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I-CISS 공동 한중 동북아안보대화

전문가패널

Security Briefings Series No.1-2

 

전재성 서울대학교 교수

 

 


 

 

서론

 

1992년 국교 수립 이후 한중관계는 각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어왔다. 양국은 경제⋅사회⋅문화 영역에서의 양적 관계 발전은 물론, 작년 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체결함으로써 비약적인 질적 발전 또한 도모해 왔다. 중국은 21세기 동아시아 지역은 물론, 지구적으로 “책임있는 강대국”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하고 있으며,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기초로 “지구적 중진국”으로 발돋움하고자 하고 있다. 책임있는 강대국인 중국과 지구적 중진국 한국의 국가전략 간에는 많은 공통분모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과 중국은 동북아의 국제정치가 세력과 이익의 균형을 넘어 상호 협력적인 다자주의적 협력의 기초를 가지기를 원하고 있으며, 전통적 안보는 물론, 인간안보의 영역에서도 안전하고 번영하는 동북아 지역이 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과 지구에서의 상호협력을 위한 노정에서 북한은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극복하고,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며, 북한이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와 수교함을 넘어, 국제사회에 정상적으로 편입되기를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6자회담은 물론, 북한의 미래를 향한 국제적 대북원조를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국 역시 평화적 경제발전과 지역의 안정을 위해 북한의 정상적인 발전을 독려하고, 지역에 안보적 위협을 가하지 않도록 주변국가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한편,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을 통해 북한의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이 점차 근본적인 변화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한은 공산주의권의 몰락 이후, 강성대국 노선을 견지하며 군 중심의 경제, 사회 발전 노선을 택하고 있다. 또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여 주변국에 안보적 위협을 가함으로써 미국 등과 수교 및 평화협상을 벌이고, 체제안전을 보장받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와중에 북한의 경제는 점차 몰락해가고 있으며, 민심의 이반도 부분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무엇보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약화됨에 따라 북한의 정권 이양이 불가피하게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 위원장 이후의 북한 정치지도부가 어떠한 국가전략을 추구할 것인가 하는 점은 한국과 중국은 물론, 동아시아와 지구의 중요한 관심사이다.

 

한국과 중국은 북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대처하는 전략적 협력관계를 다질 수 있는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북한의 미래에 대한 전략적 인식을 공유함으로써, 남⋅북⋅중 3각관계는 물론, 동북아 지역과 더 나아가 지구적 차원의 안전보장에 양국이 공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북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가운데, 기본 전략, 북핵, 한반도 평화구조 및 향후 통일에 관해 양국의 협력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한국과 중국의 국가전략

 

한국과 중국은 모두 국가전략 및 외교전략의 전환점에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은 동북아의 상대적 약소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지구적 중진국이자 동북아의 협력촉진자의 지위와 역할을 맡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역시 과거 제국주의의 침략 하에 고통 받았던 반식민지의 역사를 극복하고, 빠른 속도로 발전한 개발도상국의 국가전략을 넘어, 이제는 아시아 지역은 물론 지구적으로 책임있는 강대국으로 부상하고자 하고 있다.

 

21세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국제정치의 권력장 속에서 과연 한국과 중국이 중진국,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러한 전략적 목적이 상호 조화를 이루어 상승작용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중요한 관심사이자, 양국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21세기는 과거와는 달리 세계화, 민주화, 정보화의 대조류 속에서 군사, 경제력 중심의 발전만으로는 진정한 국력강화가 어렵고, 이념, 제도, 문화 등 소위 연성권력적 발전이 함께 이루어져 하며, 상대국의 정부뿐 아니라 시민사회와 국제제도 등 거버넌스적 전방위 외교를 펴야 하는 새로운 시대라고 할 것이다.

 

한국의 이명박 행정부는 지구적 중진국이라는 외교전략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소위 ‘글로벌코리아’Global Korea라는 정책표어는 이러한 목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중진국 외교는 그 목표와 범위, 정책 수단이 명확히 정의되어 있는 개념은 아니다. 우선 중진국이라는 범주는 강대국과 약소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을 통칭하는 개념으로서 적극적 개념이라기보다는 소극적 개념인 경우가 많다. 한국 역시 동북아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소국이지만, 지구적으로는 10위권의 국가라는 평가 하에 중진국의 위상을 부여받을 수 있다. 그러나 중진국으로서 어떠한 외교전략과 목표, 그리고 정책수단을 소유할지에 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만약 한국이 명확한 지구적 차원의 중진국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각 분야별로 조율되지 못한 정책들이 공존하거나, 혹은 지구적 패권국인 미국과의 동맹 전략 하에 미국의 파트너로서 참가하는데 그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계속) 

6대 프로젝트

세부사업

북한 바로 읽기(Global NK Zoom & Conn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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