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브리핑 14호] 대선패널조사 1차분석결과

[1] 왜 패널조사인가? "이렇게 조사했다" - 김병국 EAI 원장

[2] 범여권의 반한나라당 연합은 현실화될 수 있는가? - 이내영 위원장
[3] 범여권 이탈과 재결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분석 - 권혁용 위원

[4] 李ㆍ朴 지지층, 지지후보 탈락시 투표 이동 - 정한울 위원
[5] 대한민국 여성, 정치적 독립선언 - 김민전 위원
[6] 40대가 된 386세대, ‘386=반한나라당’ 등식 깨져 - 임성학 위원
[7] 한나라당 빅2간의 경쟁과 새로운 지역균열: 남북균열의 부상 - 김장수 위원

 


 

 

1. 왜 패널조사인가? “이렇게 조사했다.”

   아전인수식 여론해석 경계, 민심의 실체를 보여줘

 

김병국(EAI원장, 고려대)

 

대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정치인 당사자나 이를 단순히 지켜보는 관중의 입장이라면  당장은 지지율 변화가 관심사일 것이다. 현재 각종 언론매체들은 대선후보의 지지율 변화 추이를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를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들은 예외없이 특정시점마다 별도의 응답자를 모집하여 조사하는 일회성 조사(ad hoc)방식을 따르고 있다. 일회성 조사는 시기별로 진행하면 전체적으로 후보의 지지율이 변화하는 추이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대통령선거에서 지지율의 변화 추이를 정확히 추적하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지지선호를 바꾸거나 계속 유지하고 있는 이유와 동기를 파악하는 일이다. 일회성 조사의 가장 큰 단점은 먼저 진행한 조사와 나중에 진행한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누가 왜 변화했는지 그 의도와 동기를 추측하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직접 보여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이는 정치인들에게 여론조사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기게 된다.

 

가령 유권자들이 최선이 아닌 차악의 의미로 특정후보를 지지하여 당선되었다면  당선자는 선거기간 동안 자신을 최선의 선택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민심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알아나가는 것이 국정운영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정치인이 일단 당선되고 나면 이러한 복잡한 민심은 잊은 채 자신이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인 양 독선의 정치를 펼치는 것을 여러 차례 경험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을 다시 되풀이하는 것은 후보자 자신 뿐 아니라 전체 유권자에게도 다 같이 불행한 일이다. 

 

 

중앙일보 ․ SBS ․ 동아시아연구원(EAI) ․ 한국리서치는 이러한 폐단을 막는데 기여하고자 17대 대선에서 패널조사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한다. 패널조사는 동일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물어보는 방법으로서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는 사람과 의견을 바꾼 사람, 어느 후보도 지지하지 않고 부동층으로 남는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 또한 패널조사 방식은 후보에 대한 평가나 투표선호를 바꾼 사람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직접 물어볼 수 있어 민심이 변화하는 이유와 동기를 여과 없이 드러낼 수 있다. 이는 아전인수식 독선정치의 가능성을 줄이는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네 개 기관이 공동으로 조사를 진행한 이유는 각 기관이 협력하여 관리의 어려움과 비용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한국선거보도 사상 처음 진행하는 패널조사를 효과적으로 진행하자는 취지이다. 네 개 기관이 공동으로 패널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2006년 지방선거패널조사에 이어 두 번째이다. 성 ․ 연령 ․ 지역별 전국인구비례에 맞게 모집한 3,500여 명의 대규모 패널을 대상으로 대선이 끝나는 12월까지 장장 8개월에 걸쳐 총 6차례 반복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전화인터뷰로 실시한 이번조사 표집오차는 95%신뢰수준에 ±1.7%이다. 오늘 발표하는 조사결과는 4월 26일~29일까지 실시한 1차 조사결과다.  

 

 


 

 

후보선정 이후 유권자 지지성향 변화 예측1. 

2. 범여권의 반한나라당 연합은 현실화될 수 있는가?

   범여권 대연합 현실화 쉽지 않아, 한나라당 경선 이후 내홍 가능성 높아

 

이내영(EAI 여론분석센터 소장, 고려대)

 

한나라당 유력후보들의 지지율의 우세 속에서도 누구도 대선의 결과를 쉽게 예단하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의 반한나라당 연합의 성사 가능성과 한나라당 내분이라는 변수가 아직 잠복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 SBS ․ 동아시아연구원 ․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조사한 1차 패널여론조사 결과는 여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범여권 반한나라당 연합의 가능성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 비한나라당 지지자 및 무당파층의 다수는 열린우리당보다 한나라당을 더 싫어해 

 

우선 반한나라당 연합의 가능성부터 살펴보자. 유권자들에게 좋아하는 정당과 싫어하는 정당을 물어본 결과를 비교해보면 전체 응답자의 42.2%를 차지하는 한나라당 선호층의 과반수에 약간 못 미치는 사람들이 열린우리당을 싫어하는 정당으로 꼽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 지지자 56.8%를 비롯하여 민주당 지지자 45.1%, 민주노동당 지지자 57.9%, 국민중심당 지지자 40%가 가장 싫어하는 정당으로서 한나라당을 꼽고 있다. 이는 범여권이 반한나라당 연합을 결성할 경우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표1]

 

■ 반한나라당 연합이 당장 현실화되기 어려운 조건

 

그러나 한나라당 이외의 정당 지지자나 무당파층에서 한나라당 비토정서가 있다고 해서 반한나라당 연합이 당장 현실화되기는 어려움이 많다.

