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 GlobeScan · EAI 2011 Global Poll

 

 


 

 

BBC 주관 하에 글로브스캔(GlobeScan)·매릴랜드대 국제정책태도프로그램(PIPA)이 공동기획한 Global Poll 조사는 2005년부터 매년 세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위협요인이 되는 16개 국가와 지역연합인 EU까지 총 17개 파워국가를 선정하고 이들 국가들에 대한 세계인의 평판을 조사하여 발표한다. 한국은 2010년부터 조사대상에 포함되었다. 2011년에는 27개국 국민 28,619명을 대상에게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 조사는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조사기획과 분석을 진행하고, 실사는 한국리서치가 담당했다.

 

1. [총평] 2011 Global Poll 27개국 조사: 17대 파워국가 국제적 평판

 

1) 2011년 결과

 

국제평판 조사는 17개 파워국가들 대상으로 이들 국가들이 국제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는지,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보는 지 조사에 참여한 국가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물어보고 각국의 결과의 평균을 통해 비교한다. 2010년 조사 이후의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2011년 조사를 실시한 27개국 중 2010년 조사에 참여하지 않은 페루와 남아공의 결과는 참고자료로 사용하고 2010년과 2011년 모두 조사에 참여한 나머지 25개국 조사결과만 계산에 포함시킨다. 17개 국가들에 대한 긍정적 평가비율, 부정적 평가비율, 모름/무응답 비율을 정리한 후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비율 평균을 기준으로 순위를 내었다. 이들 17개 조사대상국 중 EU, 남아공, 북한, 이란, 이스라엘을 제외한 나머지 12개국은 조사대상국이면서 이번 조사를 실시한 나라들이다. 자기 나라에 대한 평가를 결과에 포함할 경우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고 보아 이들 12개국의 평판비율을 구할 때 해당 국가에서 실시한 조사결과는 제외했다[표2 참조].

 

[표1] 조사대상 17개국과 2011년 조사 참여 27개국

 

* 는 조사대상에는 포함되지만 이들 나라에서 본 조사는 실시화지 않은 나라들이며 나머지 국가들은 조사대상에도 포함되고 실제 조사를 진행한 국가이다.

** 페루, 남아공은 2010년 조사에 불참, 나머지 25개국은 2010년, 2011년 모두 참여한 국가

 

한국의 국제적 평판 미흡, 2010년 이어 17개국 중 12위 - G20 13개국 중 최하위권

 

2010년 G20 의장국으로서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바 있으며 특히 오바마 미 대통령의 극찬으로 최근 국제사회에서 더욱 주목을 받기 시작한 한국이지만 아직 세계인의 인식 속에서 한국은 긍정적인 리더십으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 한국에 대한 세계 24개국 국민들의 긍정적 평가 비율은 36%, 부정적 평가 비율은 32%, 모름/무응답 비율은 32%나 되었다. 긍정평가 기준으로 17개 조사대상국 중 12위에 머물렀다. 조사대상에 포함된 13개 G20 회원국 중에선 러시아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아직 대민외교무대에서는 한국이 특별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G20 회의 이전인 2010년 초 조사한 결과와 비교하면 이들 24개국에서 긍정적인 이미지가 4%포인트 높아졌지만, 부정적인 이미지도 2%포인트 늘어나 결과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 해외 각국의 대민(對民) 공공외교에서 우호적인 국가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데 일회적인 단기 이벤트는 한계가 분명해 보인다. 해외 각 나라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꾸준히 전개해야 한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결과다.

 

[표2] 17개국의 25개국 국제적 평판 평균(%)

 

* 17개 조사대상 국가 중 이번 조사에 참여한 국가들로서 해당 국가에 대한 전체 응답평균 계산에서 자국민의 평가는 제외함. 이들 국가들에 대한 응답평균은 2010년에도 조사를 실시했던 25개국 중 자기나라 조사를 제외한 24개국 평균을 의미하며 그 외 EU, 이스라엘, 북한, 남아공, 이란에 대한 응답평균은 25개국 조사결과가 된다.

