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서 본 EAI  [세계일보] 美·中간 전략을 보면 꼬인 남북관계 보인다  

언론에서 본 EAI  [조선일보] 한줄읽기: '1972 한반도와 주변 4강 2014' 외

언론에서 본 EAI  [한겨레] 6월 19일 학술 · 지성 새책

 

 

 


 

 

한국 ∙ 북한 ∙ 미국 ∙ 중국 ∙ 일본 ∙ 소련/러시아
여섯 대의 카메라
데탕트와 탈냉전
한반도와 국제정치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에서 동북아 국제정치로

 

이 책의 시작은 국제정치와는 특별히 관련이 없는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미술관이다. 2012년 당시 하영선 교수(현 EAI 이사장, 서울대 명예교수)는 세계정치학회 참석을 위해 마드리드를 방문하던 중 현대 팝아트의 대가인 데이비드 호크니 특별전을 찾게 되었다. 이 전시회에서 특히 시선을 끌었던 작품이 있었는데, 비디오아트인 “Nov. 7th, Nov. 26th 2010, Woldgate Woods, 11.30 am and 9.30 am”였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고향인 영국 동요크셔의 월드게이트(Woldgate) 숲을 캔버스에 입체적으로 재현하기 위해서 아홉 대의 비디오카메라를 활용하여 고향 숲길을 각각 다른 각도에서 촬영했다.

 

아홉 대의 카메라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하나의 풍경. 각각의 카메라는 고유한 장면을 담아내면서도 전체적으로 커다란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와 주변을 둘러싼 국제정치도 하나의 시선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해보는 것이 어떨까? 제각기 다른 이해를 가진 당사자들 고유의 시선에 집중하여 살펴본 다음, 이들을 다시 하나로 장면으로 종합한다면, 행위자와 맥락을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이해의 지평이 열릴 수 있다. 이렇듯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미술적 시도가 동북아 국제정치를 새롭게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하였다.

 

남북한의 퇴행적 냉전체제, 벗어날 길은 없는가?

 

1990년을 앞두고 세계는 반세기 동안 지속되었던 냉전의 종식을 선언하였고 해빙기를 맞이하였다. 그리고 25년의 시간의 흘렀다. 이제 누구도 오늘의 국제정세를 논할 때 냉전을 말하지 않는다. 이념은 퇴색했고 갈등은 세속적이며, 협력과 공존을 위한 새로운 기회들이 대두되고 있다. 세계는 이미 냉전으로부터 충분히 멀어졌다.

 

그러나 한반도는 다르다. 한국과 북한은 여전히 대치상태에 있으며 1950년 한국전쟁 발발의 시점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관계가 회복되었던 적도 있었지만, 일시적이었을 뿐 이내 엄습한 퇴행을 벗어날 수 없었다. 세계는 변했는데,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환경 또한 과거와는 다른데, 어찌하여 남북한은 여전히 냉전의 올가미에 묶인 채 제자리인가?

 

과거의 경험, 전세계적 화해 무드도 한반도에서는 좌절되었던 바 있다

 

1972년 미국 대통령 닉슨의 중국 방문은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세계는 미국을 필두로 한 자유진영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진영이 이념,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분에서 극렬히 대립하고 경쟁하며 단절되어 있던, 전쟁처럼 치열했지만 화염은 없었던 냉전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핑퐁외교를 시그널로 하면서 미국의 국가원수가 반대 진영의 대국인 중국을 방문한 것은 실로 획기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어쩌면 이념적 대립이라는 견고한 틀에 균열의 조짐이 나타날 수 있음을 점치기도 했다. 데탕트의 개막이었다. 이로써 세계는 냉전의 긴장에서 다소 벗어나 해빙의 무드를 맛보게 되었다.

 

전세계적인 데탕트는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외 여러 이해가 맞물려 남북한은 7∙4남북공동성명에 합의함으로써 남북한 긴장완화와 화해를 위한 첫 단추를 맞추는 듯했다. 어쩌면 한반도의 미니데탕트가 실현될 수도 있는 시점이었다. 그러나 남북한 당국자들은 서로 다른 것을 원하고 있었기에 전세계적인 화해와 해빙의 무드가 한반도에서는 자리잡을 수는 없었다. 한반도의 미니데탕트는 좌절되었다.

 

여섯 대의 카메라 렌즈, 데탕트와 탈냉전의 한반도를 촬영하다

 

《1972 한반도와 주변4강 2014》는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소련/러시아라는 여섯 대 카메라를 사용하여 1972년 한반도 미니데탕트의 좌절과 2014년 한반도 탈냉전의 어려움을 대비적으로 촬영함으로써 한반도의 진면목을 드러내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6개 국가의 카메라를 1972년과 2014년으로 나누어 각기 촬영할 12인의 전문가를 촬영감독으로 영입하였다.

 

공동작업은 첫 단계로서 역사적 현실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촬영자의 주관적 시야에서 발생하는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관련 당사국들의 핵심 외교문서들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합의하고, 1970년대의 키신저-저우언라이 협상록, 남북한 7∙4남북공동성명 관련 회의록과 2010년대 6개국의 핵심 관련 문서 등을 함께 읽었다. 다음 단계로서 호크니처럼 먼저 1970년대의 데탕트와 한반도를 입체적으로 그리기 위해서 6개의 초벌 촬영 화면을 엮어서 하나의 큰 화면으로 만들었고, 동시에 2010년대의 탈냉전과 한반도의 큰 화면을 구성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삶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 지역, 한반도라는 공간 복합성과 1970년대의 데탕트와 2010년대 탈냉전의 시대 복합성의 의미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로서 열두 편의 완성된 초고들을 기반으로 해서 1970년대에 강대국들의 데탕트가 왜 한반도에서는 7∙4남북공동성명의 추진과 폐기라는 좌절의 역사로 전개됐으며 2010년대에 강대국들의 탈냉전이 한반도에서는 여전히 탈냉전으로 전개되지 못하고 있는가를 보다 분석적으로 토론한 다음에 모든 원고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내의 한국현대사 연구와 한국외교정책 연구가 이분법적으로 단순화된 문제의식과 방법론의 답답함 속에서 자기만족의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1972 한반도와 주변4강 2014》는 한반도와 주변 국제정세를 다각적이고 통시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시공적 복합성을 보여주려는 야심찬 시도이다. 이 책을 통해 21세기 신한반도 정책과 담론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목차

 

서문

 

제1부 1972년

 

1장 적(敵)에서 암묵적 동맹으로 : 데탕트 초기 미국의 중국 접근 마상윤
2장 중국의 1972년 대미 데탕트 : 배경, 전략, 역사적 함의 이동률
3장 미중 데탕트와 일본 : 1972년 중일 국교정상화 교섭의 국제정치 손 열
4장 미중 데탕트와 소련 : 국제정세 인식과 대응 강윤희
5장 북한 1972 진실 찾기 : 7•4공동성명의 추진과 폐기 하영선
6장 데탕트 국면에서 박정희 행정부의 선택 조동준


제2부 2014년

 

7장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정책 : 아시아 공존의 상호인정과 지속되는 긴장 손병권
8장 국제질서 변환과 각축하는 미중관계 : 중국의 전략적 입장과 정책 방향 박병광
9장 21세기 일본 외교전략의 변화 : 보통국가의 변환과 다차원 외교의 대두 이승주
10장 동북아 세력구도 변화와 러시아의 신(新)동방정책 신범식
11장 미중시대 북한식 국제정치 독해 : 자주외교 불패 신화의 유산 김성배
12장 한국의 동북아 및 한반도 전략 : 현황과 과제 전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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