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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NK 스페셜리포트] ③ 북한의 핵고도화: 평가와 전망
논평·이슈브리핑 | 2025-06-19
손한별
국방대학교 교수
함형필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2025년 초부터 “새로운 핵무력 강화노선”을 연이어 천명하며 전술핵 운용과 제한핵전쟁 수행 능력을 고도화하고자 하는 전략적 전환을 시사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함 교수는 이러한 레토릭은 하나의 변곡점으로서 대미 협상 레버리지 확보, 내부결속, 한미일 협력 견제 등을 목표로 하며, ‘정찰?타격 복합체’ 구축을 통해 실전 작전능력의 통합화를 꾀하고 있음을 주장합니다. 저자는 이에 한국은 핵무장론을 넘어선 전략적 유연성과 정밀 통합전력체계, 연합 핵기획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북측의 공세적 전략에 대응해야 함을 역설합니다.
I. 북한의 "새로운 핵무력 강화노선"
2025년 초, 북한은 "새로운 핵무력 강화 노선"을 계속 언급해왔다. 지난 1월 17일 외무성 대외정책실장 담화를 시작으로 연초부터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왔고(KCNA Watch 1/17/2025), 김정은 위원장의 언급 이후 핵무력 고도화 방침을 지속적으로 재발신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핵능력을 고도화해온 북한이 연이어 "새로운" 노선을 천명했다는 점에서,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지난 2월 8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군 창건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방문한 자리에서 "핵역량을 포함한 모든 억제력을 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 사업"을 언급하며 핵무력을 고도화할 방침을 밝혔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 연합훈련과 한미일 협력 강화가 동북아 군사적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힘의 우위를 숭상하는 자들에게는 오직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해주는 것이 정답"이라며 군사적 대응을 시사했다(Reuters 2/8/2025).
같은 달, 미국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 알렉산드리아호(SSN-757)의 부산항 입항에 대해서는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더 이상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도발행위를 중지하라"면서 "새로운 핵능력 및 자위력 강화조치는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기필코 나아가야 하는가를 명백히 제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Reuters 2/11/2025).
또 뮌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한 공동성명을 발표한 이후에는, "조선반도와 지역에서의 집단적 대결과 충돌을 고취하는 미·일·한의 모험주의적 망동에 엄중한 우려를 표시"한다면서, "앞으로도 국가수반이 천명한 새로운 핵무력 강화노선을 일관하게 견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략적 힘의 상향조정에 필요한 새로운 기회를 계속 잡게 될 것"이며 "조·미 격돌구도에서 우리는 훨씬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Seo 2025).
지난 5월 8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장거리포・미사일 체계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전쟁 억제 전략과 전쟁 수행의 모든 면에서 핵무력의 중추적 역할을 부단히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는 "전술핵무기체계들의 전투적 신뢰성을 더욱 높이고 운용 공간을 복합적으로 부단히 확장해 나가기 위한 중요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Reuters 5/8/2025).
잇따라 강조된 북한의 새로운 계획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추진될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향후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대한 우세를 추구하기 위한 분명한 목표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방침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국제정세의 변화나 미북대화의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의도와 목표는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에 대한 검토는 필요하다.
II. "새로운 노선"의 과거 사례
북한 사회에서는 김정은 위원장만이 "새로운 노선"을 천명할 수 있다. 지금까지 김정은은 몇 번에 걸쳐 1국가전략의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예고하였으며, 2핵무력 강화에 있어서도 "새로운", "중대한" 등의 수식어를 통해 핵무력 강화노선의 전환을 제시한 바 있다. 지금까지의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으며, 핵무력의 기술적 고도화보다는 대내외의 정치적 사건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1-① 2013년 3월, 북한은 새로운 전략적 노선으로서 "병진노선"을 채택하였다(Scott 2013). 김정은 집권 초기에 국제사회의 제제와 압박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체제 안정과 경제 발전이 주요 과제인 상황이었으며, 2012년 4월 헌법을 개정하여 핵보유국 지위를 명시하였고 2013년 2월에는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하였다. 직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할 것"을 제안하였고, 공식 채택되었다.
1-② 2018년 4월,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노선을 채택하기도 했다. 당시 남북 및 미북대화가 급물살을 타는 대외상황을 반영했는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전의 병진노선에서 경제 발전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었다(The National Committee on North Korea 2018).
