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64호] 기대 못 미치는 미 ․ 중 소프트파워 : 반쪽 리더십 극복해야  

1. 미중 정상회담 앞둔 미중 소프트파워 평가

2. 20개국이 본 주요 현안별 미중 리더십 비교

 

 

 


  

미중 모두 협력적인 외교 이미지 구축은 성공 적

기후변화 대처엔 미중 모두 낙제점“기후변화 대처 잘한다” 미국 39%, 중국 34%

미국은 군사적 위협 이미지가, 중국은 인권침해의 이미지가 국제 평판 깎아 먹어

 

[그림1] 20개국이 평가한 주요 국제현안에 대한 미중 리더십 평가

 

미중 모두 협력적인 외교 이미지 구축은 성공적

- 다른 나라와 관계 협력적인가? 미국 59%, 중국 53%의 긍정평가 받아

 

조사결과 미국과 중국 공히 대외정책에서 패권적 이미지 대신 협력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는 상당한 성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20개국 전체 응답자의 59%로부터 미국의 대외관계가 협력적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중국에 대해서도 과반수가 넘는 20개국에서 평균 53%가 패권적 이미지 대신 협력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에 대한 우호적 태도가 강한 케냐(83%)와 나이지리아(77%)는 물론, 영국(62%), 프랑스(58%), 독일(54%) 등 서구 우방국과 인도네시아(73%), 한국(63%), 인도(61%)와 같은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협력적인 대외관계를 맺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중동의 이집트(37%), 터키(35%), 이라크(27%)로부터는 긍정적인 응답비율이 과반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대이슬람 화해노선을 추진하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지만 아직 중동 이슬람 국가 국민들의 불신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경우는 아제르바이젠(89%), 우크라이나(81%), 러시아(73%)와 같은 구소연방 국가들이나 이집트(56%), 이라크(52%)같은 이슬람국가들에서 과반수 이상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파키스탄(94%), 인도네시아(79%), 인도(50%) 등 주변 아시아 국가 국민들로부터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다. 반면 미국(34%), 영국(26%), 프랑스(26%), 독일(21%) 등 서방 선진국들에서는 중국의 협력외교 노선에 대한 불신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2] 미국의 대외 관계 평가 (단위 : %)

 

주 : 평균값에서 미국 결과는 제외

 

[그림3] 중국의 대외관계 평가 (단위 : %)

 

주 : 평균값에서 중국 결과는 제외

 

기후변화 대처엔 미중 모두 불신 받아 “기후변화대처 잘한다”미국 39%, 중국 34%

 

그러나 새로운 기후변화협약을 위해 세계 192개국이 모이는 12월 코펜하겐 국제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태도변화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세계 여론은 미국과 중국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에 대해 불신이 적지 않았다. 미국의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 20개국 평균 39%가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반면 41%는 부정적이라고 답하고, 응답을 유보한 비율도 21%나 되었다.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보다 다소 낮은 34% 만이 중국의 기후변화 대처방식을 수용한 반면, 42%는 반대 입장을, 23%는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국 1, 2위를 다투는 양국이 그 동안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온 것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형성된 결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케냐, 나이지리아 같은 친미성향의 여론이 강한 아프리카 국가들과 한국(67%), 인도네시아(56%), 인도(53%)와 같은 일부 아시아 국가들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들에서는 기후변화대처 방식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비율이 매우 낮았다. 기후변화 대처에 있어서 만큼은 미국의 리더십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프랑스(27%), 영국(26%), 독일(25%) 등 서구 선진국에서조차 냉담한 반응이었다.

 

중국에 대해서는 더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친중여론이 압도적인 아프리카 국가들과 파키스탄(93%)이나 같은 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55%), 인도(44%) 등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높았을 뿐 다른 국가들에서는 긍정적인 응답이 과반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다른 이슈들과 마찬가지로 특히 독일(13%), 프랑스(11%), 영국(10%) 등 서구 선진국에서 특히 냉담한 반응이 컸다.

 

[그림4] 기후변화 문제 제대로 대응한다 : 미국 (단위 : %)

 

주 : 평균값에서 미국 결과는 제외

 

[그림5] 기후변화 문제 제대로 대응한다 : 중국 (단위 : %)

 

주 : 평균값에서 중국 결과는 제외

 

미국은 군사적 위협 이미지가, 중국은 인권침해의 이미지가 국가 평판 깎아 먹어

- “미국 자국이익 위해 군사 위협 사용”77%가 동의, “중국 군사적 위협 사용” 49%

 

조사결과, 부시행정부 시기 두 차례 치룬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은 오바마 등장 이후에도 미국의 국제평판에 여전히 큰 부담요인으로 남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개국 응답자의 무려 77%가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군사적 위협을 감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된 이라크(79%), 터키(86%), 이집트(86%)와 같은 중동국가들은 물론 함께 전쟁을 이끈 영국(83%)이나 프랑스(72%), 독일(66%) 등의 서구 우방국 국민들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노무현 정부 중반기부터 반미여론이 한풀 꺾인 한국에서는 무려 92%가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것도 특징적이다.

