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코로나19 팬데믹과 2020 미국 대선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상치 않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 교수 태구 리는 반(反)아시아계 정서를 이해하기 위한 4가지 주요 요소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첫째,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희롱은 만연한 현상이다. 둘째, 새로 등장한 현상이 아니며, 오히려 미국 내 아시아인들의 역사 전반에 존재해 왔다. 셋째, 반(反)아시아계 정서는 종종 정치 엘리트들에 의해 선동된다. 마지막으로 일상적인 사회생활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며,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민권과 정치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행위의 형태로 나타난다. 하지만 희롱과 차별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정치참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는 선거 참여도, 정치적 대표성, 시민 사희에서의 적극적인 참여 등이 있습니다.

 


 

반(反)아시아계 정서와 2020 미국 대선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상치 않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2020년 미 대선, 코로나19 팬데믹 확산과 맥을 같이 한다. 본 이슈 브리핑에서는 반(反)아시아계 정서를 이해하기 위한 4가지 주요 요소를 설명하고자 한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종에 기반한 희롱과 혐오범죄의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다.

 

1. 사회의 여러 요인과 연관이 있고 흔한 현상이다.

2. 새로 등장한 현상이 아니며, 오히려 미국 내 아시아인들의 역사 전반에 존재해 왔다.

3. 사회에 불만을 가지거나 교육받지 못한 대중뿐 아니라 종종 정치 엘리트들에 의해 선동된다.

4. 일상적인 사회생활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며, 아시아계 미국인의 시민권과 정치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행위의 형태로 나타난다.

 

위와 같은 네 가지 요소를 설명하기에 앞서 반(反)아시아계 정서가 형성된 배경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미국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 민주주의는 단순히 후퇴할 뿐 아니라(Bermeo 2016), 고질적인 폭력과 사회적인 갈등으로 급강하할 위기에 처해 있다. 하버드대 스티브 레비츠키 교수와 대니엘 지블랫 교수(2018)는 저서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치명적 위험에 처한 민주주의에 대한 두 가지 진단 기준을 제시한다.

 

첫째, 민주주의의 위기는 경쟁 정당들이 상호 관용 원칙의 규범을 잃었을 때 도래한다. 레비츠키와 지블랫은 이러한 현상을 선거 경쟁만이 유일하게 유효한 방안이며, 선거 패배자들은 민주적 제도 밖에서 행동하기보다는 다음 선거에서 재시도하면 된다는 인식으로 정의한다. 오늘날 미국인 3명 중 1명은 여전히 조 바이든(Joe Biden)이 2020년 대선의 합법적인 승자가 아니라고 믿고 있다. 애리조나주와 같은 주들은 현재 부정선거의 증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 개표에 대한 허위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둘째, 민주주의는 경쟁 정당들이 관용의 원칙에 대한 규범을 상실하고, 법과 그에 따른 정신을 존중하지 않을 경우 위험에 처할 것이다. 지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 임기 당시 메릭 갈런드(Merrick Garland) 대법관 후보를 미 연방대법원에 지명할 것을 고려하려 하지 않은 것에 비해, 공화당 주도의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 임기 마지막 달 브렛 캐버노(Brett Kavanaugh) 대법관 인준을 서두른 것은 관용 부족의 예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의 상원 필리버스터 규정을 중단하자는 현재의 논쟁 또한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상호 관용과 포용력의 상실은 명백히 미국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인종적 양극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레비츠키와 지블랫은 "역사 전반에 걸친 실패 사례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극단적인 양극화가 민주주의 국가들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2018, p. 7).

 

오늘날 미국의 민주당원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하기 이전부터 공화당을 국가의 안녕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하였으며, 공화당원 또한 민주당원을 이와 같은 존재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상호 적대감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더욱 짙어졌다. 트럼프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는 미국의 인종, 성별, 국적, 지리, 문화, 인식론 등을 비롯한 다른 분열의 근원에 이러한 양극화를 적용시킨 것이다. 오늘날 미국인들은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와 매일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동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양극화, 분열, 적대감이 뒤섞인 선동적인 양상에 전례 없는 공중 보건 위기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고조되는 긴장을 더하면 우리가 보아온 공격, 차별, 폭력 전염병의 모든 요소가 존재한다. 그리고 코로나-19 전염병이 기폭제로 작용하면서, 이러한 악의는 공중 보건 위협과 그 경제적 결과의 희생양이 된 한 집단의 민국인들을 향해 불균형적으로 표적이 되었다.

 

역사적으로 희생양으로 여겨진 집단은 흑인, 빈곤층, 성소수자, 멕시코 출신 불법 이민자 집단이였다고 유추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불길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이 종종 "모범적 소수민족,” 즉 규칙을 준수함으로써 번영한 소수 이민자 집단(Wu, 2014)으로 묘사되어 왔기 때문에, 이 현상을 참관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불길이 충격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적절치 못한 공격은 올 3월 아틀란타에서 발생한 세 곳의 아시아계 미국인 소유의 스파 집단 총기 난사와 같은 무시무시한, 심지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사망자 여덟명 중 네 명은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었다.