2-① 2014년 3월, 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응하여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Reuters 03/30/2014).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구상을 발표하면서 남측의 통일 구상이 체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핵실험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으로 볼 수 있다. 2016년까지 실제 핵실험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핵능력의 급격한 발전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었다.
2-② 2020년 1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고,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대응하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을 발표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해 10월에 신형 ICBM 화성16형, 신형 SLBM 북극성-4ㅅ을 공개하면서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했다(Arms Control Association 2020).
III. 북한의 의도와 목표는 무엇인가?
첫째, 북한체제의 보장을 위한 핵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북한은 핵무력을 김정은 체제의 핵심 보장책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미 하노이 회담에서 비핵화 노선을 선택함으로써 정권 붕괴에 이른 리비아 사례를 심각하게 경계하고 있음을 확인하였고(Larison 2019),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억제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Sohn 2023). 미국이 "핵국가(Nuclear Power)"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헷갈리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북한에게 있어 핵무력은 체제생존의 핵심 전략자산이다.
둘째, 내부결속을 위한 전략노선을 제시한다. 내부 경제난과 국제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체제 생존을 위해서는 내부 결속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트럼프 2기의 불확실성 속에서 대북압박이 강해질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자력갱생과 대외 강경책을 강조하면서 내부의 결속을 다질 필요가 크다. 상당기간 핵사상의 이론화를 통해 "동방의 핵강국", "주체조선"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전략노선은 내부결속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진다(Howell 2020).
셋째,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대응을 보여준다. 미중의 전략경쟁 격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한미일 안보협력은 오히려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동아시아에서의 한미일 및 동맹/우호국들의 연합군사훈련은 더욱 촘촘하게 짜여질 가능성이 큰데, 북한 지도부는 이를 심각한 압박 및 군사적 위협으로 해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력을 활용하려고 할 것이다.
넷째, 대미 협상을 위한 레버리지를 확보할 수 있다.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고, 한반도에서 우세를 달성하기 위한 든든한 뒷배를 마련하고자 수정주의적 행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행보는 북한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AP News 6/5/2025). 따라서 대미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다 강경하고 공세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노선의 천명을 통해서 북한은 몇 가지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첫째, 국가 발전방향 및 우선순위의 변화를 제시하는데, 핵탄두, 무기체계/투발수단, 핵운용체계 등에 있어서의 우선순위 재설정을 의미한다. 둘째, 국제사회에 대한 전략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셋째, 김정은이 혁신적인 지도자로서 국가 발전을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체제의 정당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확고히 할 수 있다. 넷째, 기존의 노선으로부터의 방향 전환을 의미하는바, 북한이 정책적 유연성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며 필요에 따라 전략적 조정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IV. 다음 단계(next step)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1) "5개년 계획"의 평가
북한이 아직 "새로운" 핵무력 강화노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제시한 적이 없기 때문에, 우선은 "기존의" 핵무력 강화노선을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핵능력과 관련하여 2021년 1월 8일 제8차 당대회 사업총화에서 공개된 "전략무기 5대 과업"은 북한 핵능력의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5개년 계획의 목표연도를 맞은 2025년 현재 목표의 상당 부분을 달성했음을 알 수 있다.
2) 북한의 전략방향
북한은 스스로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하면서 핵능력 확보를 공식화하였다. 비핀 나랑의 구분을 빌어서 '확증보복태세와 비대칭확전의 복합태세'를 추구하고 있다는 안전한 분석도 있지만(함형필 2021), 핵능력이 고도화됨에 따라서 분명한 목표와 우선순위의 변화를 식별해낼 수 있다. 또한 북한의 "새로운 핵전략 목표"를 예상할 수 있다면, 그로부터 "핵무력 증강 목표"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핵전략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차후 단계에 대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근거들을 확인할 수 있다. △김정은의 "전쟁준비태세 완비" 강조, △핵무기 발사 플랫폼 및 방식의 다양화, △화산-31, 해일1, 2형 공개, △핵반격가상 종합전술훈련, 모의공중폭발실험, △핵무기종합관리체계(핵방아쇠) 구축 등이 그것이다(조장원 2025). 이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북한 핵전략의 변화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전략목표로서 제한핵전쟁을 통한 영토완정이다(김태현 2024). 전술핵무기의 사용가능성을 열어두어 핵확전 위협을 가하면서 통제 가능한 수준과 범위의 전쟁에서 승리를 달성하는 것이 북한의 전략목표이다. 2023년말 김 위원장이 직접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기하면서 현상유지적 성향으로 전환한 것이냐의 논쟁에도 불구하고(권숙도 2024; 정대진 2024; 이중구 2024; 강혜석 2024), 북한은 2023년 당중앙위 제8기 9차 전원회의 및 2024년 시정연설 등을 통해 "대내외적인 환경이 허락한다면 한반도 영토완정 목표를 구추할 것"임을 천명했다. 결국 북한은 공세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은 것임을 의미한다.
