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연구원(EAI)은 [코로나 19와 신세계질서] 온라인 세미나 시리즈의 여섯 번째 회의로 “한미 지역협력의 현재와 미래: 쿼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개최하였습니다. 강한 “중국 헤징(China hedging)” 이미지로 인하여 많은 국가들은 쿼드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으며, 쿼드 내부적으로도 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국가들의 쿼드 참여를 위해 쿼드 국가들은 안보 외 다양한 이슈와 비전통안보 이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본 세미나에서는 쿼드의 과제, 한미가 바라보는 쿼드, 그리고 미중 양국과의 우호 관계 유지를 위한 한국의 정책 방향에 대하여 심도깊은 논의를 하였습니다. 

 

  • 일시: 2021년 05월 06일(목), 9:00–10:00 (KST)
     
  • 발표자: 에반 파이겐바움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부원장), 위성락 (前 주러시아 대사), 박재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사회자: 마상윤 (가톨릭대학교 교수)
     
  • 개회사: 손 열 (EAI 원장; 연세대 교수)

 

 


 

요약문:

쿼드 (쿼드 플러스)의 함의와 한국의 정책 방향

 

I. 쿼드의 내구성

쿼드의 “역할”과 “기능” 개념화

 

  • 지난 20년 동안 아시아 내 다자협력 기구 혹은 지역포럼은 아시아 역내 주요 문제 해결을 위한 메커니즘이었다. 에반 A. 파이겐바움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부원장은 아시아 내 시급한 문제와 결함들, 그리고 이미 존재하는 경제적 동맹 관계를 위한 아키텍처를 통해 아시아의 정책 담론 내에서 `형태`가 과도하게 `기능`을 견인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러한 메커니즘의 비효율성에 대하여 설명한다. 예를 들어,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RCEP)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CPTPP)은 인도와 미국을 포함하지 않으며, 이는 아시아 정책 내 "형태가 기능을 이끈다"는 주장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 아시아 전역에 걸친 소규모 안보 네트워크인 쿼드는 회의를 개최하고, 다양한 공동 이니셔티브를 논의하며 점차 공식화되어가고 있다. 파이겐바움 부원장은 과거 네트워크 연합이 실패한 것과 같은 방식, 즉 쿼드의 공식화가 네트워크 관련 문제에 대한 성공적인 해결책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인식으로 인하여 쿼드가 실패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협력 국가들이 탄력적인 지역 아키텍처의 견고한 중심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여부는 해당 연합의 역량을 입증하는 데 있어 핵심 과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파이겐바움 부원장은 쿼드가 아시아에서 가장 시급한 이슈에 대한 연합의 기능적 행동으로 초점을 전환하여 그 효용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 그러나 이는 쿼드가 반드시 각 사안별로 다른 회원국과 논의하는 단기 협력을 목적으로 하는 연합으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쿼드 회원국은 공통된 이해를 공유해야 하며, 다른 협력 국가들이 문제 해결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 기후변화, 반마약 (counter-narcotics), 해양 능력 배양, 인프라 문제와 같은 시급한 현안들은 쿼드 회원국들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불가피하게 더 많은 국가들의 참여를 요구하게 된다.
     

쿼드의 목적: 중국 견제 vs 지역 협력 촉진

 

  • 쿼드는 중국을 견제하고 억제하는 안보 네트워크이자 미국 주도의 동맹과 안보 파트너십을 연결하는 미국 전략의 산물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쿼드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은 쿼드 내 회원국마다 차이가 있다.
     
  • 박재적 교수는 쿼드가 "쿼드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은 쿼드를 중국 억제의 도구로 유지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러한 목적을 감추는 방식으로 쿼드를 운영해야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쿼드는 응집력이 있는 다자연합이 아니다. 인도와 호주는 쿼드가 중국을 억제하는 메커니즘으로 인식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II. 쿼드 플러스 참여에 대한 한국의 입장

한국, 미중 사이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 미중 경쟁 문제에 있어 한국의 애매한 입장은 제한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박재적 교수와 위성락 대사는 현재의 정치 환경이 미중 경쟁 속에서 한국이 정책수립에 대한 적절한 원칙을 정립해야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한다.
     
