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 이룬 대한민국, 이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고민할 때"

 

이 책은 지속가능성을 환경이라는 한 차원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경제•자연환경 간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개념으로 사용해 대한민국이라는 복합체계(complex system)의 안전과 안정, 풍요, 생태보전을 위한 도전 과제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안을 도출하고 있다. 한국에 있어 지속가능성은 사회적으로 복지와 평등, 정의, 민주주의 신장 등을 포괄하며, 경제적으로는 재화와 용역의 지속적인 생산, 과도한 부채 억제, 경제 제 영역의 요구의 균형 있는 반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안정적 자원 공급과 재생에너지 공급, 기후변화대응, 환경오염 억제, 생물 다양성 보호 등을 말한다.

 

다음 세대까지 아우르는 발전

대한민국은 1970~80년대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단기간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사회적 안정과 정치적 민주화까지 이루어냈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성장률 3%를 유지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저물가•저유가•저금리 등 소위 '3저' 현상에 따른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실업 증가 등으로 국민들의 전반적인 생활여건이 악화되었고, 이로 인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사회적 불만과 불신도 팽배해지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고령화의 가속화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성장제일주의에 기반한 시스템이 작동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뜻이다. 이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음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가 시스템 전반을 다시금 고민할 때다. 바로 그 고민을 이 책에 담았다.

 

생태환경의 지속가능성

우선, 제1장에서 나태준은 환경분야 국책사업 사례를 중심으로 하여 국가 정책이 초래하는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에 따르면 환경분야 국책사업에서 발생하는 공공갈등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건은 크게 제도적 기반 마련, 사회 인프라의 구축, 문화 인프라의 구축이다. 필자는 지속가능한 환경국책사업을 위해서 일방적인 정부주도방식의 지양, 협치적 사업 공동관리시스템의 도입, 민간참여 거버넌스 방식의 도입, 갈등관리기구 도입을 통한 민간갈등관리 전문가 양성, 그리고 환경국책사업 갈등관리 작동방식에 대한 성공과 실패 사례 연구를 통해 성공을 위한 조건을 도출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제2장에서 이태동은 도시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다루고 있다. 거대한 인구와 주요 기반시설이 밀집하여 조밀한 도시 지역은 기후변화의 영향에 가장 취약한 곳이므로 기후변화 저감(mitigation) 및 적응(adaptation)과 더불어 기후 회복력(resilience)이 요구된다. 이 글은 도시 기후정책이 저감과 적응에서 그 강조점이 회복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지적한 후, ‘진화적 기후 회복력’을 개념화하고 단계적인 분석틀을 제공함으로써 도시 정부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진화적 기후 회복력이란 도시에서 기후변화의 위험 및 취약성에 대한 인지, 준비, 대응을 통해 보다 지속가능한 상태로 복구할 수 있는 지속적 변환능력이라 정의되는 바, 이 개념을 통해 분석틀을 제시하고 몇몇 현실에 적용이 가능한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제3장에서 정태용은 1992년 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된 이래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문제를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가운데 지속가능성의 문제를 탐색하고 있다. 그는 2015년 신기후체제의 성격을 분석하고 기존 한국의 대응방안과 문제점을 지적한 후, 지속가능한 기후변화 대응책으로서 기후변화정책의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 에너지 가격 개편, 전탄소형 전원계획 수립, 기후 금융의 확대, 기후관련 유망 산업의 해외 진출 등 정책과제를 제안하고 있다.

 

