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총선과 대선, 무엇이 승패를 결정했나?

 

 

 

동아시아연구원(The East Asia Institute: EAI) 여론분석센터는 변화하는 한국유권자의 표심을 읽기 위해 2006년 지방선거부터 패널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동일한 대상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른 변화를 추적하는 패널조사는 외부 환경과 내부적 역동성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유권자의 표심을 파악하기 위한 최선의 조사방법이다. 2012년은 4년 주기의 국회의원선거와 5년 주기의 대통령선거가 20년 만에 같은 연도에 치러지는 선거의 해였다. 결과는 모두 새누리당의 승리였다. EAI 여론분석센터는 이 책을 통해 새누리당의 승리 요인과 민주당의 패배 요인이 무엇이었는가를 진단하고자 한다.

 

 

최고의 연구팀과 최선의 선거조사 방법론의 합작품

 

《변화하는 한국유권자 5 : 패널조사를 통해 본 2012 총선과 대선》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투표패턴을 패널조사로 분석한 책이다.

 

EAI 여론분석센터는 한국 선거의 역동성을 과학적이고 실증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SBS∙중앙일보∙한국리서치와 함께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통령선거, 2008년 국회의원선거,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 등, 지난 2006년 이후 대한민국에서 실시된 모든 전국단위 선거에서 패널조사를 통해 선거 과정과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패널조사는 특정 시점의 투표선호만을 파악하는 일회적 조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조사방법이다. 개별 유권자의 태도 변화와 양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른 표심 변화의 원인을 정교하게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12 총선대선패널조사(Korean Elections Panel Studies: KEPS 2012)는 한 해에 국회의원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여덟 달의 간격을 두고 실시되는 점을 활용하여 총선 이전과 대선 직후까지 일곱 차례의 패널조사 시점을 확정하여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EAI 여론분석센터는 과학적인 패널조사의 기획과 설문 개발 그리고 심층적인 자료분석을 위해 연구분석팀, 언론보도팀, 조사연구팀을 구성하였다. 2012 총선대선패널조사팀의 연구분석팀에는 이내영(연구분석팀장, EAI 여론분석센터 소장, 고려대), 강원택(서울대), 권혁용(고려대), 김준석(동국대), 박원호(서울대), 박찬욱(서울대), 서현진(성신여대), 윤광일(숙명여대), 이곤수(EAI), 임성학(서울시립대), 장승진(국민대), 정원칠(EAI), 정한울(EAI), 지병근(조선대), 언론보도팀에는 신창운(중앙일보), 현경보(SBS), 조사연구팀에는 김춘석, 오승호 그리고 유석상(이상 한국리서치)으로 총 20명이 참여하였다. EAI 선거패널조사 연구팀은 2006년 이후 다섯 차례의 패널조사에서 수집된 자료를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했고 연구의 결과를《변화하는 한국유권자》시리즈로 발간하여 왔다. 2007년 첫 단행본이 출간된 이래 2012년의 총선과 대선에 대한 연구 분석으로 다섯 번째의 책을 내놓게 되었다.

 

2012년의 유권자 선택

 

4월 19대 총선에서 결과는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였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론에 힘입어 민주통합당이 원내 제1당은 물론이고 과반의석까지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쇄신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인 반면, 민주통합당은 당내 계파갈등과 리더십 결여, 공천파문, 통합진보당과의 선거연대 과정에서 발생한 파열음, 그리고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 등이 겹치면서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데 실패하였다.

 

12월 18대 대선에서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전체 유권자의 51.6퍼센트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선거 당일까지도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박빙과 혼전의 접전을 벌이는 상황이었지만 개표 결과는 박근혜 후보의 승리였다. 이처럼 박 후보가 낙승을 거두게 된 주요 원인으로는 박 후보 진영의 MB정부와의 차별화 전략과 민생 중심의 정책 제시를 꼽을 수 있다. 동시에 민주당의 내부 분열과 효과적인 선거 전략의 부재, 5060세대의 결집과 인구구성 비율 증대, 후보 단일화의 결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의 네 가지 키워드

안철수 현상, 야당 불신, 세대균열, 후보자 이미지

 

2012년 총선과 대선과정과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요인은 많다. 《변화하는 한국유권자 5 : 패널조사를 통해 본 2012 총선과 대선》에서는 이를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하고자 하였다. 첫째, 소위 “안철수 현상”과 야권후보단일화이다. 그 배경에는 기존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실망감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강한 열망이 가져온 구조적 원인이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파장의 여파는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무능과 선거전략의 부재를 노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기여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둘째, 민주통합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 부족이다. 집권 MB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당후보인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이러한 선거결과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흥미로운 이론적인 시사점은 지난 대선에서 집권여당에 대한 회고적 평가보다 오히려 전망적 평가가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즉 많은 국민들은 민주통합당을 국정운영의 대안정당으로 신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셋째, 세대균열이 과거 어느 선거보다 첨예했다. 세대균열은 2002년 대선을 계기로 한국선거정치의 주요 변수로 등장하였지만, 2007년 대선 이후 약화되었던 것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부활하는 추세가 나타났고 2012년 선거정국에서 더욱 강화되었다. 2012년 대선에서는 특히 고령화 추세에 따라 인구구성 비율에서 2030세대를 앞선 5060세대의 표심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박근혜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넷째, 비전과 정책에 대한 경쟁보다는 후보자의 이미지가 부각되었다. 따라서 대선정국에서 정책이슈가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오히려 여당인 새누리당이 진보 어젠다로 여겨지던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선제적으로 제기하면서 소위 분배의 정치(distributive politics)가 향후 한국정치의 주요 이슈로 등장하게 되었다.

