 국가의 총력동원을 안보 전략 차원에서 제시하는 미국의 통합억제 개념과 그 맥을 같이한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전역연동(全域联动),” “기계화, 정보화, 지능화의 통합(机械化信息化智能化融合),” “합동작전 지휘체계를 최적화하고 정찰 및 조기경보, 합동타격, 전장지원, 종합지원체계 및 역량강화를 추진한다(优化联合作战指挥体系,推进侦察预警、联合打击、战场支撑、综合保障体系和能力建设)”는 표현에서 보이는 ‘통합역량’ 구축 노력이다. 이는 미국이 추구하는 통합억제와 본질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정보화, 지능화 전쟁의 특성과 법칙(信息化智能化战争特点规律)”에 따른 전력 운영 등에서 ‘지능화전’ 개념을 강조하는 것도 다양한 영역의 군사력을 통합하고자 하는 “복합시스템” 구축을 위해서이고, AI를 통한 인간-기술 융합도 이러한 맥락에서 강조된다(Kania 2021). 미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 2022)는 중국이 2021년부터 “다영역정밀전(多域精确战, Multi- Domain Precision Warfare)” 개념을 제시하며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 감시 및 정찰(C4ISR) 역량을 토대로 미군의 취약점을 파악하여 합동군으로 정밀 타격을 감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대비를 강조한다.   ‘지능화전’이라는 개념에서부터 드러나듯이 중국은 미국보다도 훨씬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통합역량 구축을 위한 핵심축으로 AI 기술을 내세운다. 육해공, 우주, 전자전 및 사이버 영역의 효과적인 통합은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적용을 통해서만 가능하고(CNA 2022-08-11), 상대방의 통합역량을 와해하는 것도 AI를 동원한 전자기전을 통해 가능하다. 따라서 미래 전쟁은 “누가 더 발전된 알고리듬을 개발하느냐(game of algorithms)”의 문제로 치환되고, 이런 맥락에서 데이터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각된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이 제시하는 지능화전도 궁극적으로는 군사작전의 탬포, 정확도,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를 위해 필요한 핵심역량으로 “소형 폭발물을 탑재한 장거리 정밀 무인기 공격(remote, precise, miniaturised, large-scale unmanned attacks)”을 내세운다는 점이다(Kania 2021).   V. 동아시아 미래 안보질서 전망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과 중국은 공히 전영역의 국력을 통합하여 운용하는 것을 국방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상대방이 공격하기 전에 먼저 공격하여 공격 작전 자체를 좌절시키는’ 방식의 “거부에 의한 억제(deterrence by denial)”를 추구한다. 미국이 강조하는 “장거리타격 및 초음속·해저·자동 무기체계”나 중국이 추구하는 “소형 폭발물을 탑재한 장거리 정밀 무인기 공격”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그렇다면 미국의 통합억제와 중국의 지능화전을 겹쳐서 볼 때 동아시아 안보질서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세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먼저, 양국이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미국이나 중국 중 한 국가가 통합역량 시스템 구축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 경우, 미소 데탕트의 근본적인 토대를 제공했던 ‘2차 공격능력’과 ‘상호취약성’에 기반한 ‘핵균형’이 미중간에는 수립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 사용하지 않으면 보유한 핵 자산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use-it-or-lose-it)’는 강박에 쉽게 빠지게 되어 미중 간의 재래식 국지전(예. 대만해협)이 순식간에 핵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   두 번째 가능성으로 만약 중국의 지능화전 구축 노력이 미국의 통합억제 태세 구축과 비슷한 수준으로 동시에 발전하게 되면, 쌍방이 모두 적의 공격 시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타격함으로써 공격 시도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1차 공격능력을 보유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 이 경우 과거 2차 공격능력에 기반한 ‘상호 취약성’ 공유와 전혀 다른 형태의 군사질서를 가져오게 되는데, 인류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는 형태라 정확한 모습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양측이 모두 ‘경보즉시발사(预警反击, Launch on Warning)’ 교리를 채택함으로써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 새로운 형태의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 형성될 수도 있지만, 오판이나 사이버 공격에 따른 인공지능 오류로 인해 재래식 국지전이 빠르게 핵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세번째 가능한 미래는 앞의 두 시나리오와 달리 미중이 신기술과 핵전략의 결합을 규제하는 레짐 구축에 합의하여 통합안보 역량 구축의 무한경쟁에 빠져드는 것에 일정부분 제동을 거는데 성공한 경우이다. 이 경우 미국이 선제타격으로 ‘거부에 의한 억지’를 달성할 수 없는 수준으로 중국이 핵탄두 보유수를 확대하여 최소억제 역량 구축하게 되어 미중 핵 불균형 문제가 일정부분 해소된다. 여기에 탈동조화(decoupling) 또는 리스크 경감(de-risking) 전략의 여파로 미중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자국 중심주의적인 국내정치 분위기가 완화되는 변화가 동반되면, 미중은 과거 미소처럼 MAD가 유지될 수 있는 최소 역량만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핵능력 자원 투입을 막는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정리하자면, 미중 군사전략 변화에 따른 동아시아 안보정세의 미래는 미중이 각각 시도하는 통합역량 구축 노력의 발전 속도와 신기술이 핵능력과 결합하는 정도를 양측이 합의 하에 통제할 수 있는지 그 여부에 달려있다. 미중이 신기술 규제 레짐 구축에 합의하지 못하면, 한 쪽이 다른 쪽 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통합역량 구축에 성공하여 상대방을 압도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고, 이 때 지역 안보 불안정성은 매우 커질 것이다. 만약 양측의 역량이 비슷한 템포로 동시에 발전하면, 이는 새로운 형태의 MAD를 형성할 수도 있지만, 재래식 분쟁이 핵전쟁으로 매우 빠르게 확전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게 되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결국 현재의 수직적 핵확산과 미중 핵경쟁이 미중 신데탕트의 구조적 전기를 마련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이 핵역량에 통합되는 속도를 조절하거나 AI, 양자컴퓨팅 등의 신기술이 핵무기 전략 차원에서는 아예 적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규제레짐 창출을 위해 미중이 만나 대화하고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 따라서 동아시아 안보질서의 미래는 누가 먼저 신기술의 군사화에 성공하느냐 뿐 아니라, 이를 정치적으로 제약하는데 미중이 서로 합의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는 셈이다.   참고문헌     Allison, Graham. 2020. “The U.S.-China Strategic Competition: Clues From History.” In Leah Bitounis and Jonathon Price (eds). The Struggle for Power: U.S.-China Relations in the 21st Century. Aspen Strategy Group.   Austin III, Lloyd J. 2021. “Secretary of Defense Remarks for the U.S. INDOPACOM Change of Command.” Transcript of speech delivered at Joint Base Pearl Harbor-Hickam, April 30. Honolulu, Hawaii, U.S.A.   ___________________. 2022. “Prepared Remarks Before the House Armed Services Committee.” Transcript of speech delivered to the House Armed Services Committee, April 5. Washington, DC, U.S.A.   ___________________. 2022. “Remarks at the Shangri-La Dialogue by Secretary of Defense Lloyd J. Austin III (As Delivered).” Transcript of Speech delivered at Shangri-La Dialogue, June 11. Singapore.   Heginbotham, Eric, Michael Nixon, Forrest E. Morgan, Jacob L. Heim, Jeff Hagen, Sheng Tao Li, Jeffrey Engstrom, Martin C. Libicki, Paul DeLuca, David A. Shlapak, David R. Frelinger, Burgess Laird, Kyle Brady, and Lyle J. Morris. 2015. The U.S.-China Military Scorecard: Forces, Geography, and the Evolving Balance of Power, 1996–2017. Santa Monica, CA: RAND Corporation.   Kania, Elsa B. 2021. “Artificial Intelligence in China’s 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Journal of Strategic Studies 44, 4: 515-542.   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22. “Report to the 20th National Congress of the Communist Party of China.” October 16.   State Council Information Office. 2019. “China’s National Defense in the New Era.” July 24.   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SIPRI). 2022. SIPRI Yearbook 2022: Armaments, Disarmament and International Security.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U.S. Department of Defense. 2022. “2022 National Defense Strategy”. October 27.   _____________________. 2022. “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22.” November 29.   Waltz, Kenneth N. 1979. 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 Long Grove, Illinois: Waveland Press.   White House. 2022. “National Security Strategy.” October 12.   Wu, Riqiang. 2022. “Assessing China-U.S. Inadvertent Nuclear Escalation.” International Security 46, 3: 128–162.     ■ 김양규_동아시아연구원 수석연구원.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강사.     ■ 담당 및 편집:박지수 , 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8) | jspark@eai.or.kr  

김양규 2023-08-22조회 : 8300
스페셜리포트
[미중 핵 대타협 스페셜리포트] ① 미중 간 전면 핵전쟁의 공포와 대타협의 가능성

I. 미중 전략 경쟁의 군사화와 불투명한 미래     미국과 중국의 양자관계는 전략경쟁으로 규정된다. 전략적 핵심이익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전면적 대립으로 갈 수도 있고, 건전한 경쟁과 협력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통제되지 못한 경쟁과 대립 속에서 핵전쟁까지 갈 수 있는 파국을 맞이할 수도 있고, 1972년 미중 데탕트를 통해 전략적 협력의 계기를 마련했듯이 신데탕트의 대타협을 이룰 수도 있다.   양국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쟁이 대립과 파국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쟁 방지, 핵비확산, 기후변화 및 보건 문제에 대한 공동대처, 신기술 규제레짐 수립을 위한 협력 등의 공통이익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가운데 군사적 충돌이 전면적 대립으로 가는 상황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중 정상은 회담을 통해 위기안정성을 확보하고 소통의 길을 열어놓는 방안을 연구하며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양국 간 전면적 디커플링보다는 상호의존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줄이면서 협력의 방법을 찾는 기미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경쟁은 상당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다. 회색지대, 통상전력 부문은 물론 핵전력과 신무기 부문까지 군사분야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중 전략경쟁이 군사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중 간 경제, 기술 경쟁도 많은 국가들이 우려하는 대상이지만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이는 생사의 문제가 될 것이다. 미중 간 군사충돌의 최전선에 있는 한국은 특히 이러한 사태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기후변화와 같은 초국가 위협이 날로 증대하는 가운데 미중 간 협력의 부재 자체가 인류 절멸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고, 더 나아가 두 핵국가의 군사충돌은 국제정치의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중 간 협력의 증진, 더 나아가 대타협을 통한 협력 기반 조성은 전 지구적 사안이라고 하겠다. 양국은 1972년 데탕트의 경험을 통해 전략적 상호이익을 도모한 전례가 있고 이러한 이익 조정과 공생의 비전은 양국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많은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군사충돌을 막아야 하는 미중 양국과 국제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과연 미중 간 대타협, 더 나아가 새로운 공생의 세계질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 과정에서 한국이 협력 촉진의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도록 한다.   II. 미중 전략 관계의 역사적 변화과정과 현재 국면     역사적으로 미중 관계는 적대관계로부터 전략적 협력관계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진동해 왔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과 중국은 전쟁의 교전국으로 실제 전투를 벌였는가 하면, 1972년 닉슨의 베이징 방문 이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기도 하였다. 