—對美 : 전면적 핵전쟁으로의 확전 위협을 통해 미국의 군사개입과 전시 증원을 억제, 저지, 지연, 방해
—對南 : 주요 표적에 대한 핵・재래식 전력을 결합한 효과적인 타격작전 수행을 통해 주도권 확보 및 승리 달성
둘째, 전략개념으로서 "핵배합전"을 추구하고 있다(김태현 2025). 재래식 전력과 전쟁지속능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한미동맹의 취약성을 활용하기 위해서 "핵・재래식 통합공격"을 통해 재래식과 핵무기의 배합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2013년 자위적 핵보유국 지위법에서는 핵무기의 역할을 억제・보복・격퇴에 두었지만, 2022년 핵무력정책 법령에서는 핵선제타격 및 선제핵사용 등 분쟁시 핵무기의 적극적 개입을 전제하는 공세적 핵교리로 전환하였다.
핵배합전은 △핵과 재래식 미사일 섞어쏘기, △핵무기와 장사정포의 동시 사용, △핵공격과 사이버전자전의 결합 등과 같은 군사개념을 포함한다. 이는 개전 초기, 미군 증원, 전세 역전, 북한지역 진출, 정권 압박 등 모든 단계에서 북한이 의도하는 충분한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며,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셋째, 북한 핵전력의 증강목표는 300기 이상의 핵전력을 갖추는 것이 될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억제 및 보복 역할에 한정하지 않고 선제사용으로 확대한다면, △전략핵무기와 전술핵무기를 적정 비율로 최적화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작전 운용능력을 갖추는 것이 차후 증강목표가 될 것이다.
먼저, 미국의 군사개입과 전시 증원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미국 본토 및 역내 전략적 중심을 타격할 수 있는 ICBM과 전략핵잠수함의 "2축 체계(Nuclear Dyad)"를 100여기 수준에서 갖추고자 한다. 전략핵무기의 신뢰성을 아직 확신하기 어렵지만, 5개년 계획이 제시한 "전략무기 5대 과업"은 모두 전략핵무기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2025년 말에 이르면 상당 부분 신뢰성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한국에 대한 군사적 주도권을 갖기 위해 주요 군사표적 타격을 위한 전술핵무기는 200여기 수준을 확보하려고 할 것이다. 지휘시설, 비행기지, 항만, 기타 표적 타격/예비용 등임. 이미 스커드 계열, KN-23(이스탄데르) 계열의 전술핵무기는 작전운용이 가능하며, 북극성-1, 2형, 소형전술 SLBM, 해일-1, 2형, 화살-1, 2형 등도 본격적인 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3) 새로운 노선: 3가지 전략옵션
북한의 "새로운 핵무력 강화노선" 역시 제한핵전쟁과 핵배합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기존 5개년 계획의 연장선상에서 차후 단계로의 전환이 될 것이다. 북한이 핵무력 강화를 위해 선택가능한 3가지 전략옵션을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현재 북한의 상황을 고려할 때 각각의 옵션별로 분명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1. 타격체계의 추가적 증강
기존 5개년 계획의 성과를 확대하고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두어 핵무기의 질량적 증강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형(고체) ICBM 개발 및 양산, 전술핵무기의 대량생산, 핵탄두 보유량의 증대 등이 주요한 과업이 될 것이다(Radio Free Asia May/14/2025). 북한의 기반 군사능력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타격체계의 증강을 통해서 전력의 비대칭성을 극대화한다는 강점을 가지지만, 여전히 한미에 위협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다.