 

내용 소개

 

총론에서는 2012년 총선대선패널조사를 담당했던 한국리서치의 김춘석과 유석상이 이번 조사의 방법과 운용을 소개한다.

 

1장 지역주의와 정치적 선호

한국 선거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했던 지역주의가 지난 대선에서 정치적 선호와 투표선택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살펴본다. 이를 위해 지역주의를 ‘내집단 지역주의’(in-group regionalism)라는 사회심리적 특성으로 개념화하고 지역주의의 영향력을 검토하였다. 분석의 주요 결과는 내집단 지역정당 및 후보에 대한 편애와 외집단 지역정당에 대한 폄하와 편향이 호남과 대구/경북 출신에게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부산/울산/경남 출신에게는 문재인 효과로 인해 내집단 지역정당 편애와 외집단 지역정당 폄하가 상대적으로 약화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2장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의 이념과 후보 선택

대선 정국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 등의 이슈에서 여야 사이의 이념수렴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념적 요인이 그다지 크게 부각하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제 경험적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유권자의 투표선택에서 이념의 영향이 상당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후보지지와 이념거리 간의 관계는 근접성을 강조한 다운즈의 이론과는 다르게 나타났으며, 2012년 4월 총선 직전부터 대선 직후까지의 상당수 유권자의 주관적 이념성향이 보수화되는 경향이 나타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3장 세대요인이 18대 대선 결과에 미친 영향

2012년 대선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요인의 하나로 세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우선 18대 대선에서 투표선호의 세대별 차이, 즉 세대균열이 17대 대선은 물론 16대 대선에 비해서도 커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5060세대의 박근혜 후보로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아울러 18대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요인으로 2030세대의 비율 감소와 5060세대의 비율 증가라는 세대구성(composition)의 변화가 주요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4장 무당파의 선택

2012년 선거정국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정당일체감이 없는 무당파들의 규모와 유형을 세분화하고 이들의 투표선택과 정치행태를 분석하였다. 우선 이 글은 미국정치의 맥락에서 형성된 기존의 정당일체감이나 무당파의 개념을 한국의 정치 현실에 맞게 정의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리하여 한국유권자의 27퍼센트를 차지하는 무당파층이 단일한 그룹이 아니며, 다양한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정치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집단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5장 안철수 현상의 분석

2012년 대선 정국의 태풍의 눈으로 작용했던 안철수 현상을 다루고 있다. 안 전 원장 지지자의 인구학적 특징과 사회경제적 배경을 분석하고 안 전 원장에 대한 대중의 호감이 총선 직후부터 대선 직전까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를 추적하였다. 또한 야권의 후보단일화협상이 교착되면서 안전 원장이 후보를 사퇴한 상황에서 대선투표에서 안 전 원장 지지자의 표심 이동을 분석하였다.

 

6장 유권자들의 정책선호와 투표선택

18대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정책선호가 투표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분석하였다. 양당의 정책적 입장에 대해 유권자들이 비교적 높은 수준의 이해를 하고 있으며 이념과 정책을 고려하여 투표한 유권자들의 비율 또한 높았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유권자들의 연령, 이념, 거주지역뿐만 아니라 차기 정부의 정책적 우선 과제에 대한 판단이 후보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이슈 우선성(issue priority)에 따른 합리적 투표행태가 나타났다는 점을 제시한다.

 

7장 당파적 성향과 후보의 이념적 위치에 대한 인식

유권자의 정당지지와 후보자의 이념적 위치에 대한 인식의 관계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여부가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 및 상대 후보의 이념적 위치를 인식할 때 일정한 편향(bias)을 가져오는 세 가지 기제로 투사(projection)효과, 추론(inference)효과 그리고 조정(adjustment)효과를 제시하여 검증하였다. 분석 결과 당파성이 후보자의 이념적 위치에 대한 인식에 편향을 초래하는 세 가지 기제가 모두 나타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선거구도가 안정화되면서 투사효과와 추론효과는 더욱 강화되는 반면, 조정효과는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장 18대 대통령선거에서의 미디어이용과 후보선택

18대 대통령선거에서의 미디어이용 실태와 후보선택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핵심적인 질문은 진보 또는 보수성향의 매체 이용이나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 이용이 유권자들의 후보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분석의 결과는 예상과 같이 신문, TV 등 기존 매체를 많이 이용하는 유권자들일수록 박근혜 당선인을 선택했고, 반면 인터넷이나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유권자들일수록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필자는 미디어 이용이 유권자의 태도를 변화시키기보다는 기존의 태도를 강화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미디어가 기존의 세대나 이념균열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목차

 

 

서문
2012년 총선대선 패널조사의 방법과 운용 | 김춘석•유석상

 

제1부 지속적인 선거 이슈와 현상
1. 지역주의와 정치적 선호 | 윤광일
2.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의 이념과 후보 선택 | 강원택
3. 세대요인이 18대 대선 결과에 미친 영향 : 세대별 투표행태 및 구성효과를 중심으로 | 이내영•정한울
4. 무당파의 선택 : 2012년의 양대 선거를 중심으로 | 박원호

 

제2부 새로운 선거 이슈와 현상
5. 안철수 현상의 분석 | 김준석
6. 유권자들의 정책선호와 투표선택 | 지병근
7. 당파적 성향과 후보의 이념적 위치에 대한 인식 | 장승진
8. 18대 대통령선거에서의 미디어이용과 후보선택 | 서현진

 

부록
필자약력

 

 


 

독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단행본의 원고를 일부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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