미중 데탕트는 미소 양국 간 핵균형 및 핵감축 노력과 같은 관계 변화, 냉전기 양대 진영 내 국가들 간의 이해관계 변화 및 결속력 약화, 그리고 1960년대 유럽에서 보이듯이 진영을 넘어서는 국가들 간의 새로운 전략적 관계 설정이라는 큰 변화 속에서 이루어졌다.   냉전의 종식이라는 거대한 변혁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은 대체로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미중 관계가 경색되기도 했지만, 1990년대 클린턴 행정부는 중국과 협력을 유지했다. 1997년 10월 클린턴-장쩌민 정상회담 이후 “건설적 전략 동반자(constructive strategic partnership)”의 새로운 관계가 설정되기도 했다.   2001년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경제발전이 양국 간의 상호 이익에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중국은 미국의 지구적 리더십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였고,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뒷받침한 서구의 자본주의 경제 모델을 비판했다. 1978년 개혁 개방 이후 중국이 추진해온 도광양회(韬光养晦)의 국가 전략을 점차 분발유위(奮發有爲)와 같은 적극적인 지구적 영향력 확보 전략으로 변경한 것이다.   오바마 후진타오 시대에 긴장이 팽배했지만, 대체로 2010년대를 통해 양국 간의 협력을 모색하는 소위 신형 대국관계를 유지했다. 현재 미중 전략 경쟁의 시대를 본격화한 것은 2017년 트럼프 정부가 등장하고,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APEC)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본격적으로 채택한 이후이다. 미국은 지난 40여 년 동안 중국을 관여하려 했지만 결국 실패하였고, 중국이 자신이 성장해온 국제 질서의 틀인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규칙 기반 질서를 벗어나 중국 중심의 대안적 세계질서를 이루고자 한다는 인식을 굳혔다.   그 결과 중국에 대한 무역분쟁에서 시작하여 경제 전반과 가치, 규범, 그리고 군사 안보에 이르기까지, 미중 간에는 경쟁과 대결의 관계가 자리 잡게 된다. 하노이 회담에서 시작된 미중 간 전략 경쟁과 소위 디커플링의 시대는 트럼프 정부 전 시기에 걸쳐 전선이 확대되고, 대립과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지며, 가치의 진영화로 양립이 어려운 관계로 치닫게 되었다.   바이든 정부 등장 이후 미중 관계는 여전히 경쟁으로 특징지어지지만, 2022년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위기관리와, 전략적 협력과 경쟁의 복합 시대를 열기로 합의하였다. 지난 5년간의 하노이 패러다임이 대립으로 치닫는 전면적 경쟁의 시대였다면, 2022년에 시작된 발리 패러다임은 위기를 관리하고 외교적 방법으로 양자의 차이를 조정하는 전략적 조정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적 조정기는 관계의 완전한 탈동조화보다는 위험감축 혹은 디리스킹(de-risking)으로 정의된다. 이 시대는 지나치게 안보화된 모든 이슈를 적절히 탈안보화하고, 충돌의 위기를 방지할 수 있는 외교적 대화의 메커니즘을 복원하면서, 양자 간의 경쟁을 통한 보다 나은 관계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중 간에는 양자관계에 대한 근본적 시각차가 존재하며, 위험 관리가 실패할 경우 군사 외교적 충돌로 치달을 수 있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사력 사용의 문턱이 낮아졌을 뿐 아니라, 미국 주도 국제 질서에 반대하는 세계 여러 국가들의 비판 의식도 강해졌다. 중국은 미국이 추구하는 국제 질서가 앞으로 유지되기 어렵고, 중국 주도의 대안적 질서를 추구할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협력과 경쟁의 관계를 추구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군사 안보적 대결을 준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특히, 대만 해협의 불안정성이 증가하고, 중국의 현상 변경 정책이 향후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장하면서, 미중 관계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2027년 창군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소위 강군몽을 실현하려고 하고 있고, 이후 세계 최강 수준의 군대를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군구를 개편하고, 변화하는 신기술의 패러다임에 맞게 지능화전과 다영역작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민군 기술 융합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군 현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III. 미중 핵무기 경쟁의 본격화 및 신기술의 파괴적 영향     이러한 변화의 흐름과 더불어, 미중 군사 충돌을 결정할 궁극적 차원은 역시 핵군사력의 균형이다. 현재 중국은 대만해협과 같은 주권적 영역의 분쟁 문제, 그리고 남중국해와 같은 회색지대에서의 영향력 확보, 더 나아가 지구적으로 중국의 군사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노력을 동시에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기존의 미국 국익을 침해할 경우, 미국과 중국 간의 군사적 대립이 불가피할 수 있다. 통상 무기를 사용한 저강도 분쟁이 확전을 거듭할 경우, 전면적 통상전에 이어 결국 핵전쟁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미중 양국의 군사력을 총량 데이터 차원에서 비교해 보면 군사비 측면에서 미국은 2022년 기준 8조 10억달러를, 중국은 2조 9천 3백억 달러를 지출하여 대략 8:3의 비율을 보이고, 핵탄두수로는 미국 5,428개, 중국 350개로 15:1을 배분율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총량지표는 중국의 군사비 지출 통계의 신뢰성 문제, 총량 통계가 실제 해당 지역 내 투사할 수 있는 실제 역량으로 단순 치환되기 어려운 문제, 그리고 동맹국 역량이 반영되지 않는 문제로 인해 한계를 가진다.   핵능력 차원에서는 미국이 중국을 압도하고 있어 중국이 섣부른 군사행동에 나서기 어렵게 만드는 억제력을 미국이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의 3대 핵전력(Nuclear Triad)을 모두 갖추고 있으나, 중국 잠수함의 소음이 심해 대잠전에 취약하고 H-6N 전략폭격기 능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중국의 2차 공격능력(Second Strike Capability)은 이동발사대(TELs)와 지하시설(UGF) 등을 활용한 핵자산 생존능력 강화의 성패에 달려있다. 이러한 제한적 핵운반능력 문제에 더하여 핵탄두 보유량이 현재 400기를 넘지 못하는 한계까지 있어, 과연 미중이 상호취약성(mutual vulnerability)을 공유하게 만드는 최소억제(minimum deterrence) 수준의 핵전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중국 스스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미중 전략을 비교해보면, 미국이 추진하는 ‘통합억제’는 잠재적 적국으로 하여금 적대 행위의 비용이 그 편익을 압도한다는 사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매끄러운 역량의 조합(the seamless combination of capabilities)”이다. 이는 통합억제가 군사영역(domain, 육해공, 우주, 사이버, 비군사), 지역(예. 유럽과 인태), 분쟁 스팩트럼(무력분쟁~회색영역), 정부 역량(외교, 정보, 경제), 그리고 동맹 역량을 모두 통합하는 형태의 “총력억제(all of us giving our all)” 전략임을 의미한다.   중국 역시 “전역연동(全域联动),” “기계화, 정보화, 지능화의 통합(机械化信息化智能化融合),” “합동작전 지휘체계를 최적화하고 정찰 및 조기경보, 합동타격, 전장지원, 종합지원체계 및 역량강화를 추진한다(优化联合作战指挥体系,推进侦察预警、联合打击、战场支撑、综合保障体系和能力建设)”는 표현에서 보이는 ‘통합역량’ 구축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추구하는 통합억제와 본질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그렇다면 미국의 ‘통합억제’와 중국의 ‘지능화전’을 겹쳐서 볼 때 동아시아 안보질서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세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먼저, 양국이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미국이나 중국 중 한 국가가 통합역량 시스템 구축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 경우, 미소 데탕트의 근본적인 토대를 제공했던 ‘2차 공격능력’과 ‘상호취약성’에 기반한 ‘핵균형’이 미중간에는 수립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중국 입장에서는 ‘지금 사용하지 않으면 보유한 핵 자산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use-it-or-lose-it)’는 강박에 쉽게 빠지게 되어 미중 간의 재래식 국지전(예. 대만해협)이 순식간에 핵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   두 번째 가능성으로 만약 중국의 지능화전 구축 노력이 미국의 통합억제 태세 구축과 비슷한 수준으로 동시에 발전하게 되면, 쌍방이 모두 적의 공격 시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타격함으로써 공격 시도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1차 공격능력을 보유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 이 경우 과거 2차 공격능력에 기반한 ‘상호 취약성’ 공유와 전혀 다른 형태의 군사질서를 가져오게 되는데, 인류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는 형태라 정확한 모습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양측이 모두 ‘경보즉시발사(预警反击, Launch on Warning)’ 교리를 채택함으로써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 새로운 형태의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 형성될 수도 있지만, 오판이나 사이버 공격에 따른 인공지능 오류로 인해 재래식 국지전이 빠르게 핵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세 번째 가능한 미래는 앞의 두 시나리오와 달리 미중이 신기술과 핵전략의 결합을 규제하는 레짐 구축에 합의하여 통합안보 역량 구축의 무한경쟁에 빠져드는 것에 일정부분 제동을 거는데 성공한 경우이다. 이 경우 미국이 선제타격으로 ‘거부에 의한 억지’를 달성할 수 없는 수준으로 중국이 핵탄두 보유수를 확대하여 최소억제 역량 구축하게 되어 미중 핵 불균형 문제가 일정부분 해소된다. 여기에 탈동조화(decoupling) 또는 리스크 경감(de-risking) 전략의 여파로 미중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자국 중심주의적인 국내정치 분위기가 완화되는 변화가 동반되면, 미중은 과거 미소처럼 MAD가 유지될 수 있는 최소 역량만을 유지하고 불필요한 핵능력 자원 투입을 막는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핵군축 합의는 양국 간의 취약성을 공유하면서, 서로 간의 안보를 위해 생존을 넘어선 불필요한 핵 군비 경쟁을 막고자 하는 상호 이익으로부터 이루어진다. 이는 냉전기 미소 간에 적용되었던 전제인데, 현재의 미중 핵경쟁은 상황이 다르다. 즉, 인공지능과 우주 전력, 사이버 기술이 발전하면서 상대방을 고도의 군사정보와 초정밀 타격에 의해 선제공격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현실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양국 간 보복 공격 능력 보유에 기초한 상호확증 파괴의 가설은 무너지게 된다. 현재 신기술의 발전으로 핵전력과 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결합될 때, 향후 상호억제의 가설이 어떻게 변화될지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미국과 중국이 핵무기 경쟁과 더불어 신기술 경쟁을 무한으로 벌여 나갈 때, 상호 확증 파괴를 기준으로 한 전략적 안정성은 담보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예상할 수 없는 군비 경쟁으로 양국의 안보는 심각히 훼손되고, 의도치 않은 핵전쟁으로 전 세계의 안보를 해칠 수 있는 상황이 예견되는 것이다.   현재는 미중 모두 신기술과 핵전략을 결합한 통합안보역량 구축에 승산이 있다는 판단하에 군비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국면이다. 아직은 미중 간 핵불균형은 명확한 상황이기에, 이러한 불균형이 미중 전략 경쟁을 전면적인 군사충돌로 발전하는 것을 막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력과 기술력 발전 수준을 볼 때, 2030년대 미중 간 핵전력 균형은 일정 부분 이루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고, 이는 중국으로 하여금 회색지대 영역과 통상전쟁 영역에서 더 공세적으로 나오게 만드는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중이 신기술 규제레짐 합의에 실패한 상황에서 2040년대 핵 역량을 포함한 미중 군사력 균형이 이루어질 경우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사충돌 양상은 근본적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IV. 핵과 신무기 경쟁에서 생겨나는 협력의 필요성     미중 간 핵무기를 둘러싼 경쟁이 지속될 경우, 전략적 안정성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양국은 핵무기 증강을 추구하는 군비 증강의 불안정성을 보일 것이며, 미중 간 군사 충돌이 핵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위기 불안정성 또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미중 모두에게 치명적인 손해를 가져올 핵무기 증강 및 핵전쟁의 가능성을 통제하는 것은 양국의 공통된 이익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미중 양국은 협력의 동기가 강하게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기후 변화와 같은 문제는 인류 공멸의 문제로서, 미중이 협력하지 않으면 양국은 물론 전 인류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신기술의 통제 역시 무한경쟁으로 귀결될 경우, 양국이 통제할 수 없는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협력 필요성을 가장 피부로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역시 핵전쟁의 가능성이다. 미중 간의 핵무기 경쟁은 비단 양국의 문제일 뿐 아니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아시아 국가들, 더 나아가 지구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중 핵무기 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양국의 동맹국과 전략적 파트너 국가들의 군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 증강 및 핵사용의 문턱이 낮아지는 환경 속에서 고도화를 이루고 있다. 이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에게 큰 전략적 불안정성을 가져오는 요인이며, 무엇보다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을 부추기는 동인이기도 하다. 미국과 중국 양국이 지금의 전략 경쟁이 핵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엄청난 향후 위험성을 공히 인식한다면, 협력의 유인은 다른 어떤 영역에 비해서도 강할 수밖에 없다.   