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63호] 여론을 통해 본 외고 논란과 교육딜레마 해법  

1. 외고 논란과 교육인식 

2. 교육인식의 3대 딜레마

 

 


 

 

교육인식과 3중고 어떻게 풀까?: 복합적인 문제구조 ․ 여론의 양면성 ․ 비관주의

수월성 대 평준화 대결구도 대체하는 제3의 교육 해법 가능한가?

 

뜨거워진 외고 논란, 수월성 대 평준화 대결구도 넘어설까?

자사고 전환 35.8% vs. vs. 완전 폐지론 28.6% vs. 외고 유지론 26.4%

 

외국어고등학교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외국어고등학교를 포함한 각종 특목고는 그 동안 경쟁력과 수월성 교육의 상징으로 이해되어 왔다. 따라서 평준화 입장을 고수해온 민주당이나 전교조의 시각에서는 평준화를 훼손하는 제도로서 폐지해야 할 대상이었고 경쟁 및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는 정부 여당은 외고 등 특목고의 확대에 무게를 두어 온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교육쟁점과 마찬가지로 외고 문제에 있어서도 정치권과 교육계는 주로‘진보=평준화=외고반대, 보수=수월성=외고 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잣대로 접근해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여당 일각에서 외고의 학생선발권을 폐지하고 추첨에 의한 특성화고나 자율형 사립고로의 전환을 주장하면서 논쟁구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민여론은 평준화과 수월성 중 어느 한쪽의 입장보다 양 입장을 절충한 자사고 방안에 대해 적지 않은 여론이 호응을 하고 있다. 평준화론에 입각해‘외고를 일반사립고 형태로 바꾸어야 한다’는‘일반고 전환론’은 28.6%, 수월성론에 근거하여‘현행 외고를 유지해야 한다’는‘외고 존속론’은 26.4%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외고의 학생선발권을 폐지하고 추첨제로 학생을 선발하는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 35.8%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결과는 동아시아연구원 ․ 중앙선데이 ․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10월 24일 할당표본추출방법으로 전국 성인남녀 800명을 선정하여 조사한 정기 여론조사 결과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5%고 응답율은 13.7%다.

 

이러한 결과는 현행 외고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사고 전환안 일반고로 복귀시키는 완전폐지론은 기본적으로 현행외고체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포하고 있다. 양 입장을 합하면 전체국민의 63.5%가 현행 외고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셈이다. 과도한 사교육 과열을 부추기고 최근 외고출신이 명문대 진학과 주요 사회요직으로의 진출과정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보이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국민여론이 평준화론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자사고로 전환하자는 입장은 모든 학교특성이나 편차를 없애고 획일적인 완전 평준화론과는 맥을 달리 하기 때문이다. 이 안은 현행 외고 체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큼이나 획일적인 고교 평준화 교육제도와도 거릴 두고 있는 입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현행외고 유지론과 자사고 전환론을 지지한 62.2%는 완전 평준화 입장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자사고 전환론’은 현행외고제도에 대한 비판적이면서 동시에 학교간 특성과 차이를 배제하는 평준화제도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양면성과 상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에 대한 지지가 높다는 것은 어느 한쪽의 이념적 잣대로 외고문제를 바라보기 보다는 양자의 입장의 절충과 공존을 바라는 상충적 태도에 대한 공감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1] 선호하는 외고 대책

 

주목할 점은 이 자사고 전환론이 진보층과 보수층 모두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자사고 전환론과 같은 양면적 정책에 대한 지지가 높다는 것은 ‘진보=평준화=외고 폐지, 보수=수월성=외고존속’으로 연결되는 이념적 도식이 약해지고 이념성향에 따른 입장차이가 완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념층에서도 외고를 자사고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 40.9%의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평준화론에 입각하여 일반사립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은 31.3%로 다음이었고 외고의 현행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19.8%로 가장 낮았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보수층에서도 자사고 전환론에 대해 36.5%가 지지해 가장 호응이 컸다. 외고를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입장이 28.1%였고, 외고를 완전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하자는 입장 역시 24.9% 수준에 불과했다. 중도층에서는 외고 존속론이 29.2%, 완전폐지론이 29.7%로 팽팽했고, 다른 이념집단과 마찬가지로 자사고 전환하자는 의견이 34.2%로 가장 높았다. 모든 이념집단에서 자사고 전환론이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아 최소한 여론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정부여당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자사고 전환론이 두 가치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제3의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양 입장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부작용만 키우는 조야한 절충안으로 끝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이 안이 많은 논란 속에서도 정치권과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호응과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기존의 이분법적 시각에서 탈피하여 국민들이 갖고 있는 상충적 가치태도를 적극반영하려고 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표1] 입장별 외고논란 차이

 

6대 프로젝트

문화와 정체성

세부사업

한국인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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