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50호] 한국 25개 파워기관 신뢰영향력 조사 5년 종합평가

1. 5년간 핵심 권력기관 신뢰영향력 변화

2. 기관 이념성향별 영향력 신뢰도 분석

3. 2009 기초분석결과

 

 

 


 

 

 

25개 2009년 파워기관 신뢰영향력 조사결과

 

한국사회에서 대기업들과 헌법재판소 대법원 같은 , 사업부는 한국사회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국민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받고 있다. 청와대 등 권력기관들은 영향력은 커졌지만 신뢰도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시민과 국가권력을 매개하는 정당, 시민단체, 이익단체 등은 영향력과 신뢰도가 다같이 낮았다. 이는 동아시아연구원(원장: 이숙종 성균관대)과 중앙일보가 2005년부터 매년 실시하는 ‘2009 파워조직 25곳 영향력과 신뢰도 평가’ 조사결과다.


삼성 ․ 현대차 ․ SK ․ LG 등 주요 대기업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영향력과 신뢰도에서 상위권으로 평가되었다. 영향력에서는 삼성이 1위(7.00점), 현대차(6.91점) 2위, SK(6.70점)가 3위였다. 검찰, 헌법재판소, 청와대 등 권력기관과 사법기관들의 영향력이 부쩍 커지면서 LG는 6.21점으로 7위로 밀려났다. 신뢰도에서는 이들 대기업이 1~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6.58점), SK(6.41점), 삼성(6.09점), LG(5.84점) 순이었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등 사법기관은‘신영철 대법관 파동’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영향력과 신뢰도를 받아 상위권을 지켰다.


올 해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청와대 ․ 검찰 ․ 경찰 ․ 국세청 ․ 감사원 ․ 국정원과 같은 국가권력기관들은 작년에 비해 영향력의 크기는 커졌지만 국민들의 신뢰도는 더 하락했다는 점이다. 박연차 회장 로비사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강한 영향력을 보여준 검찰은 지난 해 6위(6.19점)에서 올해 4위(6.68점)로 상승했다. 청와대는 영향력에서 지난해 9위(5.96점)에서 올해 6위(6.22점)로 뛰어올랐다. 이들 기관의 신뢰도는 검찰 12위(4.48점), 청와대 17위(4.19점)으로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신뢰받지 못하는 권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국민과 국가를 매개하는 시민, 이익단체들의 경우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영향력과 신뢰도의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2008년 조사에서 촛불시위의 여파로 진보성향의 시민단체, 이익단체의 영향력과 신뢰도가 상승하고 보수성향의 단체들의 영향력과 신뢰도가 떨어졌다. 전경련이 5.74점으로 영향력 12위였고, 교총, 전교조, 민변, 경실련, 참여연대, 뉴라이트는 영향력 15위~20위에 머물렀다. 신뢰도에서도 전경련이 8위(4.79점)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나머지 단체들은 4점대 초중반의 점수로 13~21위대에 머물렀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대표적인 노동단체들은 영향력에서 각각 4.25점(21위), 4.24점(22위)이었고, 신뢰도에서도 양 노총은 공히 3.67점으로 25개 기관 중 공동 22위에 머물렀다.


주요정당들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한나라당의 경우 영향력에서는 5.35점으로 중위권에 들었지만 신뢰도에서 3.62점으로 25개 기관 중 최하위로 떨어졌다. 민주당 역시 지난해 촛불시위와 올해 노전대통령 서거정국을 거치면서 지지율 상승을 경험했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영향력은 4.25점으로 21위였고, 신뢰도는 3.65점으로 24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여당과 제1야당의 영향력과 신뢰도가 최하위권이라는 것은 민의를 대변하고 각종 이해관계를 상충을 조정해야 할 정당 기능이 실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정치의 부재를 실감케하는 대목이다.