과거 1972년의 미중 간 데탕트가 냉전의 안정성을 추구하고, 다른 국가들의 주권을 침해하는 소련에 대한 공동 견제의 전략적 이익을 도모한 것이라면, 현재에도 유사한 전략적 협력의 유인은 존재한다고 본다. 미중 간에 앞으로 도래할 상호 확증 파괴의 전략적 균형점의 도래, 그리고 핵경쟁과 신기술이 접합된 새로운 안보 위협의 증가, 인도태평양 국가들 전체의 핵무장을 촉진할 수 있는 핵 군비 경쟁의 환경 강화, 이를 막을 수 있는 지구적 비확산 레짐의 급속한 무력화 등을 고려할 때 미중 간 협력의 유인은 전략 경쟁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미중이 우위를 추구하는 세력균형의 경쟁을 벌여도 공동이익을 위한 이익균형은 가능하며, 이 과정을 통해 장기적인 관계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반면 협력의 실패는 곧 핵전쟁의 위험 증가로 인한 양국 안보의 근본적 위기 및 인류 공멸의 가시화라는 점에서 부정적 의미의 협력 인센티브도 존재한다.   V. 미중 협력을 위한 4대 이니셔티브     이러한 위험을 막고 미중 간 미래의 위험을 미리 인식하여 협력을 가시화할 수 있는 제2의 데탕트의 전기를 핵 분야에서 찾을 수 있을까? 핵분야의 미중 협력은 비단 양국 간 안보이익을 넘어 동북아, 인도태평양지역, 그리고 지구적 차원의 안정과 핵비확산, 핵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 미중 협력을 이끌 수 있는 방법으로 ① 미중 간 신(新) 뉴스타트 조약(New START: 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② 인도-태평양 비확산 구상(Non-Proliferation Initiative: NPI), ③ 핵테러 방지를 위한 핵안보 구상(Nuclear Security Initiative), ④ 한반도 비핵화안보구상(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Initiative)을 미중 양국에게 제안할 수 있다고 본다.   미중 간 신데탕트의 대타협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안을 추구해야 한다. 첫째, 미국과 중국이 미래 리더십을 둘러싼 힘의 우위 경쟁을 벌이더라도, 여전히 공통의 이익은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세력균형과 이익균형이 항상 일치할 필요는 없다. 또한 양국 내에는 상호협력을 중시하는 다양한 행위자들, 예를 들어 기업과 시민사회 그룹들이 존재한다.   미국은 현재 중국에 대해 공정하고 규범에 기반한 경쟁을 강조한다. 그러나 동시에 패권경쟁의 논리를 막연하게 상정하여 중국에 대한 압박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내 국내정치는 중요한 변수이다. 1972년 데탕트 당시에는 닉슨이 중국의 도움을 받아 인도차이나에서 효율적으로 철군하면 재선 가도에 도움이 될 만큼 국내 정치 상황이 형성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미중 경쟁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중 데탕트보다는 과대 균형(overbalancing)이 나타나기 쉬운 구조이다.   반면, 중국은 미중사이의 경쟁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내심 중국 역시 미국과 긍정적 의미의 경쟁을 이미 수행하고 있으며, 경쟁을 통해 중국 역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다. 문제는 전반적 국력에서 열세에 처한 중국이 미국과 경쟁하다가 예상치 않은 국력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불안이다. 중국의 권위주의 체제는 내적으로 효율적인 정책결정구조를 유지해왔지만, 경제발전이 저하되고 민주화 요구가 증가할 경우 내정의 불만을 회유하기 위해서라도 강경한 대외정책을 추구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미중 양국 내 국내정치구도가 대타협의 협력 가능성을 줄이지 않도록 하는 인식이 필요하다.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힘의 균형과는 별도로, 양자의 상대적 이득 격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익의 균형은 존재할 수 있다. 특히 전쟁을 통한 공멸이야말로 미국과 중국 모두가 경쟁 국면에서도 반드시 유념해야 할 상황이다. 따라서 미중 간 경쟁이 유지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군사적 안정과 공멸 방지의 인식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   둘째, 냉전기 미국과 소련 간의 핵 군비 통제 협상의 여러 측면을 면밀하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던 미국과 소련 간의 전략무기 감축 협정에 대해 검토해보면, 상호확증파괴가 가능한 지점에 이를 때, 군비통제 협상을 추구하는 것이 양국의 안보 이익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재에는 미중 간 핵전력 불균형이 크게 존재하는 상황이지만, 향후 중국의 핵능력 증강 과정에서 상호확증파괴의 균형점은 곧 다가올 것이다. 미중 양국 간의 핵전력 전망을 정확히 제시하여, 2030년대에 도래할 핵 군비 통제의 필요성을 사전에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 양국의 핵 전문가들이 군비통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로드맵을 준비해야 하고, 이를 위한 매우 구체적인 전략대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미중 간 핵 타협이 존재하지 않으면 양국의 의도와는 별도로 동북아의 여러 국가들, 더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이 핵무장 시도, 혹은 핵능력 증강의 정책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북한의 불법적인 핵개발은 물론이고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한국, 일본, 대만의 핵무장을 향한 가능성도 본 연구에서 제시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양국 간 힘겨루기 속에서 핵 부분의 비확산 레짐을 동북아,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지구적으로 확립하지 못한다면 이는 양국의 안보 이익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양국은 양자 핵군비통제뿐 아니라 지역적, 지구적 차원의 핵 비확산을 위한 전격적인 노력을 시작하도록 협력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넷째, 미중 간 핵 협력은 비단 핵무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핵 안보와 핵 테러 방지, 그리고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미중 양국은 핵 안보 및 핵 테러 방지를 위한 노력을 비교적 다양한 형태로 기울여 왔다. 앞으로도 다자적 차원에서 이들 이슈를 둘러싼 협력이 국제 안보 질서 유지에 매우 긴요함을 인식하고 협력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VI. 미중 대타협을 위한 실행방안     미중 양국의 상호 공멸을 가능하게 하는 핵전쟁의 위험을 감축하는 노력은 보다 광범위한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양국의 생존에 핵심적인 핵군사력을 비롯한 군사분야에서 시작하여 전반적인 협력의 기반을 다지고, 이어 광범위한 핵심이익의 조정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1972년의 데탕트를 돌아보며 현재와 비교해 보는 방법도 유용하다. 즉, 2023년 현재의 관점에서 미중 간 대타협의 조건이 마련되어 있는가 하는 점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1972년 당시 미중 간 타협은 양국 간 패권 경쟁이나 전략 경쟁을 상장할 수 없을 정도로 미중 간의 국력 격차는 매우 컸다. 미중 간 상호 의존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데탕트 이전에 미중 간 이해 갈등의 요소도 직접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현재는 중국이 미국 국력을 추월할 만큼 강력해졌고 미중 간 심화된 상호작용이 존재하고 있어 갈등의 요소가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고 보아야 한다.   1972년의 데탕트가 미중소 삼각관계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지금은 미중 양국이 공동의 적 혹은 위협으로 삼을 만한 강대국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1972년 당시에는 닉슨이 중국의 도움을 받아 인도차이나에서 효율적으로 철군하면 재선 가도에 도움이 될 만큼 국내 정치 상황이 형성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미중 경쟁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중 데탕트보다는 과대 균형(overbalancing)이 나타나기 쉬운 구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중 대타협을 위한 기본적 요인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 및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합거시이행의 와중에 있는 세계라는 점에서 닉슨의 “평화의 구조” 전략과 일치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둘째, 미국 동맹국들의 이해관계 다변화, 진영 내 결속의 가변성이라는 점에서 1960년대와 유사하다. 미중 양국의 경쟁에 따라 세계 모든 국가들이 양분되지는 않는다. 다양한 이해관계와 진영을 넘는 상호의존이 존재하기 때문에 미중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국가들의 입장을 반영하여 일정 부분 타협할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의 경우에도 여러 동맹국들의 이해를 반영하는 대중 전략의 다변화도 필요하다. 더불어 한국의 입장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셋째, 바이든 정부, 혹은 미국 집권당의 이익과 대중 데탕트의 정책이 보완적일 수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한 고찰과 논리가 필요하다. 미국의 최종적인 대중 전략의 모습에 대해 많은 논란과 담론 경쟁이 있는 가운데, 미국 내 대중 데탕트, 대타협, 관여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학파, 세력 등에 대한 조사, 고찰이 필요하다.   향후 미중 간 대타협을 현실화시키는 과정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촉진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중의 핵 경쟁이 가시화되고 그 위험성이 충분히 예상 가능하므로 경쟁 더 나아가 핵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와 군축의 필요성 논의는 가능하리라 본다. 미중의 전략 경쟁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공유하는 이익이 매우 클 뿐 아니라, 협력의 상호 이익이 매우 크므로 지정학적 고려 이외의 상황에서 타협과 협력의 요구 목소리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언급한대로 미중이 신기술 규제레짐 구축에 실패한 미래 시나리오 1과 2의 결과는 미중은 물론 인류에게도 파국적이다. 미중이 2030년대까지 신기술 및 핵역량을 결합한 통합안보역량 구축 경쟁을 지속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2040년대에까지 미중 군비경쟁이 지속될 경우 미중은 자기파괴적 경쟁의 결과를 미리 깨닫고 2030년대 말 즈음에는 핵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는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앞서 있는 미국이 중국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할 수 있지만, 그러한 우위가 중국으로 하여금 공세적 핵전략 채택을 강요하고, 취약한 우주 영역에서 인공위성 파괴나 기능 정지에 나서도록 자극할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거부에 의한 억지’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는 상황에서 미중 신기술 규제레짐 구축이 가능해 질 것이고, 여기에 미중의 국내정치 및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되면 미중 핵군축 협상과 대타협의 조건이 마련된다.   미국과 중국의 핵군축 협정, 혹은 미소 간 모델을 발전시켜 ‘신 뉴스타트 조약’의 내용을 양국이 추진할 수 있다. 양국의 핵군축을 위해서는 핵탄두 숫자의 상호 감축은 물론, 상대방의 핵무기 및 운반체계를 정찰 감시하고, 이를 초정밀도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해야 한다. 현재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군사 강대국들은 정밀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바, 만약 정밀도에 대한 제한이 없다면, 제 1격으로 인한 상대방의 핵무기 제거가 가능하다는 의구심이 증대될 것이다.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상호 군축도 필요하다. 만약 발달된 미사일 방어 체계로 상대방으로부터의 핵 공격 취약성이 약화될 경우, 상호 확증 파괴의 가설은 무너지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급속도로 발전할 인공지능이 핵지휘통제 체제와 연결될 경우 ‘핵전쟁의 승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공동인식을 기반으로 한 신중함과 공포의 균형 전제는 무너지게 될 것이다.   감시 정찰 기능은 우주 공간 및 사이버 기술과 연결되기 때문에 향후 미중 간의 핵 군축은 사이버와 우주 영역에서의 군사 기술의 투명성 증가 및 상호 감축의 기준 마련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둘째, 인도-태평양 비확산 구상을 위한 미중 합의를 추진해야 한다. 지역 핵비확산 레짐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1) 미중 및 역내 국가 군 지휘부 및 국방부 차원의 위기관리 소통 메커니즘 마련 및 활성화, (2) 미중 및 역내 국가의 정치·군사적 레드라인 재확인 및 도발 행위 자제, (3) 핵무기 배치, 미사일 방어체계 및 첨단무기 운용·관리에 대한 민관 대화 개시 등의 위기관리 및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세 번째, 핵 테러리즘과 안전을 둘러싼 미중 간 협력의 의제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격히 부상한 원전에 대한 국가 군대의 공격 위협에 대한 대응과 동북아 지역 핵경쟁으로 인해 심화되는 핵확산 위협 및 핵안보·안전 문제 심화에 대한 대응 등 미중 공동이익 영역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미중 핵 경쟁이 진영 논리에 빠져 명백한 공동이익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협력 동인이 약화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테러와 인권 문제가 결부되어 미중이 원천적으로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핵안보 문제에 대한 정교한 의제 설정도 필요하다.   네 번째,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미중간 타협을 추진해야 한다. 양국 모두 북한의 비핵화가 서로의 이익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한다. 북한이 핵 국가로 공인받을 경우 한국은 물론 일본 역시 핵무장의 길로 갈 수 있으며, 미국이 추진하는 지구적 비핵화레짐은 크게 손상될 것이다. 중국 역시 북한의 핵무장으로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이 강화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또한 지구적 비확산 레짐에 중국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 역시 난처한 일이다.   북한은 향후 체제 보장을 위해 발전권과 생존권을 요구하고 있고, 이를 보장할 수 있는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이 동북아 모든 국가들에게 큰 과제이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주장하는 권리와 체제보장을 제공하는 데에 의견의 합치를 볼 수 있다. 