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연구원(원장 손열)은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Walter H. Shorenstein Asia-Pacific Research Center: APARC)와 함께 "미중 경제 디커플링과 한국의 전략"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하였습니다. 본 세미나에서 EAI는 국내 및 미국 전문가를 초청하여 미중 경제 디커플링이 제시하는 경제, 무역, 외교안보 과제와 한국의 전략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 일시: 2020년 9월 18일 9:00-10:40 (한국 시간)

  • 발표자: 데이비드 강(USC 한국학연구소 소장; USC 교수), 박태호(법무법인(유)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 前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이승주(EAI 소장; 중앙대 교수), 찰스 프리먼(미국상공회의소 선임부회장 및 아시아담당 본부장)

  • 사회자: 손열(EAI 원장; 연세대 교수), 신기욱(APARC 소장; 스탠퍼드대 교수) 

 

 

 

I. 미중 디커플링(Decoupling)의 전망

                                                                   

미중 디커플링, 국가보다는 산업을 주목해야

  • 찰스 프리먼 선임부회장은 미국이 중국의 포괄적인 국가적 영향력 행사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고 본다. 특히 중국 정부의 글로벌5G, 인공지능(AI) 및 여타 신기술 우위 점유 계획과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현재 미중 경쟁의 근본 원인이라고 본다. 또한 백악관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하며 다수의 미국 IT기업들이 화웨이와 비즈니스 관계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장기적으로 화웨이와는 그 어떤 비즈니스 관계도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특정 산업 내 디커플링이 불가피한 바, 미국은 경제적 영향력과 강제력(coercive power)을 동원하여 한국과 같은 파트너들에게 해당 산업의 디커플링을 강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 반면, 이승주 교수는 역내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간 기술 경쟁이 2000년대 초반부터 그 징후가 나타났으며, 미중 전략 경쟁이 대두되기 이전에도 디커플링의 징후는 존재하였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동아시아의 구조적인 변화로 공급망의 위계적인 성격이 분명해졌다는 점에서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이 지역적 가치 사슬(regional value chain)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이러한 추세 속 공급망 내 핵심적인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달한다. 아울러 경제 공급망의 구조 변화는 국가 주도보다는 구체적인 산업별 사안들에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기업들의 입장에서 공급망 디커플링은 기업 전략의 일환이며 산업별로 상이한 상황이다. 예컨대 지난 20여년 동안 베트남 내 삼성 FDI는 스마트폰, 플랫패널 디스플레이 부문에 집중되었던 반면, 중국 내 삼성 FDI는 지난 3년 동안 반도체 투자에 집중하며 산업적인 차이를 보였다.
  • 박태호 前 통상교섭본부장은 미중 간 무역 분쟁 및 코로나19 팬데믹이 글로벌 비즈니스 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미중 간 산업 부문에서 디커플링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는 불충분하다고 진단한다.
  • 이용석 교수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미중 경제 디커플링이 첨단기술 부문에 집중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 정부는 현재 다수의 첨단기술 기업들을 통제하고 있으며 화웨이(Huawei) 5G, 틱톡(TikTok), 위챗(WeChat) 등을 중심으로 미중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양국 간 합작 투자(joint venture) 또한 증가하고 있는 관계로 미중 기술 경쟁은 양국 간 통합의 시대의 서막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II. 미국의 과제와 전략

 

미국의 지역 리더십 구축을 위한 대내외 과제

  • 데이비드 강 교수는 미중 경쟁 심화 속 미국이 세계적 리더 위치를 유지하려면 중국과의 경쟁보다는 국내 현안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미국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적 위협보다는 국내적 도전과제들이 더욱 중대한 실정이며, 미국이 국내적 도전들에 잘 대처한다면 세계적 영향력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 이승주 교수는 중국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지역적 영향력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이 디커플링을 가속화하였지만 다수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오히려 중국을 경제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경계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른 지역적 리밸런싱(rebalancing) 현상은 오히려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축소할 것이라고 전달한다. 또한 미국은 동아시아 국가들에게 양자택일 압박을 가하는 대신 경제번영 네트워크(Economic Prosperity Network: EPN)과 같은 포괄적인 대안을 내세우며 동아시아 국가들의 지지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 찰스 프리먼 선임부회장도 이에 동의하며 미국이 동맹국과의 양자교역 관계에 있어 안보 이슈를 도구로 이용하기보다는, 경제번영 네트워크(EPN)와 같은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구축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제언한다.

 

차기 미국 정부, 중국에 대한 압박 지속할 가능성 높아 

  • 찰스 프리먼 선임부회장은 향후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에도 미국이 현 트럼프 행정부와 유사한 대중(對中)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은 차기 정부와는 별개로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지속적으로 대응하며 미중 디커플링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 박태호 前 통상교섭본부장 역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 압박을 지속할 것이며, 다만 일방주의 노선을 택했던 트럼프 행정부와는 조금 다른 접근법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와는 상반되게 중국의 국가자본주의,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있어 동류국가(like-minded nations)들과 공동의 압력(collective pressure)을 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특히 유럽연합(EU)과 같이 미국과의 협력을 원하는 지역체들이 있음을 감안할 때 더욱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

 

 

III. 디커플링 속 한국의 선택

 