  • 위성락 대사는 "쿼드 불참은 고려사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미국이 역내에서 추진하는 신흥 다자협력구조를 한국이 개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런 점에서 위 대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한국의 위치를 비유적으로 묘사한다. 미국은 동맹국이고 중국은 동맹국에는 못 미치는 파트너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미국이 한국을 3시 방향으로 끌어당기려 하고 중국이 9시 방향으로 끌어당기려 한다면 한국은 미국에 더 가까운 1시나 1시 반 방향으로 정책 노선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외교정책 논의에서 한국이 현재 취하고 있는 메커니즘은 일관성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책 결정은 중국과 미국의 압력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 이와 같은 의도적인 방향 설정은 중국, 미국과 더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한국이 쿼드 불참을 선택할 경우 미국 주도의 동맹 네트워크 내에서 2순위로 밀려날 것이라는 것이 박재적 교수의 설명이다. 반대로 한국이 쿼드 플러스 참여를 선택한다면 불필요하게 중국을 자극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참여를 저해할 것이다. 그러나 박재적 교수는 쿼드와 쿼드 플러스가 아시아 지역 안보를 위한 수많은 메커니즘 중 하나일 뿐이며 그에 비해 지나치게 부각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한국은 미국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포함된 아세안+3에 참여해왔다. 이를 고려하면, 한국은 중국의 부재로 인해 쿼드 플러스 가입을 거부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 그는 한국이 미국 주도의 쿼드 전략에 기여하는 한미일 3국 안보 협력망과 같은 미국의 안보 네트워크 강화의 관점에서 쿼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공고히 함으로써 한국은 협력적 입장을 취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 박재적 교수는 또한 한국이 쿼드 플러스에 참여하는 것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이는 한국이 쿼드 회원국과의 적절한 조율을 통해 동북아시아 문제에 있어 중국과의 협력을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한 시사점

 

  •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간 주요 이슈의 쟁점은 양자 간의 문제였다. 미국은 현재 미중 관계의 프리즘을 통해 아시아를 보고 있지만 중국에 집중하기 전에 아시아 정책을 우선시 해야 한다. 이는 또한 한미관계를 바라보는 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 쿼드 플러스는 아직 비공식적인 기구로, 미국은 한국의 쿼드 플러스 참여를 요청하지 않았다. 미국은 쿼드 플러스의 초석으로서 한미일 동맹 강화를 위해 한일관계 복원을 요구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한국의 쿼드 참여를 요구할 가능성은 낮다.
     

비(非)전통적 안보 영역

 

  • 참여국 간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쿼드는 주제별 기능적 분야 및 비(非) 안보 분야에서의 집단행동 문제와 관련이 있다. 박재적 교수는 쿼드는 사실상 회원국들의 다양한 관심과 위치에 있어서 단수가 아닌 복수라고 강조한다.
     
  • 박 교수는 쿼드 참여와 불참 사이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하며, 협력 분야 선택에 있어 매우 까다로워야 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해양 능력 배양에서 운송수단 및 정보 감시•정찰 (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 ISR) 자산을 제공하는 미국과의 공동 이니셔티브는 중국에 한국이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종종 수여국으로의 무기 수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국이 해양 능력 배양에 참여하도록 하는 엄청난 경제적 동기가 된다.
     
  • 한국은 비전통적 안보 이슈에 중점을 둔 쿼드 플러스에 적극적으로 관여함으로써 참여를 정당화할 수 있다. 위성락 대사는 한국이 경제•보건•환경•인도적 문제에 대해 초기 단계에서는 쿼드와 협력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쿼드가 극단적인 반중(反中) 동맹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쿼드 내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 박재적 교수는 기존의 쿼드 회담 외에도 쿼드 플러스를 확장할 수 있는 아홉 가지 잠재적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나열한 방안은 최고 정책 결정자 간 공식 회의, 인프라 투자(코로나 이후 경제 재건), 해양 능력 배양, 백신 전문가 그룹, 기후변화, 주요 신흥 기술, 공급망 다양화, 규범 선언, 가치•민주주의, 그리고 기존 쿼드 군사 훈련에 대한 참여이다.
     
  • 파이겐바움 부원장은 또한 한국이 마주할 수 있는 몇 가지 중대한 도전 사례들을 제시한다. 이러한 사례에는 공급망 복원력, 데이터 액세스 (access) 및 전송 (transfer) 교차 활용 합의, 허위 정보 방지, 공공 보건 및 생의학 공유, 그린 본드 (green bonds)및 그린 크레디트 (green credit) 상품의 사용 다양화가 포함된다.
     