 

첫째, 반한나라당 연합을 추진할 중심세력이 없는 것이 문제다. 반한나라 연합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들의 지지율을 보면 열린우리당 11.8% 민주당 5.1%이고 통합신당모임 등은 미미한 지지율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전체국민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선호정당이 없다고 밝힌 무당파 층에서도 절반 가까이(45.3%)는 싫어하는 정당도 없다고 밝혀 반한나라당 정서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후보 중심의 반한나라연합 시나리오도 현재로서는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나라당 소속 대선 후보들의 강세에 비해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도는 너무 미약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특정 후보를 구심점으로 반한나라 연합이 결성될 여지가 적다.

 
셋째, 현재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지 않을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후보중심 연합의 중심으로 거론되는 손학규 후보, 정동영 후보 지지자들조차 이들이 대선에서 출마하지 않는다면 다음으로 지지할 후보로 한나라당 후보를 많이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 범여권 후보 중심의 연합이 실현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나타낸다.  현재 손학규 후보를 지지하는 응답자 중에서 손후보가 출마하지 않을 경우 32.5%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고, 정동영 후보로 지지를 옮기겠다는 사람이 13.5%, 박근혜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사람 11% 순이었다. 정동영 후보 지지자의 경우도 정후보 불출마시 25.6%가 이명박 후보로, 18.3%는 박근혜 후보로 지지를 옮기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사퇴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정운찬 후보 지지를 밝힌 사람(1.3%, 44명)중 22.2%는 손학규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다음으로 이명박 후보(17.8%), 정동영 후보(13.3%) 순으로 지지를 옮기겠다고 답했다.

 

이 결과는 범여권 후보의 지지자들의 경우 전체 범여권 후보군 중에서 후보를 정하겠다는 생각이 크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의 여론만 놓고 보면 범여권이 결집하더라도 후보 선정과정에서 다수는 한나라당 후보 지지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범여권 집결의 응집 효과를 상당히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연합에 희망을 걸고 있는 현 여권 지도부로서는 곤혹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표1: 대선패널 1차] 가장 선호정당과 가장 혐오하는 정당 비교

 

혐오

선호

한나라당

열린우리

민주당

민주노동

국민중심

통합신당

싫어하는 정당 없음

총계

한나라당

 

48.6

9.1

12.2

2.1

7.2

17.5

42.2

열린우리

56.8

 

9.0

8.1

3.9

7.9

12.9

13.1

민주당

45.1

20.2

 

13.3

2.1

3.4

12.4

6.7

민주노동

57.9

24.6

5.0

 

2.7

5.3

4.5

9.6

국민중심

40

30.9

1.8

14.5

 

1.8

5.5

1.6

통합신당

69.5

13.4

2.4

3.7

 

 

11.0

2.3

선호정당 없음

24.9

17.7

1.7

4.8

0.6

3.0

45.3

23.9

총합

24.3

29.3

6.1

8.5

1.9

5.6

21.8

 

 

 

[표2: 대선패널 1차] 현 지지후보 불출마시 지지할 후보

 

        2순위

현지지

강금실

노회찬

박근혜

손학규

이명박

정동영

정운찬

선택할 후보없다

모름 무응답

이명박 44.2

3.0

1.4

46.6

14.6

 

5.9

2.6

13.9

3.2

박근혜 22.4

3.2

1.4

 

7.4

58.1

3.7

1.2

12.7

5.8

손학규 5.7

5.5

2.0

11.0

 

32.5

13.5

3.0

11.5

4.5

정동영 3.4

5.8

0.8

18.3

5.0

25.8

 

5.8

9.2

7.5

정운찬 1.3

2.2

4.4

6.7

22.2

17.8

13.3

 

6.7

 

 

 



범여권의 재집결 가능성 분석2.

 

3. 범여권 이탈과 재결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권혁용(고려대)

 

“16대 대선당시 노무현 지지자 중 65%가 범여권 후보 누구도 지지하지 않아”

“지방선거 한나라당 후보 지지 77% 여전히 한나라당 지지”

 

■ 범여권 지지층 이탈규모 예상

 

범여권 지지층의 정치적 선택 변화를 추적하여 분석하면 범여권 지지층의 결집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번 1차 패널조사의 결과는 지난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핵심지지층일수록 지지전환의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 범여권에게 나쁜 소식은, 이러한 핵심지지층조차도 약 65%가 지지이탈 의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의 투표선택과 현 시점의 정당지지를 비교분석해 보았다. 지방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과 무응답자들은 제외하였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투표한 사람 중 현재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비율은 77%에 달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그 비율이 3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지방선거 열린우리당 지지층의 19.1%는 현재 한나라당 지지로 전환했고, 23.8%는 부동층(지지정당 없음)으로 옮겨갔다. 통합신당(7.0%), 민주당(5.1%), 국민중심당(0.9%)을 범여권으로 간주한다고 해도, 범여권 고정지지층은 43.4%이다. 