비핵화된 북한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지정학적 중립을 지켜, 지금의 미중 전략 경쟁에 커다란 상대적 이득의 변화를 초래하지 않는다면, 미중의 협력 가능성은 높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화가 미중 양국에게 지구적 비확산 레짐을 지키고, 양국의 리더십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협상의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VII. 미중 대타협과 한국의 고려사항     안보 분야의 미중 협력 다른 분야의 대타협으로 확대된다면 보다 안정적인 국제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1972년의 경우를 보면, 미국과 중국은 대만 문제 및 한반도의 안보 문제, 미국과 중국의 상호 인정 및 경제를 비롯한 포괄적 상호 이익을 추구하면서 협력을 이끌어냈다. 지금 미중 양국은 과거 5년간의 디커플링 시도를 넘어, 시장에 기반한 상호의존이 완전히 단절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올해 들어 미중 간에 추진되고 있는 위험감축 혹은 디리스킹 패러다임은 미중 경쟁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전략협력을 강화하는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자유주의 경제 질서에 맞게 공정한 시장관행을 유지할 수 있다면, 경제 협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옐런 재무장관도 건설적 관여를 통해 미중 경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주장한 바 있다. 군사안보적 함의를 가진 경제협력에 대해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미 앞서 논의한 바와 같은 핵과 지역안보 차원의 협력의 토대가 이루어진다면, 경제 협력의 걸림돌도 상당 부분 제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보적 함의를 가진 민간 품목이 아니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이 자신의 경제 발전을 좌절시키려 한다는 의심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목적 하에 높은 관세 부여 및 첨단 기술의 디커플링을 추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중 간 상호 의존 관계가 유지되고 무역 부문에서의 관세 인하 협정을 진전시키면서, 신기술을 둘러싼 안보 경쟁이 안보 협상 속에서 해결될 수 있다면 첨단 기술의 디커플링 문제 역시 해결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핵심 안보 이익에서 출발한 상호협력의 토대 위에서 경제와 정치, 사회를 포괄하는 대타협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체제를 인정하면서 상호 공존하고 공생하는 전반적인 정치관계를 재설정하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할 것이다.   과거 데탕트 경험을 돌이켜보면 주변 강대국들간 관계 재조정은 한국의 이익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강대국들 간 전쟁 방지, 특히 핵전쟁 방지는 민족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북핵 고도화 과정 속에서 강대국 경쟁이 북핵의 증강 및 비핵화 회의론을 부채질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시에 과거 미중의 데탕트가 냉전의 긴장완화라는 점에서 한국에게 유리할 것 같았지만 데탕트에 이른 과정과 데탕트 국면 자체에서 한국이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은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데탕트가 안겨준 교훈은 강대국 정치의 변화가 한국과 같은 상대적 약소국의 외교대안의 폭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미중 관계 정상화는 물론 닉슨 정부의 급속한 아시아 후퇴전략, 주한미군 철수 등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예측하고 대비하기 어려웠다. 전략적으로 준비되지 못한 한반도 미니데탕트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북한은 데탕트 국면을 활용하여 한국에 대한 평화공세를 가속화하고 7.4 남북공동성명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와 북한이 원하는 통일을 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남북 간 상반된 입장에서 비롯된 잠정적 미니 데탕트는 오래갈 수 없었다. 북한은 평화공세를 통한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1973년 8월에 일방적으로 남북 대화 중단을 선언하여 한반도에서의 데탕트는 막을 내린 바 있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혹은 동북아 지역 여러 국가들의 이익을 고려하여 미중 간 핵전쟁 방지, 무력충돌 방지, 갈등의 안정적 해결과 위기방지를 촉구하면서도 미중 간에 추구될 수 있는 대타협의 과정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준비를 철저히 해나가야 한다.     ■ 전재성_동아시아연구원 국가안보연구센터 소장.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 김양규_동아시아연구원 수석연구원.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강사.     ■ 담당 및 편집: 박지수, 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8) | jspark@eai.or.kr  

전재성 2023-08-22조회 : 7099
멀티미디어
[Global NK 인터뷰] 한반도 안보 딜레마 극복을 위한 역내 국가 협력 방안

오우양웨이 궈관 싱크탱크 학술위원회 부주임은 한반도의 주변국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하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기에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고 평가하고, 동북아 국가들 간의 건설적인 관계 개선을 통해 안보 딜레마를 극복하고 역내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아울러, 한미중은 핵 안전 및 관련 환경 오염 문제, 대북 인도적 지원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공통된 이익이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6자 회담과 같은 다자 협력체를 재가동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 본 인터뷰는 “한반도 미래 질서 구축과 대타협의 길: 전략소통, 확장억제, 핵 비확산 분야 협력”을 주제로 한 Global NK 국제회의 두번째 세션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I. Does common interest among stakeholders still exist on the Korean Peninsula?   • China-U.S. competition is intensifying while DPRK continues its weapon development, and ROK’s DPRK policy is becoming more hardline under the Yoon administration. However, basis and principles for cooperation among the relevant countries in the Korean Peninsula still exist.   • Regional order on the Korean Peninsula is less likely to turn into a “new Cold War,” since relevant countries still share the common interest of nuclear safety, security, and stability.   II. How can Northeast Asia enhance regional stability and prosperity?   • Stakeholders of the Peninsula still have a space to seek cooperation. Great power competition does not mean confrontation in all fields.   • Nuclear safety, security, avoiding nuclear war, regional stability, and nuclear-related environmental issues are some shared interests and potential areas of China-U.S.-ROK cooperation.   III. What are some areas of cooperation between China, U.S., and ROK?   • Multilateral approaches like the Six-Party Talks have often been suspended, but the basic rules and principles are not outdated. Any possible bilateral or multilateral dialogues to promote denuclearization, security, and stability can be meaningful.       ■ OUYANG Wei is a Senior Research Fellow, Vice-Director of Academic Committee at Grandview Institution, and the Director of the Center for Chinese Borderland Securities.     ■ 담당 및 편집: 박지수, 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8) | jspark@eai.or.kr  

OUYANG Wei 2023-06-08조회 : 6860
스페셜리포트
[미중 핵경쟁 스페셜리포트] ⑤ Implications of the Nuclear Build up in Asia

Nuclear Buildup   East Asia is in the midst of a major nuclear build up.   China, which has long maintained a “minimum deterrence” posture with only a few hundred deployed nuclear weapons, is now pursuing a dramatic expansion of its silo-based ICBM force as well as modernization of its manned long-range bombers and submarine launched missile forces - intending (according to the U.S. Department of Defense) to deploy some 1,000 nuclear warheads by 2030.   The motives behind China’s nuclear build up are uncertain. Some analysts emphasize China’s concern to maintain a secure second-strike capability against the risk of a U.S. disarming first strike with precision guided conventional weapons, backed by national missile defenses. Others speculate that more robust Chinese nuclear forces are intended to deter the U.S. from coming to Taiwan’s aid in the event of a Chinese attack on the Island. Probably both factors are involved.   Although on a smaller scale, North Korea has also continued to enhance its nuclear and missile capabilities, including the test of a thermonuclear device in 2017 and testing of more advanced short-range missiles and ICBMs. North Korea’s declaratory policy - including recent amendments to the 2013 nuclear law - emphasize North Korea’s intent to use nuclear weapons preemptively in response to conventional attacks or decapitating attacks against the leadership. This declaratory posture fits with North Korea’s weak conventional forces and development of U.S. and ROK precision strike weapons and reconnaissance capabilities.   Unfortunately, there is not much the US and its Asian allies can do to prevent this nuclear build up.   International Legal Framework   There is no international legal mechanism to challenge China’s nuclear build up. As a nuclear weapons state under the Non-Proliferation Treaty (NPT), China has made a political commitment “to pursue negotiations in good faith on effective measures relating to cessation of the nuclear arms race at an early date and to nuclear disarmament, and on a treaty on general and complete disarmament under strict and effective international control.” However, there are no legal restrictions in the NPT on China’s possession of nuclear weapons or limits on China’s development of nuclear forces in accordance with its national security interests. Indeed, all of the other nuclear weapons states in the NPT (the United States, Russia, United Kingdom and France) are pursuing programs to modernize their nuclear forces in various degrees, although only China is engaged in significant nuclear expansion. In theory, the 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TPNW), which entered into force in January 2021, would create a legal obligation for China to disarm, but China - like the other nuclear weapons states and their treaty allies - have refused to join the TPNW because they continue to rely on nuclear weapons for deterrence and national security.   