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동아시아연구원(EAI)이 2013년부터 일본의 겐론NPO와 매년 실시해오고 있는 <한국인의 동아시아 인식조사>를 분석한 “한일관계 세대분석: 청년세대(MZ세대)가 보는 한일관계” 두번째 보고서로 조은일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워킹페이퍼가 발간되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인의 대일본 인식이 ‘반일감정’이라는 상수에 영향을 받는다는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나 MZ세대라는 세대의 특징에 따라 일본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세대와 구분된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저자는 MZ세대에게 있어서 안보 문제란 국가의 이익이라는 상위의 문제가 아니라 ‘나’로서의 MZ세대가 무엇을 공정하게 바라보는가라는 이슈로 전환되는 지점에 있다고 분석합니다.

 


※ 아래는 본 워킹페이퍼의 서론입니다. 전문은 상단의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I. 서론                

2020년은 한일 양국이 ‘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체결하고 외교 관계를 정상화한지 55주년이 되는 의미깊은 해이다. 청년세대(이후 MZ세대)는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간 시점에서 한일 양국은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이웃 국가였음에도 공식적인 외교 관계조차 수립하지 못한 ‘언택트(untact)’ 관계였다.[1] 어쩌면 한일 간 외교 관계의 정상화 과정을 경험하지 못한 MZ세대에게는 한일 기본조약이 어떠한 정치적, 사회적 함의를 갖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나’라는 자기 중심적 사고에 기반해서 상대를 평가하는 MZ세대에게 있어서 한일 간 외교 정상화 과정은 ‘나’로서의 MZ세대가 경험하지 않은 사건이다. 덧붙여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와 실시간으로 연결된 MZ세대는 국가 간의 물리적 거리로부터 자유롭다. 그렇기 때문에 MZ세대에게 한일관계 정상화 55주년이라는 것은 외교부 홈페이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수많은 외교행사 중 하나일 뿐이다.

렇다면 이러한 MZ세대에게 한일관계는 어떻게 인식되어질까?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사회에 변동을 가져오는데, MZ세대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활발하게 그 기반을 확장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사회 전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MZ세대는 ‘나’라는 개인의 행복을 강조하고 공유하는 것에 익숙하며 소셜네트워트에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것을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여긴다. 이러한 MZ세대의 인식은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을 답습하기 보다는 “다른 세대와의 구별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성향을 보일 것이다(하인츠 부데 2014, p. 50). 왜냐하면 기성세대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로 나타나는 것이 MZ세대에게는 “완전히 당연한 것으로, 전혀 흥분할 만한 것이 아니게끔”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하인츠 부데 2014, p. 50).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본고는 그동안 한국인의 대일본 인식이 ‘반일감정’이라는 상수에 영향을 받는다는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나 MZ세대라는 세대의 특징에 따라 일본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세대와 구분된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MZ세대가 결과보다는 공정한 과정을 중시하며, 나의 경험이 중요시되는 대외관을 가지고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특징이 일본과 한일관계에 어떻게 투영되는지 경험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최근 안보정책에서 세대 변수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배진석 2018; 윤정호 2013; 박원호 2012; 박영득, 이재묵 2016), MZ세대가 바라보는 한일 안보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2013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간 동안 한국의 MZ세대가 일본을 어떠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으며, 일본에 대해 어떠한 위협인식을 표출하고, 나아가 일본과의 안보협력 가능성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의 겐론NPO가 함께 진행한 <한국인의 동아시아인식조사>를 활용해서 기술통계에 기반한 경험적 연구를 진행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MZ세대에게 있어서 안보 문제란 국가의 이익이라는 상위의 문제가 아니라 ‘나’로서의 MZ세대가 무엇을 공정하게 바라보는가라는 이슈로 전환되는 지점에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1] 본고에서는 청년세대를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와 동일하게 정의한다.

 


 

■ 저자: 조은일_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 연세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 분야는 국제정치, 국제안보, 군비통제 등이며 현재 미일관계, 한일관계, 일본의 안보방위정책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최근 저서로는 “아베시기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전략” <한국과 국제정치>(2020), “한국 군비통제정책의 시대적 변화 연구” <국방정책연구>(2020, 공저), “일본 아베 정권의 대북정책” <한일군사문화연구>(2019), “부시 행정부 이후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연구” <국가전략>(2019) 등이 있다.

 

■ 기획 및 편집: 오승희 EAI 수석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내선 202) seungheeoh@e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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