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20호] "제17대 대선결과와 차기 정국변화 예상"

[1] 현재 판세로는 총선에서 한나라당 2/3 의석에 육박 - 이현우

[2] 한국사회 보수화되나? - 서현진

[3] BBK의 대선이후 영향력 - 임성학

[4] 이명박 당선자의 허니문효과 - 정한울

[5] 17대 대선과 미디어 효과 - 김성태

 

 


 

 

2007년 대선 인터넷의 영향력 현저히 줄어들어

 

김성태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교수)

지난 2002년 대선은 “인터넷 선거”라고 불린다. 네티즌들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일등공신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인터넷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2002년 당시 효순, 미선 양 추모시위로 인한 반미감정의 증폭, 남북정상 회담 이후의 화해 무드 속에서 변화를 바랬던 젊은 네티즌들의 댓글 논쟁이 이번 선거에는 없었다.

 

최근 미국 총선에서 동영상 손수제작물(UCC)이 후보자 당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함에 따라 각 후보 측은 선거기간 내내 인터넷을 통한 선거운동에 많은 공을 들였지만, 유권자들의 자체제작 콘텐츠보다는 각 후보 측 캠프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한 CCC(Camp Created Contents) 동영상이 주를 이루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선거시작과 함께 포털 사이트에서 대대적으로 준비한 대선 관련 섹션도 방문자수가 예상보다 저조하였다.

 

최근 패널조사(SBS-중앙일보-EAI)에 의하며 “선거운동 기간 중 지지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정보를 어느 매체를 통해 가장 많이 얻었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유권자들의 약 71%가 전통 매체인 텔레비전(54%)이나 신문(17%)을 선택한 반면, 24%만이 인터넷을 뽑았다. 연령대별 인터넷의 중요성을 비교해보면 20대는 인터넷이 가장 중요한 선거정보 매체(47%)라고 대답한 반면, 30대 34%, 40대 17% 그리고 5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약 7% 미만을 보여 연령이 많아질수록 지지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정보의존도에서 인터넷의 중요성이 급속도로 감소하였다. 반면, 텔레비전을 경우에는 30대 이상 전 연령대층에서 약 50%를 상회하며 가장 중요한 정보원으로 뽑혔고, 신문의 경우는 40대 이상 연령대층에서 20%이상 가장 중요한 정보원으로 뽑히며 인터넷 보다 비율이 높았다. 

 

인터넷을 가장 중요한 정보원으로 꼽은 응답자들을 분석해보면 화이트 칼라(47%)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학생(57%)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념성향에서는 자신이 보수라고 밝힌 계층에서는 텔레비전(54%)이 인터넷(21%), 신문(20%)에 비해 약 2배 이상 중요한 매체라고 꼽은 반면, 진보이념 계층의 경우에는 텔레비전(42%), 인터넷(37%), 신문(16%) 순으로 그 간격이 줄어들었다.

 

투표여부에 대한 비교에서는 투표를 하였다라고 대답한 유권자들의 경우 약 23%가 인터넷에 가장 많이 의존하였다라고 답한 반면, 투표하지 않았다라고 대답한 유권자들의 경우는 이 비율이 35%로 높아져서 결과적으로 인터넷을 가장 중요한 선거 정보원으로 꼽은 사람일수록 투표에 불참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수치는 이번 선거결과에 인터넷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였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하고 할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이념 스펙트럼, 투표 참여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대선에서는 2002년 대선에 비해 선거과정에서 주정보원으로 인터넷의 영향력이 약화되었고, 텔레비전과 신문과 같은 전통매체의 중요성이 다시 커졌음을 간접적으로 추론할 수 있겠다. 또한 자발적으로 구성된 정치적 팬클럽을 통해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며 선거판세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던 지난 대선에서의 20-30대 진보성향의 네티즌이나 시민 단체의 활동도 이번에는 없었다.  

 

그럼 과연 이번 대선에서 인터넷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지난 대선에 비해 구세대/신세대, 보수/진보, 안정/변화 등 누리꾼들에 의해 주도된 세대, 이념 논쟁이 거의 없었고, 대선 출마자들의 끊임없는 네거티브 공방, 선두 후보자간의 현저한 지지율 격차 등으로 네티즌 특히 젊은 누리꾼들의 선거관심이 지난 대선에 비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 또는 반대하는 인터넷 게시물을 올릴 수 없도록 한 공직선거법이나 댓글 실명제 등의 강화된 규제가 지난 대선에서 누리꾼들의 주요한 정치 참여 채널이었던 정치 토론방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켰다.

 

또한 후보 측 캠프 홍보물이 주류를 이룬 UCC는 유권자들의 관심부족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도 지난 대선 이후 우리 사회는 인터넷을 통해 올린 한 네티즌의 이슈가 가져올 수 있는 엄청난 파괴력을 경험해왔다. 이는 후보자에게나 유권자에게나 하나의 두려움일 수 있으며, 그럴수록  정보 신뢰성에 대한 의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투표 3일전에 터진 ‘BBK"동영상 역시 인터넷상에 활발하게 올라왔지만 오히려 이명박 지지자들의 결속을 강화 시킨 것도 이러한 경향의 표시이며 2002년 대선에서의 학습효과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대선에서의 인터넷 영향력의 감소는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표1] 사회정치적 특성별 대선정보 취득매체(%)

 

6대 프로젝트

민주주의와 정치혁신

세부사업

대통령의 성공조건

Related Publ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