2. 핵타격을 위한 작전의 완전성 제고
5개년 계획을 통해 전략핵의 실존적인 억제력을 확보했다고 보면, 한반도에서의 제한핵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작전완전성을 추구해야 한다. 이미 소형화 및 표준화된 화산-31을 대량생산함과 동시에, 일련의 전술핵 운용을 위한 완결된 작전기획이 요구된다(Tertrais 2021). △표적의 탐지, 식별, 결심, 타격을 포괄하는 표적화(targeting), △표적, 무기체계, 투발수단, 시간순서를 일치시키는 전력기획(force planning), △전력기획의 결과로 전력화되는 감시정찰, 핵탄두, 투발수단, 지휘통제통신(NC3) 등의 무기체계(weapon systerns), △무기체계의 배치와 대기수준을 의미하는 전력태세(force posture)가 적절히 구성되어야 한다.
3. 대미 압박수단으로서 전략핵 증강
대미 협상전략의 차원에서 북한이 전략핵을 우선적으로 증강할 가능성도 있다. 한반도에서의 핵우세를 이미 달성한 것으로 보고, 미국과의 협상을 위한 압박수단 또는 대미 억제력 확보 차원에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과 SLBM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비용 대비 이익이 크지 않고, 실존적 억제력을 이미 갖춘 것으로 평가되지만, 러시아와의 밀착 관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도약적 기술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 전략핵잠수함 및 SLBM, ICBM의 재진입 기술 등이 다음 목표가 될 수 있다.
북한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위의 세가지 옵션 중에 2. "핵작전의 완전성"을 추구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일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타격체계의 증강은 5개년 계획, 기존 체계와의 차별성이 없어 대내 결집이나 대외 전략메시지 발신을 위한 수단의 효과가 크지 않고, 전략핵무기에 대한 집중은 러시아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북한이 전술핵 운용의 완전성을 갖추게 되면 한반도에서 심각한 전략적 불균형이 예상되는바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V. "정찰-타격 복합체" 완성을 통한 핵배합전의 구현
북한이 "핵작전의 완전성"을 추구한다면 북한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는 핵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하거나 복합적인 억제 효과를 추구하는 전략적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작전적 차원에서 핵-재래식통합(CNI)의 다양한 조합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핵선제타격 후 재래식 부대의 공세, 사이버, 특수전 등 비대칭 전력과의 결합, 핵위협을 활용한 협상전 병행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이 핵배합전 수행을 위한 "핵작전의 완전성"을 추구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능력을 확보하려고 할 것인가? 북한의 입장에서는 모든 작전에서 완전성과 우세를 추구할 수 없기 때문에 세밀하게 계산된 타격에 집중하려고 할 것이다. 결국 핵타격의 완전성에 초점을 둔다면, 러시아의 군사개념인 "정찰-타격 복합체(разведывательно-ударный комплекс, RYK)"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다(Lester and Bartles 2018).
러시아의 정찰-타격 복합체는 고가치 표적에 대한 실시간 전략타격에 사용되는 개념이지만, 정보 및 재래식 능력에서 절대열세인 북한의 경우에는 실시간 표적정보와 타격체계만을 연결하여 전쟁수행 전반에 걸쳐 활용 가능한 작전체계라고 할 수 있다. 정보 데이터, 정확한 타격체계, 화력지휘센터, 전술미사일을 연계하여 상대 표적을 타격하는 시스템으로,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정밀유도무기(미사일, 항공기 탑재 스마트무기 등)와 결합할 수 있다.
북한 역시 핵배합전을 추구하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정찰-타격 복합체"를 완성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당장 러시아와 같은 첨단 무기체계로 뒷받침되지는 못하겠지만,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기능간의 연동성을 강화하는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핵능력과 공세적 핵전략을 통해 상대적인 우세를 유지하여 비대칭성을 극대화하고, 전략정보나 전쟁지속능력과 같은 취약성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러시아의 사례에서 북한의 정찰-타격 복합체 구현을 위해 필요한 능력을 5가지로 단순화하여 도출할 수 있다. △감시정찰, △정보처리/분석, △타격자산, △군수지원, △지휘통제통신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북한은 지금까지 핵탄두를 중심으로 타격자산의 증강에 집중하여 왔으며, 미 본토 타격능력과 같은 높은 수준의 기술을 제외하고 지역 수준 전역핵 타격능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하지만 김정은이 천명한 것처럼, 핵무력을 제한핵전쟁 수행능력의 일부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파괴력 뿐만 아니라 정확성과 융통성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이는 북한 입장에서도 △표적화를 위한 감시정찰 및 정보처리/분석, △신뢰성을 갖춘 지휘통제통신, △군수지원의 회복력이 담보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현 상태(좌)에서 취약한 부분을 우선 보완함으로써 균형된 능력(우)을 추구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서 향후 정찰-타격 복합체의 완전성을 위해 다음 단계에서 북한이 추구할 능력과 무기체계를 개략적으로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감시정찰 측면에서는 UAV와 정찰위성, 지상감시레이더, 전자정보 장비 등이 있다. 둘째, 정보처리/분석을 위한 데이터분석시스템, 전장자동표적분석체계 등이다. 셋째, 상대적으로 고도화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타격자산 측면에서는, MIRV나 재진입기술, 정밀유도, 극초음속미사일 등이 다음 단계이다. 넷째, 군수 측면에서는 이동식 탄약/연료공급 차량과 TEL 대수의 증가도 있다. 마지막으로 지휘통제통신 측면에서는 이동식 지휘통제센터, 고주파/위성통신체계, 사이버전 능력 등을 들 수 있다(Smith and Bernstein 2022).
