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동아시아연구원은 2019년 9월 ‘BTS매력론’ 연구팀을 발족하여 문화사회학, 커뮤니케이션학 및 국제정치학적 시각에서 BTS현상을 분석했습니다. BTS와 이들이 만들어낸 글로벌 차원의 디지털 네트워크는 기존의 국가, 인종, 언어로 나뉘었던 국제사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 3관왕, 빌보드(Billboard) 뮤직 어워드 2관왕, 2020년 그래미상 지명 등 해외 각종 대중문화상 수상, Dynamite와 Life Goes On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Hot 100’ 1위에 오르는 등, BTS가 거둔 성과는 일찍이 한국 대중문화가 상상도 하지 못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BTS 현상은 한국의 소프트파워, 매력 찾기에 중요한 단서를 던지며 한국이 21세기 신문명의 진원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행본 『BTS의 글로벌 매력 이야기』 출간에 앞서, 첫 번째 워킹페이퍼 시리즈로 “글로벌 아티스트 BTS와 거시적 환경 변화”를 아래와 같이 발간하였습니다.

본 연구는 BTS매력론 연구팀의 취지가 한국의 매력 찾기 즉, 매력적인 한국 정체성 만들기에 있음을 강조하며, ‘BTS가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은 매력의 정체는 무엇일까’를 핵심 질문으로 던집니다. 21세기 중반으로 진입하는 중견국 한국은 시대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자는 BTS가 일시적 유행과 환상을 넘어 세계 젊은이들의 공감과 감탄, 열망을 자극해 왔다는 점에 주목하며 연구팀의 BTS 매력 찾기 작업을 소개합니다.

 

 


 

※ 아래는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전문은 상단의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시리즈를 시작하며: BTS 글로벌 매력의 정체는 무엇인가?

BTS 현상은 한국은 물론 글로벌 대중문화계에도 새로운 현상이다. BTS는 가장 작게 출발해서 가장 크게 성장한 대중문화 아이콘이고 글로벌 대중음악에서 가장 도전적이면서 커다란 공감을 얻는 뮤지션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보아온 한류와는 폭과 깊이를 달리하는 BTS의 해외 인기몰이를 놀라움으로 지켜보게 된다. 더욱이 이들이 2013년 중소 연예기획사에서 탄생했으며, 알려지지 않은 힙합 아이돌 그룹으로서 해외에 진출하여 그것도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 대성공하여 한국으로 역수입된 데 한층 놀라고 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 3관왕, 빌보드(Billboard) 뮤직 어워드 2관왕, 2020년 그래미상 지명 등 해외 각종 대중문화상 수상, Dynamite와 Life Goes On으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Hot 100’ 1위에 오르는 등, BTS가 거둔 성과는 일찍이 한국 대중문화가 경험하지 못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이 그룹에 도대체 왜 해외 팬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무엇이 이들을 사로잡는 것일까? 수수께끼 같은 BTS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오늘날 BTS가 세계적으로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인기를 얻은 한국 출신의 뮤지션이자 셀러브리티인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이들의 엄청난 성공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학술연구로 이어져 국제 학술회의까지 개최될 정도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구들은 대중문화 혹은 문화산업 분야에서 BTS 성공의 배경과 원인을 찾고자 한다. 대중문화 차원의 연구들은 민족주의(혹은 자민족 중심주의)적 시각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우수성을 밝히는데 치중하거나 상업주의 관점에서 한류의 성공 공식을 찾는 것에만 집중한다. 대중음악의 비즈니스 전략, 새로운 미디어의 활용, ‘아미’라는 팬덤의 역할 등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BTS의 매력이라는 종합적이고 근본적 문제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

반면 이 시리즈는 ‘BTS가 글로벌 팬들을 사로잡은 매력의 정체는 무엇일까’를 핵심 질문을 던진다. 이런 질문을 던지는 이유는 필자들의 궁극적인 관심이 한국의 매력 찾기 즉, 매력적인 한국 정체성 만들기에 있기 때문이다. 21세기 중반으로 진입하는 중견국 한국은 시대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물론, 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필자들은 미국 팝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 대중문화 질서 속에서 변방에 위치한 한국 음악인들이 주류의 일각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상한 매력을 느꼈다. 유사 이래 한토(韓土) 혹은 한반도의 젊은이가 세계를 이만큼 흔들어 놓은 적이 있었던가. 세계 문화 질서사에서 이만한 존재감을 확보한 이가 있었던가. BTS 현상이 일시적 유행과 환상을 넘어서 세계 젊은이들의 공감과 감탄, 열망을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자극해 왔다는 점에서 BTS의 매력 찾기는 그 자체로 매력 있는 작업이 된 것이다.