기관특성별 신뢰영향력 변화 결과

 

기관특성별로 영향력과 신뢰도를 살펴보면 , 대기업(삼성, 현대차, SK, LG)들과 대법원, 헌법재판소 같은 사법부가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국민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는 집단이다. 청와대, 검찰, 국정원, 감사원, 국정원과 같은 권력기관은 영향력은 커졌지만 동시에 국민들의 불신이 큰 집단으로 분류된다. 신뢰도 역시 대기업, 사법부, 권력기관 순이다. 정당은 신뢰도에서도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영향력과 신뢰도 사이의 격차는 주요 권력기관과 사법부에서 크게 나타났다. 한나라당, 민주당, 민노당, 자유선진당에 대한 평가를 평균내보면 영향력 4.36점, 신뢰도 3.74점으로 다른 기관들에 비해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권력기관의 경우 1.51점(6.06점-4.55점) 그리고 사법부의 경우 0.98점(6.42점-5.44점)이었다. 대기업은 0.11점(6.71점-6.60점)으로 가장 차이가 적었다.


[그림1] 2009년 대상 집단별 신뢰도-영향력 결과 비교(단위 : 점)

5년간의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이 발견된다. 대기업은 높은 사회적 영향력에 걸맞게 국민들의 신뢰도 상대적으로 높다. 지난 5년간 대기업의 영향력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신뢰도는 지난해까지는 낮아지는 추세에 있었지만 금년 조사에서는 반등에 성공했다. 영향력과 신뢰도 간의 격차도 좁혀졌다.

 

사법부 역시 상대적으로 영향력도 크고 국민신뢰도 높은 기관으로 분류된다. 다만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는데 비해 신뢰도가 하락하는 특징이 나타난다. 각종 정치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사법부의 판단으로 해소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가운데 사법부의 신뢰도가 하락할 경우 사회전반에 법치주의가 약화되어 정당성과 공정성 시비를 야기하게 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청와대, 검찰, 경찰, 국정원 등 핵심 권력기관은 이들 집단은 이명박 정부 이후 영향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신뢰도는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영향력과 신뢰도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가권력기관의 영향력 증가는 정치권력의 탈권위를 표방했던 전임정부와 대비되게 이명박정부가 국가권력기관의 효율성과 업적을 중시한 결과다. 다만 집권 초기부터 기득권층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갈등의 조정과 타협보다는 일방적인 정책추진 방식에 대한 정부불신은 계속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년간 국가권력을 견제하고 및 개별 시민들의 5 참여공간이 되는 시민단체의 영향력과 신뢰도 모두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노총, 한국노총, 전경련 등 이익집단의 결과 역시 마찬가지다. 영향력과 신뢰도 모두 낮아지고 있다. 이들 단체들이 과도한 정치화, 개별 시민들의 참여보다 일부 집행부 입장이 우선하는 관행, 최근의 부패스캔들 등이 어우러진 결과다. 그러나 시민단체나 이익단체는 국민들이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고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유력한 통로이다. 또한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는 것도 이들 기관들의 중요한 순기능이다. 이들 기관들의 영향력과 신뢰도가 악화된다는 것은 국민들의 이익을 자발적으로 대변하고 참여하는 장이 취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것은 역시 정치권이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기본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표하고 조정 해소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정치권의 몫이다. 정당정치가 제 기능을 못하면 대의제 민주주의는 위기에 봉착하고 다양한 사회갈등이 국가권력을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분출하게 된다. 지난해 촛불정국 이후 일련의 정치갈등, 사회갈등이 심각하게 표출되는 주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등 군소정당은 물론 과반수 이상 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 제1야당 민주당까지도 지속적으로 신뢰기반이 약화되어 왔다. 이명박 정부 들어와 한나라당, 민주당의 경우 영향력을 다소 회복하고 있고 특히 민주당은 최근 신뢰수준이 호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정당은 국민들이 가장 불신받는 집단으로 꼽히고 있다.


종합하면 대기업 만이 자신의 큰 영향력에 맞게 국민들의 신뢰를 꾸준하게 받고 있다. 경제위기상황에서 선방하고 있다. 그 외 정부와 정당, 사법, 시민사회 각 영역을 대표하는 파워기관들은 대체로 신뢰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주의의 기본요소가 되는 각 제도들과 그 핵심기관들에 대한 신뢰 즉 제도적 신뢰성(institutional confidence)가 낮아지면 대의제 민주주의의 기능은 약해진다. 이 경우 국민들이 제도적 해결보다는 정치에 직접 간여하는 경향을 높이거나 아예 정치적 냉소와 무관심을 유발시켜 정치참여를 약화시킬 수 있다.