Unlike China, North Korea is not recognized as a nuclear weapons state under international law. North Korea acceded to the NPT as a non-nuclear weapons state in December 1985, hence undertaking an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 “not to manufacture or otherwise acquire nuclear weapons or other nuclear explosive devices” (Article Ⅱ) and to allow international inspections of its nuclear facilities by the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 to prevent the “diversion of nuclear energy from peaceful uses to nuclear weapons or other nuclear explosive devices” (Article Ⅲ). In March 1993, however, in response to IAEA investigations of undeclared plutonium production in North Korea, Pyongyang announced its intention to withdraw from the NPT within three months, as required by Article Ⅹ of the NPT. In June 1993, following an initial bilateral meeting with the U.S., North Korea agreed to “suspend” its withdrawal from the NPT. Subsequent bilateral negotiations with the U.S. produced the October 1994 Agreed Framework, in which North Korea agreed to freeze and eventually dismantle its plutonium production facilities and eventually comply with its NPT safeguards obligations in exchange for light water nuclear power reactors and interim energy supplies.   In 2002, the Agreed Framework collapsed after the U.S. discovered that North Korea was pursuing a clandestine uranium enrichment program in violation of the Agreed Framework, the North-South Denuclearization Declaration of 1992 and the NPT. In response, North Korea declared in January 2003 that it was “no longer bound” by the NPT, but North Korea’s withdraw from the NPT is not recognized by most legal experts as legally valid. Technically, North Korea is still listed as a party to the NPT by the UN Office of Disarmament Affairs, although North Korea has not participated in NPT meetings since 2003.   In addition to the NPT, numerous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UNSCR) have imposed legally-binding restrictions on North Korea’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 as well as a wide variety of economic sanctions. The first such resolution, UNSCR 1718, passed in October 2006 after North Korea’s first nuclear test, “demands” that North Korea return to the NPT and IAEA safeguards and “not conduct any further nuclear test or launch of a ballistic missile” and “decides” that North Korea “shall suspend all activities related to its ballistic missile programme” and “shall abandon all nuclear weapons and existing nuclear programmes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For the first time, UNSCR 1718 also imposed legally binding sanctions on North Korea, prohibiting any country from selling or transferring to North Korea heavy weapons, materials and technologies that could contribute to North Korea’s WMD and missile programs, and “luxury goods.”   In response to subsequent North Korean nuclear and long-range missile tests, the UN Security Council has passed numerous additional resolutions demanding that North Korea abandon its nuclear weapons and missile programs and imposing much broader economic sanctions, including UNSCR 1874 (June 2009), UNSCR 2087 (January 2013), UNSCR 2094 (March 2013), UNSCR 2270 (March 2016), UNSCR 2321 (November 2016), UNSCR 2371 (August 2017), UNSCR 2375 (September 2017) and UNSCR 2397 (December 2017). Unfortunately, North Korea has ignored these UN Security Council demands, and the enforcement of economic sanctions has become increasingly lax, especially by Russia and China.   With the Russian invasion of Ukraine and increased tensions between the U.S. and China over Taiwan and other issues, it seems increasingly unlikely that the UN Security Council will be able to muster a united response to North Korean tests, giving Kim Jung Un more latitude to conduct additional test with less risk of additional UN sanctions. In May 2022, for example, Russia and China vetoed a U.S.-proposed Security Council resolution to impose additional sanctions on North Korea in response to ICBM tests in March and May 2022. It remains to be seen whether Russia and China will block UN Security Council action if and when North Korea conducts a seventh nuclear test.   Arms Control and Disarmament Agreements   Another option to address the nuclear build up in East Asia are bilateral or multilateral arms control agreements. During the Cold War, for example, the U.S. and the USSR entered into several bilateral arms control agreements to limit strategic offensive weapons and missile defenses in order to avoid an arms race and strengthen strategic stability. During the Trump administration, the U.S. proposed that China join the U.S. and Russia to negotiate a replacement for the New START treaty, which limits the US and Russia to 1,500 deployed strategic warheads and was set to expire in February 2021. China, however, refused to participate, on the grounds that its nuclear forces are far smaller than the U.S. and Russia. Upon taking office, the Biden administration decided to extend the New START treaty with Russia for five years on a bilateral basis and has not pursued proposals to include China in a trilateral agreement, recognizing that a trilateral agreement is not feasible. China is not willing to accept any agreement that sets its strategic limits below the U.S. and Russia and neither the U.S. nor Russia are willing to grant numerical parity to China. In any event, U.S.-Russian discussions on strategic stability and negotiations to replace the New START Treaty, which expires in February 2026, are on hold because of the Russian invasion of Ukraine.   There have been many arms control and disarmament agreements and declarations with North Korea over the years: the January 1992 North-South Denuclearization Declaration, the October 1994 Agreed Framework, the October 2005 Six Party Statement, the April 2012 Leap Day Agreement, and the June 2018 Singapore Summit statement. While some of these agreements may have limited or delayed North Korea’s nuclear and missile development, in the end they failed to prevent North Korea from developing a nuclear arsenal and ballistic missile forces.   Current prospects for nuclear negotiations with North Korea are very poor. Obviously, Kim Jung Un has rejected denuclearization and refused to respond to the Biden administration’s offers to resume nuclear talks without conditions. At some point, Kim Jung Un may be willing to accept a deal to limit nuclear and missile activities in exchange for sanctions relief and economic assistance, but complete disarmament seems very unlikely at this stage.   In the meantime, North Korea is likely to continue to develop its nuclear forces - pursuing tactical nuclear weapons, solid fuel missiles, multiple reentry vehicles, submarine launched missiles and so forth.   Deterrence and Defense   So - for the foreseeable future - China and North Korea will remain nuclear powers and will likely continue to modernize and expand their capabilities to some degree.   As a result, the logical focus of policy for the U.S. and its East Asian allies and partners is to prevent use - in other words deterrence. Deterrence is based on the perceived capability and commitment of the U.S. to use force (including nuclear weapons if necessary) to defend its allies/partners in the region. Preventing nuclear use means - first and foremost - preventing a large-scale conventional conflict - such as a Chinese invasion of Taiwan or North Korean attack on South Korea - because nuclear use is most likely to arise from escalation of a conventional war rather than a nuclear attack out of the blue.   Of course, the U.S. has a long history of deterring a Chinese attack on Taiwan since 1949 and a North Korea attack on the South since 1953, even after China and North Korea acquired nuclear weapons. The issue is whether changes in political conditions and the military balance have eroded the basis for deterrence.   In the case of China, China’s nuclear expansion does not fundamentally change the condition of mutual vulnerability that has existed between the U.S. and China for many years, meaning that a nuclear war would be fatal to both countries. What has changed is the conventional military balance. China has modernized and expanded its maritime and air forces and conventionally armed missiles across the Taiwan Straits to the point where some analysts believe that China might be tempted to launch a lightning invasion of Taiwan that would defeat any U.S. effort to come to Taiwan’s aid. This seems like a very high-risk gamble (unless Taiwan forces a war by declaring independence), but it is prudent to ensure that Taiwan’s defenses and the forces of the U.S. and its allies in East Asia are sufficient to discourage any Chinese temptation to seize Taiwan.   The case for deterrence on the Korean Peninsula is even stronger. Unlike Taiwan, the U.S. has an unambiguous security treaty with the ROK, backed by the presence of U.S. forces. In addition, the conventional balance on the Korean has shifted drastically in South Korea’s favor, which makes it much less plausible that North Korea could expect invade South Korea under the protection of its nuclear forces. Finally, in contrast to China, the U.S. does not accept mutual vulnerability with North Korea, as U.S. national missile defense is intended to prevent North Korea from striking the U.S. homeland in a conflict.   In theory, these factors should make nuclear use on the Korean peninsula unlikely. Mutual deterrence applies. Neither North nor South Korea has an incentive to start a war that would be disastrous in terms of damage and human loss. The risk is that North Korea’s weakness and fear of leadership decapitation and preemptive strike against is nuclear missile forces could make North Korea more likely to use nuclear weapons early in a crisis. Therefore, it is important for the U.S. and ROK to consider ways to enhance the credibility of extended deterrence, as the U.S. and ROK are doing through the Extended Deterrence Strategy and Consultative Group (EDSCG).■     ■ Gary Samore is a Senior Fellow with the Korea Project at the Belfer Center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Affairs. Gary is also Senior Executive Director of the Crown Center for Middle East Studies and Professor of the Practice in Politics at Brandeis University. He received his MA and Ph.D. in government at Harvard University in 1984.     ■ 담당 및 편집: 박한수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8) | hspark@eai.or.kr  