 

반면 중국의 군사적 위협 사용 가능성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75%)이나 영국(59%), 독일(58%), 프랑스(53%)의 서방국가들이나 칠레(65%), 멕시코(58%)와 같은 일부 남미 국가나 한국(75%), 인도(54%)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에서만 과반수 이상이 중국의 군사위협가능성을 지적했을 뿐 다른 국가들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위협 가능성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6] 자국 이익 위해 군사적 위협 사용한다 : 미국 (단위 : %)

 

주 : 평균값에서 미국 결과는 제외

 

[그림7] 자국 이익 위해 군사력을 이용한다 : 중국 (단위 : %)

 

주 : 평균값에서 중국 결과는 제외

 

인권외교에선 미국이 우위

- “미국 인권 존중 한다” 50%가 동의 vs “중국은 인권 존중 한다” 36%만 동의

 

인권 분야에서의 국제평판은 미국에게는 강점으로, 중국에게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사결과 미국이 인권을 존중하는 지 여부에 대해 물어본 결과 전체 20개국에서 평균 50%가 이에 동의했다. 존중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비율은 38%에 그쳤다. 반면 중국이 인권을 존중하고 있다는 응답비율은 36%이고 존중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비율은 52%로 나타났다.

 

인권을 존중하는 미국의 노력에 대해서는 미국(87%)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긍정적인 응답비율이 82%로 가장 높았다. 다른 외교현안에서 나타난 응답패턴과 마찬가지로 영국(66%), 프랑스(52%)등의 서구 우방국과 케냐(78%), 나이지리아(79%)에서 긍정적인 평가 비율이 높았다. 반미성향의 여론이 강한 파키스탄(18%)과 터키(18%), 이집트(30%), 이라크(30%) 등 이슬람 국가들, 칠레(35%)와 멕시코(31%) 등 중남미 국가들에서는 미국의 인권외교에 부정적인 응답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미국에 냉담한 여론이 강한 아제르바이젠(79%)이나 우크라이나(65%) 등 구 소연방에서 독립한 신생국에서 미국의 인권존중 정책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높다는 것이 주목할 특징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과 아프리카 국가들 그리고 터키를 제외한 이슬람 국가들에게서 인권을 존중하고 있다는 우호적인 평가가 많았다. 반대로 미국을 비록한 서구 민주주의 국가나 아시아에서는 한국, 오랜 군사독재를 경험한 중남미 국가들에서 중국 인권정책에 불신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8] 인권 존중 : 미국 (단위 : %)

 

주 : 평균값에서 미국 결과는 제외

 

[그림 9] 인권 존중 : 중국 (단위 : %)

 

주 : 평균값에서 중국 결과는 제외

 

미중 소프트파워 전략의 시사점

기후변화와 같은 전지구적 문제 해결에 리더십 보여야 진정한 G2

미국은 군사적 일방주의 이미지 씻고, 대이슬람 공공외교 강화해야

중국은 인권침해 이미지 극복을 통한 서방 외교 강화에 주력

 

미국과 중국은 세계 초강대국으로서 세계질서의 안정과 변화의 쌍두마차로 떠오르고 있지만 양국의 하드파워에 비해 세계 각국의 존경과 신뢰를 이끌어내는 소프트파워는 아직 갈길이 멀다. 이번 20개국 국제여론조사 결과는 물리적인 강제력만으로 강대국들이 세계를 좌우하는 시대를 넘어선 지금 미국과 중국이 세계 안정과 지속가능한 발전의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간 외교 뿐 아니라 민간영역에서 미국과 중국에 대한 신뢰와 호감을 이끌어낼 매력외교, 공공외교에 보다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선, 미국은 서방세계 및 한국과 같은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만 그 리더십에 우호적인 평판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반미여론이 강한 중동과 아시아의 이슬람국가들이나 구 소연방 국가들의 국민들에게서만 인정받고 있는 반쪽 리더십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은 대이슬람 화해외교의 실질적 성과를 내기위한 보다 과감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그 동안 아시아 주변국이나 아프리카 자원외교에 집중하는 소프트파워 전략을 취해왔지만, 이번 조사결과는 서구 선진국의 시각에서도 신뢰와 호감을 줄 수 있는 대서방 공공외교(Public Diplomacy)가 절실하다는 점이 자명하다.

 

영역별로 보면 미중 양국은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 문제 해결에 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리더십 보여야 반쪽 리더십에서 벗어나 하드파워에 걸맞는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서의 평판을 쌓을 수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두 차례 전쟁에서 형성된 군사적 일방주의 이미지를 해소하지 못함으로써 오바마 행정부 등장이후 국제적으로 형성된 미국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소프트파워로 전환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사적 일방주의의 이미지를 어떻게 빨리 극복해내는지가 오바마 외교정책의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불안정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의 상황은 파병된 미군의 조속한 철수를 약속한 오바마 행정부가 추가파병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수록 미국이 갖고 있는 군사적 일방주의의 이미지는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 딜레마다.

 

한편 중국은 중국공산당 중심의 일당체제와 소수민족 통제과정에서 나타난 강압정책이 중국 정치체제와 외교정책의 정당성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그 동안 서구의 인권가치의 보편성을 부정하고 중국식 인권의 정당성을 강조해왔지만, 서구의 시각에서 볼 때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13억 거대 중국시장과 축적된 달러의 힘이 아프리카 신생국 들에서는 중국식 사회주의와 인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덮을 수 있지만 경제력만으로는 오랜 민주주의와 거대한 경제적 잠재력을 갖고 있는 유럽시장이나 한국과 같이 아시아의 중견국가에서 중국에 대해 커지는 경계감을 해소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경제적 매력은 충분히 입증한 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중국식 정치사회체제의 매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여부가 G2로 부상한 중국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요 외교현안에 대한 미중 외교정책 평가

 

6대 프로젝트

미중관계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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