경제의 지속가능성

제4-6장의 필자들은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경제의 역동성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을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국민경제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나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정책 없이도 장기적으로 특정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면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이라 부를 수 있다. 반대로 지속가능성이 담보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정부가 억지로 소비를 늘린다면 국가 전체의 부채가 증가하여 경제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제4장에서 김성태는 한국에서 급격한 인구고령화의 부정적 경제효과가 일본의 경우보다 더 크게 나타날 정도로 심각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급격한 고령화가 경제성장률의 하락을 가져오고 가계의 소비 위축과 가계 부채의 증가를 초래하며 정부의 재정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임을 경고한 후, 그 대책으로 부실기업 정리를 통한 금융자원의 효율성 증대,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를 통한 인적자원의 효율성 확대, 시장에서의 규제합리화, 총수요 정책의 제한적 사용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제5장은 ‘경제의 혈액’이란 에너지의 지속가능성을 다루고 있다. 류지철은 에너지 자급도가 5% 내외 수준인 한국 경제에 적합한 지속가능한 에너지 안보 개념을 제공한다. 에너지는 단기적으로 유익하지만 장기적으로 부정적 효과를 내는 사회적 함정의 대표적인 예이므로 미래세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킬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패턴으로서, 에너지 공급 확보와 더불어 에너지가 갖는 환경문제와 미래세대의 에너지 수용성을 보장하는 의미를 강조한다. 이 장은 한국의 에너지 안보 여건 및 주요 정책을 비판적으로 점검한 뒤, 향후 전략으로서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의 확보, 화석연료 이용 저감 및 에너지 수급구조의 합리적 개선, 시장기능 활성화를 통한 에너지 안보 기반 조성 등을 중심으로 장기적이고 꾸준한 정책을 추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제6장에서 김상배는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이 IT 분야를 성장동력으로 삼아 이룩한 ‘IT 한국’의 지속가능성을 논하고 있다. 필자는 선도부문으로서 IT 경쟁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기술혁신 경쟁이란 기술의 문턱, 기술표준과 같은 표준의 문턱, 규범 장악 경쟁 등과 같은 매력의 문턱 등 ‘3단 문턱’에서 벌어지는 경쟁을 상정하는 한편, 규모(scale)의 변수와 정책 및 제도 변수와 같은 체제 적합력(fitness) 변수를 포괄하는 다섯 가지 변수를 사용하여 IT 경쟁의 분석틀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필자는 IT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관건이 되는 사례로 스마트폰 강국과 IT 인프라 강국, 워드프로세서 강국과 인터넷 서비스 강국의 문제, 디지털 한류와 중견국 IT 외교의 논제를 검토하고, 각각의 사안에 대하여 향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사회의 지속가능성

인간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유입을 통한 체계의 항상성(homeostasis), 그리고 인간 사회에 필수불가결한 불평등의 적절한 수준에서의 통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제7장에서 한준은 한국이 경험한 압축적 인구변화의 과정을 살펴본 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체계의 지속가능성에 어떤 위협을 가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인구변동의 경제적 영향으로서 부양비의 변화 및 국민이전계정에서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을 지적하면서, 부양부담 및 혜택에서 세대 간 형평성 위협과 인적자본 투자 및 활용 기회에서의 세대 간 형평성 위협 등 두 가지 측면에서의 사회적 위협 요인을 부각하고, 이를 극복하는 새로운 사회경제 패러다임을 만들지 못할 경우 한국은 저출산의 덫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채 정체나 후퇴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이어서 제8장에서 황선재는 한국사회에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악화되어 가는 불평등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불평등은 각종 사회병리 현상을 낳고, 사회통합을 해치며, 미래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을 저해한다. 불평등의 심화가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구조화되면, 필연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게 마련이며, 한 영역에서 발생한 불평등은 또 다른 영역에서의 불평등으로 전이되고, 세대를 거치며 확대•재생산된다. 필자는 오늘날 한국 사회가 이미 이러한 시점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며, 더 늦기 전에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지속가능한 불평등 즉, 한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위협이 되지 않음과 동시에 적절한 보상과 유인체계로 작동할 수 있는 수준의 불평등을 유지하기 위해, 불평등 정책 대상 매트릭스를 마련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이에 영향을 주는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정책 마련과 아울러 확고한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제시하고 있다. ■

 

목차

 

서문 ■ 손 열

 

I 생태환경의 지속가능성

1장 지속가능한 환경국책사업 ■ 나태준

2장 도시의 지속가능성: 진화적 기후 회복력 개념과 기본틀 ■ 이태동

3장 기후변화문제와 한국의 지속가능성 ■ 정태용

 

II 경제적 지속가능성

4장 한국 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가? ■ 김성태

5장 한국의 지속가능한 에너지 안보 전략 ■ 류지철

6장 IT 한국, 지속가능한가?: 미래 선도부문의 신흥권력 경쟁과 한국 ■ 김상배

 

III 사회적 지속가능성

7장 인구변동과 지속가능성 ■ 한 준

8장 불평등과 지속가능성 ■ 황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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