Gary Samore 2022-12-26조회 : 10138
스페셜리포트
[미중 핵경쟁 스페셜리포트] ④ Bolstering U.S.-ROK Cooperation on Nuclear Governance

On May 21, 2022, U.S. President Joe Biden and South Korean President Yoon Suk Yeol stated that the alliance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Republic of Korea (ROK) was, the “linchpin for peace and prosperity in the [Asia-Pacific] region.” [1] Additionally, they reaffirmed, “their commitment to maintain peace and stability…freedom of navigation and overflight and other lawful use of the seas, including in the South China Sea and beyond. The two Presidents reiterate the importance of preserving peace and stability in the Taiwan Strait as an essential element in security and prosperity in the Indo-Pacific region.” [2] These comments came amidst growing nuclear tensions around the world and weakening nuclear institutions. Just three months before the joint statement, Russian President Vladimir Putin launched an invasion of Ukraine under the cloud of nuclear threats, and two months earlier, on March 24th, North Korea launched its first intercontinental-ballistic missile (ICBM) test since 2017. Three months after the Presidents’ meeting, the Review Conference (RevCon) of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 the foundation of the global nuclear order, ended in failure.   The nuclear landscape is more dismal than it has been in years, with the rise of nuclear threats and breakdown of nuclear institutions. Growing nuclear arsenals in the Asia-Pacific region present a growing threat to South Korea and other U.S. allies, particularly China’s advances in nuclear and non-nuclear strategic capabilities. To address these diverse threats and strategic uncertainty, the United States is now focused on implementing its concept of integrated deterrence whilst deterring two near peer adversaries, but countries such as North Korea remain a strategic concern to many allies in the region. These complex strategic shifts pose challenging questions for U.S.-ROK cooperation- what issues should Washington and Seoul focus on to address the changing nuclear landscape? What tools- military, diplomatic, economic- should they use to do so? And what are the potential repercussions of these geostrategic shifts on the alliance?   In this paper, I argue that the changing nuclear landscape requires the U.S. and ROK to add another priority to their cooperation agenda: risk reduction. We are seeing a growing number of risk reduction efforts within and outside of the NPT, and Washington and Seoul are uniquely positioned to play leadership roles in this area, particularly with regards to emerging technologies. To-date, U.S.-ROK cooperation has largely focused on military and economic factors, such as recently revived joint military exercises along with a shared commitment to free and secure Internet access, as mentioned in the Presidents’ joint statement and elsewhere. [3] Incorporating strategic risk reduction into U.S.-ROK cooperation can be achieved by introducing the topic into existing dialogues and areas of cooperation to advance joint priorities in risk reduction. But this seemingly simple recommendation comes with challenges for the United States; in particular, how to strengthen extended deterrence and assurance in the face of these rising nuclear risks? Doing so will require deepening dialogue with ROK on issues relating to deterrence, along with more extensive and timely consultations.   This paper will focus on three trends in nuclear governance and explore their implications for U.S.-ROK cooperation. The first trend is the breakdown or slow erosion of existing nuclear institutions and mechanisms, as evidenced most recently by the failure of the 2022 NPT RevCon to agree on a final outcome document. Second, amidst this breakdown in nuclear governance, autocrats and “nuclear bullies” are increasingly prominent in the geopolitical landscape, with two-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and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presenting as threats to U.S. allies in East Asia. The final trend is the changing deterrence landscape, specifically the U.S. move to “integrated deterrence” and focus on deterring two peer competitors. This will have consequences for U.S. extended deterrence and assurance guarantees.   The Slow Erosion of Nuclear Governance   Nuclear institutions are under unprecedented strain. Mechanisms such as nuclear and conventional arms control agreements are being violated or abrogated. And nuclear norms are being tested and pushed on multiple levels. Nowhere is this more evident than in the NPT, which must adapt to the changing security environment, but also because of increasing pressure from a group of Non-Nuclear Weapon States (NNWS) to show progress towards disarmament. On the one hand, the five recognized Nuclear Weapon States (NWS [China, France, Russia, United Kingdom, and United States]) are struggling to meet their Article Ⅵ commitments for a “cessation of the arms race” and “general and complete disarmament” due to the worsening geopolitical situation and competition; on the other hand, a group of NNWS insist the NWS must nonetheless make progress towards nuclear disarmament.   These tensions between NWS and NNWS, along with tensions between the NWS themselves was on full display at the 2022 NPT RevCon in August 2022. The RevCons are intended to take place every five years, with the 2020 RevCon delayed due the pandemic. As a result of the delay, the RevCon had to take into account a variety of contentious developments, including the entry into force of the new 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TPNW), the Australia-United Kingdom-United States (AUKUS) agreement to provide nuclear submarines, and Russia’s invasion of Ukraine which has multiple nuclear-related components. The mood going into the RevCon was pessimistic, with little hope for a consensus outcome Final Document, which is typically seen as the mark of “success.” [4]   The 2022 RevCon started out on a surprisingly productive note and by the final week, the RevCon President, Argentinian Ambassador Gustavo Zlauvenin had produced a draft document for potential consensus agreement. On the final day of the conference, however, Russia objected to five clauses in the draft, resulting in the RevCon’s failure to reach consensus. One outcome, however, was agreement to establish a working group on how to improve and strengthen the review process during the intercessional period. [5] This disappointing result could further undermine the NPT and other tools of nuclear governance.   The weakening of the NPT has serious consequences for the wider nuclear order, particularly in Northeast Asia. Although North Korea withdrew from the NPT in 2003, the NPT is the foundation of norms against nuclear proliferation, nuclear testing, and nuclear bullying. Additionally, the Treaty legally obligated all NNWS to refrain from the pursuit of nuclear weapons. If the NPT were to wither away or fall apart, states might be enabled to pursue nuclear ambitions leading to a more nuclear-armed world.   While the NPT may be on a slow path towards stagnation, other tools of nuclear governance have had a more dramatic demise. Since 2000, four major arms control agreements have fallen apart: the Anti-Ballistic Missile (ABM) Treaty in 2002 when the United States withdrew, the Conventional Forces in Europe (CFE) Treaty in 2007 when Russia stated it would suspend its implementation of the treaty, the Intermediate-range Nuclear (INF) Treaty in 2019 when the United States withdrew after years of Russian violations, and the Open Skies Treaty in 2020. Other agreements, such as the 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or Iran Nuclear Deal, have also come under strain, leading to an overall weakening of tools for nuclear governance.   The implications of this for U.S.-ROK cooperation are two-fold. First, weakening nuclear governance could lead to weakening of nuclear norms, and embolden states such as DPRK and China. This will increase the need for U.S.-ROK cooperation and could strain U.S. extended deterrence guarantees. Second, the breakdown of nuclear governance reduces transparency and predictability in nuclear competition, and could create uncertainty for both Washington and Seoul in their strategic planning. A key question for future U.S.-ROK cooperation on nuclear governance, therefore, is how the allies can work to strengthen existing institutions and prevent their further demise, and also take steps to manage short-term and immediate risks, such as those from DPRK.   