VI. 한국의 전략적 요구
2025년 북한의 "새로운 핵무력 강화노선"은 금방 구체화되지 않을 수 있다. 북한의 핵위협에 직면해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목표와 우선순위 변화를 면밀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북한의 변화방향은 한국과의 전략적 균형과 억제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특히 중요하다. 북한이 타격능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해왔던 것에서 벗어나 실제 작전적 사용을 위해 취약한 요소들을 보완해간다면, 북한은 긍정적 핵학습의 경로를 벗어나 다시 공세적인 목표를 추구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손한별 2023). 따라서 한국은 전략적 취약성을 보완하면서 경쟁공간에서 우세를 달성하기 위해 다음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핵무장론을 넘는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을 주장하지만, 이는 실효성과 도덕성 측면에서 비용이 상당하다. 한국은 고도화된 재래식 전력과 동맹 기반의 공동 억제체계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핵무기 없이 핵위협을 억제하는 국가'라는 규범적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실질적 안보와 국제적 정당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적 선택이자, 중장기적으로 한국 안보전략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둘째, 기술발전을 고려한 능동적인 군사력 건설이다. 북한이 선제·보복·지휘통제·군수지원을 포함한 '핵작전의 완전성'을 목표로 군사력을 재편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단일 플랫폼의 증강을 넘어선 통합전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UAV·위성·전자전 자산 등 정찰자산과 장거리 정밀타격 수단 간 연계뿐 아니라, 지휘통제체계(C4ISR)의 융합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선제타격 능력'이 아니라 포괄적, 실시간 대응체계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셋째, 한미 연합 핵기획·작전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전술핵 실전화에 대응해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을 제도화하여 '공동기획 및 작전체계'의 발전이 요구된다. 단순히 '정보공유' 수준을 넘어 '공동기획–공동결심–공동집행'의 3단계 구조를 실현함을 뜻하며, 연합작전계획 개정과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의 진화를 통해 제도화될 수 있다. 특히 핵-재래식 통합(CNI) 개념 하에서 한국형 3축체계와 연계된 연합지휘체계 개편이 병행되어야 한다(손한별 2025).
넷째, 외교·군사・통일의 통합 운용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북한이 핵무력을 군사적 억제력 뿐만 아니라 외교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도 단편적인 군사대응을 넘어 포괄적 전략체계 구성을 요구받고 있다. 대북제재의 지속 가능성과 정치적 효과성, 전략적 카드 활용도 모두 군사적 억제력과 맞물려, 정보·사이버·외교·경제 압박 등 '복합 억제옵션'을 동시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통합억제' 전략의 확장된 버전으로, 모든 국력수단의 상호보완과 순환성이 구조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섯째, 다자안보협력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 러시아-북한-중국 협력의 재구성은 동북아 질서에 새로운 연합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기존의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을 강화하면서도, NATO, 호주, 필리핀, 기타 중견국 등과의 전략연대를 확대하는 다자적 억제 네트워크를 추진해야 한다. 이는 군사수단 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단의 연동을 촉진하는 기반이 되며, 특히 '네트워크형 확장억제' 전략 구상의 실현조건이 된다. 한국은 다자연대의 형성과정에서 기획자(planner)로서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글로벌 전략무대에서의 발언력과 억제 신뢰도를 동시에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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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한별_국방대학교 교수
■ 담당 및 편집:김채린, EAI 연구보조원; 성예나, 인턴장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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