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연구원 중국연구패널은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이며, 우리는 중국의 부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가지고 연구해 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나온 첫 번째 성과가 바로 《중국의 미래를 말하다 : 글로벌 슈퍼파워의 가능성과 전망》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중국의 글로벌 슈퍼파워로의 등장 가능성과 과제를 정치, 사회, 경제, 외교, 안보 각 영역별로 분석하고, 중국의 비전과 전략을 근거로 약 10년 후인 2020년경 중국의 변화된 국내상황, 국제적 위상, 그리고 영향력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전망에 기초하여 한국의 대응방안을 전략 및 정책의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중국의 전략과 정책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중국에 대해 우리가 제대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게 2020년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2020년은 중국공산당 창당(1921년) 10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해이다. 정치 일정상으로 2022년은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개최되는 시점으로 2012년 새로 출범할 5세대 지도부의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중국 최대의 국가목표인 소강사회의 전면적 실현을 달성하는 해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도 2020년은 21세기를 기준으로 중국의 부상이 완성되는 2050년의 중간 지점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단계라는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2020년경 중국을 분석의 대상을 삼고 있는 이 책은 중국의 부상이라는 문제를 정치, 사회, 경제, 외교, 안보 영역에 걸쳐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 동안 중국의 부상을 전망하는데 있어 직접적인 변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치, 사회영역에 대한 분석을 소홀히 해왔다. 향후 정치, 사회영역은 부상하는 중국의 성격을 규정하고, 중국의 부상을 제약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중국 내부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중국이 제시하는 비전과 전략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이 지향하는 미래 강대국상의 실체를 포착하고자 하였다.

 

강대국화를 지향하는 중국의 비전과 전략은 무엇인가? | 이동률

 

중국은 향후 “어떠한 강대국이 되려 하는가?” 하는 중국의 목소리에 주목하여 “어떠한 강대국이 될 것인가?”를 전망하고자 하였다. 중국이 제시하고 있는 강대국화의 비전과 전략을 거시적 관점에서 검토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이 지향하는 강대국의 미래상을 전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지난 30년의 개혁개방 과정을 돌아보고 성과와 과제를 정리한다. 이어서 중국이 설정하고 있는 강대국화의 국가비전과 전략을 큰 틀에서 담론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이러한 비전과 전략이 중국이 안고 있는 과제와 어떠한 상관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중국의 정치개혁 : ‘중국적 특색의 민주주의’ | 이정남

 

개혁개방 정책의 실행이 30여 년을 거치면서, 중국의 개혁정책의 초점은 경제에서 정치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의 공산당 지도부와 지식인들 사이에는 중국의 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으며, 민주주의, 인권, 시민사회, 법치 등은 이제 중국 지식인들의 주류 담론이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의 정치개혁 방향이 서구식 자유민주주의는 아니다. 중국 공산당의 정치개혁은 보다 공평하고, 절차화되고, 지속 가능한 ‘탄력적인 권위주의체제’의 수립이고, 이 과정은 공산당에 의해서 주도될 것이다. 그 결과 당정이 구상하는 중국 특색의 민주주의와 시민사회가 지향하는 민주주의가 보다 선명하게 대별되면서,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민주주의를 향한 정치적 전환 과정의 복합적인 구도가 서서히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산층의 팽창과 중국의 민주화 | 김영진

 

2020년까지는 중산계층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권위주의 체제를 위협할 정도의 강력한 민주화 세력으로 대두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경제위기로 인해 중산층의 공산당에 대한 이반현상이 발생한다고 해도 이러한 공산당의 위기가 바로 민주화로 진행되기는 어렵다. 관건은 앞으로도 성장의 신화를 이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경제성장의 지속유지 여부는 아래로부터의 사회불안, 중산계층을 비롯한 각 계층들의 반응 그리고 정부의 정당성과 선택의 수준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개발도상국들에서 보는 것처럼 중국은 오히려 더 강력한 독재권력으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부상과 중미관계 전망 | 한석희

 

중국이 외교전략의 변화에 따라 대미 외교에서도 협력과 경쟁을 병행하는 상호주의적 헤징(reciprocal hedging)을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중국은 미국과의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자국의 국력을 신장시키고,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며, 또한 규범제정(rule-making)과정에 참여하면서 초일류 강대국으로서의 열망을 추구해 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초강대국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패권전쟁에 의한 세력전이를 도모하기 보다는 국제적 규범 및 규칙, 그리고 가치제정 과정에 참여하고 이러한 규범⋅규칙⋅가치를 자국의 상황에 유리하게 만들어감으로써 세력전이를 비폭력적 합법적 형태로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동아시아 정책 : 룰 메이커? | 박병광

 

중국은 2020년경 동아시아에서 오늘날 미국이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독점적 패권의 수준에 다다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면서 독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독립변수’로서의 지위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동아시아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내질서의 새로운 ‘규칙제정자’(rule maker)로서 등장할 것이며, 미국과 대등한 지위를 누리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공동 관리자’(joint dominator)로서 지역 강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스스로 동아시아의 주도국이 되기 위한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중국이 지역 강국의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하는 요소이다.