 

신뢰받는 리더십. 유럽 및 일본 강세 : 독일 1위, 영국 2위, 캐나다·일본 3위, 프랑스 6위 

G2와 브릭스는 중하위 : 미국·브라질 7위, 중국 9위, 인도10위, 러시아 13위

 

[표2]에서 세계인들로부터 평가받는 파워국가 순위를 살펴보면 무엇보다 유럽과 일본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이번 조사에서 독일이 자국 국민을 제외한 24개국에서 평균 62%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1위, 영국이 58%로 2위, 캐나다, 일본, EU가 각각 57%로 3위, 6위인 프랑스가 긍정적 응답비율이 52%로 과반에 달했다.

 

반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국제질서의 두 축으로 부상한 G2와 신흥 경제 강국으로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는 브릭스(러시아, 브라질, 인도, 중국)에 대한 국제평판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미국이 49%로 7위, 중국이 42%로 9위였다.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 국가 중에선 브라질이 49%의 긍정평가를 받아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괜찮은 편이지만, 인도는 42%로 10위, 러시아가 32%로 조사대상에 포함된 G20 국가 중 가장 낮았다. 2010 월드컵을 개최했던 남아공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해 34%에서 올해 42%로 뛰어 올라 10위권에 위치했다.

 

위험국가 최하위권: 북한·이란 최하위, 파키스탄·이스라엘도 하위권

 

핵개발이나 각종 분쟁 유발 국가로 눈총을 받는 위험국가들이 하위권을 이루고 있다. 2011년 조사에서는 이란과 북한은 국제적 역할을 긍정적이라고 답한 세계 25개국 조사 평균비율이 16%로 최하위였다. 파키스탄과 이스라엘에 대한 긍정평가 응답비율은 각각 17%와 21%로 그 뒤를 이었다. 이란은 부정적이라는 응답도 59%로 가장 높았고, 파키스탄이 56%, 북한 55%로 25개 조사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부정적인 평판이 확산되어 있다.

 

2) 2010년 조사 결과와 비교

 

한국은 긍정평가도 늘고, 부정평가도 늘어 : 긍정평가 4%p 증가, 부정평가도 2%p 증가

 

한국은 긍정평가도 늘고 부정평가도 늘어 결과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긍정평가의 경우 2010년 조사에서 32%, 2011년 조사에선 36%로 4% 포인트 증가했지만, 부정적 평가 역시 30%에서 32%로 2% 포인트 상승했다. G20의 성공적 개최, 빠른 경제회복 등으로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조사결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잦은 남북간 군사적 충돌도 긍정적 평가의 증가를 상쇄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작년 비해 평판 많이 좋아진 나라 : 경제성장 브라질과 월드컵 개최 남아공

작년 비해 평판 많이 나빠진 나라 : 북한, 파키스탄 부정평가 각각 6%p, 5%p 증가

 

2010년 결과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비율이 높아졌지만 이 가운데 가장 증가 폭이 큰 국가는 브라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브라질이 2010년 40% 긍정평가에서 2011년 49%로 9%포인트 증가했고,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이름을 알린 남아공이 2010년 35%에서 7%포인트 늘어난 42%로 나타났다. 브라질은 룰라 전 대통령에서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으로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 글로벌 경제위기에서도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룩하면서 세계의 부러움을 산 바 있다. 이 외에 인도, 러시아가 긍정적 평가가 각각 6%포인트, 5퍼센트포인트 상승함으로써 신흥강국들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해에 비해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된 북한과 파키스탄을 꼽을 수 있다. 2009년 북핵실험, 2010년 천안함 사건, 연평도 사건으로 국제 사회의 우려를 자아낸 북한의 경우 비판적 평가가 지난 해 49%에서 올해 55%로 6%포인트가 증가했다. 2010년 조사에서 부정적 평가가 51%였던 파키스탄은 56%로 5%포인트 증가했다. 이란은 2010년 56%에서 2011년 59%로 3%포인트 증가했다.

