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지지기반과 2007년 대선 전망


 

김장수(고려대 평화연구소 연구교수)

 

 

 

범여권의 부활 가능성과 한나라당 내부 경쟁을 중심으로 2007년 대선 전망이 논의되고 있다. 몰락에 가까운 여당후보군의 부진 속에 이명박 전서울시장,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 고건 전총리 順으로 나타나는 현재의 빅3 경쟁 구도가 지속될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최근 두 가지 논쟁이 부상하고 있다. 이명박 지지기반의 虛數論과 범여권 지지세력의 再結集論이다. 

 

이명박 허수론에 따르면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이명박 전시장의 우세는 범여권의 유력후보가 부재한 상황에서 기존 범여권 지지층이 이명박 전시장을 지지함으로써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후보가 확정되어 기존의 범여권 지지세력이 원대복귀하면 이명박 전시장의 우세현상은 자연스럽게 소멸된다고 전망한다.

 

이명박 虛數論은 범여권 지지세력의 재집결이 가능한가하는 두 번째 쟁점으로 이어진다. 선거국면이 본격화되면 일시적으로 이탈하였던 기존 지지층이 재결집하여 한나라당과 여권 후보 간의 팽팽한 대결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다. 재결집론은 현재 범여권 진영을 중심으로 유포되고 있고, 이전의 선거 경험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한국일보와 동아시아연구원(원장 김병국 고려대 정외과 교수)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1월 22일부터 12월 5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개별면접조사는 위 두 가지 쟁점에 단서를 제공한다.

 

전체적으로 27.6% 對 15.7%로 나타난 이명박 전시장의 우세가 기존 범여권 지지세력의 압도적인 지지에 기반한다는 이명박 허수론은 반쪽만의 진실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의 여권 지지층에서 각각 21.3%對 7.2%, 21.1% 對 6.3%로 이명박 전시장이 박근혜 의원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선거에서의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이명박 전시장은 박근혜의원을 전체 평균과 유사한 정도로 앞서고 있다. 즉, 기존 범여권 지지층이 원대복귀한다고 가정하더라도 한나라당 지지층만으로도 내부경쟁의 우열이 바뀌지 않는다는 점에서 허수론의 근거는 빈약하다 (표 1 참조).

 

지지세력이 원대복귀한다는 주장은 사실이지만 박빙구도로의 전환은 그 영향력이 상당히 강력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박빙구도로의 전환여부는 부동층의 크기와 성향, 쟁점별 지지후보의 질적 차이에 의해 결정된다. 부동층의 경우 아직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않은 31.6%의 유권자가 전부 여권후보 지지로 선회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박빙구도가 예상된다. 그러나 모든 부동층이 기존 범여권 지지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현재의 상황에서 박빙구도로의 전환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나라당 내부경쟁도 유사한 전망이 가능하다. 기존 한나라당 지지층에서 아직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았다는 비율은 7%대로 아주 낮게 나타나고 이들이 전부 박근혜 지지로 귀결된다 하더라도 현재의 이명박 우세 구도를 뒤집지 못한다. 

 

현재의 구도가 변화할 또 다른 가능성은 대선 국면의 본격화와 함께 나타나는 쟁점 중심적 선거로의 국면전환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는 모든 쟁점에서 한나라당이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을 내세우는 범여권이 최소한 빈부격차 완화와 복지증진 면에서는 우위에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노무현정부의 실정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와 경제성장에 중점을 두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국민이 빈부격차 완화와 복지증진을 차기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응답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 측면에서의 한나라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려하면 경제양극화가 진행될수록 빈부격차 완화와 복지증진, 이와 연관된 사회갈등 해소라는 쟁점과 한나라당이 선점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쟁점 간의 각축이 예상된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심판에서 쟁점 대결 구도로의 전환이 그나마 범여권 지지세력 재결집을 통한 박빙구도로 전환시키는 유일한 가능성으로 남아 있다.

 

  고건 전총리의 경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은(11.2%) 정치개혁과 정치적 리더십 영역에서만 한나라당 후보들과 경쟁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한계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의원은 미미한 비율의 유권자(2.4%)만 중요한 항목이라고 응답한 남북관계 개선에서만 이명박 전시장과 대등한 지지를 얻고 있다.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다음 대선이 쟁점 대결구도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이명박 전시장의 우세구도가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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