 

현재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도를 보면,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 중 35%(범여권 고정지지층)만이 범여권 대선후보 중 한명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지난 지방선거 열린우리당 지지층의 65%(범여권 이탈층)가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 또는 민주노동당 후보에 대한 지지로 전환하려 하거나,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표1> 범여권 고정지지와 이탈 비율

            2007년

 

2006년 지방선거

현재 非열린우리 지지/부동층

현재

열린우리당

지지

현재

범여권 지지

 

2007 대선 非범여권 후보 지지/부동층

2007 대선 범여권 후보 지지

非열린우리당

후보지지

96.3%

3.7%

 

89.4%

10.6%

열린우리당

후보지지

·69.6%

30.4%

43.4%

(열+민주+통합신당+국민중심당)

65.5%

34.5%

 

■ 범여권 이탈요인과 재결집 요인 점검

 

• 이탈요인 : 수도권 ․ 영남 ․ 충청권 이탈/ 이념적 중도 ․ 보수화/ 경제이슈 민감/ 노대통령    국정지지율 하락

• 결집요인 : 진보 ․ 호남층 ․ 30 ․ 40대 남성 핵심지지 기반 매개

             노대통령 국정지지율 회복/ 경제개선 

 

범여권 이탈층의 특징은 무엇이고, 어떤 요인들이 이탈과 관련 있는가.

 

범여권 고정지지층과 비교해 볼 때 범여권 이탈층은 여성이 많으며 수도권, 영남, 충청지역에 더 많이 분포되어 있다. 주관적 이념성향은 고정지지층보다 중도에 가깝다. 정책이슈나 평가와 관련해서는, 범여권 이탈층이 고정지지층에 비해 경제성장 ․ 경제양극화 같은 경제 이슈에 민감하며 노무현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하여 훨씬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한 5년 전에 비해 현재 가정경제가 악화되었다고 평가할수록 범여권 지지로부터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념적으로 진보, 호남지역, 30대와 40대 연령층, 남성은 범여권 이탈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범 여권이 결집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에서 이런 (이탈가능성이 낮은) 집단의 선택이 범여권 지지세력 결집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집단의 기본적(baseline)인 지지이탈 가능성이 60%를 넘는다는 점이다.(결국 

 

범여권세력의 입장에서는 두 가지 전략적 선택지가 존재한다. 이탈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집단들의 지지를 담보(결집)하는데 주력할 것인가, 아니면 이탈가능성이 더 높은 집단들의 지지이탈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인가 중에서 선택해야 할 것이다.

 

범여권이 범여권 지지기반의 재결집을 이루는 전략은 민주적 선거의 특징 중 하나는 집권정부의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 혹은 보상으로서의 투표선택을 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도출될 수 있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확대하고, 가정경제 또는 국가경제가 호전되었거나 최소한 악화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필요하다. 이럴 때 범여권 지지층의 재결집이 가능할 수 있으며 나아가 현재 한나라당 후보 지지로 돌아섰던 범여권 이탈층의 ‘재전환’(지지복귀)의 가능성도 발견될 것이다.

 

◎ 주요 변수에 따른 집단별 범여권 이탈층 크기 비교

 

-경제적 양극화 완화             중요하지 않음 →중요함           이탈층 2.0%p 증가

-경제성장                       중요하지 않음 →중요함           이탈층 8.7%p 증가

-수도권 (고향)                  비수도권 → 수도권               이탈층 6.4%p 증가

-영남 (고향)                    비영남→영남                     이탈층 5.2%p 증가

-호남 (고향)                    비호남→호남                     이탈층 15.7%p 감소

-충청 (고향)                    비충청→충청                     이탈층 2.8%p 증가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긍정적 평가→ 부정적 평가        이탈층 12.3%p 증가

-가정경제                       향상/현상유지 → 악화                    이탈층 8.4%p 증가

-성별                           남성 → 여성                     이탈층 5.8%p 증가

-주관적 이념                    진보 → 중도                     이탈층 11.2%p 증가

-주관적 이념                    중도 → 보수                     이탈층 7.5%p 증가

-연령                           30․40대 → 20대․60살 이상  이탈층 10.0%p 증가

 

** 주: 이 표는 두 집단간 (예컨대 고향이 수도권인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범여권 이탈층의 크기를 비교한 것이다. 변수들의 이탈 확률에 대한 영향력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즉, 이 표에 근거하여, 연령효과가 경제성장 이슈효과보다 더 영향력이 크다고 말할 수는 없다.

6대 프로젝트

민주주의와 정치혁신

세부사업

대통령의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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