 

2. 한국을 보는 세계평판 : 중국은 반한, 미국은 친한 평가 증가

한국의 국제적 평판 긍정적 36% 부정적 32% 그리고 모름/유보 32%

 

親韓국가, 긍정적 평가 필리핀(54%) > 미국(53%)> 인도네시아(51%) > 호주(50%) 순

反韓국가, 부정적 평가 독일(51%) > 중국(50%) > 프랑스(47%) 순.

중국의 반한감정 주의보!!! 2010년 보다 긍정평가 21% 포인트↓, 부정평가 30% 포인트↑

 

한국에 대한 2011년 국제평판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공공외교에 있어 전략적인 접근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한국인들 스스로 한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해서는 84%가 긍정적으로 답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바라보는 각 나라별 시각은 국가별로 뚜렷하게 대비된다.

 

우선,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해 우호적인 국가들과 비우호적인 국가들, 아직 한국의 존재감을 체감하지 못하는 국가들의 구분하고 각각의 나라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공공외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24개국의 평균을 살펴보면 긍정적 평가가 36%, 부정적인 평가가 32% 그리고 모름/유보가 32%였다. 긍·부정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 한국에 대해 잘 모르거나 응답을 유예한 경우가 많다는 것은 한국에 대한 뚜렷한 존재감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한국의 국제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보는 국가들로 필리핀(57%), 미국(53%), 인도네시아(51%), 호주(50%) 등인데 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다. 과반에 달하지는 못했지만 캐나다(46%), 원전수주에 난항을 겪고 있는 터키(46%)에서 우호적인 평가가 부정적인 평가나 모름/무응답 비율을 앞서고 있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평판이 다수인 나라로는 독일(51%), 중국(50%), 프랑스(47%), 스페인(46%), 이탈리아(45%) 등 서유럽 국가들과 중국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나라에선 한국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긍정적인 이미지보다 강한 나라들이다. 과거 미일에 의존도가 컸던 무역구조가 중국, EU 등으로 무게중심이 다변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들 나라들에서 한국에 대한 평판이 높지 않다는 점은 공공외교 차원에서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가 되는 셈이다.

 

새로운 신흥강국을 떠오르고 있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같은 브릭스 국가에선 한국의 국제적 리더십에 부정적인 평가가 많거나 대한 존재감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에선 긍정평가가 39%, 부정적 평가가 38% 맞섰고 모르겠다는 응답이 23%였다. 러시아의 경우 긍정적 평가가 26%, 부정적 평가가 23%였지만, 모름/무응답이 51%나 달했고, 인도에선 긍정평가 19%, 부정평가 23%, 모름/무응답이 58%였다. 한편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가나 43%, 나이지리아 42%에서만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지만 케냐, 남아공, 이집트 등에선 모르겠다는 응답이 다수다.

 

한편, 가까운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일본, 파키스탄의 경우 한국의 역할에 대해 모르겠다는 응답이 각각 56%, 62%나 된다. 페루, 칠레, 멕시코와 같은 중남미국가 등에서도 잘 모르겠다거나 응답을 유보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 해 G20 서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한류열풍의 확산 지속, 첨단 IT, 자동차의 수출확대, 한식세계화의 지원확대와 스포츠 스타들의 잇단 선전에 힘입어 우리 스스로 고무되어 있지만 정작 일부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을 제외하면 부정적인 인식이 많거나 거의 한국의 국제적 존재감에 대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외교 우선순위와 해당국 여론의 특성을 고려하여 보다 치밀한 공공외교 전략을 장기적으로 추진해나갈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림1] 한국에 대한 국제적 평판 응답결과(%)

 

주 : 전체평균에서 한국결과는 제외

 

