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본 스페셜리포트에서 이동률 EAI 중국연구센터 소장(동덕여대 교수)는 미국의 중국 체제 압박 배경과 갈등의 요인을 설명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체제 압박 전망과 과제, 이러한 미중 경쟁이 한국에 주는 함의를 제시합니다. 저자는 한국이 한반도 문제라는 특수성 때문에 미중 갈등의 영향에 취약하다고 말하며, 심화되는 미중 경쟁 속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여 상황에 따라 국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선택지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아래는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전문은 상단의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1. 서론

미국과 중국 간 대립이 무역에서 시작해서 급기야 체제와 이데올로기 영역으로까지 확장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 체제와 이념에 대한 공세를 펼친 것은 비단 트럼프 정부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냉전기는 물론이고 1989년 천안문 사건 직후에도 미국은 중국에 대한 경제 봉쇄를 통한 평화연변(Peaceful Revolution)을 시도했다. 냉전이 종식된 이후에도 매년 최혜국대우(MFN) 연장 중국의 인권, 신장(新疆), 시짱(西藏, 티베트) 문제와 연계시키는 전략을 지속해왔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의 중국 체제에 대한 압박은 기존과는 차원이 달랐다. 일단 미국 공세의 범위와 정도가 역대급이다. 그리고 중국의 국력이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해오면서 세력 경쟁의 국면에서 전개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중국도 미국의 예상 밖의 전면적인 고강도 압박에 당혹해 하고 있다. 미국과의 갈등이 무역에서 시작해서 기술, 환율 등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패권 경쟁도 세력 경쟁도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코로나19 책임론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미국이 중국의 공산당 체제와 핵심이익에 대해 전면적 공세를 펼치면서부터는 중국에서도 미국과의 세력 경쟁, ‘신냉전’의 초기 단계 진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중국의 입장에서는 체제 문제의 경우 맞대응 할수록 중국 체제의 내재적 취약성을 국제사회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다. 그리고 무역, 금융, 첨단기술 등 경제분야와 달리 맞대응할 수 있는 수단도 많지 않으며 체제와 가치대결에서 우위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미국과 중국 간의 체제 대립은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도 지속될 것인가? 미국 민주당 정부는 전통적으로 대외정책에서 인권, 민주주의, 글로벌 규범을 중요시 해왔다. 바이든 당선자는 이상의 가치를 자유민주주의 국가, 동맹국과의 협력, 다자주의 참여를 통해 실현할 것임을 강조해왔다. 바이든 정부에서도 중국과 체제와 가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불가피할 것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특히 일인 중심의 권위주의 체제 강화라는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고 있는 시진핑 정부의 입장에서 공산당 체제에 대한 미국의 공세에 대응 수단도 많지 않지만 타협의 공간도 넓지 않다.

중국은 미국의 공세에 직면하여 대내적으로는 결집과 단속을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우호국가의 외연을 확대하여 반(反)중국의 국제연대 형성을 억지하는 외교에 주력하는 우회적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즉, 중국은 미국의 체제 압박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가능한 한 체제 경쟁의 국면으로 확전하는 것은 회피하면서 내부적으로 체제 단속과 집권 정당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 정부에 이어서 향후 바이든 정부가 미국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체제 취약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그에 따라 중국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로 체제 위협을 인식하는가 여부가 양국관계 미래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 저자: 이동률_ EAI 중국연구센터 소장.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중국 북경대학교 국제관계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대중국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중국의 대외관계, 중국 민족주의, 소수민족 문제 등이며 최근 연구로는 “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중국의 전략과 역할,” “1990년대 이후 중국 외교담론의 진화와 현재적 함의,” “시진핑 정부 ‘해양강국’ 구상의 지경제학적 접근과 지정학적 딜레마," “Deciphering China’s Security Intentions in Northeast Asia: A View from South Korea,” 《중국의 영토분쟁》(공저)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백진경 EAI 연구원·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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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프로젝트

세부사업

미중경쟁과 한국의 전략

중국의 미래 성장과 아태 신문명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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