The Rise of Nuclear Bullies   A second trend in the nuclear landscape has been the rise of nuclear bullying, most noticeably from Putin in the context of the war in Ukraine. For example, in a speech on September 21st, 2022, Putin said: “I would like to remind those who make such statements regarding Russia that our country has different types of weapons as well, and some of them are more modern than the weapons NATO countries have. In the event of a threat to the territorial integrity of our country and to defend Russia and our people, we will certainly make use of all weapon systems available to us. This is not a bluff.” [6] Nuclear bullying entails escalatory nuclear threats, frequent reference to nuclear weapons for coercive purposes, and dramatic qualitative and quantitative expansion in nuclear arsenals.   But China has also become more aggressive and assertive in its nuclear policy in recent years. Open source intelligence in 2021 uncovered the development of missile silos in Western China, for example. [7] A 2021 Report to Congress revealed that many of China’s nuclear developments, “may enable the PRC to have up to 700 deliverable nuclear warheads by 2027 and likely intends to have at least 1,000 warheads by 2030.” [8]   China’s aggression is not only in the military but also diplomatic domain: wolf warrior diplomacy has gone nuclear. Beijing’s diplomatic assertiveness was particularly evident with regards to the nonproliferation pillar of the NPT, which China used as a forum to object to AUKUS and raise concerns about “nuclear propulsion” exemptions as a means of sharing nuclear weapons related technology. One surprise from China’s NPT activity was that it raised concerns about nuclear sharing. China’s statement at RevCon included the following: “Any attempt to replicate the NATO’s nuclear sharing model in the Asia-Pacific region would undermine regional strategic stability and would be firmly opposed by the countries in the region and, when necessary, face severe countermeasures.” [9] It is worth noting that the American justification for AUKUS is that it is not a transfer of nuclear weapons, but rather nuclear propulsion, which is permitted under the NPT. [10] But Beijing’s message was targeted not only at China’s competitors, but also at the Global South. China portrays itself as the champion of nuclear responsibility, a supplier of nuclear energy for peaceful uses, and as standing up to other big powers.   Another nuclear bully, of course, is North Korea. Throughout 2022, North Korea conducted numerous missile tests, with a nuclear test expected sometime in the near future, as-of this writing in October 2022. Additionally, in September North Korea passed a law stating it was permissible to conduct a preventative nuclear strike and declared its nuclear status “irreversible.” [11] North Korea’s nuclear bullying and nuclear threats are not new, but combined with pressures from Russia and China, along with the weakening of nuclear governance, the Kim regime could be emboldened to use its nuclear weapons in an effort to extract concessions from the United States and/or South Korea, or Pyongyang may perceive a weakening U.S. security guarantee to Seoul in the face of competing threats.   Nuclear bullying tests alliances and the credibility of extended deterrence guarantees. It tests “fair-weather” partnerships, and proves the depth of true alliances. The U.S.-ROK partnership has proven durable over decades and in the face of other strategic challenges, but it may have to adapt to greater complexity and uncertainty from multiple nuclear bullies simultaneously. A key question for the U.S.-ROK alliance, therefore, will be how the United States can continue to demonstrate the credibility of its security commitments to ROK, and how the allies might respond to continued nuclear bullying by North Korea.   Integrated Deterrence and Allies   As a result of increasingly aggressive behavior by Russia and China, to include the expansion of their nuclear and non-nuclear strategic arsenals, the United States faces a difficult strategic puzzle: how to deter two peer adversaries at once? Recent U.S. strategy documents point to the forthcoming challenge of deterring two peers (or near peers) simultaneously, whereby Russia is an acute threat and China is the pacing challenge. The 2022 National Security Strategy outlined the concept of “integrated deterrence” to meet this threat. According to the Strategy, integrated deterrence has five main components: integrating across domains, regions, the spectrum of conflict, the U.S. Government, and with allies and partners. The AUKUS Agreement is frequently cited as an example of integrated deterrence in partnership with allies. The agreement is intended to reassure Australia and other allies in the region, and is directly tied to the expansion of China’s arsenal. According to Under Secretary of Defense for Policy, Colin Kahl: “the expansion of existing nuclear submarine forces (i.e. vertical proliferation) and potential entry of new operating navies preceded AUKUS and were mainly motivated by extant threat perceptions in the neighborhood. AUKUS may serve as a contributing influence, not necessarily the cause, of this proliferation.” [12]   But facing two peer competitors and implementing integrated deterrence will also present challenges particularly for U.S. extended deterrence. First and foremost, framing Russia as the acute challenge could be perceived as giving the European theater priority over the Asia-Pacific in the short-term. Relatedly, for many actors in the region, including South Korea, DPRK is a more acute challenge than China, which is not explicitly captured by the concept of “two peer competitors.” Another challenge will be how this evolving deterrence strategy manifests in technological competition. In July 2021, Secretary Austin said, “Integrated deterrence includes having the best weapons systems and the latest technologies that make adversaries think twice.” [13] Numerous recent studies, such as the National Security Commission on Artificial Intelligence, point to the need to out-compete China in emerging and advanced technologies. But the United States is also committed to maintaining nuclear superiority. Deciding which domains to invest in will be a challenge for Washington, but will also be closely observed by allies.   Competitors, of course, are also putting pressure on America’s relations with its allies. Russia is seeking to drive a wedge among the European allies. The Alliance’s cohesion and resolve over support for Ukraine, for example, may be challenged by Russia’s grip over European energy sectors, especially as an energy crisis looms ahead of winter. [14] And China is taking a page from Russia’s playbook, particularly with regards to disinformation, to try and divide the US from its allies, both in Europe and the Asia-Pacific. [15]   Interestingly, the pressure to deter two peer competitors, which could increase extended deterrence commitments, comes at the same time as pressure to abandon extended deterrence from another direction- the 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TPNW). The TPNW bans nearly all nuclear weapons-related activities, to include possession or threats to use. The TPNW held its first Meeting of States Parties in June 2022 and currently has 68 members, most of whom are from the Global South. Since its inception, TPNW supporters have been focusing their efforts on undermining extended deterrence and the U.S. “nuclear umbrella” as a potential opportunity for progress towards nuclear disarmament.   This final trend of increasing competition and pressures on extended deterrence has important implications for U.S.-ROK cooperation and nuclear governance. Recent polling suggests the South Korean public would welcome the return of U.S. nuclear weapons, or might be interested in developing an independent nuclear capability. A February 2022 report by the 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 noted that 71% of South Korean respondents favored the development of an independent nuclear capability, while 56% supported the U.S. deploying nuclear weapons to South Korea. When asked to choose between the two options independent program or nuclear sharing the 67% of respondents preferred an independent nuclear capability. [16] Additionally, the AUKUS Agreement has revived interest in South Korea for an SSN capability. [17] The challenge, therefore, will be for the United States to conduct a strategic communications campaign, to include extensive consultations and demonstrations, of its commitment to the security of ROK. Such a campaign might entail public statements, visits by high-level officials, or more regular consultations to provide clarification on issues such as what does “integrated deterrence” actually mean, and what will it look like in practice for U.S.-ROK relations. This will have an indirect impact on nuclear governance, as well, if it promotes transparency but also ensures ROK does not pursue an independent nuclear capability or demand the return of U.S. nuclear weapons to the peninsula, which likely would be perceived as undermining the nuclear order and the NPT.   