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 동안의 사랑방 수업은 정말 쉽지 않은 지적 훈련의 과정이었다. 매주 적지 않은 분량의 리딩이 주어졌기에 잠을 줄여야 했던 날도 많았고, 한 주 동안 공부했던 내용이 머릿속에 잘 정리되지 않을 때면 밤을 꼬박 새우며 정리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사랑방 프로그램이 마무리된 지금, 사랑방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되짚어 봤을 때 지난 14주간의 여정은 마냥 고된 시간이었다기보다 오히려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 세계 석학들의 생각을 공부하면서 지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물론 내가 직접 경험한 세상을 되돌아보면서 나의 세계관에 대해서도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다. 무엇보다 그동안 좁은 범위의 구미 국제정치학을 공부하며 평면화되었던 나의 국제정치학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이 생동감 있는 세계정치학으로 바뀌게 되는 귀중한 배움의 시간이었다.

 

이처럼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사랑방과의 만남은 작년 2월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창 유학을 준비하던 중 이루어졌다. 분명 오랜 시간 계획해 온 유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은 유학을 위한 지원서 작성보다 사랑방 프로그램으로 향했다. 정확히 어떤 힘에 이끌려 오랜 시간 계획해온 유학을 뒤로하고 사랑방을 선택하게 됐는지 알 수 없지만, 살다보면 가끔 예기치 못한 선물같은 만남이 주어지듯, 사랑방과의 만남도 나에게 그런 예기치 못한 선물같은 만남이었던 것 같다. 더 깊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 사랑방을 만나 세상을 넓게 보는 법을 배우고, 또 앞으로 계속될 공부의 목적과 그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어 참 다행이었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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