이 시리즈의 집필진은 국제정치학, 사회학, 미디어 연구 등 사회과학 여러 분야 전공자로 구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BTS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정도에서도 천차만별이었다. BTS 열성 팬으로 아미인 경우가 있는가 하면, BTS의 음악이나 동영상을 별로 접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BTS를 접했고, 함께 모여 BTS의 매력을 논의하면서 BTS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의 차이를 빠르게 좁혀 갔다. BTS의 매력을 인정하고 스스로 그 매력에 빠지지 않고서는 그들의 매력을 연구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매력은 이해와 분석을 하기 이전에 느끼는 것이다. 왜 BTS에게 끌리는가를 설명하기 이전에 사람들은 이미 BTS의 매력에 빠져있다. 하지만 BTS의 매력에 빠진 이유가 모두 같을 리 없다. 그렇지만 서로 다르게 매력을 느끼더라도 BTS가 가진 매력의 원천은 공유할 수 있다. 집필진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BTS 매력의 원천을 찾아 설명하는 작업에 함께 참여하고 있지만 필자들이 BTS의 매력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시각은 전공에 따라 다양했다. 국제정치학에서 BTS의 매력은 소프트 파워 개념에 담긴 국가의 매력과 관련이 깊다. 한편 예술사회학자에게 BTS의 매력은 대중들의 인기를 끌어모으는 예술가의 차별적 정체성이자 창의력의 발현이다. 미디어 연구자에게 BTS의 매력은 팬들이나 비평가들이 이들의 노래와 춤으로부터 얻는 공감과 그것에 부여하는 의미에 있다. 전공에 따른 시각 차이는 연구 초기에 소통의 어려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한 다양한 시각들은 오히려 일종의 자극제로서 BTS의 매력에 관한 사고를 풍부하게 해 주었다.

 

■ 저자: 손열_EAI 원장,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시카고대학교 정치학 박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원장과 언더우드국제학부장, 지속가능발전연구원장, 국제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하였고, 도쿄대학 특임초빙교수, 노스캐롤라이나대학(채플힐),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방문학자를 거쳤다.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2019)과 현대일본학회장(2012)을 지냈다. Fullbright , MacArthur, Japan Foundation, 와세다대 고등연구원 시니어 펠로우를 지내고, 외교부, 국립외교원,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자문위원, 동북아시대 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전공분야는 일본외교, 국제정치경제, 동아시아국제정치, 공공외교. 최근 저서로는 Japan and Asia's Contested Order (2019, with T. J. Pempel), Understanding Public Diplomacy in East Asia (2016, with Jan Melissen), “South Korea under US-China Rivalry: the Dynamics of the Economic-Security Nexus in the Trade Policymaking,” The Pacific Review (2019), 32, 6, 『한국의 중견국외교』(2017, 공편) 등이 있다.

 

 

■ 저자: 한준_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를 취득하였다. 한국사회과학자료원 원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한국삶의질학회 회장이다. 주요 논저로는 『4차 산업혁명, 일과 경영을 바꾸다』(2018), 『커넥트 파워: 초연결 세상은 비즈니스 판도를 어떻게 바꾸는가?』(2019)가 있으며, 논문으로는 “Recognition in Art World as Social Process: The Case of Oscar and Daejong Film Awards(Korean Social Science Journal, 2017)”, “사회과학에서의 복잡계 연구: 창발과 적응 지형을 중심으로”(새물리, 2017), “문화예술교육의 가치 분석 연구”(2017), “평가 지표는 대학의 연구와 교육을 어떻게 바꾸는가: 사회학을 중심으로”(2017)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전주현 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내선 204) jhjun@e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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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프로젝트

문화와 정체성

세부사업

BTS 매력론

미래혁신과 거버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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