 

본 이슈브리핑은 오늘날 미국 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 증가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다음 네 가지 핵심 사항에 대하여 설명한다. 첫째, 이러한 사고는 드물고 일회성에 그치는 사건이 아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혐오범죄는 만연하고 확산세에 있다. 둘째,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놀랄 일도 아니다. 미국 내 반(反)아시아 혐오범죄는 아시아인이 미국에 거주하는 동안 꾸준히 존재해왔다. 셋째, 반(反)아시아계 정서는 사회에 불만을 가지거나 교육받지 못한 대중뿐 아니라 책임전가와 증오의 씨앗을 뿌리는 정치 엘리트에 의해 선동된다. 넷째, 불합리한 대우는 일상생활에서 목격되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언어적 희롱, 차별, 폭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시아계 집단 구성원의 시민권과 집단으로서의 정치적 힘을 억제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에는 정치적 파장이 있다.

 

만연한 현상

반(反)아시아계 정서의 광범위한 확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데이터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 비영리 단체 Stop AAPI Hate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 말까지 총 6,603건의 폭력, 차별, 희롱 및 시민권 침해 사례를 보고하였다.

• 이러한 사건의 68%는 언어적 희롱 및 욕설에 대한 보고이지만, 11%는 신체적, 7%는 기침이나 침을 뱉음 (“중국 바이러스”에 대한 언급)과, 5%는 직장내 차별에 대한 보고이다.

 

위 수치는 자체 보고 및 크라우드소스 데이터 (crowdsourced data)인점을 고려했을 때 대표성을 띄기 어려우며 측정 오류의 가능성 또한 있을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Cal State University)내 증오와 극단주의 연구센터(Center for the Study of Hate and Extremism)가 보다 체계적으로 수행한 조사는 미국 16개 대도시에서 발생한 혐오 범죄에 관한 경찰 신고를 추적한 결과를 따르고 있다 (Levin, 2021).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2019년~2020년 1년에만 반(反)아시아계 혐오 범죄가 1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혐오 범죄는 전체적으로 7% 감소했다.

• 뉴욕 시에서는 2020년 1분기(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전)에 13건의 반(反)아시아계 혐오범죄 사례가 신고되었으나, 2021년 1분기에는 47건의 사례가 신고되었다. 이 조사에서 또한 LA, 보스턴, 산호세, 샌프란시스코 및 기타 아시아계 미국인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 반(反)아시아계 혐오범죄에 대한 경찰 신고가 급증했음을 발견한다.

 

이 외 자료로는 아시아계 미국인 대표 표본 조사가 있다. 지난해 여름과 올 봄에 실시된 퓨 리서치 센터 (Pew Research Center)의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아시아계 미국인의 81%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 45%는 팬데믹이 발발한 이후 다음의 다섯가지 혐오 사례 중 적어도 한 가지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위협받거나 신체적으로 폭행을 당할 두려움을 느끼거나, 주변인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인종차별적 비방과 농담의 대상이 되고, 누군가로부터 고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 누군가로부터 자신이 코로나-19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 이러한 사례 중 하나를 경험한 것으로 보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아시아계 미국인 집단은 중국계 미국인이다. 두 번째로 유력한 후보군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미국 반(反)아시아계 정서의 역사

아시아계를 향한 희롱, 혐오, 폭력은 19세기 미국 해안에 도착한 이민자들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이민 역사를 보면 1871년 로스앤젤레스에서 린치 및 신체 훼손을 당한 18명의 중국인 이민자들, 1885년 와이오밍주 록스프링스에서 총에 맞아 불에 탄 수십 명의 중국인 이민자들, 1887년 오리건주 헬스캐니언에서 발생한 34명의 중국인 금광 광부 학살과 같은 잊혀진 사건들이 있다. (Lew-Williams 2018, Lee 2019).

 

더 나아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진주만 공습 이후 일본계 미국인들의 투옥 사건과 같이 더욱더 대중에게 알려지고 시대적으로는 보다 최근에 발생한 사건들도 존재한다. 이러한 사건들은 1980년 디트로이트에서 백인 자동차 실업자 두 명이 중국인인 빈센트 친(Vincent Chin)을 일본계 미국인으로 오인하여 살해한 사건, 198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톡턴의 한 초등학교에서 동남아 난민 아동 대부분이 집단으로 살해된 사건, 199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난 사이구(Sa-I-Gu) 사건으로 인한 한인 기업들에 대한 폭력 및 재산손괴죄를 포함한다.