[표1] 5년간의 대상 집단별 신뢰도-영향력 결과(단위 : 점)

 

 

[그림2] 개별 대상 집단별 5년간의 신뢰도-영향력 결과 변화 (단위 : 점)

 

 

25개 기관의 신뢰도 영향력 산포도 분석


유형별 분석

 

조사대상 기관에 각각 매겨진 영향력과 신뢰도의 점수를 산포도로 나타냈다. 조사대상 기관들은 신뢰도와 영향력의 높고 낮음에 따라 네 개의 유형으로 나뉘어진다.


우선 영향력도 높고 국민들의 신뢰도 높은 유형이다. 대기업과 헌재와 대법원과 같은 사법기관들이 위치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지난 5년간 상대적으로 강한 영향력과 높은 신뢰를 유지해왔다. 사회적으로 기업에 거는 기대가 높아지고 제반 사회적 갈등이 정치적으로 해소되기 보다 사법적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진 것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경실련, 참여연대, 뉴라이트와 같은 시민단체들이나 전교조, 한국노총, 민노총 같은 이익단체들은 영향력도 낮고 신뢰도도 낮은 유형이다. 2008년의 경우 보수성향의 단체들의 영향력과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진보성향의 단체들은 회생국면을 보였다. 2009년에는 보수, 진보 구분없이 제1야당인 민주당을 비롯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등 주요 정당, 주요 시민단체 및 이익단체들이 이 유형에 포진하고 있다.

 

청와대, 검찰, 경찰, 국체청 등 핵심 권력기관들은 영향력은 크지만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평가를 받는 유형이다. 올해 이들 기관의 영향력에 대한 평가는 높아진 반면 신뢰도는 떨어지면서 보다 이 유형이 두드러지게 부각되고 있다. 정부와 국정의 책임을 나누어 갖는 여당인 한나라당 역시 이 유형에 포함된다.

 

다만 한국사회의 주요 기관 중에서 영향력은 낮지만 신뢰도는 높은 유형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2005년-2009년 결과 비교

 

2005년부터 2009년까지의 조사결과 산포도와 2009년 조사결과 산포도를 비교하면 차이점이 보다 잘 드러난다. 우선, 2005년의 경우 영향력은 높지만 신뢰도는 낮은 면에 위치한 기관들이 중간점수인 5점 부근에 집중되어 있다. 신뢰도와 영향력이 모두 낮은 면에서도 5점 주변에 조사대상 기관들이 모여 있다. 영향력도 크고 높은 신뢰도도 유지하는 대기업과 사법기관들을 제외하면 영향력과 신뢰도 차원에서 조사대상 파워기관들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의미다.

 

2006년 조사에서는 2005년 조사에 비해 기관들에 신뢰도, 영향력 평가 결과가 크게 분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열린우리당, 민주당 그리고 민노당과 같은 정당들과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과 같은 노동단체들의 신뢰도와 영향력이 크게 하락하면서 기관별 영향력과 신뢰도 수준의 편차를 키운 셈이다. 2007년의 경우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 당시 집권세력이었던 여당, 청와대 그리고 진보성향의 단체들이 신뢰도와 영향력에서 모두 보다 낮은 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념성향 및 기관별로 영향력과 신뢰도의 차이를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진보의 위기’라는 평가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이 때다.

 

이명박 정부 취임한 첫 해인 년의 경우 대기업과 2008 사법부 기관들이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높은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나타났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비자금 폭로사건 등으로 이미지가 훼손된 삼성의 경우 신뢰도가 낮아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권력의 무게중심에 변화가 생기고 정치적 신뢰기반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집권 초기부터 실적 및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청와대, 검찰, 국세청 등 국가권력기관들의 영향력이 커졌고 과거 야당이었던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등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확대되었다. 그러나 인선위 활동 및 내각 인선 등에서 비판여론에 직면하고 결정적으로는 미국산 쇠고기수입협상 파동과 연이은 촛불시위로 정부 및 여당의 신뢰도는 크게 감소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보수성향의 정당, 시민단체 등의 신뢰도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진보성향의 단체들은 진보의 위기로부터 회생하는 양상을 보여주었다.

 

[그림1] 25개 기관의 신뢰도 영향력 산포도

 

[그림2] 2005년~2008년 25개 기관의 신뢰도 영향력 산포도 특징

 

 

 

Related Publ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