2010년 대비 변화추세: G2의 대한국 인식 변화, 중국의 반한감정 급증. 미국의 친한 정서

 

中, 긍정평가 57%→36%로 줄고, 부정평가 20%→50%로 급증, 일·러는 냉담 개선 조짐 없어

美. 긍정평가 46%→53%로 늘어. 2005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한국 긍정평가 50% 넘어

 

2010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볼 때 한국에 대한 주변4강 국민들의 인식변화가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중국 국민들의 대한국 인식이 악화하게 악화되고 있다. 2010년 조사에서 한국에 대한 긍정평가는 57%로 긍정적이었지만 2011년 조사에서는 36%까지 21%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20%에서 50%로 30%포인트 늘어났다. 중국 여론조사의 특성 상 다른 나라에 비해 오차가 많이 개입되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결과이다. 최근 양국 정치경제관계에서의 마찰사례가 늘고, 북한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이견이 커지고 있다. 작년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후 한미는 중국을 앞에 두고 군사훈련을 진행함으로써 적지 않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사이버 공간을 매개로 양국 젊은 세대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반면 미국에서는 대한국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 2011년 미국조사에서 한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이 53%로 나타났다. 2010년 조사의 46%에서 7%포인트 증가한 결과다. 부정적인 여론도 28%에서 32%로 4%포인트 증가했지만, 2005년 조사이래 처음으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50%선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G20로 대표되는 새로운 국제거버넌스의 구축과정이나 미국의 동아태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일본보다도 한국을 중시하는 경향도 엿 보인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교육열이나 민주적 성취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사례가 언론에 빈번이 노출되는 등 대한국 이미지 개선에 긍정적 요인이 많았다.

 

[그림2] 한국에 대한 주변 4강 국민의 우호적 평가 비율 변화 (2010년-2011년)

 

일본과 러시아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은 개선될 조짐이 안 보인다. 일본의 경우 2010년 조사에서 한국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이 36%였고 2011년 조사에서도 33%에 그쳤다. 러시아 국민들의 평가는 더욱 냉담하다. 2010년 28%, 2011년 26%에 그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2011년 들어와 미국을 제외하면 주변 인접국의 한국에 대한 평가가 악화되거나 정체상태에 머물고 있다. 이후 공공외교정책 수립 시 주변4강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국가로는 중국 외에도 멕시코, 독일, 칠레 등을 꼽을 수 있다. 2010년 조사에 비해 각각 16% 포인트, 9%포인트, 8% 포인트가 하락했다. 반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가장 좋아진 국가로는 전년대비 15%포인트 상승한 호주와 전년대비 29%포인트나 상승한 터키가 눈에 띈다. 또한 이집트, 나이지리아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한국에 대한 비우호적인 여론이 강한 서유럽국가들에서 긍정적인 여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집트, 나이지리아에서는 2010년 대비 각각 10%포인트, 11%포인트 증가했다. 유럽에선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하지만 유럽 주요국가에서 대한국 이미지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프랑스에서 11%포인트, 이탈리아에서 11%포인트, 영국에서 13%포인트 가량 긍정적 평가가 늘어났다.

 

[표3] 한국에 대한 2011년~2010년 국제적 평판 증감추이(%)  

 

 

3. 한국 국민이 본 국제리더십

 

주변 4강 인식의 변화, “美·日에 우호적, 中·北에 부정적”

한국 국민 95% “북한의 국제적 역할 부정적”

 

반대로 한국 국민들이 세계 주요 국가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어떤 변화가 보이는가? 가장 큰 특징은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4강 국가 및 북한에 대한 인식에서 엇갈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탈냉전 이후 반미 친중여론이 강화되면서 실용적 태도가 증가했지만, 최근 親 미·일, 反 중·북의 인식패턴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림3] 한국인의 미국 및 중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긍정평가 비율 변화 (2005년-2011년)

