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전재성 EAI 국가안보연구센터 소장(서울대 교수)은 미국 중심 자유주의 질서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도전에 직면했다고 평가하면서, 이 질서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결국 중국이라고 보는 워싱턴의 관점을 소개합니다. 미국은 자국의 국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동맹국에 협력의 이익을 설득하고, 대선을 앞둔 국내 정치 상황과 지구적 위기를 고려하여 중국과의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저자는 한국이 일국 패권 체제의 약화 및 가치외교 부상 등 세계 질서 변화를 정확히 읽고 한미 협력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 미국의 세계질서 인식과 2022년의 역사적 중요성

 

미국 바이든 정부는 작년 10월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을 발간하여 그간 미국 외교 정책의 총론과 향후 전략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은 탈냉전 30년이 명백히 종식을 고했고 앞으로 10년이 세계 질서와 미국의 이익을 규정할 결정적 10년이라고 논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 외교 전략의 전체 모습에 영향을 미칠 핵심적인 위협(pacing threat)이라고 정의하는 동시에, 러시아가 당면한 단기적인 위협이라고 논하고 있다. 미국이 정의하고 있는 세계 질서의 시기 구분은 다른 국가들에게도 많은 함의를 가진다.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나누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잠재되어 있던 구조적 흐름과 이를 극명히 보여 주는 사건이 결합될 때 분기점이 만들어진다. 2022년은 그러한 점에서 국제정치상 중요한 한 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이 주도해 온 자유주의 규칙 기반 질서가 다른 강대국에 의해 정면으로 도전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미국의 힘이 약화되어 가고 있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하게는 탈냉전기 미국이 건설하고 주도해 온 국제질서의 여러 문제점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응집되어 나타났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국제법을 전쟁으로 위반하고 일으킨 명백한 불법적 전쟁이다. 그러나 동시에 생각해야 할 점은 1990년대 이래 미국이 서유럽, 동유럽, 그리고 러시아의 안보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속가능한 안보 질서를 만드는 데 한계를 보였다는 점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임박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확히 예상하고 억제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서도 미국의 탈냉전기 유럽안보정책은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미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중국의 홍콩 병합, 미얀마의 군사독재 강화 등 여러 사안에서 미국이 보여준 무기력한 모습은 미국이 세계 질서 수호에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표출했다. 미국의 힘이 약화되었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국제정치 사안이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져 하나의 강대국이 패권의 역할, 혹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부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내 최대의 전쟁, 유럽 국가들의 안보인식을 송두리째 바꾼 “유럽의 9.11”이라고 논의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러 측면에서 변곡점이 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겨울 동안 전쟁의 승기를 잡기 위해 “겨울을 무기화”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의 미국 방문을 통해 상실된 모든 영토의 수복과 전쟁 승리를 위해 미국과 서방국가들에 호소하는 전략을 전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직면하여 2022년을 보내면서 바이든 정부가 애초에 구상해온 미국 패권의 부활, 세계적 리더십의 강화를 새로운 상황 속에서 재정비해 왔다. 미국은 작년 한 해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나토를 재정비하고 유럽 국가들의 군사 안보정책 강화를 독려하는 한편, 러시아에 대한 국제적 경제제재 노선을 강화하고, 미국 주도 질서의 정당성과 가치를 확보하는 노력을 계속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불법성에 대해 국제 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고, 대서양 양안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면서 유럽의 동맹 체제와 인도-태평양의 동맹 체제를 연결하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세계 전략의 기초를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미국의 행정부들이 애초에 등장할 때 내세웠던 외교전략의 목적을 일관되게 추진하기는 어려웠다. 집권기에 새롭게 발생한 사건들에 적응하면서 노선이 달라진 것은 상례였다. 21세기 초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권은 등장 시 세계개입을 줄이는 자국 이익 중심의 노선을 주장했지만 9.11 테러 이후 전 세계적 군사개입을 추진하게 된 것이 상징적 사례이다. 바이든 정부는 역시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가장 중요한 정책 기조로 내세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은 전략의 초점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전환되는 계기를 제공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대중 전략의 초점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세계 전략을 강화하면서도 대중 전략의 발판도 강화하려는 노력을 동시에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대만이 아시아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중러 간 전략적 연대가 가질 수 있는 세계질서 차원의 함의, 민주주의 진영에 대항하는 권위주의 연대의 위험성, 중국에 점차 종속되어 가는 러시아의 상황과 유라시아 지형의 변화 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미국의 초점은 중국이며 중국이 미국 주도 질서에 도전할 수 있는 힘과 의지를 가진 유일한 세력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작년 8월에 있었던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이러한 흐름을 강화하는 사건이었다.