 

미국 역사를 통틀어 미국 내 반(反)아시아계 정서에서 비롯된 많은 사례를 연결하는 공통분모는 “이방인”(alien)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에서 비롯된 위협에 대한 인식이다. 이러한 두려움은 종종 혹시 있을지도 모를 혹은 실재로 벌어진 경제적 경쟁, 인구 통계적 변화, 대외 정책 위협과 같은 요소들에 의해 야기된다. 예를 들어, 특히 만연한 희롱, 혐오, 폭력의 징후는 코로나19 팬데믹의 발원지가 우한이라는 점과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과 중국 사이의 독설적 교류의 불씨에 대한 연료로 작용하였기 때문에 중국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 엘리트들의 역할

세 번째 관건은 도널드 트럼프와 시진핑의 격앙된 언사와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찾아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나 오늘날이나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책임 전가와 불합리한 대우는 사회의 일반 대중으로부터 발생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민족중심주의나 민족주의 운동처럼 기회주의적 비즈니스나 정치지도자는 엘리트 제도나 법의 힘에 의해 종종 앞장선다. 예를 들어, <페이지 법>은 1875년 미국에서 최초로 제정된 제한 이민법으로 '부도덕한 중국 여성'의 배제를 명시적으로 겨냥하였다. 이는 한 때 개방되었었던 미국 국경이 폐쇄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1882년 중국인 배척법과 그 후 수십 건의 "인종 전제조건" 법과 법원 판결으로 이어졌다 (Haney Lopez, 1996).

 

당대의 가장 저명한 엘리트들은 19세기 들어 고조되고 있는 민족주의와 인종주의에 대해 침묵하지 않았다. 스탠포드 대학의 설립자인 릴랜드 스탠포드는 1862년 중국인 이민에 대해 "우리 사회 내 열등한 인종의 정착은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좌절되어야 한다. 수백만명을 보낸 아시아의 대륙은 우리 해안으로 찌꺼기를 보내었다…우리 사이에 타락하고 다른 민족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은 우월한 인종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와 유사하게,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법대의 존 볼트는 1877년에 다음과 같이 썼다. "코카서스와 몽골 인종은 동화되지 않는 인종이다...그 중국인에 대한... 무의식적인 거부감은...우리 안에 있다. 모든 면에서 중국인들은 우리와 그 어떤 인종과 다르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희롱, 혐오, 폭력은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 코로나-19로 인해 집이나 직장을 잃은 것에 대한 책임을 전가할 희생양을 찾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오늘날 미국 내 반(反)아시아계 정서는 역사적으로도 그래왔듯이 미국 최상 엘리트의 언행에 의해 점화된다. '중국 바이러스' '쿵 플루' (더불어,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자' '시궁창 국가'로 지칭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폄하는 정치적 지도자들의 말과 백인 민족주의 행진, 반(反)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폭력 등과 같은 사례의 연결고리로 작용하였다.

 

일상에서의 혐오부터 선거 속의 억압까지

마지막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희롱과 혐오는 불명예스럽게 떠난 전직 대통령의 언어적 폄하로부터 발발된 것만은 아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오늘날 미국 전역의 주 의회에서 새로운 위협을 마주하고 있다. 2021년 1월부터 6월까지 최소 17개 주에서 투표권을 제한하는 28개의 새로운 법안을 제정하였고, 참여하는 주와 법안의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표면적으로는 선거의 공정성을 보장한다는 전제 하에 통과되었지만, 선거의 안전한 집행을 방해하는 위협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증거조차 없다. 오히려 이 새로운 법안들은 한 가지 목표를 집중 겨냥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바로 소수계 인종의 투표에 대한 접근성이다.

 

이 법들은 모든 미국인들의 투표, 유권자 등록, 우편이나 부재자 투표를 어렵게 만든다. 특히, 공화당 주 의회들이 주도하는 해당 법안들의 전략은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투표의지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광범위한 비난을 받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경우, 유권자 등록 과정과 신분확인 과정에서 이름의 정확한 철자 확인을 위해 여러 종류의 신분증 제시가 요구된다. 아시아계 미국인의 이름은 철자나 표기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뿐만 아니라, 새로이 강화된 신분확인 절차로 인해 여러 신분증 상 집주소가 정확하게 일치함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아시아계 미국인들(다른 이민자 그룹과 마찬가지로)은 주소지를 더 자주 변경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 주에서는 우편함의 수를 줄여,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 미국인의 유권자 밀집도가 높은 도시 지역을 공략한다. 예를 들어 텍사스는 휴스턴 도시 전역에 우편 투입함을 한 대만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위와 같은 법안에 취약한 투표형태인 우편투표와 부재자 투표를 통해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인국조사에 따르면 2020년에 미국 전체 유권자의 69%가 우편이나 사전투표를 통해 투표한다. 이와 같은 높은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는 아니지만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우편이나 사전투표한 비율이 평균보다 높은 82%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미래를 전망하다: 권력과 대표성

본 이슈 브리핑의 주요 요점은 암울하다. 미국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해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희롱, 혐오, 폭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의 대통령직과 팬데믹과 관련되어 있다. 이것은 반(反)아시아계를 향한 폭력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최근 일화일 뿐이다. 그리고 이는 미국 정치 시스템의 최고층이 소수계 인종에게 책임을 가하는 방식을 통해 촉진되고 있다. 그러나 희망과 아시아계 역량강화의 잠재력은 여전하다.

