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CISS 공동 한중 동북아안보대화

학생포럼

Student Working Paper Series No. 1-2

 

김민성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박사과정

 

 


 

  

서론

 

한중관계는 1992년 8월 수교 이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 왔다. 수교 당시 63억 달러에 불과했던 양국의 교역액은 2007년을 기준으로 1천 450억 달러를 기록하며 92년에 비해 무려 22배나 증가하였다. 또한, 첫 해 13만 명에 정도에 불과했던 인적 교류는 2007년 약 540만 명을 기록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주었다. 한중 양국은 활발한 경제적・사회적 교류를 바탕으로 ‘우호 협력 관계’에 합의하였으며, 1998년 ‘21세기 한중 협력 동반자 관계’와 2000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그리고 2008년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이르기까지 정치・경제・문화 등 전 분야로 협력을 확대·심화시키면서 발전해 왔다.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 접근성, 오랜 역사적 관계 및 상호 보완적인 경제구조 등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관계 발전을 경험해 오고 있는 것이다.

 

한중 수교는 외교・안보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양국의 수교를 통해 한국은 대만과 단교를, 중국은 오랜 동맹국인 북한과의 갈등을 감수해야 하는 외교적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관계정상화를 통해 1949년 10월 신중국 성립 이후 40년 이상 계속되어 온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또한, 동아시아 지역의 전략 환경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는 정치체제와 이념을 달리하는 국가들끼리 수교를 맺음으로써 동아시아 지역에도 ‘탈냉전의 시대’가 왔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구축하는데 기여한 것이다(현인택 2005, 109-110).

 

2008년 새로이 들어선 이명박 정부는 철저한 실용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주요국과의 관계 강화에 초점을 맞추며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펼치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1992년 수교 이후 꾸준히 발전해온 한중 관계는 2008년 5월과 8월에 양국에서 가진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양국 관계를 기존의 ‘전면적 협력 동반자’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하게 된다.

 

한중 양자관계가 격상함에 있어 특징적인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관계 강화의 범위를 넓힌 것이다. 양국은 기존의 경제⋅사회⋅인적 분야의 활발한 교류를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정치⋅군사⋅안보 분야의 협력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합의하였으며, 지리적으로도 양자 관계를 넘어 한반도-동북아 지역-범세계적 차원의 현안을 다루는데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같이 양국이 전방위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하는데 합의함에 따라 안보적 측면에서 양국 공동의 관심 사항인 북한문제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중 양국은 북한에 대해서 전통적으로 인식차를 보여 왔는데, 한국은 북한을 적대적 상대로, 중국은 우호적 상대로 인식함으로써 관계 설정의 출발점부터가 달랐다. 한중 수교 이후에도 북한문제에 대해 논의해 왔으나 양국의 입장 차이는 지속되었다. 이에 따라, 양국은 냉전 이후의 동북아 지역 안정을 위한 외교⋅안보적 협력 강화가 중요하다는 공통의 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라는 변수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그 노력이 수사적rhetoric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와 같이 북한은 위협 인식차에 따라 한중관계 발전에 있어 일종의 ‘방해 요소’impeding factor로 자리잡고 있었다. 또한, 북한문제에 있어 양국 간 협력은 6자 회담 등 다자협력 노력에 비해 조심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06년 여름과 가을에 일어난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은 그러한 양국 간 인식차를 줄이는 계기가 된다. 양국 모두에게 북한은 직접적(한국)⋅잠재적(중국) 안보 위협으로 인식 될 수 있는 상대로서 양국 관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었다. 2008년 양국 관계가 격상된 현재, 과연 북한은 양국에게 여전히 ‘방해 요소’의 존재로만 남을 것인지는 고려해봐야 한다. 한중관계의 비약적인 발전과 여러 분야에서의 높은 의존도를 보이는 양국 관계를 고려하면, 대답은 ‘아니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북한이라는 존재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공통 분모’로 이끌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답이 유지되려면 다양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고 실행해야 할 과제가 있을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한중관계의 발전을 국제관계에서 ‘목표에 따른 국가 행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이론적 측면에서 조명해 보고, 2008년 현재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는 관계 격상이 양국의 공동 이해가 맞물려서 얻어진 결과임을 역설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 논문은 1) 한중관계 격상과 북한 요소에 대한 이론적・실질적 접근을 바탕으로, 2) 양국 ‘전략적 협력’의 내용과 의미를 알아보고 대북한 공동 인식에 대한 연계성을 짚어보며, 3) 그 틀 속에서 북한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협력의 미래를 그려봄으로써 관계 발전을 위한 과제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

 

2008년은 한중관계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해이다. 한중 양국은 기본적으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의미를 명확히 이해하고 공동의 비전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상호 간 신뢰 구축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신뢰 구축은 특히 양국에게 민감한 사안이자 동시에 공동 노력으로 해결해야 할 북한문제들에 대해 본격 대화를 시작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또한 한국과 중국이 공동 인식과 공동 이해를 바탕으로 북핵을 포함한 북한문제에 대해 상황관리 및 대응방안 마련을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는다면, 북한이라는 변수가 다시금 양국 사이의 장애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계속) 

6대 프로젝트

세부사업

북한 바로 읽기(Global NK Zoom & Conn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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