III. 쿼드 체계의 미래

쿼드의 과제: 단합력과 포괄성의 부족

 

  • 파이겐바움 부원장은 쿼드와 쿼드 플러스는 아직 발전하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그 미래를 예측하기는 이르다. 쿼드의 의제가 역내 주요 국가들의 관심사를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쿼드의 파워나 영향력을 단기간 내에 예측하기도 어렵다. 또한, 인도와의 집단안보 설립의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쿼드와 쿼드 플러스는 본질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 현재 쿼드 국가 간 데이터 액세스와 전송 모델 활용에 관한 합의가 부재한 것을 통해서도 역내 국가 간의 단합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非) 안보적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협력이 부재할 경우, 국제 연합의 가능성 또한 미비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재적 교수는 협력의 경험과 신뢰를 축적해 나갈 수 있고, 필요할 때 신속하게 전통적인 안보의제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쿼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시아 내에서 미국의 역할

 

  • 파이겐바움 부원장은 중국과 일본이 협력하여 안보체계를 구축하지 않는 이상, 아시아 안보의 주요 제공자는 미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역내 미국의 리더십은 안보에만 치중될 것이 아니라 안보와 경제 양면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 그러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투자는 절대적인 총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상대적 총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이는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표준 설정 국가(standard-setting nation)로의 재확립을 숙고해야 한다. 만약에 쿼드가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미국이 쿼드를 통해 다양한 표준 설정 의제를 적용할 수 있다면, 미국은 다시 표준 설정 국가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쿼드의 안보와 경제 전략의 불일치라는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IV. 발표자 및 사회자 약력

 

  • 에반 파이겐바움_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부원장, 버지니아 대학교(Virginia University) Miller Center of Public Affairs 前 James R. Schlesinger 특훈교수 (2019-2020), 現 시니어 펠로우. 스탠퍼드 대학에서 중국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정부기관, 싱크탱크, 민간 부문, 아시아 3개 지역 분야에서 활동하였다. 2001년에서 2009년까지 활동으로, 미(美) 국무부 남아시아 부차관보 (2007-2009), 미(美) 국무부 중앙아시아 부차관보 (2006-2007), 동아시아, 태평양 정책기획담당 (2001-2006), 로버트 졸릭(Robert B. Zoellick ) 미(美) 국무부 차관보의 중국 분야 고문(adviser)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The United States in the New Asia,” “China’s Techno-Warriors: National Security and Strategic Competition from the Nuclear to the Information Age” 등이 있다.
     
  • 위성락_ 現 국립외교원 방문교수, 前 주 러시아 대사. 서울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학사, 석사를 취득하였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미(美) 국방성 산하 DLI에서 러시아학을 연수하였다. 러시아 국제 경제 정치 연구원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35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하였으며 미국 관련 업무와 북핵 관련 업무에 다년간 종사하였다. 외교통상부 북미국 국장, 6자 회담 수석대표, 주미 한국대사관 정무공사,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 본부장을 역임하였다. 북방외교 업무와 우수 보고서 작성으로 각각 대통령상과 외무장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의 저서로는‘새로 쓰는 러시아 리포트’와 ‘한국 외교 업그레이드 제언’등이 있다.
     
  • 박재적_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에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외교안보연구원 객원교수,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전공분야는 인•태지역 미국 주도 안보 네트워크, 지역안보질서, 소다자 안보 협력, 미국-호주 동맹, 호주 안보 정책 등이다
     
  • 마상윤_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 서울대 외교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과정을 마친 후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1960년대 한국의 민주주의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국내정치개입에 대한 연구로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2016년부터 외교부 정책기획관으로 부임하였다. 가톨릭대 국제교류처장을 역임하였으며, 미국 부르킹스연구소 및 우드로윌슨센터에서 방문학자로 선발되어 연구하였다. 주된 연구분야는 미국외교정책, 한미관계, 냉전외교사이다. 최근 출간된 논문으로는 “자유민주주의의 공간: 1960년대 전반기 <사상계>를 중심으로,” “미중관계와 한반도―1970년대 이후의 역사적 흐름,” “‘적(敵)에서 암묵적 동맹으로: 데탕트 초기 미국의 중국 접근적(敵)에서 암묵적 동맹으로: 데탕트 초기 미국의 중국 접근,” “한국군 베트남 파병결정과 국회의 역할”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윤하은EAI 연구원
  • 문의: 02 2277 1683 (내선 208) hyoon@eai.or.kr

 

6대 프로젝트

세부사업

미중경쟁과 한국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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