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민주당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정부의 권위주의적 정책을 반면교사 삼아 국내 정책 어젠다 해결과 민주적 가치 회복을 긴밀히 연결 짓는 외교정책을 약속합니다. ‘미국 국내의 민주주의, 인권, 정의 등의 가치가 온전히 실현될 때 비로소 다양한 국제제도를 통한 합리적이고 공정한 협상과 대화가 가능하다라는 전제와 함께, 국내 경제, 사회적 정의와 인권 문제, 환경 문제에 관한 계획들을 상세히 늘어놓습니다. 군사력 사용에 관한 민주당의 전통적 입장에서도 살짝 떨어져 대화와 타협을 통한 외교를 거듭 강조하며 다자주의 세계질서로의 재합류, 특히 동맹국가들과의 유대 강화와 중국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통해 미국의 리더십 회복을 목표로 내세웁니다. 이처럼 바이든은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추구한 외교 정책의 가치를 부분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비슷하지만, 또 다른그리고 지난 3년 반 동안 어둠, 공포, 증오로 표상되었던 트럼프 정책과는 차별성을 보이는 빛의 외교와도 같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 아래는 일부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전문은 상단의 첨부파일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 상황으로 570만 명이 넘는 코로나19 감염 확인자가 발생하고 17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한 미국에서 8월 17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된 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을 내렸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2016년 당선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추진한 미국우선주의와 백인민족주의로 인해 미국이 국내적으로 분열되고 국제적으로 신망을 잃었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의 통합’(Uniting America)을 주제로 하여 진행되었다. 나흘에 걸쳐 진행된 전당대회의 주요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바이든(Joe Biden) 전 부통령을 지명한 후, 그를 중심으로 민주당 지지세력이 단합하여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긴박함을 드러내고 있었다.

2020년 미국 대선은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인한 피해와 경기침체, 그리고 흑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인해 그 주요 이슈가 코로나19 극복, 경기침체 탈출, 인권 회복 등으로 일찌감치 확정되어 버린 감이 있다. 이러한 이슈가 강하게 부상한 가운데 지금까지는 이들 이슈와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현재의 여론이 아직 80여 일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2017년 말 법인세 감면 이후 미국 경기가 반등하면서 경제문제의 대처에 있어서 꾸준히 미국 유권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 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볼 때, 경제문제 해결 능력에서도 바이든 후보에게 바짝 추격당하거나 혹은 밀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상당히 뼈아프게 다가왔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마감되고 해리스(Kamala Harris) 후보가 부통령으로 지명되어 ‘바이든-해리스’의 후보 라인업이 공식화되었다. 이제 8월 24일 시작된 공화당 전당대회를 지켜보면서 이 글은 바이든 후보의 외교정책의 대체적인 방향은 무엇이며, 그의 외교정책의 비전과 목표는 어떠한 배경에서 설정되었는가 하는 질문을 중심으로 바이든 외교정책의 대강을 국내적 상황과의 연관성 속에서 검토하고자 한다. 이 글은 바이든 후보의 전반적인 외교정책을 국내정책적 필요성을 우선시하고 인권과 제도적 절차 등 민주적 가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전반적인 문제의식에서 결코 분리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이를 그의 후보 수락 연설문을 인용하여 ‘빛의 외교’라고 표현해 보았다. 바이든 후보는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8월 20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지난 3년 반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이 ‘어둠, 공포, 증오’(darkness, fear, hate)의 요소를 특징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이와 구별되는 자신의 정책 비전을 ‘희망, 사랑’(hope, love)과 함께 ‘빛’이라는 용어를 통해 표현하였다. “나는 어둠이 아니라 빛의 동지가 될 것이다”라고 선언한 바이든 후보는 ‘어둠, 공포, 증오’로 표상되는 트럼프 정책이 과거 3년 반 동안 무시하고 방기한 주요 국내 정책의 추진과 민주주의, 인권, 정의 등 민주적 가치의 회복을 약속하였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바이든 후보의 외교정책 역시 국내 민주주의의 회복을 통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의 갱신, 동맹관계 및 협력적 국제제도의 복원,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민주주의 퇴조, 기후변화 등 글로벌 위기의 극복 등을 강조하고 있어 국내 정책적 어젠다 및 민주적 가치와 유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민주적 절차와 제도를 통한 글로벌 협력의 회복, 공정한 규칙과 협상의 중요성 강조, 민주주의 퇴조를 막고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민주적 세력 및 국가의 단결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와 백인민족주의라는 ‘어둠’이 배척해 왔던 요소이며, 트럼프 대통령에 저항해 온 민주당이 계속 강조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빛’으로의 복귀, ‘빛’을 위한 갱신 등으로 표현되는 미국 국내의 민주적 질서의 회복은 상당 부분 바이든의 외교정책에도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아래에서 설명될 다양한 이유로 인해서 바이든 후보의 외교정책은 중국에 대한 견제 등 지정학적인 패권경쟁과 함께 그 어떤 대선보다 국내 정책적 필요성이 강조되고 민주적 가치가 반영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 저자: 손병권_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 미국 미시간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미국 정치, 미국 외교정책, 비교의회 및 정당론 등이다. 최근 연구로는 『미국 의회정치는 여전히 민주주의의 전형인가?: 정당정치에 포획된 미국의회』(2018), "트럼프시대 미국 민족주의 등장의 이해" (2017)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전주현 EAI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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