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현재 미국 맨스필드 재단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1997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 · 태평양 담당 정책실장을 역임했으며 조셉 바이든, 존 케리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들의 동아시아 내 안보, 정치, 경제, 인권 분야 자문을 담당한 바 있다.

 


 

 

개요

 

굳게 닫힌 북한의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EAI는 프랭크 자누지 미국 맨스필드재단 대표(이하 직함 생략)와 인터뷰를 가졌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를 우려하며, 자누지는 한국의 신뢰외교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자누지는 먼저 북한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도전과제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화와 협상을 위한 환경조성 노력을 끊임없이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과거 6자회담이나 2.29 북미 합의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국제사회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었지만, 그는 이런 북한에 좌절해온 미국에게 한국의 신뢰외교가 유럽의 헬싱키프로세스와 유사한 지역적 관여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자누지는 오늘날 남북관계가 아직 신뢰구축의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음을 지적하고 양측 모두 상대방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그는 남북한은 물론 주변국의 젊은 세대가 협력과 공통이익에 기반한 한반도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화해의 정신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 줄 것을 당부한다.

 

“북한을 상대해야만 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들을 신뢰해서가 아니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의도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언급한 작은 걸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켜낼 수 있는 약속과 실천 가능한 협력을 시작하고 이후에 그 성과들을 평가해야 한다.”

 

“화해는 상대방에게 더 이상 해를 끼치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위해를 가하지 않는 것이 첫 단계이고 상호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이 두 번째 단계이며 과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세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 첫 단계에 머물고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과 북한 비핵화

 

• 북한에게 핵은 정권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사안이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재 중단된 6자회담이나 대북제재 등과 같은 접근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

 

• 미국의 대북정책은 원칙적으로 북한의 완전한 핵무기 포기를 목표로 삼을 것임. 그러나 북한의 시리아 핵시설 지원 사례 등으로 보아 단기적으로는 핵확산 방지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됨.

 

• 6자회담은 협상결과에 힘을 실어주는 “외부 보증인”이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었지만 미국은 현재 북한이 올바른 상황에서 협상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있음.

 

• 미국 정부는 특히 2012년 2.29 북미합의가 파기된 것에 대해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음. 그러나 북한을 향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이러한 실패로 인해 중단되어서는 안 될 것임.

 

한국의 신뢰외교

 

•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외교를 통해 한국은 북한 비핵화 노력에 있어 미국 오바마 정부에게 어느 정도 정치적 공간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임. 미국이 다른 현안들과 북한에 대한 좌절감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지금 한국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함으로써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들을 설득하고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음.

 

• 유럽의 헬싱키프로세스는 안보는 물론 경제, 인권, 주민접촉 등 다양한 차원에서 상호존중을 전제로 전개된 관여(engagement) 프로세스였음. 한국의 동북아시아평화협력구상은 이러한 헬싱키프로세스와 맥을 같이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해 확대된 관여정책 추진을 가능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임.

 

•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제시하는 동북아 헬싱키프로세스는 지역 내 국가들 간에 합의가 쉽고 논란의 소지가 덜한, 작은 이슈부터 해결함으로써 더 어려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설계됨. 즉, 그 자체로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북핵과 같은 이슈를 두고 협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임.

 

• 동북아 헬싱키프로세스는 6자회담 당사국 이외에도 동북아시아의 미래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여러 국가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과, 북한 입장에서도 자신들에게 좀 더 우호적이거나 중립적인 새로운 국가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자적 관여 프로세스로서 장점을 갖고 있음.

 

• 오늘날 남북관계는 상대방에 위해를 가하지 말아야 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음. 이 단계가 정착되어야만 상호이해 증진을 도모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진정한 화해를 이룰 수 있을 것임.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국들은 젊은 세대가 적대와 분단이 아니라 협력과 공통이익에 기반한 한반도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부합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함...(계속) 

 

 


 

 

동아시아연구원(EAI)은 국내외 전문가를 대상으로 동영상 인터뷰 형식의 스마트 Q&A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관련 분야 전문가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현안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심도 있는 분석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본 원고는 EAI 외교안보팀 호영진, Mael Alan van Beek 인턴이 정리한 인터뷰 원문을, 신보람, 유재승 연구원이 요약•정리한 것으로, 인터뷰 당사자의 개인 의견이며 동아시아연구원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스마트 Q&A를 인용하실 때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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