한국, 미중 디커플링 속 양자택일 노선 피해야

  • 데이비드 강 교수는 한국과 미국은 견고한 동맹 관계이지만, 한국은 자국의 국익을 위해 움직이며, 한국이 항상 미국의 편에 서야 한다는 인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과 한국의 지리적 근접성을 고려하였을 때, 한국이 미국의 편을 택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다. 북한을 둘러싼 안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양국의 안보적 협력을 모두 필요로 하며, 미중 사이에서 정치외교적 균형을 맞추는 유연하고 현명한 대처가 요구된다.
  • 신기욱 소장은 한미동맹 관련 사안들을 미중 경제 디커플링으로부터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성호 교수 역시 한국은 국가로서 미국이나 중국으로부터 디커플링(decoupling)하기 보다는, 한미동맹을 미중 전략 경쟁으로부터 디커플링(decoupling)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한국은 한미동맹을 국가 정책 기반으로 여기지만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하거나 남중국해 문제와 같은 미중 전략 문제 사안에 연루되는 것은 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위기를 기회로: 공급망 재편, 기술 개발, 포괄적 교류

  • 이승주 교수는 미중 간 교역 긴장 추세가 동아시아 역내 상호의존을 무기화(weaponization of interdependency)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한국 역시 피해자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이승주 교수는 한국이 단기적으로 미국의 대중국 공세를 전략적이고 능숙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며, 구체적으로 5G 경쟁 속에서 한국이 화웨이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위치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또한 미중 기술 경쟁이 역내 공급망을 재편할 것이며 한국은 중국 내 기존 공급망을 유지하는 동시에 자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재편(reconfigure)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중 중국으로부터 탈피(exit)하거나 하거나 압박(contain)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 찰스 프리먼 선임부회장은 한국이 삼성, SK하이닉스 등의 첨단기술 기업들을 통하여5G 분야에서 화웨이를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미국과 같이 자국의 5G 기술이 부재한 곳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박태호 前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재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지만, 이러한 미국의 대중(對中) 정책이 한국의 기업 공급망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제한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한국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통한 아세안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교류를 넓히는 것이 미중 디커플링에 대한 잠재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데이비드 (David Kang)_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마리아 크러춰 국제학, 경영 및 동아시아 언어와 문화 석좌교수(Maria Crutcher Professor in International Relations, Business and East Asian Languages and Cultures)·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한국학연구소 소장.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국제학과 및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동아시아 국제관계이다. 최근 저서로는 American Grand Strategy and East Asian Security in the 21st Century (2017), East Asia Before the West: Five Centuries of Trade and Tribute (2010), China Rising: Peace, Power, and Order in East Asia (2007) 등이 있다.

■ 박태호_법무법인(유)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 캠퍼스(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 국제경제통상대사(2013-2014),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2011-2013), 무역위원회 위원장(2007-2010)을 모두 역임하였고, 스탠퍼드대학 및 세계은행 방문학자(2004), 국제통화기금 방문학자(1998)를 거쳤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원장(2006-2010)과 교수, 그리고 조지타운대학교 졍제학과 조교수를 지냈으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대통령비서실 파견 경제학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국제통상론』 (공저, 1998), 『국제경제학 원론』 (공저, 2002), 『한국경제의 이해』 (공저, 2005) 등이 있다.

■ 손 열_EAI 원장·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미국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장, 언더우드학부장, 현대일본학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국제정치경제, 일본외교정책, 동아시아 국제관계 등이다. 최근 저서로는 『저출산 고령화의 외교안보와 정치경제』 (2019, 공저), Japan and Asia's Contested Order (2018, with T.J. Pempel), 『한국의 중견국외교』 (2017, 공저), Understanding Public Diplomacy in East Asia (2016, with Jan Melissen) 등이 있다.

■ 신기욱(Gi-Wook Shin)_아시아태평양(APARC) 연구소장·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 스탠퍼드대의 윌리엄 J. 페리(William J. Perry) 한국학 석좌교수와 프리먼 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Freeman Spogli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udies) 시니어 펠로우를 역임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 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 사회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사회운동, 민족주의, 국제관계 등이다. 최근 저서로는 Strategic, Policy and Social Innovation for a Post-Industrial Korea: Beyond the Miracle (2018, 공저), Superficial Korea (2017), Divergent Memories: Opinion Leaders and the Asia-Pacific War (2016) 등이 있다.

■ 신성호_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터프츠 대학교 플레쳐 스쿨(Fletcher School of Law and Diplomacy, Tufts University)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CNAPS 펠로우, 미국 동서연구원(East-West Center)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하였다. 주요연구분야는 군사안보, 미국 외교 정책, 동아시아 및 한반도 정세이며, 저서 및 논문으로는 『북핵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 (2008, 공저), “Dilemma of South Korea’s Trust Diplomacy and Unification Policy” (2014, International Journal of Korea Unification Studies) 등이 있다.

■ 이승주_EAI 무역·기술·변환센터 소장·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국제정치경제, 통상의 국제정치, 글로벌 디지털 거버넌스 등이다. 주요 저서 및 편저로는『사이버 공간의 국제정치경제』 (이승주 편), “Institutional Balancing and the Politics of Mega FTAs in East Asia,” Northeast Asia: Ripe for Integration? (공편), Trade Policy in the Asia-Pacific: The Role of Ideas, Interests, and Domestic Institutions(공편) 등이 있다.

■ 이용석(Yong Suk Lee)_프리먼 스포글리 국제학연구소(Freeman Spogli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udies) SK센터 펠로우·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 한국학 부소장.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노동경제, 기술, 도시경제 등이다. 주요 저서로는 “Modern Management and the Demand for Technical Skill” (2018, Labour Economics), Strategic, Policy and Social Innovation for a Post-Industrial Korea: Beyond the Miracle (2018, 공저) 등이 있다. 

■ 찰스 프리먼(Charles Freeman)_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 선임 부회장. 미국 터프츠 대학교(Tufts University) 아시아학과 및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 법학 대학교(Boston University’s School of Law)에서 법무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USTR) 중국 담당 차관보, 미국 상원 입법위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International Studies: CSIS) 중국석좌 등을 역임했다.  

 

 

■ 담당 및 편집: 김세영 EAI 연구원  |  문의: 02 2277 1683 (내선 208)  sykim@e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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