 

첫째, 미국 시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대항하여 2020년 선거에 의무감을 가지고 참여하였다. 1억 5800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투표했는데, 이는 2016년과 비교해 170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역대 대통령 선거 중 가장 높은 투표율 상승인 12%를 나타냈다.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들 사이에서 투표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역사적으로,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투표을이 낮은 성향의 집단”으로 분류되어졌으며, 이에 따라 선거운동에서 이들을 위한 노력과 자원에 대한 투자가 미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유권자들 중에서 가장 빠르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그룹이다. Catalist에 따르면, 2012-2016년 아시아계 미국인 투표율은 16% 증가한 반면, 타 인종 유권자들은 투표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2016-2020년 사이 아시아계 미국인의 투표율은 20% 증가했으며, 전국적으로는 12% 증가했다. 특히 켄터키주 (2016-2020년 97% 증가), 테네시주 (85%), 조지아주 (83%) 등 남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투표율 상승폭이 컸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정치참여가 확대되고 있다는 조짐은 또 있다. 그들의 발언권과 영향력을 보여주는 한 가지 분명한 지표는 정치권 의석 수다. 한국계 미국인의 정치적 대표성을 살펴보자. Jay Kim(CA-41)이 재선에 실패한 1999년과 2018년 사이에 의회에 한국계 미국인은 전무했다. 20년 동안 한국계 미국인 인구는 120만 명에서 200만 명으로 증가하였다. 그 후, 2018년 Andy Kim은 뉴저지 제3선거구 대표로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그리고 2020년 세 명의 한국계 미국인이 더 선출되었다. Young Kim (CA-39), Michelle Steel (CA-48), Marilyn Strickland (WA-10)이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Robert Ahn, David Min, Pearl Kim, Dan Koh, David Kim 과 같이 경쟁력 있는 여러명의 한국계 미국인 후보들이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였다.

 

증가하는 선거 참여와 정치적 대표성과 더불어, 아시아계 미국인의 적극적인 참여도 예로 들 수 있다. 미국 전역이나 각 지역 내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 특히 AAPI 시민참여기금(Civic Engagement Fund)의 이은숙, Asian Americans Advancing Justice의 Connie Chung Joe, Advancing Justice Atlanta의 Stephanie Cho와 같은 저명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의해 시민사회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한국계 미국인은 미국한인유권자연대 (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 미주한인협의회 (Council of Korean Americans), 미주한인정치연합 (Korean Americans for Political Action), 한인커뮤니티재단 (Korean American Community Foundation)와 같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조직을 구성해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위기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 반(反)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희롱과 혐오범죄 사례는 끔찍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허나, 동시에 이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집단행동과 공동체 권력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Grace Meng (NY-06)과 Mazie Hirono (하와이)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하고 반(反)아시아계 혐오범죄 증가에 대응하고 저지하는 목적으로 통과된 ‘코로나19 혐오범죄 법안’이 위기와 기회를 반증하고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당파적 양극화로 인한 분열으로 위기를 맞이함에도 불구하고,두 의원의 획기적인 법안은 하원에서 364대 62의 투표로 2021년 5월에 통과되었고 상원에서 만장일치에 가깝게 통과되었다. 이 놀랄만한 수준의 초당주의는 혐오 사례가 최근에 목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진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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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구 리 (Taeku Lee) _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 조지 존슨 법학 교수(George Johnson Professor of Law), 정치학과 교수(Professor of Political Science). 미국 시카고 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National Asian American Survey 와 Bay Area Poverty Tracker 의 공동 전문조사관, Asian American Decisions 의 상무이사, 미국 인구조사국 국가 자문위원(National Advisory Committee for the U.S. Census Bureau)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선거연구위원회(American National Election Studies), 종합사회조사(General Social Survey)의 감독위원, 미국정치학회(American Political Science Association)의 재무관 및 집행위원,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교 학과장, Haas Institute 부소장 등을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는 인종과 민족 정치, 여론조사 연구, 정체성과 불평등, 참여 민주주의 등이다. 저서로는 Oxford Handbook of Racial and Ethnic Politics in the United States (2015), Asian American Political Participation (2011) 등이 있다.

 


 

담당 및 편집: 윤하은 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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