무엇보다 한국인들 사이에 대미 우호적 여론이 급증하고 있다. [그림3], [그림4]에서 한국 국민의 74%가 미국의 국제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보았고, 19%만이 부정적이라 답했다. 시계열적으로 보면 미국의 부시행정부는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을 강화한 바 있으며 이는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우호적인 평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5년까지만 해도 긍정적 평가가 52%였지만 2006년 44%, 2007년 3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등장한 이래 미국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2008년 50%, 2009년 및 2010년엔 57%로 높아졌다. 2010년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후 실시한 2011년 조사에서는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긍정적 평가가 74%로 전년 대비 무려 17% 포인트가 증가했다.

 

반대로 최근 반한정서가 급격히 증가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는 38%, 부정적 평가는 53%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하다. 시계열적으로 보면 2004년 동북공정을 계기로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2005년~2008년의 경우 한국인의 중국 이미지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지만 대체로 미국과 동반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2009년 이후에는 미국이 한국에서 이미지 개선에 성공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면서 한국국민들 사이에 양국에 대한 이미지가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평가는 매우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강한 반일정서가 유지되고 있지만 동시에 일본의 국제적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적 여론이 늘고 있는 것은 한국 국민들 사이에 일본에 대한 인식이 다차원적으로 분화되는 한편 현실주의적 사고가 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2009년 조사에서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60%, 2010년 조사에서는 64%로 증가했고, 2011년 조사에서 68%로 매년 4%포인트씩 증가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는 3%에 그친 반면 무려 95%가 북한의 국제적 역할이 부정적이라 답했다. 2010년 조사에서는 긍정적인 평가 5%, 부정적인 응답이 89%였다. 2010년 한 해 천안함 사건, 연평도 피격 등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냉전종식 이후 북한에 의한 위협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북한에 대한 평가가 극도로 냉각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림4] 한국민의 17개국 평판 응답결과(%)

 

 

한국민 친 서방 여론 강해 : 영국(85%) > 캐나다(84%) > 프랑스(82%)

한국평가 인색한 독일에 82%가 우호적

 

그 외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 국민들 사이에 유럽 국가들에 대한 우호적인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캐나다, 독일 그리고 프랑스 등 주요 서유럽 국가들의 국제적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한국국민은 모두 80%대를 기록했다. 한국의 역할에 대해 19%만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등 한국에 대한 평가에 인색함을 보였던 독일에 대해서조차 무려 82%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럽국가들 다음으로는 미국(74%)과 일본(68%)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높았다. 비서구 국가들로는 인도(66%), 브라질(58%), 남아공(54%), 러시아(47%)순으로 우호적이었다. 반면 앞서 말한 중국(38%)과 이스라엘, 파키스탄, 이란 등 중동 및 아시아의 위험국가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응답비율이 긍정적인 응답비율을 크게 앞서고 있다.

 

[표3] 한국인의 2011년~2010년 17개국 국제적 평판 증감추이(%)

   

 

4. 주요 국가 국제평판

 

미국과 중국의 국제적 평판 동반 상승

G2에 대한 세계인의 시각 긍-부정 인식 뚜렷해

 

G2, 즉 미국과 중국의 세계인의 평판을 비교해보면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 등장 이후 국제적인 평판이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보수주의 노선에 입각하여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을 펼쳤던 부시행정부 시기엔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미국을 능가했다. 미국 소프트파워의 위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 때부터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 등장이후 동맹외교, 국제사회와의 협력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2010년, 2011년 미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경우 오바마 정부의 등장과 2008년 말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을 G2 반열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강해졌지만 정작 중국의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이 커지면서 중국위협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2011년 중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평가가 다소 좋아지기는 했지만 미국에 여전히 뒤처지고 있다.