 

2. 2023년 미국의 외교 정책

 

2023년 미국의 외교 정책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대중 전략, 미국의 국내 정치, 그리고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세계적 위기에 대한 미국의 인식과 대응 등이다. 첫째, 우크라이나 전쟁은 올해 상반기 중요한 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전쟁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 군비와 군사력, 경제력, 국내 정치적 지지, 국제사회의 동의를 점차 상실해 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핵공격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외교적 협상을 저울질하고 있으며 동시에 전쟁의 장기화를 위한 가능성도 남겨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전략, 국제사회의 우크라이나 지지, 러시아 국내의 푸틴 대통령 지지도 등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작년 11월 발리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핵전쟁에 대한 반대를 명백히 표명한 바 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확고한 반대를 표한 것으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정치적 효용을 넘어서 실제화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 내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백지수표 제공을 반대하는 공화당 중심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외교적 협상을 통해 언제,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는 미국의 외교 정책 초점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둘째, 미국의 대중 전략은 바이든 정부의 보다 정교한 견제 전략, 특히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 전략과 중국과의 전략적 탈동조화 전략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의 대중 전략을 둘러싼 논쟁은 지속 중이다. 세계 전략 차원에서 미국의 개입 전략과 자제(restraint) 전략 간 경쟁은 지속되고 있고, 대중 전략에 관해서도 강경한 군사적 억제 전략에서부터 구조적 관여의 여지를 남겨두는 미중 간 조정 전략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여전히 넓다. 미국의 대중 전략의 궁극적 목적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미국의 대중 전략은 물론, 미국 동맹국들의 대중 전략 역시 혼선에 빠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바이든 정부는 대중 복합전략으로 미국 국력의 강화,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 미중 간 양자 경쟁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이 작년 5월 26일 조지워싱턴 대학교에서 발표한 대중 전략이 이러한 핵심 요지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작년 11월 말 미중 정상회담은 양자 간 전략경쟁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보여준 두 초강대국 간 정상회담이었고 그간의 경쟁과 협력의 방정식이 어디로 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양국 정상은 경쟁을 관리하여 대결로 치닫는 것을 막고, 서로의 이익을 존중하면서 지속적인 대화와 위기관리 정책, 조정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올 한해 중국은 코로나 사태 및 경제문제, 시진핑 주석 3연임의 정치적 안정 등 국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미국 역시 대중 전략을 둘러싼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미중 경쟁의 핵심은 누가 더 동맹, 전략적 협력국을 많이 확보하는가, 그리고 첨단기술에서 우위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의 문제로 수렴된다. 미중 양국은 각각 인도-태평양 전략과 일대일로 전략 등 전략적 협력 국가의 범위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모든 분야의 우열을 결정 지을 첨단기술의 우위 확보도 핵심 경쟁 분야이다. 미중 간 과학, 첨단기술의 협력의 불가피성을 논하던 분위기는 점차 약화되고, 서로에 대해 우위를 점하려는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경제부문에서도 상호의존의 무기화, 배타적 공급망의 형성 등의 흐름이 강화되고 있고,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들 역시 지정학 변수를 고려하여 미중 간 탈동조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대중 전략은 동맹국들에게 많은 우려와 심지어 반발도 낳고 있다. 이는 미국의 자국 국력 강화 정책이 동맹과의 협력 정책과 모순되는 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에서 나타난 미국과 동맹국들 간의 경제이익 충돌은 미국 전략의 구성요소들 간의 모순점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동맹국들과 전략적 협력국들에게 미국 주도 질서가 여전히 가치적으로 옳고, 이익의 측면에서도 유리함을 설득하기 위해서 올 한 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셋째, 작년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정치 지형은 내년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으로 돌입하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여전히 차기 대통령 후보가 불확실한 가운데,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 성과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외교 정책은 중요한 경쟁의 사안으로 등장할 것이며 특히 대중 전략은 핵심적인 중요성을 가질 것이다. 올해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것이 유력한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의원은 대만 방문을 공언하고 있고, 작년에 이어 양당의 많은 의회 인사들이 대만을 방문하여 대만에 대한 지원 및 중국에 대한 견제를 경쟁적으로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국내 정치 지형에서 비롯되는 중국에 대한 과대균형(overbalancing)의 문제를 미국이 관리할 수 있는가, 중국의 불만을 적절히 고려할 수 있는가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넷째, 블링컨 장관이 제시한 바와 같이 미중 간의 협력은 보건, 환경, 비확산, 신기술 규제 등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미중이 세계적 위기를 함께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할 경우 인류 공멸의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고 코로나 사태 역시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양국이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3. 한국의 외교전략과 한미관계

 

윤석열 정부는 작년 한 해 동안 한미 협력을 강화하고 미국이 추구하는 세계질서의 방향에서 한국의 적절한 역할을 찾는 데 노력해 왔다. 동시에 중국과 북한의 반발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위험의 최소화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한미관계를 생각하면서 변화하는 세계질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가지는 것이다. 이제는 미국이 세계의 질서를 독자적으로 좌우할 패권의 힘을 가지기는 어렵다는 점, 미중 전략 경쟁이 패권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패권 전쟁이 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논한 바와 같이 한 국가가 국제질서를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기에는 국제 정치가 너무 복잡해지고 국제 공공재에 대한 수요도 막대해졌다. 빈번히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들 때문에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초강대국이라고 해도 일관된 외교전략을 수행하기도 어렵다.

