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58호] 의회의 대표성과 정치적 관용으로 본 민주주의 인식과 평가

1. 현대 민주주의 최대과제 : 다수 독선 넘어선 정치적 관용 실천 절실

2. 한국 국회, 국제의원연맹(IPU) 주관 24개국 여론조사

 

 

 


 

 

“여성 / 소수자의 대표기능”/“의원 의사표현 자율성”/“의회 내 정치관용”체감도

4개 측정항목 전 부문 최하위

 

[2009 WPO ․ EAI ․ 매일경제 국제조사결과 및 순위]

 

주1: (%)는 1. 공평하게 대표되고 있다. 2. 공평하게 대표되고 있지 않다 중 1번 응답 비율

주2: (%)는 1. 대부분 그렇다 2. 가끔(부분적으로만) 그렇다 3. 거의 그렇지 않다 중 1번 응답 비율

* : OECD 국가

 

한국 국회, 대의민주주의 기능에 대한 국민 불신 조사대상 24개국 중 가장 커

 

한국이 의회의 대의민주주의 기능에 대한 국민들의 회의가 가장 극심하게 나타나는 국가로 나타났다. 국제의원연맹(IPU: Inter-Parliamentary Union)이 주관하고 월드퍼브릴오피니언, EAI, 매일경제가 참여하여 24개국 국민들에게 각 국의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과 평가를 물어본 결과다. 의회가 얼마나 여성이나 소수자 등 다양한 집단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지, 개별의원 등은 당론과 배치되더라도 양심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지, 의회 내에서 야당과 반대파의 발언권을 공정하게 배분되고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지 등 의회의 대표성, 의원의 의사개진 자율성, 의회 내 반대파에 대한 관용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했다. 한국은 전 부분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림5] 의회 대의기능 부문별 평가 : 24개국 평균과 한국 조사 비교(%)

 

의회의 대의기능 : 여성과 소수자

 

여성 대표성 각 나라의 국회가 여성을 공정하게 대표하고 있는지에 대해 각국 국민들에게 물어본 결과 공정하게 대표하고 있다는 응답은 24개국 평균 49%로 절반 수준이었다. IPU가 세계 13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9년 7월 집계에 따르면 상하양원 통틀어 여성의 의회진출 비율은 평균 18.3%에 불과하지만 각국 국민들의 여성의 이익을 공정하게 대변한다는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아제르바이잔(84%), 파키스탄(81%), 중국(72%)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아 1, 2, 3위를 차지했다. 서구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61%), 영국(55%), 독일(52%)에서 과반수를 넘겼지만, 프랑스는 26%에 그쳐 24개국 중 22위에 머물렀다. 인도네시아(38%), 터키(37%), 이라크(22%) 등 회교영향권 국가들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IPU 집계에 따르면 여성의 의회진출 비율이 13.7%로 84위에 그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의회의 여성대표성에 대해 한국 국민들 중 불과 22%만이 공정하다고 평가해 이라크와 함께 최하위에 그쳤다.

 

민족적, 종교적, 외국인 등 소수자 각 나라의 의회가 민족적, 종교적 소수자 집단을 공정하게 대표하는지에 대한 조사항목에서는 24개국 평균 40%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역설적이게도 파룬궁 사태나 최근 위구르 신장 지구 사태 등 소수 종족 및 종교집단을 둘러싼 갈등이 심각한 중국 국민들이 무려 80%가 소수자 집단이 공정하게 대변되고 있다고 답해 24개국 중 1위에 올랐다. 나이지리아(64%), 파키스탄(60%)가 뒤를 이었다. 서구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56%)이소수자 집단에 대한 의회의 대표기능에 과반수 이상의 평가를 받았고 영국은 48%, 독일 44%이 전체 평균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프랑스 국민들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인종적, 종교적 소수자들 역시 의회가 제대로 대표한다는 응답이 21%에 그쳐 23개국 20위에 머물렀다. 한국 국민들은 다양한 사회집단에 대한 의회의 대의 기능에 대해 불과 12% 만이 긍정적인 응답을 하여 조사를 실시한 23개국 중 최하위로 가장 낮았다.

 

의원의 의사표현 자율성

 

의원들이 당론과 다른 의견을 가질 때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표현을 공정하게 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세계인들의 평가가 보다 부정적이다. 24개국 평균 28% 만이 자기나라 의원들이 당론과 자신의 의견을 충돌할 때 당론에 좌우된다고 보고 있다. 비교적 의원의 자율성을 높게 평가한 국가는 칠레(52%), 남아공(50%) 정도가 과반수으로부터 우호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의원 자율성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여러 사회적 집단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강했던 프랑스(31%)가 여타 서구 선진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미국(24%), 영국(23%)은 물론 독일(11%) 역시 의원들의 의회 내에서 의원개인의 당론과 배치되는 소신발언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마찬가지로 개별 의원들이 당론대신 개인의 소식과 판단을 추진할 수 있다는 평가에 대해 불과 12%만이 동의하여 역시 최하위였다.

 

의회 내 반대파의 발언권 및 의원의 의사표현 자율성

 

정치적 관용의 원칙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된 질문으로서 의회 내 반대파의 입장과 생각이 얼마나 보장되고 정부정책과정에 반영되는지 물어보았다. 아제르바이잔, 중국, 팔레스타인에서는 문항 제한 등과 내부정치적 환경에 의해 조사에서 빠져 이 문항의 경우 전체 조사국가는 21개국이다. 24개국 조사에 응한 응답자 중 37%가 야당 및 반대세력이 발언권과 정책 영향력을 공정하게 행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 폴란드(56%), 남아공(55%), 칠레(54%), 우크라이나(50%)에서 야당에 대한 관용 및 소수 발언권을 보장하고 있다는 응답이 과반수를 넘었다. 영국(46%), 미국(45%), 독일(37%), 프랑스(34%) 등 서구 선진국 들에서도 의회 내 야당 및 정치적 반대파의 의견을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다른 조사 항목 등에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았던 인도네시아(15%), 러시아(18%), 터키(29%) 등은 야당 발언권과 정책영향력에 대한 평가에서도 매우 부정적이었다. 한국은 15%로 인도네시아와 함께 역시 낮은 기록을 남겼다. 전반적으로 의회의 기능에 대한 세계인의 불신이 크게 확산된 가운데 한국 국민들은 한국 국회의 기능에 가장 큰 불신과 불만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6대 프로젝트

민주주의와 정치혁신

세부사업

대통령의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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