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16호] 교육환경의 변화와 교육소비자의 전략적 선택

[1] 교육문제,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 전체연구팀 총론

[2] 교육소비자의 전략적 선택, 해외유학 - 임천순 ․ 정일준

[3] 조기유학,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가? - 서소정 ․ 정한울 

[4] 차기정부의 교육정책, 다층적 복합대책이 절실하다  - 임천순 ․ 김병국

[5] 기타 주요결과

 

 


 

 

2. 한국사회 성공등식의 변화, 분화하는 교육소비자의 선택 : 해외유학

   

임천순(세종대) ․ 정일준(고려대)

 

□ 사회적 성공등식의 변화, 교육경로 선택의 분화

   - ‘국내명문대 진학 〓 사회적 성공’ 등식 흔들려

   - 새로운 성공등식의 필요성 높아져, 해외유학/조기유학 새로운 교육경로로 등장

    “조기유학 의향 있다” 44.7%, 그 중 56.9%는 “명문대 진학 가능해도 보낸다” (전체4명중 1명꼴)

 

2006년 한 해 동안 조기유학으로 출국한 학생 수가 3만 명을 육박하고 여기에 조기 어학연수까지 포함하면 미성년자의 해외 장기체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교육 엑소더스’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 조기유학에 대한 태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이 39.3%였고, 부정적인 응답이 60.7%였다. 한편 여건이 되면 보낼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44.7%의 응답자들이 보낼 의사가 있다고 답했고, 55.3%는 보낼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자녀가 해외 대학에 진학하기 바라는 응답층의 경우 무려 조기유학을 보내겠다는 응답이 71.3%에 달했다. 조기유학이 영어교육이나 입시차원을 넘어 해외대학진학을 위한 징검다리로 인식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조기유학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는 주된 원인은 ‘명문대 진학=사회적 성공’으로 인식되는 과거의 성공등식이 특정 계층에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는 현실변화 때문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국내대학서열구조 내 상위권 에 진학하면 한국사회에서 안정된 직장을 보장받는 소위 ‘명문대 프리미엄’이 존재했다. 그러나 국내 취업시장에서 명문대 출신의 프리미엄이 약화되는 대신 세계화의 영향 속에서 외국대학 출신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기존의 성공등식이 퇴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교육인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매년 졸업자 3,000명 이상 배출하는 대학 중 상위10개 대학의 정규직 취업률은 63.2%에 그쳐 10명 중 네 명은 비정규직 직장을 얻거나 혹은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아직까지 소위 명문대 프리미엄의 영향력은 적지 않다. 응답자의 34.3%는 자녀가 국내 명문대에 진학하기를 바란다. 서울 및 수도권의 4년제 대학을 선호한 사람이 33.2%로 뒤를 이었고 4년제 지방대 및 2년제 대학에 대해서는 각각 8.5%와 2.7%에 그쳤다. 그러나 젊은 층과 화이트칼라 전문직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외국대학을 새로운 성공공식의 한 요인으로 포함시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응답자 중 자녀가 외국대학에 진학하기 바란다는 응답은 8.0% 그쳤지만 세대별, 직업별 편차가 두드러진다. 40대와 50대 이상에서는 외국대학 진학 희망자가 각각 3.4%, 4.4%에 그친 반면 20대와 30대에서는 12.6%, 10.1%로서 의미 있는 차이를 보여준다. 반면 국내명문대를 선호하는 비율은 50대 이상 41.5%, 40대 35.0%, 30대는 35.8%였지만 20대 응답자 중에서는 27.8%로 크게 줄어든다. 학생층에서는 14.7%, 화이트칼라층에서는 9.4%가 자녀의 해외진학을 희망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해외유학을 명문대 진학의 대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명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학서열공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증거는 조기유학에 대한 태도에서도 확인된다. 조기유학을 보낼 의향이 있다는 44.7%의 응답자 중에서 무려 56.9%는 자녀가 국내 명문대 진학이 가능해도 조기유학을 보내겠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응답자로 보면 4명 중 한명 꼴로 조기유학이 명문대 진학 여부와 무관하게 자녀의 교육경로 중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즉 불안한 미래와 좁은 취업시장 조건에서 차별화된 성공전략의 일환으로 조기유학과 해외유학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계층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 달라진 인식, 조기유학/해외유학은 공교육 실패의 부산물 아니다

   → 공교육 정상화로 교육 엑소더스 막을 수 없어

 

이러한 현상에 대해 교육당국 및 정치권의 반응을 보면 한국 공교육의 실패로 인한 부작용으로 보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원인진단에 의해 나오는 대책은 결국 ‘공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되곤 한다. 그 정상화 방안을 놓고 정부가 주도해야 하는가 사학이 자율성을 확대해야 하는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양 입장 공히 문제의 원인을 공교육의 실패로 환원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러나 교육 소비의 당사자인 국민들의 인식을 조사해보면 한국 공교육에 대한 불만이 조기유학 증가의 주요인이라는 문제 진단은 타당하지 않다. 한국 공교육에 만족한다는 응답자 중 조기유학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비율은 45.0%에 달했지만, 공교육에 불만을 표한 응답자 중에서는 오히려 37.1%만이 조기유학에 긍정적인 응답을 했을 뿐이다. 이는 한국의 공교육이나 교육제도 전반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의 요인 때문에 조기유학에 대한 입장이 갈라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이다.

 

[그림1] 조기유학에 대한 태도 및 조기유학을 보낼 의향(%)

주) 모름/무응답 제거 후 계산

 

[표1] 세대별 자녀 진학 희망대학(%)

 

국내명문대

서울/수도권4년제 대학

지방4년제/

전문대

외국대학

대학진학

필수 아니다

20대

27.8

29.8

10.3

12.6

19.5

30대

35.8

28.4

9.3

10.1

16.3

40대

35.0

40.3

12.9

3.4

8.4

50대 이상

41.5

35.0

13.1

4.4

6.0

전체

34.3

33.2

11.3

8.0

13.3

주) 모름/무응답 제거 후 계산

[그림2] 조기유학 의사층 중 명문대 진학 가능시 조기유학 의사의 변화(%)

주) 모름/무응답 제거 후 계산

 

[그림3] 공교육 만족도에 따른 조기유학에 대한 태도 차이(%)

 

주) 모름/무응답 제거 후 계산

 

6대 프로젝트

문화와 정체성

세부사업

한국인의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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