 

미중 관계를 양극 체제로 논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제는 극국가(polar state)의 존재를 규정하기에 최상위 강대국들의 독점적 힘은 약화되었다. 긴밀한 공급망 협력, 기술의 수평적 분산, 군사적 협력의 필요성 등 강대국들 간 혹은 중견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 간의 협력체계가 미래 거버넌스에서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극국가의 존재감이 줄어들고 선진국들 간의 수평적 국력 분산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역시 반도체, 배터리 부문에서 강대국에 버금가는 정책 자산을 부분적으로 가지게 되었다. 지구적 빈부국 간 격차, 특히 기술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지만 선진 국가들 간 국력 배분은 수평적 분산이라는 특징도 동시에 보이고 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전제한 외교 정책을 펴왔지만 앞으로는 점차 “보통” 강대국화되는 미국, 한국의 협력을 더욱 요구하는 미국의 모습을 고려한 외교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올 한 해 한미관계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을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은 여전히 세계의 최강대국이자 한국의 안보와 경제 발전, 기술 발전에 핵심적인 협력의 축이므로 한미협력의 새로운 방향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한미협력을 고려할 때 미중 관계가 중요한 고려 요소이기는 하지만, 한미 양자협력이 주는 이점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항상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미협력은 통합억제의 큰 방향 속에서 대북 억제, 한국의 미래지향적 기술 발전, 지구적 차원의 다자주의 재확립, 새로운 세계질서 수립 과정에서 한미 간 파트너십, 미국을 축으로 한 여러 국가들과의 협력 등 한국에게 중요한 핵심 협력 대상이다.

 

둘째, 가치외교의 문제로 미국은 계속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대외정책을 추구할 것이다.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동맹의 중요성은 더 커져 가고 있고 동맹에게 실익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민주주의 대 독재라는 가치와 규범의 구도는 유용하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선진 중견국, 혹은 신흥 선진국으로서 협의의 국익 외교를 탈피하고 보편 담론과 지구적 역할을 내세운 외교가 국익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가치와 국익을 어떻게 조화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가치를 국익으로 삼는 외교와 국익을 가치로 삼는 외교 간의 조정 문제이다. 국익이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의 가치란 점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대의 주권국가 체제가 그런 규범적 지향을 구조적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치를 좁은 의미의 국익을 넘어선 국익 추구의 정당화 기제로 활용하고, 한국의 위상과 소프트파워를 증진하고, 공공외교의 소재로 삼는 것은 실익의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가치외교와 한국의 가치외교를 국익과 가치의 관점에서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 하는 과제가 계속 대두될 것이다. 때로는 미국 가치외교의 보편적 측면에 동의하고, 때로는 미국 가치외교의 편향성을 지적하면서, 한국의 가치 추구가 좁은 의미의 국익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동시에 부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올 한 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 구도 속에서 대중 정책은 더욱 중요한 경쟁과 논쟁의 대상이 될 것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경쟁적으로 미국의 국익을 강조하고 이념적으로 강경한 선명성 경쟁을 할 것이기 때문에 동맹국 한국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경학적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가치 양분화 속에서 전략적 자율성 공간이 줄어들며 대만 및 남중국해 등 당면 문제를 둘러싼 안보 경쟁이 격화될 때 한국뿐 아니라 여러 미국 동맹국들의 외교 정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국 역시 중국과 국익이 긴밀하게 열려 있기 때문에 이익을 조정하면서 전략 경쟁을 병행하는 이중성을 띨 수밖에 없다. 한국은 중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미 정책과 미국이 이해할 수 있는 대중 전략을 고안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저자: 전재성_EAI 국가안보연구센터 소장, 서울대학교 교수.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외교부 및 통일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국제정치이론, 국제관계사, 한미동맹 및 한반도 연구 등이다. 주요 저서 및 편저로는 《남북간 전쟁 위협과 평화》(공저), 《정치는 도덕적인가》, 《동아시아 국제정치: 역사에서 이론으로》 등이 있다.

 


 

담당 및 편집: 박한수_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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