 

이 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북한, 일본에 대한 조사국가들의 응답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그림5] G2의 국제적 역할 긍정평가 비율 변화(Global Poll 2005~2011; %)

 

주 : 괄호 안은 조사참여 국가 수

 

[미국] 여전히 엇갈리는 국제적 평판

미국에 대한 긍정평가 : 필리핀(90%) > 가나(84%) > 나이지리아 (76%) > 한국(74%) 순

미국민의 긍정평가 : 캐나다(82%) > 영국(80%) > 독일 (76%) > 일본 (69%) 순

 

미국에 대한 24개국 국민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49%, 부정적이라는 평가는 31% 그리고 모름/유보비율은 20%였다. 미국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는 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에서 매우 높았다. 아프리카에서 중국과 자원외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아프리카에서 이집트를 제외한 가나(84%), 나이지리아(76%), 케냐(68%), 남아공(54%)에서 미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강했다. 중남미의 브라질(64%), 칠레(62%), 페루(53%)에서 긍정적 평가가 50%를 넘었다. 아시아에서는 필리핀(90%)과 한국(74%), 인도네시아(58%) 등이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에 대해 긍정적이다.

 

하지만 정작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 전통적으로 미국의 동맹국 역할을 해온 서유럽 국가들에서는 미국의 역할에 평가가 엇갈린다. 캐나다에선 미국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40%인 반면 부정적인 평가는 47%로 나타났고, 멕시코에선 긍정적 평가가 23%, 부정적인 평가는 38%, 39%%가 모르겠다고 답하거나 답변을 유보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긍정평가 비율이 이탈리아(62%)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서 모두 50%에 이르지 못하고 대부분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 비율이 엇비슷했다. 러시아, 독일 그리고 터키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넘어서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앞서 언급한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들을 제외하면 호주(45%), 인도(42%), 일본(36%), 중국(33%), 파키스탄(16%)에서는 미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과반에 못 미쳤다. 특히 지난 2월 민주화시위로 무라바크 전 대통령이 사임한 이집트에서 긍정평가는 26%, 부정 평가가 50%로 부정적인 여론이 다수였다.

 

미국민들의 조사대상 17개국에 대한 평가결과를 보면 미국민들이 긍정적이라고 꼽은 비율이 높은 나라들로는 캐나다(82%), 영국(80%), 독일 (76%), 일본 (69%) 순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브라질(60%), 프랑스(56%), 인도(56%), 한국(53%), 남아공(50%) 순이었고 이들 국가들에 대해서는 미국 국민의 50%이상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각각 38%, 36%로 과반에 훨씬 못 미쳤다.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있는 이란(6%), 북한(7%) 그리고 파키스탄(12%)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10% 내외에 그쳤고, 부정적인 평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림6] 미국에 대한 국제적 평판 응답결과(%)

 

[그림7] 미국민의 17개국 평판 응답결과(%)

  

 

[중국]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에서 긍정평가 높고 북미와 유럽에서 낮아

캐나다, 독일, 영국, 러시아, 프랑스 순으로 긍정적으로 평가

중국국민, 부정평가 일본(71%), 미국(53%), 북한(51%), 한국(50%) 순

 

중국의 국제적 평판은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44%, 부정적이라는 의견이 38%이다. 그리고 모름/유보가 18%였다. 대륙별로는 아시아,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긍정적 응답비율들이 유럽 및 미주 국가들에 비해 높았다.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 조사에 참여한 5개국 모두에서 중국에 대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훌쩍 뛰어넘고 있었다. 나이지리아, 케냐, 가나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각각 85%, 82%, 73%로 높았고, 이집트, 남아공에서는 55%, 5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필리핀(62%), 인도네시아(63%), 파키스탄(66%)이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이미지가 우세한 나라들로 나타난 반면 일본(12%), 인도(28%), 한국(38%), 호주(43%)에서 중국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과반을 넘지 못했다.

 

북미 지역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각각 36%, 35%였고 부정적인 평가도 각각 51%, 49%로 부정평가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멕시코만 긍정적인 평가가 23%로 낮았을 뿐 칠레(61%), 브라질(57%), 페루(55%)에선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 보다 많았다.

