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연구원은 한국의 정치 선진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효과적 행정, 공공분제의 갈등을 줄일 시민사회의 숙의와 관면협력 등의 주요 문제들을 연구하기 위해 거버넌스연구팀을 2010년 4월에 발족하였다. 본 연구팀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의 해를 맞아 한국의 주요 국가 정책과 이에 대한 주요 이해당사자들의 인식을 분석하여 한국의 내셔널 어젠다를 정립해보고자 하였다. ‘내셔널 어젠다’란 정부가 바람직한 국정 운영을 위해 수립하는 정책의 구체적인 실행계획 혹은 혁신내용을 말한다. 내셔널 어젠다가 효과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각 사안에 대한 긍정적인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책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지지가 없다면 정부 및 의회의 노력은 단순한 정책의 나열이나 추상적인 의제 제시에 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8개의 핵심정책영역을 중심으로 주요 쟁점을 정리하고, 일반국민, 국회의원, 학자 집단의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한국 사회의 내셔널 어젠다로서 정책과제와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검토하였다.

 

내셔널 어젠다 1: 정치제도와 거버넌스

 

우리 사회에서 정치제도의 개혁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제도개혁과 개헌의 방향성이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논의에 따라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단방제와 연방제, 공천제도, 대통령 임기제 등의 권력구조 이슈과 함께 선거구 조정과 비례대표제 확대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이 되어 왔다. 그러나 핵심 정책 과제에 대한 각 집단의 우선순위를 조사해본 결과 정치개혁의 중요성에 대한 모든 집단의 관심이 약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정치개혁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축소된 시민의 역할을 회복하기 위해 합의제 민주주의로의 전환이 적극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내셔널 어젠다 2: 행정구역개편과 지방분권

 

행정구역개편과 지방분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는 지방행정체제개편과 지방재정확충이다. 그러나 핵심 정책과제로서 행정과 분권의 우선순위는 매우 낮게 평가되었고 세 집단 중 일반국민들이 지방분권 확대에 대해 가장 소극적인 태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조급하게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기 보다 개편의 당위성부터 국민들에게 알리면서 주민편의와 행정 효율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신중하게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방정부의 재정악화 문제를 해결하고 분권과 더불어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공공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지역의 자활과 자치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내셔널 어젠다 3: 국가경쟁력과 규제

 

규제개혁은 바람직하고 정의로운 사회질서를 구현하고 국가경쟁력의 확보하기 위한 한국의 주요 국정 과제 중 하나이다. 전반적으로 국민, 학자, 국회의원실 모두 온라인 규제나 과학기술과 윤리 문제 등에 대해서는 규제강화 보다는 시장지향적인 규제개혁을 지지하는 한편, 부동산 규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감독을 지지하는 입장이 강했다. 그러나 방만한 경영 등의 문제를 가진 공기업에 대해서는 국민은 민영화 확대를, 국회의원실과 학자들은 정부 강화를 지지함으로써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인식의 격차가 큰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 규제개혁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내셔널 어젠다 4: 노동과 일자리 창출

 

일자리 창출은 일반국민뿐만 아니라 정치권과 학계 모두에서 핵심 정책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김대중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까지 모두 이를 우선적인 정책과제로 다루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정책의 부재”가 아니라 고용문제 해결을 둘러싼 서로 상이한 가치와 이념 및 이해관계 대립에 따른 다양한 갈등을 어떻게 다루어가느냐에 관한 것이다. 일자리의 중요성에 대한 전반적인 공감 속에서도 세대간, 계층간, 이념성향간에 나타나는 상당한 차이를 포괄할 정책의 수립이 한국의 노동 영역의 내셔널 어젠다 라고 할 수 있다.

 

내셔널 어젠다 5: 복지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로 계층 간 격차가 심화되는 오늘, 복지와 관련된 쟁점은 복지예산의 적정성, 복지 수급자 대상과 관련된 보편복지와 선별복지, 복지예산 증액에 필요한 재원 마련에 관한 것이다. 이상의 논쟁들은 단순한 이분법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각 문제의 대응에 있어서 세 집단 간의 차이가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복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수적 증세를 추구하되 지역사회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를 보완해야 한다. 또한 차상위계층에 대한 생활보호 및 자녀에 대한 교육지원과 더불어 저출산 문제의 해결을 위한 취업여성들에 대한 보육 지원, 고령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들에 대한 일자리 마련, 국민연금 제도의 개혁 및 이의 대안적인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내셔널 어젠다 6: 교육

 

교육분야는 보편성과 개별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의 시장화라는 두 축 등 다양한 이해관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한국의 핵심 정책 영역 중 하나이다. 교육분야의 주요 쟁점인 고교평준화제 유지, 특목고 및 특성화고 확대, 대학의 학생선발권, 교육시장 개방, 학생인권 대 교사교권 등을 둘러싼 상반된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고교 평준화라는 공교육의 최소 안전판은 유지하되 교육의 자율성 강화와 경쟁 촉진이 필요하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

 

내셔널 어젠다 7: 다문화와 인권

 

오늘날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은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과 외국인 유입의 필요성, 이들과의 공존에 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에 대한 배타적인 모습들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다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사안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상당히 이중적인 모습이 드러나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하는 태도는 여전히 크게 미흡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인들의 인권에 대한 인식 역시 상당히 복합적인 것으로 드러나 다문화사회의 정착과 인권증진의 정도를 측정하고 정책적으로 검토하는 다문화지수, 인권지수 등의 개발이 요구된다.

 

내셔널 어젠다 8: 환경

 

전 세계가 국경을 초월하여 경제, 환경, 자원의 위기를 함께 경험하는 복합위험사회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환경 분야를 최우선 과제가 아닌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사회 전반에 걸친 환경논의는 담론과 상징으로 활용되는 데 그치고 있다. 국민들은 환경에 대해 비교적 큰 관심을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 과속 성장이라는 환상에 빠져 이를 경제성장과 더불어 실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환경분야의 쟁점에 대한 학자들과 국회의원실의 관심은 국민보다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 ‘녹색복지국가’를 실현하는 데 있어 시민사회의 능동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목차

서론 한국의 내셔널 어젠다는 무엇인가?

내셔널 어젠다 1 정치제도와 거버넌스

내셔널 어젠다 2 행정구역개편과 지방분권

내셔널 어젠다 3 국가경쟁력과 규제

내셔널 어젠다 4 노동과 일자리 창출

내셔널 어젠다 5 복지

내셔널 어젠다 6 교육

내셔널 어젠다 7 다문화와 인권

내셔널 어젠다 8 환경 결론 한국의

내셔널 어젠다 설정을 위하여

부록 “한국의 내셔널 어젠다에 관한 인식조사” 조사개요 및 조사결과

 

집필진

공석기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구정우 성균관대학교 사회학과

김남국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문명재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박형준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이곤수 EAI 거버넌스연구팀

이숙종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 EAI 원장

장용석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정원칠 EAI 여론분석센터

6대 프로젝트

세부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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