Recommendations and Conclusion   To summarize, this paper looked at three trends in the nuclear landscape that will impact U.S.-ROK cooperation: the breakdown of institutions and tools for nuclear governance; the rise of nuclear bullying, to include by Russia, China, and North Korea; and, finally, the emerging and evolving concept of integrated deterrence as the United States plans to face two peer competitors, and what it means for alliances. It is important to caveat, that these trends are not exhaustive and they capture a decidedly U.S.-centric perspective. Overall, however, these trends capture the big picture of the nuclear landscape and competing tensions of rising risks and competition in the face of a breakdown in institutions and tools designed to manage those risks. As allies with decades of experience in cooperation, both committed to the NPT, and facing complex threats, Washington and Seoul are uniquely positioned to make a positive contribution to strengthening and restoring stable nuclear governance. Doing so will require at least three priorities.   First, U.S.-ROK cooperation should increasingly focus on strategic risk reduction. This might entail joint studies and dialogues into the impact of emerging technologies. It also might include greater information and technology sharing, particularly with regards to disinformation campaigns and the manipulation of social media for geopolitical purposes and divisive narratives, which could negatively affect the alliance and crisis dynamics. Joint efforts on strategic risk reduction will have a second-order effect of also building “deterrence IQ” in Northeast Asia. Following the end of the Cold War, nuclear weapons largely disappeared from public consciousness in many countries, resulting in reduced awareness and understanding of the fundamentals of nuclear deterrence. Unfortunately, nuclear weapons are back in the news and U.S.-ROK cooperation will benefit from a renewed shared understanding of deterrence issues. This can happen by addressing deterrence head-on, but also through discussing strategic risks, such as escalation, and how these risks might be jointly managed.   Second, the U.S. and South Korea should look to strengthen and build forums for dialogue on nuclear governance and strategic risk reduction. Existing forums such as Track 2 and Track 1.5 dialogues offer important such opportunities. Another forum for strengthening nuclear governance might be the Creating an Environment for Nuclear Disarmament (CEND) initiative. Launched in 2019, CEND is an informal Track 1 dialogue with a mix of nuclear possessors and non-possessors, including non-NPT members India, Israel, and Pakistan.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co-chair subgroup 2, which previously focused on nuclear institutions and mechanisms but is getting a revamp to have new focus areas. As CEND co-chairs, the forum is a unique opportunity not only for the U.S. and South Korea to cooperate, but also to shape the agenda, quite literally, on nuclear governance in a diverse and unique international forum.   As a final recommendation, U.S.-ROK relations are the underpinning of any cooperative efforts on nuclear governance. Keeping this relationship strong during trying times should also be a priority for nuclear governance, especially if it strengthens regional stability and allays proliferation concerns. Consultation will be essential- true consultation, to include an exchange of ideas and perceptions as equals. The forthcoming rollout and implementation of U.S. strategy documents, such as the National Security Strategy and Nuclear Posture Review are important and timely opportunities for such dialogue. Washington can clarify its priorities and objectives in nuclear governance, extended deterrence, and assurance to allies. And Seoul can ask questions- sometimes, difficult questions- about what deterring two peer competitors will mean for Northeast Asia, and how allies can cooperate to advance strategic risk reduction priorities.■     [1] The White House. 2022. “United States-Republic of Korea Leaders’ Joint Statement.” May 21.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room/statements-releases/2022/05/21/united-states-republic-of-korea-leaders-joint-statement/ [2] The White House. 2022. “United States-Republic of Korea Leaders’ Joint Statement.” May 21.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room/statements-releases/2022/05/21/united-states-republic-of-korea-leaders-joint-statement/ [3] United States Department of State. 2022. “Declaration for the Future of the Internet.” April. https://www.state.gov/declaration-for-the-future-of-the-internet/ [4] François Diaz-Maurin. 2022. “NPT Review Conference: Will It Rise to the Proliferation Challenges?”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blog). August 3. https://thebulletin.org/2022/08/npt-review-conference-will-it-rise-to-the-proliferation-challenges/ [5] United Nations. 2022. “Non-Proliferation Treaty Review Conference Ends without Adopting Substantive Outcome Document Due to Opposition by One Member State.” August 26. https://press.un.org/en/2022/dc3850.doc.htm [6] President of Russia. 2022. “Address by the President of the Russian Federation.” September 21. http://en.kremlin.ru/events/president/news/69390 [7] Alastair Gale. 2022. “China Is Accelerating Its Nuclear Buildup Over Rising Fears of U.S. Conflict.” Wall Street Journal. April 9. https://www.wsj.com/articles/china-is-accelerating-its-nuclear-buildup-over-rising-fears-of-u-s-conflict-11649509201 [8] “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 Report to Congress to the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for Fiscal Year 2020. Department of Defense, 2021. https://media.defense.gov/2021/Nov/03/2002885874/-1/-1/0/2021-CMPR-FINAL.PDF [9] H.E. Ambassador Fu Cong. 2022. Upholding the 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for World Peace and Development. https://estatements.unmeetings.org/estatements/14.0447/20220802/d9cjQBjtSPPR/qDSy5JAAfxdY_en.pdf [10] United States Department of State. 2022. “Special Online Briefing with Ambassador Adam M. Scheinman, U.S. Special Representative of the President for Nuclear Nonproliferation.” July 26. https://www.state.gov/special-online-briefing-with-ambassador-adam-m-scheinman-u-s-special-representative-of-the-president-for-nuclear-nonproliferation/ [11] Al Jazeera. 2022. “US Aircraft Carrier Heading to South Korea for Joint Drills,” September 19. https://www.aljazeera.com/news/2022/9/19/us-aircraft-carrier-heading-to-south-korea-for-joint-drills [12] Collin Koh. 2022. “AUKUS and Risks of Submarine Proliferation: A Preliminary Assessment.” Asia-Pacific Leadership Network, September 22. https://www.apln.network/projects/aukus/aukus-and-risks-of-submarine-proliferation-a-preliminary-assessment [13] U.S. Department of Defense. 2021. “Defense Secretary Says ‘Integrated Deterrence’ Is Cornerstone of U.S. Defense.” April 30. https://www.defense.gov/News/News-Stories/Article/Article/2592149/defense-secretary-says-integrated-deterrence-is-cornerstone-of-us-defense/ [14] Eleanor Beardsley. 2022. “Russia’s Effort to Break European Energy Unity Seems to Be Failing at Least for Now.” NPR. September 2. https://www.npr.org/2022/09/02/1120518928/russia-europe-energy [15] David Bandurski. 2022. “China and Russia Are Joining Forces to Spread Disinformation.” The Brookings Institution (blog). March 11. https://www.brookings.edu/techstream/china-and-russia-are-joining-forces-to-spread-disinformation/ [16] Toby Dalton, Karl Friedhoff, and Lami Kim. 2022. “Thinking Nuclear: South Korean Attitudes on Nuclear Weapons.” The 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 February 21. https://globalaffairs.org/research/public-opinion-survey/thinking-nuclear-south-korean-attitudes-nuclear-weapons. Pg. 2. [17] Joel Petersson Ivre. 2021. “After AUKUS, South Korea May Join the Underwater Nuclear Race | Asia-Pacific Leadership Network.” Asia-Pacific Leadership Network (blog). September 27. https://www.apln.network/analysis/commentaries/an-underwater-nuclear-race-after-australia-south-korea-may-be-next-to-take-the-plunge-in-asia-pacific     ■ Heather Williams is the director of the Project on Nuclear Issues and a senior fellow in the International Security Program at the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CSIS). Prior to joining CSIS, she was a visiting fellow with the Project on Managing the Atom in the Belfer Center for Science and International Affairs at the Harvard Kennedy School and a Stanton Nuclear Security fellow in the Security Studies Program at MIT. She is an associate fellow at the 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 (RUSI), a senior associate fellow with the European Leadership Network, and a member of the Wilton Park Advisory Council. Dr. Williams has a PhD in war studies from King’s College London, an MA in security policy studies from the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and a BA in international relations and Russian studies from Boston University.     ■ 담당 및 편집: 박한수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8) | hspark@eai.or.kr  

Heather Williams 2022-12-26조회 : 1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