 

반면 중국 국민들은 자신에 대해 냉담한 평가를 하고 있는 서방 선진국들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캐나다(56%), 독일(50%), 영국(48%), 러시아(47%), 프랑스(46%) 순으로 긍정평가 비율들이 높았다. 그 뒤를 같은 브릭스 국가의 일원인 브라질(45%), 남아공(41%), 인도(40%) 순이었다. 국제사회에서 냉담한 평가를 받고 있는 이란(38%), 파키스탄(37%) 등 위험국가들에 대한 긍정여론이 부정적인 여론에 못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은 특징적이다.

 

반면 일본, 이스라엘, 미국, 북한, 한국이 중국국민들한테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나라들로 꼽혔다. 가장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나라는 역시 일본으로 긍정평가는 18%에 그쳤지만 부정적인 평가가 무려 71%에 달했다. 다음으로 긍정적인 여론이 낮은 나라가 이스라엘(32%), 미국(33%), 북한(34%), 한국(36%)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오랜 혈맹관계를 유지해온 북한에 대한 긍정여론이 낮고 부정적인 평가가 51%로 과반을 넘었다는 점이다.

 

 

 

 

 

 

 

 

 

 

[그림8] 중국에 대한 국제적 평판 응답결과(%) 

 

 [그림9] 중국민의 17개국 평판 응답결과(%) 

  

 

[북한] 긍정평가 16%, 부정평가 55%, 모름/무응답 29%

긍정적 평가 높은 나라는 가나 뿐, 중국 국민 51%가 “북한은 부정적 역할”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판이 부정적인만큼 개별 국가들에서의 평판도 다르지 않다. 27개국 평균 16%만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고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55%, 모름/무응답이 29%였다. 긍정적 평가(37%)가 부정적이라는 평가(21%)보다 높게 나타난 국가는 가나뿐이었다. 북한의 최대 우방국인 중국에서조차 부정적인 평가가 51%인 반면 긍정적인 평가는 34%에 머물렀다.

 

[그림10] 북한에 대한 국제적 평판 응답결과(%)

 

[일본] 국제사회 평판에서 긍정적 평가 받아, 아시아 주변국에선 냉담

일본국민 91% 북한에 대해 부정적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판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이라는 응답비율이 57%인 반면 부정적이라는 응답비율은 20%에 머물렀다. 모름/유보는 23%였다. 대륙별로도 미주, 유럽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비교적 고르게 긍정적인 응답비율들이 높게 형성되어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시아에서는 나라별로 일본에 대한 시각차이가 컸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경우 긍정적이라는 응답비율은 각각 85%와 84%에 달했지만 중국과 파키스탄에서의 응답비율은 각각 18%와 34%에 불과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보다 높은 나라는 조사가 진행된 27개국 중 멕시코, 중국정도일 뿐 대다수 국가에서 일본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긍정평가가 부정평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일본국민들의 다른 국가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면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모름/유보의 응답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다른 국가들에 대한 긍-부정평가 결과를 일본 외 다른 국가들에서의 평가 결과로 곧바로 비교하는 것에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둘째,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일본국민들이 북한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긍정적 평가비율이 1%에 불과하다는 점과 더불어 모름/유보가 8%에 불과함으로써 다른 국가들의 결과와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인접한 한반도에서 두 차례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고, 일본 본토를 앞에 두고 실시되는 미사일 실험과 핵개발로 일본 국민들의 북한에 대한 우려와 혐오감을 강화시킨 것결과로 추측된다.

 

 

 

 

 

 

 

 

 

 

[그림11] 일본에 대한 국제적 평판 응답결과(%)

 

 [그림12] 일본국민의 17개국 평판 응답결과(%)

  

6대 프로젝트

무역ㆍ기술ㆍ에너지 질서의 미래

세부사업

디지털 경제 시대와 한국의 경제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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