 

중국 국방정책 전망 : 방어적인가, 공세적인가? | 하도형

 

중국정책은 2020년 무렵에도 종합국력의 발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방건설과 경제건설의 협력 발전’ 원칙하에 국지적 지역적 분쟁 대비가 안보정책의 기조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적어도 2020년까지는 종합국력의 발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지적 지역적 분쟁 대비에 중점을 두고 있을 확률이 훨씬 더 높다. 동시에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 근거해 볼 때, 에너지 확보를 위한 경쟁이 확대될 것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긴장과 충돌의 발생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국지적 지역적 차원의 군사력 우위확보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며, 따라서 중국의 공세적 군사전략이 지역 주도권 장악의 기반 가운데 하나로 작용할 가능성은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다.

 

경제강대국화는 순항할 것인가? | 정환우

 

2020년까지 공산당의 집권능력이 유지되고 정치안정이 확보된다면 중국은 거대 규모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산업기술 수준도 꾸준히 제고되어 ‘독자적 경제 강대국화’ 시도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중국이 2020년까지는 세계적 범위에서 경제적 헤게모니 지위에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으며, 최소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경제 강대국 지위를 확고히 해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동아시아 역내 통상규범, 위안화 국제화, 통상협력 분야에서 영향력을 강화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거대 규모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산업기술 수준이 꾸준히 높아지기는 하겠지만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기축통화 문제에서 볼 때도 중국이 헤게모니를 장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위안화는 자유로이 태환될 수 없으며 위안화 및 중국 금융체제의 한계 때문에 중국 정부가 태환화를 허용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중국의 부상과 한반도 미래 : 우리의 대응전략은? | 이동률

 

부상하는 중국은 한국과 한반도를 영향력 확대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미국과의 영향력 경쟁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인식하고, 한국과의 관계 발전을 모색해 왔다는 사실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실제 중국의 한국에 대한 전략과 정책은 안보딜레마를 해소하면서 안정적인 한반도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협력안보를 지향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인식과 실제 정책 사이의 괴리는 산적한 국내외적 제약과 과제를 해결하면서 여전히 강대국으로의 부상을 지향하고 있는 중국이 안고 있는 딜레마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한국 또한 세계적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위치해 있는 지정학적인 이유로 인해 미중관계의 변화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상대적 약소국의 입장에서 미중관계의 변화를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도록 조정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최악의 시나리오마저도 상정하고 준비해야 하는 것이 한국이 직면한 현실이다. 이에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설픈 양다리 걸치기(hedging strategy) 또는 관성적인 편승(bandwagon)을 모색하기 보다는 오히려 지금부터라도 착실하게 독자적인 생존 공간을 확대하고, 국제적 위상과 전략적 가치를 제고해 갈 필요가 있다. 향후 10년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중국의 부상은 한국에게는 분명히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시할 것이다. 향후 10년간 한국이 부상하는 중국과 어떠한 관계를 정립하는가는 향후 초강대국 중국과의 관계를 규정할 것이며, 나아가 강대국간 세력경쟁 구도에서 한국의 생존 공간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의 장기 비전과 전략, 그에 따른 변화를 예민하게 관찰하면서 우리의 대응과 전략을 구상하여야 한다.

 

목차 

 

1장 중국 비전 2020_초강대국화 전략과 과제 | 이동률

2장 중국의 정치개혁과 정치변화 전방 | 이정남

3장 중국의 사회변동과 민주화 전망 | 김영진

4장 중국의 외교전략과 중미관계 전망 | 한석희

5장 중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전망 | 박병광

6장 중국 국방정책의 평가와 전망_방어적인가, 공세적인가? | 하도형

7장 중국의 대외경제전략 전망 | 정환우

8장 중국의 초강대국화와 한반도의 미래 | 이동률

 


독자들의 편의를 위하여 단행본의 원고를 일부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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